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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법 작가다-75화 (75/187)

◈ 제 75화

75화 순수 문학의 이해

신소라의 간드러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호호호호~ 그래. 두고 봐!! 이번 학기 안에 꼭 선우를 내 남자로 만들고 말겠어.”

그녀의 음성에는 굉장한 자신감마저 엿보였다.

“가영아, 내일 선우 학교에 오지?”

“응. 오는 날이야.”

“무슨 수업이지?”

“……순수 문학의 이해.”

“아! 순수 문학의 이해…….”

신소라의 얼굴이 구겨졌다.

“왜?”

“몰라서 물어? 그 수업 완전 수면제잖아. X발.”

신소라의 찰진 욕설을 들으며 선우는 조용히 자리를 떴다.

다음 날,

선우가 강의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우야~”

“오~ 저기 봐봐! 선우 왔다.”

“안녕, 선우야.”

-웅성웅성!

선우가 강의실에 모습을 나타내자 여기저기서 반갑다는 인사가 날아왔다.

순간 강의실이 뜨겁게 타오르는 느낌이다.

“선우야, 여기. 여기 네 자리 맡아놨어.”

신소라의 손짓에 선우의 눈빛이 빛났다.

“고마워요.”

“뭘~”

그녀의 환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순수한 미소였다.

‘큭! 타고난 연기자네. 아예 배우를 하지 그랬어.’

눈 하나 깜짝이지 않는 저 가증스러움.

무조건 착해 보이는 저 얼굴, 저 표정!!

악녀들이 가진 특징은 바로 저와 같은 점이다.

‘토냐 하이디도 저랬지.’

토냐 하이디는 무려 500명에 이르는 남자들의 정기를 빼먹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희대의 마녀다.

선우는 조용히 가방에서 음료수를 꺼냈다.

“이거 마실래요?”

“어, 이게 뭐야?”

“1+1이더라고요.”

“정말? 이 음료수 내게 주는 거야?”

“그럼요.”

선우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퍽이나 감격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고, 고마워.”

그 모습을 바라보던 몇몇 여학생들의 부러운 눈빛이 신소라를 더욱 자극하는 것 같다.

‘호호호~ 드디어 오늘 호텔 가는 건가요?’

그녀가 상상에 날개를 달고 있을 때, 담당 교수가 강의실에 들어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무렵,

선우는 완드로 위장된 볼펜을 손에 쥐고 마법을 펼쳤다.

잠시 후 그의 몸속에 있던 마나가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중독만으로는 간단해서 재미없지.’

선우는 다른 종류의 마법도 펼쳤다.

“거짓과 진실의 저울! 그대는 마음속에 있는 진실만을 말할지어다.”

선우의 마법이 펼쳐지자 신소라의 입에서 괴상한 말이 튀어 나왔다.

“어우, X발. 지루해 죽겠네.”

“엉?”

“뭐, 뭐야?!”

강의실에 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신소라 학생. 지금 뭐라고 했지?”

“지루하다고요. X발! 못 들었어요?”

‘헉! 지금 내가 뭐라고 한 거지?’

깜짝 놀란 신소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신소라가 손을 들어 부정했지만 이미 늦은 것 같다.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진 교수의 표정과 함께 강의실 전체가 술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헐~ 대박!”

“……쟤 지금 뭐라고 한 거야?”

“미친 거 아니야?”

-웅성웅성.

“내 수업이 자네 마음에 안 들 수 있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개적인 수업 시간에 욕설을 내뱉는 건 매우 무례하다고 생각되는군. 그렇지 않나?”

신소라는 급히 마음을 가다듬고 변명을 시작하려 했다.

‘그, 그게 아니라…….’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것은 거짓이 아닌 그녀의 본심이었다.

“젠장! 그래서 어쩌라고. 이게 내 잘못이야? 수업을 지루하게 만든 당신 잘못이잖아. 그리고 무례? 지금 애들 앞에서 내게 무례하다고 했어? 야! 이 개X! 당신,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학생들은 전부 충격에 빠졌다.

단 그녀의 옆에 앉아 있던 선우만이 가볍게 실소했다.

하지만 워낙 빠르게 사라졌기에 어느 누구도 선우의 웃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두 번째 선물이 시작될 타이밍인데~~’

다음 순간 선우의 예상대로 그의 두 번째 마법이 그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오싹한 소름이 그녀의 전신을 덮쳤다.

‘……윽! 갑자기 배가!!’

