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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법 작가다-147화 (147/187)

◈ 제 147화

147화 국가를 움직이는 기업

정권을 잡은 대통령에게 최우선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단연코 경제 성장이다.

선우는 이번 일에 도움을 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미국에서 구조 조정이 끝난 우량 회사의 전환사채를 1,000억 달러까지 사들이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영국계 투자회사 , 미국 우량 기업 전환사채 1,000억 달러 매입]

-[미국 경제의 청신호]

-[경제 성장률 상승 효과 기대]

미국 시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터져 나온 호재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그러한 목소리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이미 은 세계 랭킹 1,000번째 안에 드는 기업의 절반 이상의 주식 20%를 확보한 투자 기업이다. 일부 기업은 거의 50%에 육박하는 주식을 소유하기도 했다.

해피 그룹이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한 축이라면 영국계 투자 전문회사 은 전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거대 기업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소더비에 운석이 나왔다고 들었는데 확보했습니까?”

“네. 저희가 낙찰받았습니다. 내일이면 평택 의학 연구소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는요,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왓슨은 만면에 환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이러다 우리 기업의 힘이 국가의 힘보다 더 커질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외람되지만 이미 몇몇 선진국을 제외하면 의 힘에 대항할 수 있는 나라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왓슨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러다 미국이나 중국 쪽에서 우리를 견제를 하는 게 아닐까요? 정권이 바뀐 한국도 마찬가지고요.”

그러자 선우가 말했다.

“맞습니다. 우리의 힘은 분명 국가의 힘을 초월해 있습니다. 그리고 말한 것처럼 저들의 견제 역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처음부터 세계열강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우리가 투자한 회사에 대한 재산만 관리하지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

선우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사람이란 참 오묘한 존재죠. 우리가 저들 기업 주식의 20%에서 50%를 가지고 있으니 우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조직 문화가 있는 곳에는 늘 파벌(라인)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한쪽 파벌(라인)이 정상에 올라가면 다른 쪽 라인은 자연히 그 무대에서 퇴장하게 된다. 평사원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중간 관리자와 간부, 임원이 되면 대부분 라인을 타게 된다. 이들은 어떤 라인, 누구의 파벌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천명해도 자꾸만 줄을 대려는, 잘 보이려는 이들이 있었다. 그것은 현 경영진도 포함되는 일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왓슨이 뭔가 우려 섞인 표정을 보이자 선우가 편하게 말하라며 손을 내밀었다.

“전 세계의 정치인들이 우리를 가만히 놔둘까요?”

“물론 가만히 놔두지 않겠죠. 그건 어느 국가도 국민의 이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어떻게든 우리를 끌어들이려 할 겁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저들은 우리를 어찌할 수 없을 겁니다.”

“네?”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므로 저들 역시 쉽게 뭉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우리는 현재 세계 최강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자신들을 돕고 있는데 우릴 적대할 필요가 있을까요? 만약 저들이 우리를 적대한다면 그 순간 자금을 빼버리면 그만입니다.”

“……!!”

“우리가 가진 천문학적 금액이 한순간에 빠져 나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들의 경제 역시 한순간에 붕괴될 것입니다. 국민들이 그걸 원하겠습니까? 정치인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그랬다.

은 이미 어떤 특정 국가가 나서서 압력을 가하기엔 너무나 커져 있었다.

그리고 말하지 않았지만 선우가 가지고 있는 힘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불치병, 난치병에 관한 세계 최고의 연구소라 불리는 <펜 의학 연구소> 덕분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질병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건강하다 해도 섣불리 미래를 예단할 수 없다. 갑자기 큰 질병이 찾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지금은 건강하다 해도 가족 혹은 가까운 지인 중에는 질병에 걸린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펜 의학 연구소>의 존재는 그야말로 희망이자 최후의 보루였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방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얼마 전까지 실버만삭스에서 근무하다가 그 능력을 인정받아 해피 그룹으로 이직한 노준성 경영본부장이었다.

“이건 뭔가요?”

“해피 그룹 기획 조정실에서 보낸 보고서입니다.”

“내용은요?”

“회사의 노동 집약적 사업을 자동화로 바꿔 경영 합리화를 이루어내자는 것이 보고서의 골자입니다.”

“음!”

“저희 팀 역시 검토를 해보았는데, 만약 보고서에 나온 방식으로 자동화를 진행하게 되면 인건비가 획기적으로 줄어 그룹 전체의 이익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건 안 됩니다.”

노준성 본부장의 말에 선우는 고개를 저었다.

“산업화를 이루면 이익이 난다는 것, 저 역시 잘 알고 있어요. 또한 전 세계 산업 전반에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실업자 역시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지요. 이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가 그렇습니다. 인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데 일자리가 준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살겠습니까?”

“하지만 저희는 기업입니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 추구이며 그것을 위해 경영 합리화는…….”

“아니요. 해피 그룹의 목표는 이익이 아닙니다. 행복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인건비를 줄일 생각이 없습니다. 또한 인건비를 줄여서 이익을 내서도 안 되고요. 오히려 일자리를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 일자리를 더 늘린다고요?”

“네.”

신념에 찬 음성에 노준성 경영본부장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이익이 목적이 아닌 인간을 위한 기업이라니! 이런 기업이 정말로 존재했단 말인가?

