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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249화 (249/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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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의 문이 열리면서 크레디엘과 가리엘이 들어왔다.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반대를 하는 가리엘을 보면서 질문을 던졌던 라구엘이 의문을 표시했다. 크레디엘은 우라엘을 보면서 멍청하다고 욕을 하면서 쇼파에 앉아서 쿠키를 집어들었다.

"어째서죠?"

"뿌리의 수장의 사상 때문이죠."

"사상?"

"네."

천계에서 가장 오래 살았다고 알려진 가리엘이 굳은 표정으로 말하자 모두들 의문을 표시했다. 이미 그랜드 마스터 상급의 막바지에 들어선지 오래...그래서 조그마한 계기만 주어진다면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르지 않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래살아온 가리엘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뿌리의 수장의 사상이라...들어볼 수 있을가요?"

"그의 사상은 단 한가지입니다. 사실 뿌리의 사상에 근본이 되는 것이죠."

"뿌리 사상의 근본이라 함은..."

"차원의 정화."

"..."

가리엘의 한 마디에 모두들 표정을 굳혔다. 차원의 정화...말은 정말 좋아보이지만 뿌리가 가진 사상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은 이곳에 모인 자들은 모두들 잘 알고 있었다.

"지난 몇백년간 천계에 잘못된 사상을 전파시킨 바로 '그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네. 그 사상이 어디서 나왔다고 생각하시나요?"

"뿌리의 수장이 관련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미카엘의 질문에 가리엘의 아무말 없이 침묵했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자들 중 가리엘의 침묵에 대한 뜻을 모르는 자들은 없었다. 모두들 각 세력 또는 천계를 관리하는 부처의 수장들이다. 그정도도 모르고서 수장자리에 앉아있을 수는 없었다. 가리엘의 침묵은 긍정의 뜻. 쇼파에 앉아서 앞에 놓여있는 과자를 먹고있던 크레디엘조차 표정을 굳힐 정도였으니 말 다한 것이다.

"그때 당시 크레디엘도 살아있었으니...어렴풋이 기억이 날 것입니다."

"아~그때 겨우 그랜드 마스터에 올랐던 풋내기였지만 기억은 확실히..."

"후우~~"

가리엘이 기억하기도 싫다는 듯이 쓴 웃음을 지었다. 크레디엘 역시 인상을 찡그리면서 그때 당시의 일을 회상하는 것 같았다. 그런 가리엘과 크레디엘의 반응에 모두들 의문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일단 확실한건 지금의 나로써는 마황은 상대할 수 있겠지만...빌어먹을 뿌리의 수장은...힘들다."

"뭐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에도 이미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올랐다고 보는게 옳겠지요."

"그렇겠지..."

가리엘의 말에 크레디엘이 인상을 찡그리면서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은 더욱더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가리엘과 크레디엘을 바라보았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0년도 더 전에 있었던 일이겠네요."

"으음... 그때라면..."

"네. 미카엘이 천사장에 아직 정식으로 부임하지 못했을 때였죠. 뭐 천군의 말단에 있었을 때인가요?"

"아직 어렸으니...그랬을겁니다."

미카엘과 같은 나이인 세리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그 당시에는 천군의 말단으로 아직 뿌리로부터 실험을 받기 전이었으니 아마도 어렸을 나이일 것이었다.

"그 때 당시의 4대 천사장이었던 저를 포함한 모든 천사장과 크레디엘 그리고 초대 원로회 전원이 뿌리의 흔적을 찾았었습니다."

"흠~~"

"그런 일이..."

"예. 과거 단 한번 뿌리의 수장을 죽인 이후 처음으로 뿌리의 수뇌부를 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죠. 그 때도 아마 천황의 유물이 발견되었다던 지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워낙 큰 유물이라서 천계의 수뇌부라면 전부 알고 있었던 것이었죠. 물론 사안이 중요한만큼 말단이었던 미카엘과 세리프는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가리엘이 미안한 표정으로 미카엘과 세리프를 보자 신경쓰지 말하는 표정을 지었다. 미카엘과 세리프가 이럴진데 다른 천사장들은 당연히 그때의 일을 모를 것이 분명했다. 그때의 나이가 어렸을 것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 때 처음 현재의 뿌리의 수장을 만났습니다."

"크크크~ 그때 정말 무시무시했지."

크레디엘이 진저리를 치면서 말하자 가리엘이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궁금해하는 다른 자들을 위해서 서둘러서 설명했다.

