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흑마법 작가다-109화 (109/187)

◈ 제 109화

109화 조르주 클럽의 전설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래된 직업 ‘용병’.

지금의 용병은 흔히 ‘민간군사기업(PMC)’으로 불리며 채용되는 게 보통이지만…….

한 나라가 직접 선발 후 실전 배치 시키는 용병 부대가 있다.

바로 프랑스의 외인부대다.

외인부대는 1831년에 창설되어 현재 약 8천 명의 부대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임무에 주로 투입되기에 과거에는 범죄자 위주로 선발했으나 근래에는 높은 임금 탓에 러시아 특수부대원은 물론 동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의 우수한 군인들이 들어오고 있다.

“그들의 상태는 어떤가?”

“그게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대령님.”

부하의 보고에 콤 대령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뭐가 말인가?”

“직접적인 충격 부위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설명해보게.”

“피에르는 코뼈와 갈비뼈가 부러졌고 장은 두 팔과 다리뼈가 모두 부러졌습니다. 롤렝은 좌우 갈비뼈 다섯 개가 나갔고 허벅지 뼈가 부러졌습니다. 그리고 노먼은 광대뼈가 침몰되었고 불X이 터졌습니다.”

“불X이?”

“네. 아! 다행히(?) 한 개만 터졌습니다.”

“……완치는 가능한가?”

“의학적 소견으로는 가능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부하는 꽤나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뼈가 부서지고 부러지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롤렝의 상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뼈 중에서 가장 단단한 것이 바로 허벅지 뼈이기 때문입니다. 허벅지 뼈를 부러뜨리기 위해서는 통상 수 톤의 힘이 필요합니다. 고로 사람의 힘으로 허벅지 뼈를 부러뜨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더욱이 부대원들의 말에 의하면 상대는 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한 사람?”

“네. 아랍인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콤 대령의 안색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아랍인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이 특수 훈련을 받은 우리 부대원 4명을 병신으로 만들었다?”

“네. 대령님.”

촉이 움직였다.

“이슬람 테러 조직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정황상 충분합니다.”

“…….”

콤 대령은 말을 멈추었다.

그의 눈에 분노의 빛이 복잡하게 스쳐 지나갔다.

“휴가 중인 부대원들. 모두 복귀시키고 위험 등급을 올리게.”

“네. 대령님.”

콤 대령은 수화기를 들어 외인부대 사령관 클로드 준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장군님. 접니다.”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지기 12시간 전,

파리 시내에서 고급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조르주는 조금 전 일어난 황당한 손님의 출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VIP 룸을 차지한 단 한 명의 아랍인.

그가 내민 블랙 카드가 아니었다면 그 역시 납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절 따라오십시오. 충분히 만족하실 수 있도록 알아서 조처하겠습니다.”

클럽에 소속된 미녀들 중에서 A급으로 골라 10명을 집어넣었다.

“마음에 드시는 아가씨로 고르시면 됩니다.”

“…….”

선우는 힐끗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괜찮네. 모두 앉아.”

“네?”

“모두 앉히라고.”

“…….”

선우는 조르주에게 100달러 지폐 석 장을 팁으로 건넸다.

“아, 알겠습니다. 얘들아. 사장님 말씀 들었지? 다들 앉아.”

그의 말에 아가씨들이 모두 착석했다.

“어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님이라도 되나?”

같이 온 일행이 많다면 모르겠지만 혼자서 10명이라니, 대체 저게 무슨 짓인가?

한 마디로 별종이라 표현할 수 있었다. 아니면 돈이 썩을 정도로 많든지 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르주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었다.

VIP 룸에 들어온 아가씨들은 하나같이 대단한 미녀들이었다.

누구 하나 떨어지는 용모가 없고 각자가 지닌 고유의 매력이 있다.

‘역시 유럽인가? 얘들 보니까 옛날이 생각나네. 후후후~’

선우는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녕하세요. 미미예요.”

“전 블랙 펄이라고 해요.”

“제 이름은 클로에라고 해요.”

“……해요.”

“…….”

