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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법 작가다-126화 (126/187)

◈ 제 126화

126화 밝혀진 정체

그러던 어느 날이다.

경제 전문지 포니스의 표지 모델로 펜을 쥔 최선우가 깜짝 등장했다.

얼마 전까지 개인 자산 대한민국 82위, 세계 부자 순위 1,979위에 랭크되어 있었는데 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례적으로 순위가 상승한 것이다.

“마, 맙소사!”

“헐!!”

“이게 사실이야?”

세상이 놀랐다.

포니스에 따르면 최선우는 현재 대한민국 1위 부자이자 동시에 아시아 1위 부호로 선정되었으며 세계 부호 순위에도 7위에 그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다음 날,

이와 같은 사실이 대한민국 사대 일간지에도 대서특필되었다.

“하아~ 이 새끼, 진짜 난놈은 난놈이네.”

“왜?”

“신문 안 봤어? 이태리 작가.”

“이태리 작가가 왜? 다시 축구한대?”

“아니~~! 얘가 구글의 대주주라잖아!”

“뭐?!!”

“어디 그뿐이야? 해피 그룹 알지?”

“어. 알지.”

“거기도 주인이래.”

“……대박!!”

“여기 봐봐.”

-웅성웅성!!

모였다 하면 죄다 선우에 대한 얘기뿐이다.

온갖 소문이 돌았고 그중엔 일부 사실도 섞여 있었다.

“바마존에도 거액을 투자했다던데?”

“투자회사 알지?”

“?”

“응.”

“그게 뭐 하는 회산데?”

“말은 투자 회산데, 사실 사모펀드야.”

“사모펀드, 그게 뭔데?”

“아이고, 넌 주식을 한다는 놈이 사모펀드도 모르냐?”

“아이, 잔소리 좀 그만하고 쉽게 설명해 봐.”

“……사모펀드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운용하는 펀드야. 그런데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일반 펀드와는 달리 사인(私人) 간 계약이기 때문에 금융 감독 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으며 운용에도 제한이 없어.”

“제한이 없다고?”

“응. 예를 들면 공모펀드는 한 종목에 10% 이상 투자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지만 사모펀드는 이런 제한이 없다는 거지. 그리고 내가 우연히 들었는데 최선우가 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어.”

“정말?”

“응.”

“작가에 축구에 기업에 사모펀드 회사까지? 이 새낀 대체 못하는 게 뭐야?”

“부럽다.”

“야! 부러우면 지는 거야.”

“……그럼 졌다. 완전 졌다.”

“쩝!”

기업인들의 반응 역시 일반인들과 비슷했다.

아니!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오히려 그들이 더욱 놀라고 있었다.

투자회사 이 가지고 있는 자금력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선우에 대한 보고서]

-[최선우와 한설연의 관계 동향]

-[투자회사 의 행보]

-[해피 그룹, 해피 타운, 해피 국제 도시]

-[항간에 떠도는 최선우 작가와 투자회사 의 관계]

한편 선우의 재산 순위가 알려짐으로 인해 그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이번에 저희 은행에서 운영하는 새로운 금융 상품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작가님의 이름을 사용하게 해주시면 매출의 0.1%를 로열티로 드리겠습니다.”

“선우야. 나 기억해? 우리 같은 초등학교 나왔는데~~”

“작가님께서 운용하고 계시는 투자회사에 자금을 투자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맞선 전문회사입니다. 작가님을 VVIP 회원으로 모시고…….”

“오오~ 선우야. 나다. 아저씨야. 어렸을 때 몇 번 봤는데, 기억나지?”

“아주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바로 여기저기서 엉겨 붙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선우와의 접점을 찾아 그와 친분을 쌓으려는 사람, 그에게 거액을 투자하고 싶은 사람, 그냥 맹목적인 도움을 바라는 사람 그리고 신데렐라가 되길 희망하는 여인들이었다.

* * *

원형 탁자에 모여 있는 다섯 사람.

상석에는 조용히 미소 짓고 있는 선우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부터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곧 투자회사 의 임원 회의가 시작되었다.

“미국의 트위터스.”

“미국의 델링(Delling).”

“미국의 애플스.”

선우는 기업의 이름에 대해 말했고 나머지 임원은 그저 조용히 경청하고 있다.

이게 뭐 하는 것일까?

참으로 이상한 회의가 아닐 수 없다.

더욱 이상한 것은 임원들의 표정이 평온하다는 점이다. 마치 이런 회의가 익숙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잠시 휴식 시간이 끝나고 2차 회의가 이어졌다.

에게 투자를 요청하는 기업들이 보낸 서류들이다.

“아웃스타.”

“헉스베이커스.”

“스타……벅…….”

“MMD.”

“터틀스터.”

30분도 되지 않아 선우의 입에서 수십 개에 이르는 기업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자리에 모인 임원들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기세로 재빨리 메모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재밌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사실 세세한 성공 스토리까지는 모르지만 선우의 기억 속에 성공한 기업들의 상품과 이름들이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다. 선우는 기억을 더듬어가며 옥석을 골라냈고 그 결과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잠시 쉴까요?”

“좋습니다.”

“커피 혹은 차? 다양한 음료가 준비되어 있으니 목 좀 축이죠.”

“네. 좋죠.”

“감사합니다. 대표님.”

