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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법 작가다-149화 (149/187)

◈ 제 149화

149화 이대박 정권과의 대립

“4대 강 사업이요?”

“그렇소.”

“4대 강 사업의 요지는 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관리하고 홍수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대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모인 장관들을 바라보며 야심차게 준비한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보세요. 이렇게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과 섬진강 및 지류에 16개의 보와 5개의 댐 그리고 96개의 저수지를 만드는 겁니다.”

“……!!”

이것은 전형적인 토건 사업이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사업비가 엄청날 텐데요.”

“그래요. 돈이 아주 많이 들 겁니다.”

“대통령님, 혹시 예상액이 있나요?”

“현재 2~30조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 타당성 조사 결과를 한번 보세요.”

이대박 대통령이 손짓하자 비서진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음!”

“흐음!!”

심**, 박**, 박**, 곽**…….

보고서에는 국내 유명한 대학 교수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었고 그들은 4대 강 사업을 통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매우 타당성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기회에 자원 외교 사업도 함께 시작하려고 합니다.”

“자원 외교요?”

-웅성웅성!!

“그게 무슨 말이죠?”

“아시다시피 자원 외교란 국내 소비량이 일정 수준에 이른 자원에 대하여 국내 업체가 직접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자원의 안정적 공급에 기여하게 하는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국가가 외교력을 동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원 외교를 통해 에너지 실크로드를 만들고 여기에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완성되어 서로가 연계된다면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천 년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겁니다. 하하하~”

“……천 년의 미래요?”

“네. 그렇습니다.”

“……!!”

이대박 대통령은 만면에 환한 미소를 보이며 회의를 주도했다.

회의에 참여한 일부(환경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가 사회 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 사업을 개진하자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지만 이대박 대통령의 매서운 눈빛에 조용히 묵살되고 말았다.

“박중희 대통령께서 고속도로를 만들 때 사회적 분위기는 최악이었습니다. 다들 반대했죠. 하지만 어떻게 되었습니까? 국가 대계는 사후 평가를 받는 겁니다. 제 말을 따르세요. 역사는 우리의 선택과 결정에 박수를 보낼 겁니다.”

“…….”

“…….”

“……!”

대한민국의 유례없는 경제 성장과 호황 속에서 출범한 DB 정권이다.

이대박 대통령의 힘은 아직 강력했다.

-[이대박 정부 4대 강 사업 발표]

-[한반도 대운하 사업]

-[DB 정권 자원 외교 발표]

-[에너지 실크로드]

집권 여당을 위시해 소위 정권과 친한 언론에서는 연일 4대 강 사업과 자원 외교 사업의 장밋빛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한민국 건설 업계 이대박 정권의 4대 강 사업 적극 찬성]

-[건설 업계 주식시장 상승 주도]

자원 외교에 관한 긍정적인 기사 역시 매일같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 광물 공사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 프로젝트 실시]

-[이대박 정부 캐나다 하베스트 에너지 인수 확정]

참고로 이대박 정권은 수십 건의 MOU 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총 43조 원 규모의 자금을 자원 외교 사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대박 정부의 정책을 모두가 반긴 것은 아니었다.

먼저 4대 강 사업에 환경 단체와 양심 있는 교수들이 피켓을 들고 나섰다.

“4대 강 사업은 환경을 죽이는 사업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녹조가 생길 겁니다.”

“물은 자연적으로 흐르게 놔둬야 합니다. 보를 만들면 안 됩니다.”

“장점보다 단점이 너무나 명확하게 큽니다.”

“이건 자연을 살리는 것이 아닌 자연을 죽이는 겁니다. 4대 강 사업은 절대 안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의견은 묵살되었다.

권력을 가진 정부와 대기업의 합작에 그들의 목소리는 힘을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각.

선우 역시 이대박 정부의 행보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웬만하면 정부와 척을 지고 싶지 않았지만 이건 어쩔 수가 없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행태를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않은가?!

선우는 먼저 국내외 저명한 학자들을 초빙해 4대 강 사업에 대해 은밀한 조사를 지시하는 한편 이대박 대통령이 추진 중에 있는 자원 외교의 허실에 대한 자료를 비밀리에 미국과 영국 정보국에 요청했다. 물론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과 영국 고위 인사들에게 비타민P와 두 나라에 대한 추가 투자를 약속했지만 말이다.

-[DB의 비용: 4대 강 사업 22조 원 부은 밑 빠진 독]

-[4대 강 완공 후 수질 관리 비용만 20조 예상]

-[4대 강 사업 부작용 바로 잡으려면 향후 65조 원 투입]

-[지금이라도 멈춰야!!]

-[아직 바로 잡을 기회 있어!!]

-[의도는 좋았지만 결국 밑 빠진 독!]

선우는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를 통해 이대박 정권의 4대 강 사업의 실상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청와대가 난처해졌다.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가사업에 대놓고 반대를 표명한 것과 진배없었기 때문이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

연일 쏟아지는 반대 기사에 이대박 대통령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그는 화를 참지 못해 냅다 소리쳤다.

“다들 기사 읽어봤죠? 이건 하루 이틀 사이에 준비한 게 아닙니다.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죄, 죄송합니다.”

각계각층에서, 그것도 국내외 저명한 환경 전문가의 연구 결과가 쏟아졌다.

과학적 근거와 실험 결과를 가지고 따지니 마땅히 반박할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의 얼굴엔 괘씸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국가의 명운을 걸고 시작했는데, 이따위 기사라니! 대체 누가 주도한 겁니까?”

“지, 지금 바로 알아오겠습니다.”

그로부터 세 시간 후,

국정원장이 이대박 대통령을 찾았다.

“뭐요? 그게 정말입니까?”

