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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법 작가다-138화 (138/187)

◈ 제 138화

138화 버블과 초록피아의 만남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 역시 작가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선우는 케빈 파이브와 에릭 올만을 한국으로 불러들였다.

두 사람은 각각 버블 스튜디오와 버블 코믹스를 이끌고 있는 CEO다.

“그 말씀은 각자의 영역을 허물어 경계를 없애자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역시 버블의 최고 경영자들답게 척하면 척이다.

선우는 미소를 보이며 설명을 이어갔다.

“거기에 연속성과 다중 우주론 그리고 평행 우주의 개념까지 탑재하는 거죠.”

“헐!”

“흐음!!”

선우의 발언이 의미하는 것은 앞으로 버블에서 출판된 만화책과 버블 스튜디오는 물론 다른 미디어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관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다양한 히어로들이 한 영화에 함께 나오는 크로스 오버가 가능해지겠군요.”

“버블의 세계관 역시 그 끝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되고요.”

“정확합니다.”

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는 동시에 책을 꺼내 들었다.

한눈에 봐도 꽤나 두꺼운 책이다

“이게 뭔가요?”

“유니버스 시리즈입니다.”

“유니버스 시리즈요?”

에릭은 뭔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이었다.

“현재 제작 중인 <아이언 휴먼>, <녹색인간>, <번개 망치>, <아메리카 캡틴>을 바블의 세계관 안에서 보여주는 겁니다. 편히 말해 페이즈 1이라고 하고 여기에서 파생된 시리즈 즉 <아이언 휴먼 시리즈>, <번개 망치 시리즈>, <아메리카 캡틴 시리즈>, <보디가드 오브 갤럭시>, <개미인간>같은 것을 페이즈 2라고 하는 겁니다. 페이즈 3에서는 페이즈 1과 2에서 쌓아 온 주요 히어로들의 이야기와 함께 바블 코믹스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히어로들이 등장하며 바블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터널티 스톤을 손에 넣은 악당 타투스가 등장해 히어로들과 한 판 대결을 펼치게 되죠.”

“그럼 페이즈 3이 시리즈의 끝인가요?”

“물론…… 아니죠. 페이즈 4가 시작될 겁니다.”

선우는 손가락으로 책을 가리키며 능숙하게 말을 이어갔다.

“페이즈 4에서는 페이즈 1, 2, 3을 이끌어가던 주력 히어로들에 대한 교체가 이루어집니다. 일명 세대 교체죠. 그리고 이것은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을 예고합니다. 바로 BCU(Barvel Cinematic Universe)! 바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죠. 그리고 이것이 바로 바블의 10년을 책임질 우리들의 미래입니다.”

“아!!”

“……흐음!!”

최선우가 누군가?

그를 향한 여러 가지 수식어가 있지만 그의 본질은 작가가 아닌가?

그것도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문호.

그런 사람의 확신에 찬 말에 두 남자는 뭔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특히 이와 비슷한 생각을 막연하게만 가지고 있던 케빈의 입이 찢어질 것처럼 벌어졌다. 마치 오랫동안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랄까?

“그럼 시나리오는 만화책에 충실한 겁니까?”

바블 코믹스의 CEO 에릭 올만의 질문이다.

“기본적으론 원작에 충실하겠지만 각각의 설정은 영화에 맞춰 수정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쪽 시장은 감독과 주연 배우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니까요. 하지만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와도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저 역시 작가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 그렇군요.”

다음 날,

에릭과 케빈은 각자의 방에서 밤을 보낸 후,

조식 시간에 맞춰 호텔 내부에 있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에릭!”

“케빈!”

입구에서 마주친 두 사람의 눈에 감출 수 없는 붉은빛이 감돈다.

“읽어 봤나?”

“자넨?”

“읽었지. 밤새도록!”

“어땠나?”

“……하아!”

갑자기 큰 한숨을 쉬는 에릭이다.

그는 마치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내 눈을 보고도 모르겠나?”

“후후후! 알아. 정말 끝내줬지?”

“그래. 최고였어.”

에릭의 말에 담긴 그 가치와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에 케빈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관이 엄청나지 않던가?”

“정교하기까지 하지.”

“유니버스라니! 그 광대한 스케일에 놀라고 소름이 끼칠 정도의 디테일에 또 한 번 놀랐어.”

“거기에 재밌기까지 했지.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걸 구상했지? 이게 가능한 거야?”

“에릭! 그는 천재잖아. 예단하지 말라고.”

“그래. 과연 천재라 불릴 만해. 정말 놀라워.”

이건 뭐 비교할 게 하나라도 있어야 질투라도 느끼지.

비교조차 불가능하다.

“저 얼굴에! 노벨 문학상에! 사업도 잘해, 축구도 잘해. 시나리오도 끝내줘. 대체 못하는 게 뭐지?!”

“그러게 말이야. 훗!!”

이때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여기 계셨네요.”

“……!!”

고개를 돌려보니 선우의 모습이 보였다.

케빈과 에릭은 마치 뭔가에 홀렸다가 깨어난 표정으로 선우를 응시했다.

“아!!”

“오셨습니까?”

두 사람의 눈빛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앞으로 제작될 BCU 영화에 대해 질문할 것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서울 목동 초록피아.

검은색 승합차와 함께 리무진 2대가 초록피아 입구에 다가와 정차했다.

