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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법 작가다-140화 (140/187)

◈ 제 140화

140화 국세청 조사 4국(2)

“엄마, 저 왔어요.”

“아들~~ 덥지? 이리 와. 올라가기 전에 주스라도 한 잔 마시고 올라가.”

“넵~”

그녀는 아들을 이끌고 식탁에 앉았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오렌지 주스를 꺼내어 컵에 따라주었다.

“요즘 어때?”

“뭐가요?”

“공부하는 거, 힘들지 않아?”

“에이~ 대한민국 고3이 저만 있는 것도 아닌데요, 뭐.”

“호호호~ 우리 아들 다 컸네.”

아들은 그의 어머니가 준비해준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주스를 단번에 마셔버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위잉!!

방으로 들어온 아들은 책상 아래에 놓인 컴퓨터 전원을 켰다.

그는 컴퓨터가 켜지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다.

“응? 이게 뭐지?”

-최선우.

-최선우 기부.

-이태리 작가 기부.

-10억 달러.

-최선우…….

-……사실 관계…….

실시간 검색어에 모두 최선우와 관련된 사실이 올라와 있었다.

이와 같은 시간,

국세청이 발칵 뒤집어졌다.

“기, 기부라고?”

“네. 10억 달러 전체가 기부금으로 밝혀졌습니다.”

“대체 어디에 기부했단 건가?”

“유니콘세프, 그린월드피스, 세이브 월드 칠드런 그리고 위안부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쪽에도 알아봤나?”

“네.”

“……뭐라고 하던가?”

“기부자의 정체를 밝힐 경우 기부를 철회하겠다고 해서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아!”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대체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이런 개자식!!”

“어, 어떻게 할까요?”

“청장님, 지금 여론이 심상치 않습니다.”

“인터넷을 보십시오.”

“조용!! 일단 그 입들부터 다물어. 알겠나?”

“네, 청장님.”

“……!!”

상대는 일반인이 아니다.

통상적 수준의 기업인도 아니다.

대한민국 최고인 동시에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부호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이 낳은 최고의 대문호이자 월드컵을 우승으로 이끈 전직 축구 선수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너무 멀리 왔다.

청와대와 짜고 언론 플레이를 할 때,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한마디만 말해줬으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마치 준비된 올가미에 제대로 걸려든 사냥감처럼 빼도 박도 못하게 걸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젠장!! 대체 왜!! 왜 그렇게 침묵했던 거야!!”

국세청장은 고함과 욕설을 내뱉으며 부하 직원이 가지고 온 보고서를 USB에 옮겨 담았다.

“청장님.”

“왜?!!”

“지금 언론사에서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일단 사실 관계를 알아보고 있다고 하고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아무 것도 답하지 마. 알겠나?”

“네. 청장님.”

국세청장은 가방에 USB를 넣고 서둘러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이와 같은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 * *

“수석님, 접니다.”

-무슨 일이오?

“어디 계십니까?”

-…….

“제가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국세청장은 민정수석과 만나 이 일에 대해 논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후 두 사람이 나누었던 대화는 곧장 청와대 주인에게까지 올라갔다.

“기부요?”

“네.”

“10억 달러를 기부했단 말입니까?”

“……네, 좀 더 알아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광!!

“대체 무슨 일을 그렇게 합니까?”

이대박 대통령이 책상을 치는 동시에 노성을 질렀다.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대체 누가 책임질 겁니까?”

“오해였다고 밝히고 양해를 구하는 게 어떨까요?”

“양해를 구하면 ‘아, 그렇군요. 오해였군요. 잘 알겠습니다.’ 설마 이렇게 나올 거라 생각하는 겁니까?”

“그, 그게…….”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방법을!!”

땅거미가 내려올 무렵,

청와대는 여전히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 대해 정확한 팩트로 무장한 기사가 해외 언론에 떴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빌 게이트입니다. 최선우 작가에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계시는데, 이 글을 통해 제가 분명한 사실을 밝혀 드리겠습니다. 먼저 거두절미하고 최선우 작가가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사실은 거짓입니다.]

빌 게이트의 편지를 시작으로 수십 개나 되는 단체들이 성명을 발표했다.

[병든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는…….] -세이브 월드 칠드런

[저희 단체는 최선우 작가님에게 1억 달러를 기부받았습니다. 이에 관한 영수증을 공개합니다.] -위안부 할머니 재단

[기부금과 실명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유니콘세프

[최선우 작가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아름다운 상태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1억 달러를 기부받았습니다.] -그린월드피스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선우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내뱉던 사람들이 자취를 감췄다.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사람들 역시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선우는 인터넷을 통해 현재의 분위기를 확인했다.

-아! 우리가 대체 뭔 짓을 한 거냐?

⤷미안합니다. 최선우 작가님.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겠습니다.

⤷저도 사과드립니다.

-최선우 작가님 기부액 1조.

⤷다시 팬클럽 가입했습니다. 앞으로 절대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작가님.

⤷저도 사랑해요.

-죄송합니다.

⤷1

⤷2

⤷3

⤷4

⤷5

⤷6

-진짜 부끄럽다.

