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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장: 뿌리의 수장.
세계수의 뜻에 따라 위드라드가 마족들을 묶어두고 그들과 교섭을 하기 위해 움직였고 렌은 군사들을 데리고 천계로 움직이기 위해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천계의 신성력에 가장 저항력이 없고 도움이 되는 자들이 인간이었다. 엘프들은 자연과 세계수의 의지에 의해 반하는 일이고 드워프의 경우 대지의 신 가이아의 힘에 종속되어 있는 존재들. 그리고 다른 종족들 역시 중간계의 강력한 힘에 의해 묶여 있어서 신성력과의 궁합이 잘 맞지는 않았다. 물론 신성력이 마족들처럼 그들에게 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신성력이 가득찬 천계가 그들에게 이로울리는 없었다. 하지만 천계의 신성력이 인간에게는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고 오히려 엄청난 힘을 가져다주었다.
물론 천사들처럼 신성력이 그들의 몸에 흐르는 혈액처럼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들에게 힘을 가져다주는 힘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수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 못하는 자들과 중간계가 아닌 곳에서 힘이 약화되는 다른 종족들 대신 인간들을 보낸 것이다. 창조주가 중간계에서 유일하게 혼돈의 힘을 가장 강력하게 부여한 것이 바로 인간이었다.
물론 다른 종족들 역시 다른 기운을 받아들일 수는 있었다. 고대시절...엘프들은 중간계를 침범한 마족과 천족을 상대하기 위해서 스스로의 희생으로 마기와 신성력을 받아들인 존재들이 있었다. 그들이 바로 다크엘프와 레이엘이라는 존재들이었다.
현재는 다크엘프들만 남아있고 레이엘이라는 존재들은 거의 없지만 과거시절 그들의 힘은 강력했다. 시간이 가면서 현재의 다크엘프들이나 레이엘의 존재들이 지속적으로 엘프들과 결혼을 해서 피가 많이 희석되었다고 하지만 예전의 경우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 마기와 신성력을 받아들인 엘프들은 완전히 다른 존재들로 변모했다.
겉보기에는 엘프들과 거의 비슷해보일 수도 있었다. 엘프의 모습이라고 하면 인간보다 귀가 길고 머리위로 나뭇잎처럼 생긴 뿔 비슷한 것이 나타나는 것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다크엘프의 경우 머리위로 박쥐처럼 생긴 날개가 생겨나며 등 뒤로 박쥐처럼 생긴 조그마한 날개가 돋아났다. 레이엘같은 경우 등이 하얀 깃털로 된 조그마한 날개가 생기고 머리위에 역시 깃털로된 날개가 생겨났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다크엘프나 레이엘이나 마족과 천족과도 같은 특징들이 생겨난 것이다. 자연의 기보다 마기와 신성력을 더 중요시하게 되어가고 그와 더불어 그 힘이 자신들의 근원으로 변해버린다.마족과 천족처럼 마기와 신성력이 없으면 힘이 반감되어버리는 특징까지 똑같아져 버린 것이다.
인간의 경우는 어떨까? 흑마법사의 경우 예를 들어볼까? 과연 그들이 흑마력이 없다고 그들의 힘이 반감되어질까? 아니다. 분명 주변에 마기가 있으면 흑마력이 더 강해지기는 한다. 하지만 그 뿐...그들의 생존이나 생명력에 그 힘이 미치지는 않는다.
그것은 신성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신관이나 성기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신성력이 있으면 그들의 힘은 강해진다. 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그들의 생명력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가장 약하면서 가장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입증하는 하나의 예시였다.
어쨋든 그렇기 때문에 인간들이 천계로 지원을 가게 되었다. 하지만 뿌리의 수장은 현재 차원을 구성하는 3계 중에서 가장 강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뿌리의 수장을 쳐야한다.
"인간들은 언제쯤 도착할 것이라고 하지?"
"글쎄...한달 안으로 도착한다고 하던데..."
세리프의 질문에 미카엘이 잘 모르겠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그 역시 인간들이 언제쯤 게이트를 통과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인간들이 도착하는 순간 뿌리와의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단는 것은 확실했다.
"어차피 우리도 아직 준비하지 못한 상태이니 상관없지."
"흠...아직 뿌리의 본거지도 확실히 알아내지 못했으니..."