통상적인 인사와 흐뭇한 신고식(?)이 시작되었고 잠시 후, 본격적인 쇼 타임이 찾아왔다.

미스터 존슨으로 변한 선우는 아가씨들을 향해 딱 한마디만 했다.

“나를 만족시킬 경우 합당한 보상이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 팁은 없을 거야.”

말이 끝남과 동시에 100달러 지폐 다발 몇 개를 슬쩍 꺼내 보이자 여자들의 표정이 180도로 확 바뀌었다.

‘헐!!’

‘봉이다. 봉!!’

‘압둘라 왕자님 아니야?’

‘꿀꺽! 저 돈은 내 거야.’

-화르르르.

그야말로 불이 붙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내 선우가 펼친 환상 마법에 빠져 들었다.

“오빠~~”

“쪽~~ 쪽쪽~~!!”

“하잉. 날 좀 봐요. 존슨 오빠.”

10명의 미녀들은 환상 마법 속에서 존슨 오빠와 좋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본 선우는 만족한다는 미소가 지어 보였다.

약 10분 후,

환상 마법에 가장 먼저 모든 에너지를 소모한 2명의 여인이 황홀감에 뻗어 버렸다.

약 20분 후,

4명의 여인이 VIP 룸에서 황홀감에 기절했다.

약 40분 후,

VIP 룸에는 2명의 여인만 남게 되었고 비상이 걸렸다.

“도도, 주주, 아미! 너희들 들어가.”

조르주는 클럽에 있는 미녀들을 깡그리 끌어모아 VIP 룸에 들여보냈다.

“아악!”

“……다, 당신은…….”

“……X력왕!”

거의 실신에 가까운 상태로 기어 나오는 아가씨들의 모습에 조르주는 애간장이 탔다.

처음엔 애들을 때리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모두 극한의 황홀경을 만끽하고 정신 줄을 놔버린 것이었다. 환상마법에 의해 저렇게 되었다는 걸 알 리가 없는 조르주는 어이가 없었다.

‘저런 미친 새끼. 지가 헤라클레스라도 돼? 대체 몇 명째야?!!’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는 서양의 변강쇠로 여겨진다.

약 100분이 지나자,

마음이 급해진 조르주는 직원 하나를 불렀다.

“토미.”

“네, 사장님.”

“내가 전화 넣었으니까, 지금 즉시 차 가지고 물망초, 로즈, 퍼플에 들러서 아가씨들 데리고 와. 어서 서둘러.”

“네, 사장님.”

직원이 달려 나갔지만 조르주의 표정은 여전히 불안했다.

한편 VIP 룸의 상황은 여전히 뜨거웠다.

‘세, 세상에 이렇게 강한 남자가 있다니…….’

‘다, 당신은! 당신은 섹*의 신이야!!’

세 시간,

정확히 180분이 지나자 더 이상의 콜이 없었다.

선우는 만족한 눈빛으로 천장을 올려다보았고 불빛을 받은 샹들리에가 요염하게 흔들리고 있다.

‘오랜만에, 정말로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후후후~’

충분히 만족한 선우가 가지고 온 돈다발을 풀었다.

“40만 달러야. 설마 모자라진 않겠지?”

모자랄 턱이 있을까?

50만 달러면 일인당 1만 달러 이상을 나눠 가질 수 있는 금액이었다.

선우와 정을 나눈 여인들의 표정에 또다시 환희의 물결이 일어났고 그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읽은 선우 역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는 돈으로 여자를 사는 이 같은 행위에 비난을 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한국이 아닌 프랑스다.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공창(公娼) 제도는 프랑스에서 처음 실시하여 후에 유럽 여러 나라로 확대된 제도이고 현재 법의 테두리 안에 존재하고 있는 합법적인 제도였다.

“조르주.”

“네, 손님.”

“이걸로 술값은 이걸로 계산해.”

블랙 카드를 손에 쥔 조르주가 선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참! 자네도 수고했어. 술값에 자네 팁도 같이 포함해서 계산해. 10,000불이면 되겠지?”

“가, 감사합니다.”

