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흑마법 작가다-120화 (120/187)

◈ 제 120화

120화 펜은 총보다 강하다(1)

[소설 흑야, 미국 반응]

-소설 <흑야>는 어떻게 나의 마음을 이렇게 흔들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웃고 울었다. 이것이 실화라는 것이 놀랍다.

↳나 역시 한참을 울었다.

-일본은 나쁘다. 왜 할머니들에게 사죄하지 않는 것인가?

↳오늘부터 나의 주적은 일본이다.

-이것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나 역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참가한다.

↳동참한다x1

↳동참한다x2

↳동참한다x3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소녀상을 만들어라.

-모든 일본인이 나쁜 것은 아니다. 소설에서도 할머니를 도운 일본인이 있다.

↳동의한다.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가 나쁜 것이다.

↳옳소!

톰 제라즈는 가라데 훈련이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샤워실로 들어갔다.

땀으로 범벅인 옷을 벗고 몸을 씻은 후 밖으로 나오자 친구인 제임스의 모습이 보였다.

“제임스!”

“톰~~!”

제임스는 톰의 부름에 놀란 것 같다.

“톰, 너도 가라데 도장에 다니는 거야?”

“응. 3년째 다니고 있어.”

톰은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와우~ 멋진데.”

“넌?”

“난 저번 주에 시작했어.”

“저번 주?”

“응. 헤헷. 엄마가 운동을 좀 하라고 해서 말이야. 줄리엣 누나가 여길 추천해 줬어.”

그때였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붉어진 얼굴을 숨기지 않은 채, 도장 안으로 들어왔다.

“제임스!”

동생을 발견한 그녀의 눈이 순간적으로 빛났다.

“줄리엣 누나?”

“집에 가자.”

“집에 가자니, 그게 무슨 말이야?”

“누나 말 못 들었니? 일단 집에 가자! 집에 가서 얘기해 줄게.”

줄리엣은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기 싫어 집으로 가자고 했다.

그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심각하게 변해 있었다.

‘누나가 왜 이러는 거지? 분위기가 꽤 심각한 것 같은데!’

“어서 가자.”

“어, 어…… 알았어.”

제임스는 줄리엣의 완강한 태도에 대꾸하지 않고 도장을 떠났다.

“누나, 이제 얘기해줘. 대체 무슨 일이야?”

“……저 가라데 도장, 맘에 들지 않아서. 아니! 나쁜 곳이야.”

“나쁘다고?”

“그래.”

줄리엣은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바꾼다거나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없었다. 비록 대학에 다녀 약간의 목표를 가지게 되었지만 일단은 그뿐이었다. 그녀는 박애주의자도 아니고 페미니스트도 아니었다.

하지만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된 <흑야>를 보고 그녀는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다.

그러곤 문득 동생에게 소개해 준 가라데 도장이 떠올랐다.

사실 일본의 무술을 배우는 것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런데 가라데 도장에서 제임스에게 건넨 도복에는 그들의 욱일기가 새겨져 있었다.

“우와~ 이거 멋진 그림인데!”

“이게 무슨 의미야?”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뜻이라고 들었어. 옛날에는 일본의 국기로 쓰였는데, 지금은 안 쓴다고 해.”

“그렇구나.”

며칠 전 동생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벼락이 치는 것 같았다.

그로부터 한 달 후,

10년 동안 가라데 도장을 운영하던 도야마 관장은 도복에 붙어 있던 욱일기를 모두 떼어내고 말았다.

[소설 흑야, 프랑스 반응]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혼자서 너무 많이 울었다.

↳내 친구도 <흑야>를 읽고 계속 울었다고 하더라.

↳나도 지금 울고 있어요.

-실화가 바탕이라니, 그저 놀라울 뿐.

-위안부라는 주제의 소설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마지막에 오열했지만 곳곳에 넘치는 재미와 작가의 위트가 날 웃게 했다.

↳공감한다.

↳미친 필력!!!

-이태리 작가님. 저희 프랑스로 이민 오세요.

↳이 시대가 낳은 최고의 작가.

-역사적 사실을 폭로하는 글은 사실 굉장히 쓰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태리 작가는 193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굴곡진 한국사를 재미있게 녹여 냈다.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

↳실례지만 누구세요?

↳이분 작가인 듯.

↳베르나르도 베르베르입니다.

↳헉!!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 작가님 팬이에요.

↳저도요~~

↳여기엔 어쩐 일로?

↳저(베르나르도 베르베르)도 이태리 작가님의 팬이라서요. ㅎㅎ

-일본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죄인이다.

-지금이라도 인정하고 사죄하자.

-일본인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좋은 일본인들도 많다.

↳인정.

↳일본에서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함.

↳결국 정치인들이 문제임.

-독일과 비교된다.

[소설 흑야, 중국 반응]

-한국에 저런 아픔이 있는 줄 몰랐다.

-전쟁은…… 참혹하다. 그런데 일본 정부의 행태는 끔찍하다.

-일본은 반성하고 즉시 사죄하라.

-중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정말 작은 나라다. 하지만 보라! 한국은 정말 위대한 나라다.

-나와 같은 나이.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물이 났다.(중국의 초등학생)

-일본은 역사를 외면하지 마라. 중국인 희생자도 있다.

-얘기하고 싶은 건 폭력에도 굴하지 않는 여인의 모습이다.