노준성 본부장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그를 스카우트한 왓슨을 바라보았고 왓슨 역시 그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그는 마치 노 본부장에게 ‘거봐, 내가 뭐랬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한편 이와 같은 시각,

거대 제약 회사들의 낯빛은 매우 어두웠다.

“알아냈나?”

“……죄송합니다.”

“젠장!”

<펜 의학 연구소>가 가지고 있는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숱한 노력을 들였다.

하지만 결과는 늘 실패였다

“어떻게 됐나?”

“연구원을 포섭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역시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칙쇼!!”

국내 유수의 제약 회사는 물론 해외 유수의 기업에서 산업스파이를 보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정원을 포함해 각국의 정보 요원들 역시 연구소의 다양한 직원(경비원, 청소원, 사무직원, 연구원)으로 연구소에 취업했지만 어느 누구도 <펜 의학 연구소>가 가지고 있는 기적의 비밀을 알아내지 못했다.

-청와대.

“치료 방식은 어떤가?”

“한의학과 양의학의 혼재된 형태로 보입니다.”

“특별한 점은 없었나?”

“죄송하지만 특별한 치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서양식 치료에 뜸과 온천을 이용합니다.”

“뜸과 온천.”

“식사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요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밥, 채소, 국, 요구르트와 비타민을 먹습니다.”

사실 <펜 의학 연구소>의 비밀은 바로 그 비타민에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이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없었다.

“특허청 상황은 어때? 여전히 특허를 내지 않았나?”

“네. 전과 같습니다.”

국정원장의 보고에 이대박 대통령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젠장! 나라에서 지원을 해주겠다는데, 대체 왜 거부하는 거지? 특허 등록도 하지 않고 말이야.”

“…….”

이대박 대통령의 역정에 국정원장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설마 그걸 몰라서 묻는 것인가?

물론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 좋은 점이 많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일정 부분 국가의 지분이라는 것이 발생할 수 있었다. 돈이 넘쳐날 정도로 많은 상황에서 국가의 지원은 불필요했다.

다만 그 역시 펜 의학 연구소가 특허 등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압력을 넣을 수 있을까?”

“아시지 않습니까? 그럴 상대가 아닙니다.”

“……젠장!”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지만 그가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있다.

그것은 성삼 그룹과 , 해피 그룹으로 대변되는 최선우였다.

3월 중순,

평택에 위치한 펜 의학 연구소가 마침내 증축을 완료했다.

그것은 최고급 리조트 수준의 요양 시설(1만 명 수용 수준)과 비타민P 제조 공장으로 선우의 특별한 지시에 따라 만들어졌다.

특히 비타민P 공장 시설은 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잘게 쪼개어 시공했기에 선우를 제외하면 어느 누구도 공장의 전체적 설계에 대해 알 수 없었다.

“완성했군.”

이제부터 마나를 머금은 비타민P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공장 바닥에 마나를 모으기 위한 거대 집적진(集積陣)을 새겼고 그와 동시에 자연지기를 품은 약초들의 기운을 빨아들일 수 있는 숙성실(熟成室)을 구비했다.

마나석을 중심에 놓고 각각 좌우에 위치한 마나 집적진과 숙성실이 비타민P의 제조에 도움을 주는 형태다. 비록 데이케어 프로그램에 쓰였던 비타민(오리지널 버전)에 비해 약력(藥力)이 줄었지만 이것 역시 꾸준하게 복용한다면 면역력의 괄목할 만한 상승을 기대할 만했다.

“하루 100만 개.”

일일 생산량이 100만 개에 불과하지만 이것 역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며칠 후,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의학 박사들이 평택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 모두는 <펜 의학 연구소>에서 발행한 초대장을 손에 쥐고 있었다.

-[펜 의학 연구소 요양 시설 개소(開所)]

그리고 그동안 알게 모르게 수면 아래에서 세계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기적의 치료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야 말았다.

전 세계에서 기자들이 몰려왔고 열띤 취재를 벌였다.

1급 군사기밀 시설을 방불케 하는 경호 인력에 그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다.

-비타민P 출시.

-기적의 치료제 비타민P.

-면역력 복구.

-생명 연장의 비밀.

-마침내 베일을 벗은 기적의 치료제 비타민P.

기사의 여파 때문인가?

요양 시설을 개소한 지 1주일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1만 명의 수용 인원이 모두 찼다.

“비타민P요?”

“아직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뭔가요?”

“일반 약국에서는 살 수 없어요.”

“그거 구입하려면 <펜 의학 연구소>에 가셔야 합니다.”

선우는 생산량의 10%, 즉 10만 개의 비타민P를 불치병, 난치병 그리고 암환자와 같은 중병을 지닌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배포하였다. 그것도 무상으로 말이다.

사람들, 특히 환자와 그의 가족들은 이와 같은 조치에 쌍수를 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 생산량의 20%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판매했다. 대신 나머지 70%는 아주 비싼 가격을 받고 사람들에게 팔았다.

한편 비타민P의 등장에 울상을 짓는 곳이 있었다.

바로 대형 제약 회사와 종합 병원과 같은 곳이다.

그들은 애써 표정을 관리하는 동시에 비타민P를 입수, 비밀리에 연구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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