1단계 가벼운 복통이 시작됐다.

그녀의 얼굴에 식은땀이 서린다.

“그래요. 신소라 양. 당신 아빠가 누구죠? 대체 누군가요?”

“…….”

신소라는 말이 없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을 뿐이다.

“왜 말을 못 합니까?”

-덜덜덜덜!!

장이 꼬였는지 창자가 끊어질 듯 아프다.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고 단 한 마디의 단어도 꺼낼 수 없었다.

“할 말 없으면 나가. 당장 나가라는 내 말, 안 들려?”

“……!!”

신소라의 계속된 침묵에 교수의 노성이 폭발했다.

하지만 그녀는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배는 점점 더 심하게 아파왔고 괄약근에서 뭔가 줄줄이 새는 느낌이었다.

‘어, 엄마. 나…… 어떡해?!’

교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보이며 이내 수업 교재를 챙기기 시작했다.

수업을 중단하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는 모양이다.

선우는 때가 왔음을 느끼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소라에게 손을 뻗었다.

“누나, 괜찮아요?”

‘아, 안 돼. 선우야. 그러면 안 돼…… 내게 손대면 아…… 안…… 돼!!’

그녀는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은 표정이다.

하지만 선우는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대로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살포시 잡았다.

-툭!

“……괜찮은 거죠?”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오토바이의 배기음이 굉음을 내듯 그녀의 괄약근에서 뭔가가 폭발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푸더더더더더더더덕!

난데없이 터져 나온 폭발음.

그와 동시에 팬티를 찢고 나와 정체를 드러낸 설사.

“으악!”

“꺄악! 저, 저게 뭐야?”

신소라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어머머! 쟤 미쳤나 봐!”

“우웩!”

“빌어먹을! 대체 뭘 먹었길래 저렇게 싸대는 거야?”

그날 이후,

신소라의 이름은 한국대의 전설이 되었고 선우는 쾌변의 기분을 만끽하며 강의실을 빠져 나갔다.

* * *

“종규 형, 대박!”

“왜? 뭔데?”

친한 후배의 호들갑에 학생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종규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형! 형도 걔 알지?”

“누구?”

“국문과 3학년 신소라.”

“신소라?”

“응.”

“당연히 알지.”

“형. 근데 걔가 똥…….”

“밥 먹는데 똥 얘기면 하지 마라.”

“엥?”

후배의 눈동자가 쑥하고 나왔다.

“형도 알고 있었어?”

“인마, 그럼 모르겠냐? 정문 수위 아저씨도 알더라.”

“…….”

종규는 노트북을 꺼내 동영상을 재생시켰다.

화질은 좀 구렸지만 강의실의 상황이 아주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왜 말을 못 합니까?]

-[…….]

-[할 말 없으면 나가. 당장 나가라는 내 말, 안 들려?]

-[똥 폭탄이 아주 적나라하게 터지는 소리]

“와! 대박! 이건 또 어디서 구했어요?”

“인터넷에서.”

“인터넷이요?”

“응. 아마 서울 소재 대학에 전부 퍼졌을걸.”

“……대박!! 신소라 이제 어떻게 해요?”

“뭘 어떻게 해? 자퇴하든가, 아님 이민이라도 가겠지.”

“…….”

동영상을 감상한 예성이 종규에게 물었다.

당최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교수님께는 왜 그랬대요?”

“나도 잘은 모르는데, 항간에 걔가 약을 했다는 소문이 있더라고.”

“야, 약이요?”

“응.”

“헐!!”

한국대 역사상 이렇게 이슈가 된 사건은 단언컨대 없었다.

강의 중인 교수에게 욕설을 퍼붓고 똥을 싸질러 놓다니!!

만약 동영상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1~2년 후에 학교로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영상의 존재로 인해 그녀는 모습을 완전히 감췄다.

학교에서 완전히 사라진 당사자로 인해 이번 사건은 완전히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신소라 X-File.

여담이지만 음모론에 심취해 있는 누군가가 이 사건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는 신비로운 힘 혹은 외계인의 존재가 개입되어 있다. FBI 소속 미제 사건 담당 요원인 존과 제인이 개입하지 않는 한, 이번 케이스는 영원히 미궁 속에 있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 학기말이 되었다.

신소라의 모습은 여전히 볼 수 없었고 가족 전부가 외국으로 떠났다는 소문이 잠깐 돌았다.

선우는 국문과에서 아주 특별한 학생이다.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자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인 것이다.