⤷대한민국에 이런 기업인이 있었다니, 감동했습니다.

그 와중에 이번 세무 조사를 담당한 국세청 조사 4국 소속 직원이 남긴 글이 눈에 띄었다.

“제 직장은 국세청입니다. 저는 이번 세무조사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천문학적인 자금의 흐름을 찾아내면서 너무나 당연하게도 작가님의 탈세, 비자금, 횡령을 의심했습니다. 아니!!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틀렸습니다. 작가님은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세금을 내셨습니다. 절세의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방법을 사용치 않고 온전히 세금으로 내셨습니다. 병든 자를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약자를 사랑하고 우리 지구를 사랑하는 당신의 마음에 무릎 꿇고 사죄드립니다.”

국세청 직원이 남긴 글은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한편 상황이 이렇게 바뀌자 여태까지 최선우를 비난했던 언론이 180도 변했다. 신문의 사설과 논조 역시 마찬가지다.

개중에는 부끄러움에 못 이겨 접시 물에 코를 박고 죽고 싶다는 표현도 있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국세청 직원 윤 모 씨. 자택에서 자살.]

-[국정원 직원 최 모 씨, 자신의 소형 승용차에서 번개탄 피워 자살.]

-[국세청 박 모 국장, 유서 남기고 자살.]

자살 파티의 대미는 국세청장의 소식이었다.

-[국세청장 자살.]

-[사인은 다량의 수면제 복용. 차 안에서 A4용지 석 장 분량의 유서 발견.]

연이은 자살 사건.

정말로 자살일까 아니면 자살로 위장한 타살일까?

아마도 하늘은 알 것이다.

한편 최선우의 비자금에 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를 비난했던 방송사와 거대 언론사들이 크게 당황했다.

선우가 명예훼손과 기업 이미지 실추로 3개의 방송사와 4개의 언론사를 상대로 각각 100억 원씩, 총 700억에 이르는 소송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100억?”

“네. 회장님.”

“이 자식, 이거 미친 거 아니야?”

“그러게 말입니다.”

“법무 팀, 불러!”

“네, 회장님.”

대한민국 법조계 판례에 따르면 명예훼손과 기업 이미지 실추에 따른 배상액 수준은 그리 크지 않다. 피고인 측이 100억을 요구한다 해도(재판에 진다는 가정하에) 실제 배상액은 고작 몇 억에 불과할 것이다. 언론사의 사주들은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한국 법원의 재판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시각.

선우는 시카고 로펌 대표와 유익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소송 취하는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압력에 의한 소송 취하는 단언컨대 없을 겁니다.”

“그럼 합의는요?”

“소송액의 50%라면 생각해 볼 여지가 있겠죠.”

“50%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흐음!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하하하~ 여긴 미국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각각의 언론사에 편지와 팩스가 발송되었는데 그것은 미국 시카고에서 날아온 연락이었다.

“응?”

“이게 뭐죠?”

“미국 법원에서 날아온 송장 같은데요?”

“시카고 로펌?”

미국에서 날아온 송장에 대한민국 주요 언론사가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시카고 로펌에서 선우의 이름으로 대한민국 7개의 주요 언론사(방송사 포함)를 포함해 20여 개의 매체를 상대로 총 10억 달러의 대규모 소송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덜덜덜덜!!

이들은 선우가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이중국적자라는 사실과 천문학적 재산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이런 미친놈을 봤나!!”

“감히 우리가 누군지 알고!!”

이 일로 인해 서울 시내의 모처에 거대 언론사의 사주들이 모였다.

각 언론사 법무 팀의 보고에 의하면 미국 법원에서 소송이 이루어질 경우 정말로 소장에 적인 금액이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현재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고 하네요.”

“……나쁜 새끼!”

“합의하자는 제의를 보냈는데, 시카고 로펌 쪽에서 꿈쩍도 안 합니다. 무조건 소송으로 갈 거랍니다.”

“합의금으로 얼마를 제시했습니까?”

“……30억이요.”

“저쪽에선 얼마를 원하는 겁니까?”

“4대 언론사는 두당 500억을 내지 않으면 합의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헉!”

“이런 미친!!”

“청와대는 뭐라고 합니까? 그들도 이번 일에 책임이 있잖아요.”

“맞습니다. 우린 그냥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한 것뿐입니다.”

“정부가 나서줘야 합니다.”

“아니요. 그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책임자를 경질하고 꼬리까지 잘랐잖아요.”

“자, 자살한 게 아닙니까?”

“순진하시네요. 아! 물론 자살일 수도 있죠. 암튼 책임자를 경질했고 실무자들이 모두 죽어 버렸습니다. 저들은 침묵할 겁니다.”

“…….”

답답함을 참지 못했는지 자리에 모인 거대 언론사 사주 중 한 명은 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꼬나물었다.

-챠악!

“제가 가지고 있는 미국 쪽 라인을 총동원해서 최선우와 중재를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눈치를 보니 이번 사건으로 아예 최선우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인이 되길 원하는 것 같더군요.”

“젠장!!”

“……!!”

하지만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청와대 역시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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