미카엘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하자 세리프 역시 침묵했다. 그동안 사상 처음으로 천계의 전군이 움직여서 천계를 이잡듯 뒤졌지만 예전처럼 꼬리만 줄기차게 나올 뿐이었다.이단심판관이 이끄는 징벌부대부터 장로회의 밑에 있던 신성마법단까지 이끌고 천군 전체가 동원되었지만 뿌리의 본거지가 어디있는지 알고있는 뿌리의 중간관리자급을 찾아낼 수는 없었다.
물론 세리프나 미카엘 역시 뿌리의 본거지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단지 천군 전체가 천계 역사상 처음으로 동원되어서 뿌리를 찾고있는만큼 어느정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천계 여기저기 널려있던 뿌리의 잔당들을 대부분 죽이거나 생포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지."
"끄응~ 그래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군."
"애초에 장로회가 무너진 시점부터 뿌리를 잡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잖아."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혹시라는 것이 있으니..."
미카엘이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미 천계는 중간계에 대해서 완전히 발을 빼는 것으로 마무리짓고 천계의 뿌리에 대해서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그리고 천계의 뿌리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마족과도 세계수의 대언자가 비밀리에 협상을 하고 있었다. 잘만하면 천계에서 뿌리의 세력이 다른 곳으로 도망친다고 해도 협력하에 뿌리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졌다.
물론 미카엘을 비롯한 다른 천계의 전문가들은 지난 몇 백년간 천계의 뒤에서 모아온 전력은 결코 현재 천계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들의 강력한 힘은 지금의 천계로써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게 지배적이었다.
"이런~ 이단심판관까지 계셨구만?"
"흠~ 라구엘인가? 한창 바쁠 정보부 부장이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
"흠~ 정말 중요한 말을 하기 위해서 찾아왔지."
"중요한 말?"
세리프가 라구엘을 보면서 되묻자 라구엘이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자 미카엘 역시 라구엘을 바라보면서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자 라구엘이 장난을 치려다가 그만두고 순순히 입을 열었다.
"천황의 유물이 나타났다."
"뭐?"
"뭐라고?"
"현재 뿌리의 잔당들과 대치 중이야."
"...지금 당장..."
" 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천황의 유물이 한개가 아니라는 것이지."
"무슨 소리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라구엘을 세리프와 미카엘이 바라보았다. 천황의 유물이 나타났는데 그것이 한개든 두개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이다.
"뿌리 쪽이 상당한 전력을 이끌고 천군들을 밀어내려고 하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은 맞는데 사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천황의 유물은 하나가 아니야. 수천개 이상이 천계에 깔려있지. 중간계에도 수백개가 넘을걸?"
"그렇게나 많다고?"
"그래. 아마도 그 때 당시 천황이 후손을 엿먹이려고 여기저기에 자기 유물이라고 기운을 집어넣고 뿌려뒀나봐."
라구엘의 말에 미카엘과 세리프가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말인지 깨달은 것이다.
"천황의 유물이 몇개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아주 많은 것은 분명해. 그리고 정보부의 판단으로는 뿌리의 수장은 적어도 천개 이상의 천황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천황의 유물을 통해서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올라선 것인가?"
"그런 것 같아. 물론 마황의 경우 중간계 어딘가에 단 하나만이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있어. 천황처럼 후손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준비하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으니..."
라구엘의 설명에 미카엘과 세리프가 침묵했다. 뿌리의 수장이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이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대륙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신이 정해놓은 한계선을 유일하게 돌파한 천계의 최강자. 천황의 유물이라면 그랜드 마스터 상급의 거대한 벽을 넘어설 수 있는 힌트를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물론 현재의 뿌리의 수장은 그뿐만 아니라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을 넘어서 반신으로 들어설 수 있는 유물을 찾고 있겠지만...
"예상했겠지만 뿌리의 수장은 천계에 있는 천황의 유물은 그다지 관심이 없을거라 판단하고 있다."
"마황과 함께 중간계에서 남겨두었을 천황의 유물이 목적이겠지."
뿌리의 수장이 원하는 것은 '반 신' 천계,마계,중간계의 모든 생물체를 통틀어서 반 신에 오른 존재는 단 넷이다. 용족의 신룡,인간족의 무황, 천족의 천황, 마족의 마황. 이 네명의 절대적인 존재들만이 반신에 들어섰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뿌리의 수장의 목적이 반신이라면 차라리 천황의 유물을 찾아주는게 낫지 않나?"
덜컥!
"그건 안됩니다."
"음?"
"가리엘?"
"이거이거~ 오랜만에 미카엘을 보러왔는데 멍청한 소리를 늘어놓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