“네, 대통령님.”

“최선우……. 이 자식이 정말!!”

“당장 불러들이겠습니다.”

* * *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대통령은 테이블로 선우를 안내했다.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만.”

“네, 최 작가가 뭔가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내가 보자고 했습니다.”

“제가 오해를요? 금시초문입니다만.”

선우가 짐짓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보이자 이대박 대통령은 여러 개의 신문을 펼쳐 보였다.

“여기 기사를 좀 보세요. 우리 정부가 온 힘을 모으고 있는 국가사업이 비난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언론사들의 사주가 바로 작가님이에요. 그래서 생각다 못해 작가님을 부른 겁니다. 오해가 있다면 풀어야 하죠. 안 그렇습니까?”

대통령의 말에 선우는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는 기사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비록 사주지만 전 기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니까요.”

선우의 답변이 이어졌다.

“또한 저 역시 이번 기사를 유심히 읽어 보았습니다. 4대 강, 대운하 사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자는 정부의 의지와 의도 역시 높게 평가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우리가 처한 현실과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허허허.”

대통령은 허탈한 웃음을 보였지만 선우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빛은 무척이나 매서웠다.

“한반도는 산과 강이 많은 나라입니다. 4대 강 사업은 우리 후손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고요. 내가 직접 나서서 진두지휘하는 국핵 사업입니다. 최 작가님이 도와주십시오. 내가 이렇게 부탁합니다.”

“……죄송하지만 그건 곤란할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대통령의 반문에 선우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전 언론의 자유를 침범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4대 강 사업이 장점보다는 단점이 훨씬 많은 사업임이 밝혀졌습니다. 주제넘지만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현명한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그렇군요.”

이대박 대통령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선우의 눈을 가만히 직시했다.

그는 지금 기분이 무척이나 나빴다.

저 성삼의 총수 역시 자신을 만나면 고개를 숙이며 공손히 대했다.

이자가 아무리 해피 그룹과 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은가?

“확실히 주제넘어요.”

“……?!”

“이봐요. 최 작가. 본인이 최고로 잘난 줄 알죠? 하지만 난 이 나라의 대통령입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지만 최 작가는 권력 무서운 줄 모르는 것 같군요.”

협박인가? 아니면 도발인가?

이대박 대통령의 말이 이어졌다.

“최 작가, 당신 어느 나라 사람인가? 한국 사람 아닌가!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면 도와주겠다고 하는 게 당연하지. 망해봐야 정신을 차리려나? 쯧쯧쯧!”

그 순간 선우의 얼굴이 서리가 내린 듯 차가워졌다.

당장이라도 마법을 펼칠 기세다. 하지만 문 밖에 대기하고 있는 경호원들과 눈앞에 보이는 CCTV 덕분에 선우는 인내심을 발휘해 마법을 펼치지 않았다.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허허허, 협박?! 내가 협박하는 것 같나?”

“…….”

그의 계속된 도발에 선우 역시 거칠게 답했다.

“이보세요. 이대박 대통령 님. 내가 한국 사람이라 한국 사람들을 위해 해피 그룹을 운영하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세금 감면에 각종 혜택을 준다 해도 막대한 세금을 이 정부에 내면서까지 대한민국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뭐라고요? 당신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고 해서 법을 어길 수는 없는 겁니다. 국민의 혈세를 맘대로 써도 안 되는 거고요. 어디 한번 맘껏 해보십시오. 해피 그룹을 대한민국에서 아예 통째로 옮겨버리면 되니까!”

“뭐, 뭐 인마? 너 지금 뭐라고…….”

이대박 대통령은 선우를 향해 노성을 지르려 했지만 살기가 넘치는 그의 눈빛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닥치고 들어!!”

“……?!!”

“세계 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마. 내가 마음먹으면 당신을 최악의 경제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으니까 말이야!!”

“뭐 인마!!”

-우당탕탕!!

그 순간,

집무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 급하게 들어왔다.

두 사람은 이대박 대통령과 최선우 사이에서 흐르고 있는 싸한 기운을 느끼며 가슴이 철렁했다.

“괘, 괜찮으십니까?”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

이대박 대통령은 결코 멍청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을 수 있었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지만 최선우의 임기는 기한이 없지 않은가!

국내보다 국외에 본거지를 가지고 있는 최선우를 자신의 임기 내에 망하게 하지 못한다면 훗날 자신이 망하게 될지도 몰랐다.

“음, 그게…….”

“대통령님과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 같네요. 죄송하지만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아, 그…… 그게…….”

이대박 대통령은 어깨가 부르르 떨릴 정도로 모욕감을 받았다.

비록 자신이 먼저 실수했다지만 그래도 연장자에 더욱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가?

한편 이와 같은 광경을 지켜본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뭔가 일이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얼음장과 같은 표정으로 돌아가는 선우의 뒷모습을 보면서 두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갑갑해졌다.

선우는 청와대에서 나오자마자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주필님. 접니다.”

선우는 그에게 뭔가를 지시했다.

다음 날.

4대 강을 비판하는 기사와 함께 또 다른 기사가 신문의 1면을 차지했다.

그것은 이대박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자원 외교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기사였다.

-[DB의 자원 외교 71건의 MOU, 실제 계약은 단 1건]

-[자원 외교, 내부 투자 규정을 무시한 무리한 사업 추진]

-[묻지 마 투자]

선우는 CIA를 통해 전달받은 자원 외교 사업의 허와 실을 차례차례 공개했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자원 외교에 관련된 집권 여당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거대 언론사들의 동시다발적인 공격에 사회적 파장 역시 컸다. 먼저 야당에서 들고 일어났고 대다수의 시민들 역시 이대박 정권의 자원 외교에 대한 진실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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