짧은 티타임이 이어졌고 잠시 후, 마지막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건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투자와 제작 제안서입니다.”

선우는 그가 준비한 서류를 임원들에게 나눠주었다.

“목록에 적힌 영화에 투자하시고 작가들과 직접 만나 판권을 사들이세요.”

“알겠습니다.”

“참고로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어야 합니다. 조그만 이익에 연연해하지 마세요. 모두 수고해 주세요.”

“네~~”

선우의 지시가 떨어지자 임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사실 처음부터 이렇진 않았다.

당연한 일이지만 임원들의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해당 기업들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선우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에 선우의 예측이 100%에 가까운 적중률을 보이자 모두 경악했다. 놀라운 결과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죠?”

“……헉!!”

터무니없는 결과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선우의 예언(?)대로 천문학적 이익이 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선우가 주도하는 회의는 이렇게 고착되었다.

이날 오후.

임원들의 명령을 받은 직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500만 달러. 저희가 추가로 투자하겠습니다.”

“……전과 같은 방식인 거죠?”

“그럼요.”

의 투가 투자 제안에 제임스 CEO의 얼굴이 환해졌다.

바보도 아니고 거액을 투자하는 동시에 이 가지게 될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현 경영자인 그에게 전부 위임하겠다는데, 거절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이것은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할리우드에 등장하기라도 하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영화감독들이었다. 그들은 거액을 투자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독에게 있어서 이런 투자가야말로 최고의 파트너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린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환영합니다. 같이 합시다.”

“감사합니다.”

“소재가 무척 좋군요. 계약합시다.”

“고맙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보고 싶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좋군요. 아주 재밌습니다. 맡겨 주시면 저희가 영화로 제작하겠습니다. 어떠십니까?”

“투자회사 이 함께한다면 그야말로 최고죠.”

“하하하~~”

돈이 돈을 부른다는 옛말이 있다.

그리고 옛말은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의 이와 같은 행보는 늘 이슈를 몰고 다녔다.

이와 같은 시각,

선우 역시 누군가와 만남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라즈베리 엔터테인먼트사의 헤인즈 대표다.

“멋지군요.”

선우는 헤인즈 대표의 권유에 라즈베리 엔터테인먼트사에서 개발 중인 게임들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MMORPG를 비롯해 슈팅, FPS 게임은 물론 스포츠 게임 역시 플레이해보았다.

“이건 무슨 게임인가요?”

“슈팅 게임인데, 팀 기반으로 만든 슈팅 게임입니다.”

“호오~~”

“이제 1차 개발이 끝났지만 저희 내부에서도 기대를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1인칭 시점의 게임이지만 미래를 배경으로 한 팀 슈팅 게임이라는 게 멋지네요. 좀 더 다양한 영웅 캐릭터의 등장과 함께 그에 따른 차별된 스킬들이 추가된다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오!! 아주 좋은 조언이십니다. 개발 팀에 전달을 해야겠네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선우가 본론을 얘기했다.

“확실하게 밀어드리겠습니다. 얼마가 필요하다고 하셨죠?”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다음 분기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800만 달러가 필요합니다.”

“800만 달러라, 좋습니다. 아니!! 1,000만 달러를 투자하죠.”

“1, 1,000만 달러요?”

헤인즈 대표의 반문에 선우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그렇다면 지분율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하하하! 부담 갖지 마십시오. 귀사의 성공을 확신하는 의미에서 200만 불의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겁니다. 지분은 당연히 처음과 동일한 20%만 받겠습니다.”

“……다른 조건도 타 회사와 같겠죠?”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렇습니다. 현 경영진에 대한 간섭은 전혀 없을 겁니다. 이 점 역시 계약서에 명시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눴다.

며칠 후,

선우는 미국 재무장관을 만났다.

“이번에 미국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벌써 소문이 났나요?”

“이 바닥이 원래 빠르지 않습니까?”

재무장관은 커피를 입에 대며 말을 이어갔다.

“농담입니다. 사실 에게 투자받은 기업들이 앞장서서 광고를 했습니다. 우리 회사에 이 투자했다고 말이죠.”

“그랬군요.”

“요즘 월가에 이런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의 선택을 받으면 확실히 뜬다고 말이죠.”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과찬은요, 실제 경이로운 수익을 거두고 있지 않습니까? 정말 대단하십니다.”

“부끄럽습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재무장관의 계속된 칭찬에 선우는 겸연쩍어하며 커피 잔을 들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절 보자고 하셨습니까?”

“미국 정부와 함께 돈 좀 벌어보고 싶어서 장관님을 찾아왔습니다.”

“돈이요?”

“네.”

선우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연방준비제도의 엘리스펀 의장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

연방준비제도란 미국 특유의 중앙은행 제도를 말하는 것으로, 미국 정부의 재무 대리 기관이며 미국 내에 통용되는 지폐 발권 은행이다. 참고로 연방준비제도의 운영은 이사회에 의해 통제되는데 이사회의 의장이 바로 엘리스펀이었다.

이 세상에 재화는 한정되어 있다.

누군가 돈을 벌면 다른 누군가는 돈을 잃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는 뜻이다.

선우는 그가 어떻게 돈을 벌 것이며 누구를 대상으로 수익을 낼 것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슬그머니 일본 정부를 떠올리고 있었다.

‘니들은 내게 모욕감을 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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