승합차에 타고 있던 경호원들이 먼저 내려 주위를 살폈고 일부 경호원들은 최적의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리무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비서가 재빨리 내려 뒷문을 열어주자 케빈, 에릭 그리고 선우가 내렸다.

“선우야.”

“아버지~”

선우는 케빈과 에릭에게 규용을 소개했다.

“이쪽은 초록피아 회장님이자 제 아버지입니다. 아버지, 여긴 바블의 케빈 파이브와 에릭 올만 대표예요. 인사들 나누세요.”

“어서들 오십시오. 최규용입니다.”

“반갑습니다. 케빈 파이브입니다.”

“에릭 올만입니다.”

미리 언질을 받았기에 규용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따라 오시죠.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규용이 앞장섰고 그 뒤를 따라 사람들이 이동했다.

“음. 작업실이 넓고 아늑해 보이는군요.”

“이런 방식이면 서로 간의 협업이 가능하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이건 뭡니까?”

“웹툰이라는 겁니다.”

“웹툰이요?”

“그게 뭐죠?”

규용은 두 사람을 위해 웹툰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입니다. 이것은 줄거리를 가진 여러 컷짜리 그림 창작물이기 때문에 출판된 만화를 스캔하여 보여주는 것과는 다릅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인터넷 창작물의 대표적인 장르로 자리 잡고 있죠.”

“음, 인터넷이라! 그럼 독자와의 소통이 빠르겠군요.”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케빈과 에릭은 웹툰이 가지고 있는 성장력을 엿본 기색이었다.

4층, 5층, 6층…….

견학이 이어지고 각 층에 대한 설명이 이어질수록 두 사람의 눈빛이 달라졌다.

“여긴 천국인가요?”

“초록피아의 시스템이 놀랍군요. 우리도 도입하고 싶습니다.”

웹소설이 인기를 얻으면 그것을 웹툰이나 드라마 또는 영화로 만든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선후(先後)가 없다는 것이다.

“인기 있는 웹툰은 영화와 소설, 드라마 등 다른 장르의 작품으로 제작될 수도 있군요.”

“네, 그렇습니다. 스낵 컬처(쉽게 즐기는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죠.”

그뿐만이 아니다.

소재 또한 넘쳐났다.

소소하고 자그마한 일상에서부터 신화와 설화를 아우르고 차원을 넘나드는 SF까지 총망라했다.

-짝짝짝짝!!!

-짝짝짝짝짝짝짝짝!!!

진실성이 느껴지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케빈과 에릭은 초록피아에서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오래 머물다가 떠났다.

여담이지만 이 날의 인연을 통해 초록피아는 바블과 정식으로 MOU를 맺게 되었고 후에 서로 간의 주식 교환을 통해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바로 동반자 관계의 형성이다.

초록피아는 바블 코믹스, 바블 스튜디오와의 연대를 통해 한국의 웹툰과 웹소설을 전 세계 시장에 뿌릴 수 있었다.

며칠 후,

선우가 미국에 있는 왓슨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자를 아십니까?”

-사토시 나카모토요?

왓슨의 음성이 살짝 묘하다.

왠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확실하게 떠오르지 않는 느낌.

“가상 화폐라고 들어보셨나요?”

-아!! 비트코인.

선우는 왓슨의 말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는 비트코인의 개발자로 알려진 인물로, 2009년에 세계 최초의 암호 화폐인 비트코인을 개발했다. 개발자 본인은 자신이 1975년생의 일본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그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맞아요. 실물이 없는 상태에서 거래되는 암호화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암호화 화폐라고 불리기도 하죠.”

-블록체인 기술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선우의 대답이 이어졌다.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반 기술 중의 하나입니다.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분산된 장부들을 서로 대조하기 때문에 장부 조작이 극히 어려워 강력한 보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

“기술의 발전에 따라 수많은 곳에 적용될 겁니다. 필히 선점해야 합니다.”

-아직 개발 중이라 들었습니다.

“그래요. 하지만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얼마 후면 블록을 생성하게 될 겁니다.”

원 역사에서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3일 처음 블록을 생성한다.

그리고 총 발행량은 2,100만 개였다.

-그럼 저희도 준비할까요?

“네, 1차 목표는 700만 개입니다. 개발과 함께 꾸준히 매입하세요.”

-매입 가격은 얼마로 할까요?

“아직 거래소 자체가 없기에 가격이 없을 겁니다.”

원 역사에서도 비트코인의 가격이 매겨진 때는 2010년이었다.

“제 예상으로 이대로 개발이 진행되고 채굴이 시작된다면 2010년쯤 비트코인의 가격이 형성될 겁니다. 우리 역시 2009년까지 개발에 집중하고 2010년부터 매입을 시작합니다. 매입 가격은 개당 0.5달러를 넘기지 않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원 역사에서 초기 비트코인의 시세는 0.0008달러였고 실제 몇몇 딥 웹 사이트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던 2009년 말~2010년 초 기준으로 1달러에 약 1,000 코인을 살 수 있었다고 한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2010년 중반 시세로 10만 원을 들여 약 10만 코인을 샀다고 가정해 보면 2013년 말을 기준으로 하면 1,000억의 돈을 손에 쥐었을 것이고 2017년 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무려 2조 5천억에 이른다.

선우는 2014년을 살다가 회귀했기에 2017년 12월 비트코인이 개당 2,500만까지 상승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만약 그의 계획대로 700만 개의 코인을 2017년 12월까지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그 가치는 무려 175조, 달러로 계산해도 1,5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금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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