-소설 <흑야>를 통해 한국의 굴곡진 역사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이태리 작가에게 박수를!

↳진짜 대단해.

↳노벨 문학상 인정.

↳2연속 수상하는 것 아님?

↳가능하리라 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한국 할머니 얘기에 중국인인 내가 더 울고 있는 이유가 뭘까?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슬프고 아픈 소설인 줄 몰랐다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만든다고 함.

↳진짜?

↳방금 전에 기사 떴음.

↳ㅇㅇ 대박!!

-난 오늘에서야 펜이 총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알았음.

↳인정(1)

↳인정(2)

↳인정(3)

↳인정(4)

↳인정(5)

↳인정(6)

↳성지 순례하고 갑니다.

↳인정(7)

↳인정(8)

그러던 중,

몇몇 일본인이 남긴 댓글이 화제가 되었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교과서로 배웠다. 역사에 거짓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소설은 매우 훌륭하고 우리는 거짓을 배웠다는 것이다. 일본은 반성해야 한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서 바마존을 통해 구입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난 1980년에 태어났다. 그런데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우리 할아버지 세대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앞으로 한국인을 미워하지 않겠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자 일본은 야마모토 주한 일본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한편 모처에서 매일같이 모여 심각한 논의를 펼쳤다.

그런데 문제는 현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내 눈만 피하지 말고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말 좀!”

도요토미 총리의 시선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다.

“벌써 며칠째입니까? 이렇게 모였으면 뭔가 답이 나와야 할 것 아닙니까?”

질책에 가까운 총리의 호통에 굳게 입을 다물고 잇던 관방장관이 입을 열었다.

“일단 미국 측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미국이요? 지금 내 연락도 피하고 있는 미국을 말하는 겁니까?”

“그, 그건 우리가 충분한 성의를 보이면…….”

“뭐라고요? 당신, 대체 뭐 하는 사람입니까?”

“네?”

도요토미 총리는 짜증스럽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 빌어먹을 놈이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나요?”

“네? 이태리 작가가 미국인이라고요?”

“그렇소.”

-웅성웅성!!

총리의 발언에 순간 좌중이 소란스러워졌다.

오늘 모임이 시작되기 직전,

도요토미 총리는 미국과 영국에서 걸려온 전화로 인해 미국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일부분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미국 시민이오. 경고하는데 그를 건드리지 마시오.

-엘리자베니스 여왕 폐하가 주시하고 있습니다. 경거망동하지 마시길.

도요토미 총리의 귓가에 미국 국무 장관의 차가운 음성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한편 미리 사전에 정보를 들었던 총리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자리에 모인 나머지 인물들의 얼굴에서는 충격과 당혹감이 엿보였다.

“쳇! 그랬군요. 미국 시민에, 영국 귀족이라. 그 빌어먹을 놈에게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이때, 침묵하고 있던 코다로 재무대신이 입을 열었다.

“일단 놈의 뒤에 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으니 잠시 시간을 갖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재무대신의 말에 사람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암묵적인 동의를 표했다.

그러자 도요토미 총리 역시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그럽시다.”

결국 이날도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헤어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시각,

한국에서도 소설 <흑야>에 대해 뜨거운 반응과 함께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에 공식 항의해야 합니다.”

“전쟁을 각오하자는 말씀인가요?”

“해야 하면 해야죠.”

전 세계가 일본을 성토하는 반응을 보이자 패널들 역시 분위기에 고무된 모양이다.

그들의 주장은 거침이 없었다.

“국내 여론은 물론 전 세계가 우리 한국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매운맛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사회자가 슬그머니 대화에 참여했다.

“일단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일본에게 사과를 받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만.”

“그렇죠. 당연히 그래야죠.”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요? 지금 일본 정부의 태도를 보면…….”

“네. 주한 일본 대사를 항의성으로 소환했죠. 뉴스를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분위기가 점점 더 고조되자 이번에도 적절한 타이밍에 사회자가 개입했다.

“문제는 일본의 의도겠죠. 자! 이 문제는 여기까지 얘기하는 것으로 하고 이번에는 조금 다른 주제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소설 <흑야>를 읽어보셨겠죠?”

“그럼요.”

“저도요~”

“당연히 읽어봤습니다.”

“네. 읽어봤습니다.”

사회자 손정희가 다시 말했다.

“그럼 한 분씩 짧게 책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 주시죠. 먼저 김홍국 박사님.”

“네. 제가 읽은 이태리 작가님의 신작 소설 <흑야>는 일반적인 관점이 아닌, 다른 각도에서 위안부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게 참 대단한 점입니다. 독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재미와 감동까지 잡았어요.”

“저 역시 박사님의 말에 십분 공감합니다. 지금도 생각이 멈추질 않습니다. 눈을 감으면 소설 속 장면이 떠오르거든요.”

“어떤 대사 혹은 어떤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까?”

“아픈 것도 나고 상처 받은 것도 난데, 울긴 왜 울어? 라는 말에 솔직히 마누라 몰래 울었습니다.”

“전 아직도 밤이라는 소녀의 독백에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니들이 뭐가 미안해? 정작 나쁜 놈은 따로 있는데.”

“아~~!! 그 말도 정말 좋았죠.”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58년 제 인생 최고의 소설이라 생각됩니다.”

늦은 밤이 되도록 100 토론의 불은 꺼지지 않았고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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