선우가 떠난 후, 한동안 파리 시내 유흥업소에 이런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미스터 존슨은 섹*의 신이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정력.

-아랍 어느 국가의 왕자라고 하더라.

그 후,

파리 시내에 위치한 클럽에 아랍인으로 보이는 손님이 홀로 나타나면 필요 이상의 과도한 친절이 베풀어졌다는 소문이 전설처럼 내려왔다.

* * *

토요일 오전,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강연장.

“아직 도착하지 않으셨…….”

“네.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그 후 일정은 저희가 알 수 없습니다.”

“미팅이요? 메모를 남기겠습니다.”

TED 강연자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태리 작가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순식간에 이슈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각계각층에서 문의 전화가 빗발쳤고 참석을 희망하는 문의가 줄을 이었다.

이와 같은 시각

드골 공항에서 출발한 선우가 마침내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에 도착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얼굴만 봐도 알 수 있는 명사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기업 CEO를 비롯해 정치인, 가수, 할리우드의 스타를 포함한 별들이 모여 들었다.

‘와! 진짜 뭐냐?’

‘저기 빌 게이트가 왔어.’

‘톰 제라즈도 보이네.’

이곳은 TED다.

강연자가 단순히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라면 이렇게 큰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역대 강연자 중에 노벨상을 수상한 이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사정이 달랐다.

이태리 작가가 누구인가?

지금까지 이런 남자는 없었다. 작가인가, 축구 선수인가!

한편 주최 측 역시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른 아침부터 부랴부랴 강연장을 확장했는데, 여전히 부족했다.

사전에 참석자 이천 명이 모두 등록했는데, 배 이상의 사람이 몰려온 것이다.

강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빈자리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 계단은 물론 조금이라도 빈공간이 보인다면 그곳까지 사람들이 차지해 버렸다.

이날 TED 강연장에 5,783명이 참석했다고 집계되었다.

-이제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금 나가시면 됩니다.

시간이 되었다는 주최 측의 연락에 선우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우가 홀 안으로 들어서자 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수천 명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뚜벅뚜벅’ 선우의 발걸음 소리만 침묵을 깨우고 있다.

고요한 긴장감 속,

마이크 착용이 끝나자 선우가 밝은 미소를 보이며 입술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이태리 작가입니다.”

-우와아아아~~

-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

우레와 같은 환호와 함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본명은 최선우. 다들 아시겠지만 축구 선수로도 잠시 활동했었죠.”

“하하하하~~”

“꺄아악!”

스타트가 좋다.

사람들의 리액션이 엄청났기에 선우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강연의 포문을 열 수 있었다.

“산업혁명이란 기술혁신으로 사회, 경제적으로 큰 변화가 발생한 것을 말합니다. 그럼 기술혁신이란? 무엇일가요?”

선우는 평생 강의만 한 사람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강의를 이어갔다.

“새로운 기술, 새롭게 된 기술. 1차 산업혁명을 통해…….”

[사람의 손 ▷ 증기기관 동력 기술혁신]

“이를 통해 제조업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모두가 아시다시피 농민이나 자영업자가 육체적인 노동자가 되었죠. 바로 1차 산업혁명입니다. 그럼 2차 산업혁명은 어떨까요?”

[증기기관 ▷ 모터, 전기, 석유 동력 기술혁신]

“단순 제조업이 강철, 석유, 자동차, 화학, 전기와 같은 분야로 발전, 확장되었죠. 앨빈 캐플러는 그의 저서 <삼차원의 물결>에서 1, 2차 산업혁명을 통틀어 이차원의 물결이라 규정하였고, 이 시기를 기술의 발전이나 혁신에 따른 양적 성장과 각 산업 분야의 고도화가 진행된 시기로 정의하였습니다. 저 역시 동의하는 바입니다.”

화면이 바뀌었다.

[모든 산업 대량생산 ▷ 문화, 서비스,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정보 산업 발전]

“자! 이제 3차 산업혁명 시대입니다. 전자회로, 정밀 제어 등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 혁신으로 정보화, 네트워크 시대가 우리에게 찾아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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