"그때 당시에 천사장 전원 그랜드 마스터 중급 이상에 크레디엘 역시 그랜드 마스터 초급에 올랐고 원로회 전원 그랜드 마스터 상급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비공식적인 인원들이었으니 당연히 천계에는 보고되지 않았지요. 오로지 뿌리를 죽이기 위해서 구성된 천계 각지에서 몰려온 그랜드 마스터 상급으로 이루어진 10명의 원로회. 그리고 9단계급 장로 6명."

"그정도 전력이라면..."

"상대는 전원 9단계 마스터급 뿌리의 상위 수뇌부 7인의 천사들. 크큭~ 그리고 뿌리의 수장이었지."

크레디엘이 희망적인 표정을 지어보이는 라구엘을 보면서 비웃듯이 상대전력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놀란 표정으로 크레디엘을 바라보는 라구엘과 미카엘 그리고 세리프였다.

"결과로 보면 압도적일 것 같지?"

"으음...아닙니까?"

"싸움의 결과는 상당히 흥미로웠어. 9단계급 장로들 전원이 특수 봉인술로 뿌리의 수장을 결계로 봉인하고 나머지 전력을 천사장과 원로회가 공격했다. 그 결과 4대천사장 중 두명이 중상을 입기는 했지만 전부 처치할 수 있었다. 물론 수뇌부를 제외한 다른 8단계급 뿌리의 상위존재들까지 전부!"

"그런데 왜 원로회가 나와 가리엘만 남았을까?"

"설마..."

"그래. 마지막으로 뿌리의 수장만 남았을 때 그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박수를 치더군. 그와 동시에 6명의 9단계급 장로들 전원이 어느새 죽어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흑익을 가진 또 한명의 뿌리의 수장이 나타났다."

"그때는 정말 놀랐다. 뿌리의 수장은 두명이었다. 알고보니 과거 뿌리의 수장이 죽은 이후에 만약을 대비해서 뿌리에서 수장을 한명 더 선발해 만약을 대비해놓았더군."

크레디엘이 음침한 웃음을 흘리면서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하자 가리엘 역시 침음성을 터뜨리면서 힘겹게 말했다. 그러자 모두 경악하고 있었지만 가리엘과 크레디엘에게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곧 가리엘이 쓴 웃음을 지으면서 그때의 일을 이어서 설명했다.

"그래...지금 생각해보면 두명 다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올랐던 것 같다. 봉인에 전력을 다하는 장로들이야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의 입장에서는 먹잇감으로밖에 생각되지 않겠지. 물론 마지막 순간 장로들이 봉인해놓은 뿌리의 수장에 강력한 폭발 마법을 날려 엄청난 피해를 입히기는 했지만 말이야."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이 두명이라구요?"

"그래. 그 경지가 아니면 그때의 강함은 설명이 안돼. 물론 나정도의 경지가 아니라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 막바지에 들어선 존재들이었겠지."

크레디엘의 설명에 모두들 경악했다.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들어선 뿌리의 수장이 두명이라는 것은 거의 절망적인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아~ 그렇게 걱정할 것 없어. 지금은 뿌리의 수장은 한명일거야. 아니 또 다시 암암리에 만들어놓은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들어선 녀석은 한명일거야."

"그럼..."

"그래. 한명을 해치우기는 했지. 장로들이 봉인한 원래의 수장을 말이야. 엄청난 부상을 입은 녀석을 원로회 전원의 목숨과 4대 천사장 중 가리엘 그리고 약하다는 이유로 자비를 구해 살아남은 나를 제외한 전원의 목숨값과 함께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 두명 중 한명의 목숨을 죽이고 다른 하나를 중상을 입혀서 도망치게하는 성과를 냈지."

크레디엘이 마치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미칠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그러자 가리엘이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신 역시도 그때의 일을 겪고 한동안 미칠 것 같은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으니까...

"하지만 그때 4대천사장이 죽었다는 말은..."

"당연히 정보는 통제되었다. 아마 그때 천계에서 한창 비리를 저지른 천사들을 비공개 형식으로 처형했다는 말이 나돌았을거다. 잘 기억해보면 그때 당시 나를 제외한 천사장 전원과 상당수의 장로들이 처형당했다고 천계에 알려졌을거야."

"그러고보니..."

세리프가 그때의 일을 회상해보자 확실히 그런 엄청난 소문이 돌았었다는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그러한 엄청난 소문이 순식간에 파묻혀버렸던 것일까?