특별한 일이 없을 때에는 성실하게 수업에 임했지만 사실 학교에 나가는 날보다 빠지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농땡이는 결코 아니다.

담당 교과목 교수들에게 늘 양해를 구했고 반드시 관련 공문을 제출했다.

그런데 지금,

선우는 이해할 수 없는 얼굴로 국문과 전임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갔다.

[국어국문과 주영호 교수 연구실 403호]

선우가 교수 연구실로 들어가자 마치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주영호 교수의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그래.”

주 교수는 선우에게 차가운 시선을 한번 주고는 컴퓨터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대학 생활은 어떤가? 재밌나? 뭐! 어딜 가도 인기가 있을 테니 재밌겠지.”

뭔가 비아냥거이 다분히 섞인 말투다.

“종강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바쁘신 작가님께서 무슨 일인가?”

여전히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는 그에게 한소리 쏘아주고 싶었지만 그래도 교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고 참았다.

“학점이 이상하게 나와서요.”

“학점이 이상해?”

그는 태연한 얼굴로 마우스를 클릭했다.

“이런, 출석 일수가 부족했군.”

“미리 사정을 말씀드렸지 않았습니까? 공문도 제출했고요.”

“그래서?”

“네?”

“그건 자네 사정이지 내 사정이 아니지 않은가. 내가 학생들의 사정을 일일이 봐줘야 하나?”

“…….”

선우는 황당했다.

주영호 교수의 말이 합당하지만 미리 양해를 구했고 공문을 제출했다.

좋은 성적을 원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 결과 교양 수업 대부분이 C학점을 받았고 이 같은 성적에 불만이 없었다.

하지만 국문과 관련 전공 수업에서 죄다 F학점이 나온 것이다.

학점과 관련해 담당 교수(시간 강사와 겸임 교수)님께 문의해 보았지만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았다.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는 주영호 교수에게 문의하라는 답변이었다.

이대로 성적이 확정된다면 학사경고가 분명했다.

“혹시 식사했나?”

“아직 식전입니다만.”

“좋군, 그럼 나와 밥이나 한 끼 하세.”

그는 선우의 대답도 듣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 시간 후,

식사와 함께 반주를 몇 잔 곁들이자 주 교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얼마 전에 자네가 제출한 과제 말이야.”

“과제요?”

“응.”

얼마 전에 제출한 과제라면 현대 문학 비평에 관련된 글이다.

“그게 왜요? 설마 제게 하고자 하시는 말씀이?”

“하하하~ 사람 참! 보기보다 성질이 급하구먼.”

주 교수는 얼른 표정을 고치며 잔을 들었다.

“일단 한잔하고 다시 얘기하세.”

주영호 교수의 말이 한동안 이어졌고 선우는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자네가 국문과에 들어온 이상, 우리는 이미 스승과 제자 사이가 되었네. 그렇지 않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내 이참에 약속하겠네. 자네가 학부를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오면 내 자리는 자네가 이어받게 될 걸세. 대신…….”

순간 그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은밀해졌다.

“현대 문학 비평, 자네와 내가 공저한 것으로 발표하면 어떻겠나?”

“……!!”

공저자로 이름을 올려 달라니 선우는 어이가 없었다.

‘이런 놈이 교수라니 학계도 썩었군.’

선우는 더 이상 그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주영호 교수님.”

“응.”

“혹시 입으로 똥 싸세요?”

“뭐?”

“구린내가 아주 진동해서요.”

선우의 말에 주영호 교수는 매우 당황해하며 두 눈을 치켜세웠다.

“자네! 지금 뭐라고 했는가?”

“윽!! 그만요. 그만 말하세요. 냄새가 아우!!”

선우가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고개를 세차게 흔들자 주 교수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쾅!!!

탁자가 부서지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처구니가 없군. 지금 그게 교수에게 할 말인가?”

그의 고성에도 불구하고 선우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다.

“당신이 교수답게 말했으면 나 역시 당신을 존중해줬을 거야. 근데 봐봐. 말하는 개자식인데, 내가 왜 개자식 따위를 존중해야 하지?”

선우가 이죽거리며 말하자 그의 눈에 수치심과 함께 노화가 들끓기 시작했다.

“내게 이러고 학교 생활이 순탄할 것 같은가?”

“하하하하!”

선우의 입에서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설마 지금 그걸 협박이라고 한 거야? 내가 학교 따위에 미련이 있을 거라 생각해?”

‘이런 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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