"그때당시 너무 엄청난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천계의 질서가 무너지고 마계처럼 세력다툼에 휩쌓여버릴 것을 염려한 수뇌부가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면서 빠르게 일을 처리했지요. 아마 미카엘 천사장과 세리프 심판장은 천사의 신체실험을 뿌리가 먼저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그럼..."

"너무나 많이 죽어버린 수뇌부를 빠르게 채우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그랜드 마스터를 만드는 방법으로 시작한 것이 천계의 신체실험입니다. 그 과정에서 뿌리가 엄청난 기술로 반쯤 무너져버린 장로회를 완전히 먹어버린 것이지요."

가리엘의 충격적인 말에 세리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미카엘 역시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에 관해서는 우라엘은 어느정도 예상했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우라엘은 예상하고 있던 것 같군요."

"정보부가 아무리 그동안 반쪽짜리였다고는 해도 수장들만큼은 아니었습니다. 반쯤 뿌리에 발을 걸치면서도 수장만 볼 수 있는 특급 보안문서를 통해서 어느정도 그때당시의 의문이 남았던 사안들에 대해서는 전해내려 왔으니까요."

"그렇군요...그때 당시의 정보부는 뿌리에게 거의 완전히 무너져내렸을텐데...굉장하군요."

가리엘이 감탄했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우라엘이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사실 현재의 정보부를 만들기 위해서 그동안 우라엘이 해온 노력은 엄청났다.하지만 그 이전에 우라엘이 수장을 맞기 전에 있었던 정보부 수장들이 뿌리에게 완전히 먹히지 않기 위해서 해왔던 노력들에 대해서는 천계는 잘 모르고 있는 듯 했다.

"그렇다면...신체실험은..."

"아! 한가지 알아둘 것은 천사들의 목숨을 희생할 정도의 실험은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천사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실험이 시작된 것은 뿌리가 관여하고 나서부터라는 것은 확실히 알아둘 필요는 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슈페리얼급 이상의 천사들로 하여금 마스터급으로 빠르게 올라가게 신성력을 주입해주는 실험정도가 전부였으니까요.그리고 마스터급 천사들 역시 사명감에 그 실험을 자의적으로 받았구요."

"...그렇군요."

가장 충격이 컸던 세리프가 가리엘의 말을 듣고는 어느정도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 당시 상황으로써는 어쩔 수 없다는 것에 인정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사실에 충격이 사라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세리프가 여전히 충격먹은 표정으로 있자 크레디엘이 무표정으로 입가에 미소를 지운체 말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때 당시에도 이미 뿌리의 수장은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이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

"그때 뿌리의 수장이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올랐는지 안 올랐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지금 내 힘과 비교해볼 때 내 생각에는 반쯤 최상급의 힘에 올랐었다고 판단된다. 물론 9단계급 장로들에 의해 봉인되었던 뿌리의 본래의 수장은 확실히 올라서 있었던 것 같지만..."

크레디엘의 말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2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반신이 되기 위해서 노력했을 뿌리의 수장의 강함의 수준. 그것을 생각해보면 현재의 뿌리의 수장의 힘이 어느정도일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흠~ 말이 길어졌군요. 어쨋든 그때 당시에 전투로 엄청난 희생을 내기 전에 그가 우리를 회유하기 위해서 제안을 했었습니다."

"제안?"

"네. 바로 그의 사상을 알 수 있는 말이었죠."

"차원을 정화하기 위해서 쓸모없는 사상을 가진 존재들을 전부 멸하자!"

"...뿌리의 사상."

"네. 바로 그것을 저희들과 함께 실현하길 그들은 원했었죠."

뿌리의 사상. 그것은 천신의 축복으로 태어난 자신들을 제외한 모든 존재들을 멸하자는 것이 바로 뿌리가 원하는 사상이었다. 본래 천계의 사상은 모든 생명체를 천신과 창조주의 본래의 의도대로 교화하자라는 것이 주 사상이었다. 그것이 천황이 죽고 강경파에 의해 현재의 뿌리가 만들어지면서 만들어진 것이 현재의 뿌리의 사상이었다.

"...뿌리의 수장을 조심하세요. 그의 강함은 아마 우리의 상식선을 완전히 뛰어넘었을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미카엘에게 경고의 말을 해주고는 한숨을 쉬면서 쿠키를 먹고 있던 크레디엘과 함께 미카엘의 집무실에서 나갔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우라엘과 세리프도 인상을 찡그린체 침묵하고 있는 미카엘을 놔두고 집무실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카엘은 무언가 깊이 생각하고 있는 듯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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