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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천계의 악마를 막아야 한다. 반신에 다다른 존재...아무도 못막는다. -
세계수의 의지가 세계수의 도시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다. 천계의 악마...아마도 뿌리의 수장을 의미하는 것이리라...그를 막으라는 뜻은 암흑마제보다 그가 더 위험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세계수의 의지는 거기서 끝났다. 암흑마제와 천계의 또 다른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인 크레디엘의 의지는 존중한다. 하지만 뿌리의 수장은 너무 위험하고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암흑마제가 위험하지 않다니...의외군요."
"흠...내 생각도 그렇네."
"결국 뿌리의 수장이 이 모든 일의 원흉이라고 봐야하나요?"
"아직 확신할 수는 없네."
"후우~ 반신에 거의 다다른 존재라...이거 제가 가서 도움이나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렌이 겸언쩍은 표정으로 말하자 위드라드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이른 렌이 가서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는데도 아무런 반박을 할 수 없는 점이 더욱 그랬다. 사실 그랜드 마스터 상급이라면 최상급에 이른 뿌리의 수장이라도 어느정도 시간은 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세계수는 아무도 막지 못한다고 말했다.
"결국 암흑마제나 크레디엘은 뿌리의 수장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군요."
"그런 것 같네."
위드라드가 한숨을 쉬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번처럼 자신이 무기력하게 보인 적인 처음이었다. 나름대로 중간계에서 최강자로 군림하면서 중재를 해오며 지내온 세월을 후회했다. 차라리 암흑마제나 크레디엘처럼 수련에 전념했으면 어땟을까?라는 후회가 들었던 것이다.
"후우~ 진작에 수련좀 해둘걸 후회가 되는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마계와 천계의 일이 어느정도 정리되면 바로 수련에 들어가십시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합니다."
"만일의 사태라면...마계의 암흑마제와 천계의 크레디엘이 쓰러지고 뿌리의 수장이 중앙대륙을 침공해올 때는 대비해야합니다."
"...아무리 뿌리의 수장이라도 그렇게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네."
"만약이라는 가정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렌이 진중한 표정으로 위드라드를 보면서 말하자 위드라드가 침묵하면서 렌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현재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가장 근접한 자는 이미 올라선 암흑마제와 크레디엘 뿌리의 수장을 제외하면 위드라드가 제일 가까웠다.
아마 그 다음이 전대 가브리엘이나 미카엘 극빙의 여왕과 발록왕 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3계를 통틀어서 그랜드 마스터 상급 중에서 최상급에 가장 가까운 것은 위드라드가 분명했다.
"만약을 대비하십시오."
"자네는...천계로 가려는 것인가?"
"뿌리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없습니다. 제가 데리고 온 지원군 전체를 데리고 가기보다는 일단 소수의 그랜드 마스터 몇명만을 먼저 데려가고 후발대로 지원군들을 천계로 진입하려고 합니다."
"후우~ 알겠네. 그럼 내가 할 일은 마계군과 협상을 하는 것이군"
위드라드가 자신이 할 일을 생각하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많은 짐을 렌에게 지워버린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위드라드의 표정을 보면서 렌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어떻게든 뿌리의 수장을 이곳 중앙대륙으로 끌언내리겠습니다."
"음?"
"그가 그렇게 강하다면 암흑마제와 크레디엘이라는 천사로 하여금 동시에 그를 상대하게 하면 됩니다. "
"가능하겠나?"
"그걸 해내는 것이 제가 해야할 일인 것 같군요."
"어떻게..."
"가서 알아봐야죠."
렌이 웃으면서 말하자 위드라드가 피식 웃음지었다.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라는 의문도 있지만 그렇게 할 방법이 무엇일지도 궁금했다.
"일단 제가 떠나기 전에 천황의 유물에 대한 자료를 최대한 모아주세요. 천계에 가서도 모아보겠지만 가장 좋은 것은 세계수께서 천황의 유물에 대한 정보를 저한테 주는 것인데... 잘 좀 설득해주세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천황의 유물로 뿌리의 수장을 중앙대륙으로 끌어내릴 겁니다."
"후우~ 쉽지 않을 것이네."
"가능하게 해봐야죠. 뭐 잘만 속이면 가능성이 있을테니까요."
위드라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지만 렌은 이미 어떻게 뿌리의 수장을 속일지에 대해서 생각하느라 바쁜 것 같았다. 솔직히 위드라드로써는 암흑마제나 뿌리의 수장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과거 마황과 천황이라 불렸던 자들의 경지에 다다랐는데 반신에 대한 욕심이 얼마나 컸으면 그런 명예를 전부 버리고 오로지 반신에 대한 것만 ㅤㅉㅗㅈ아갈 수 있었는지 그들의 열정이 때로는 부럽다고 생각했다.
물론 뿌리의 수장 같은 경우 그것이 과해서 많은 희생을 치렀을 가능성이 있지만 적어도 그가 반신이 되고 싶어한는 열정만큼은 있다고 생각했다.
"후우~나도 조심해야겠군."
"예?"
"과한 열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반신에 대한 과한 열망. 그것이 지금의 사태를 불러오지 않았는지 생각 중이었네."
"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반대로 그냥 자기가 세상을 지배하고 싶어서 강한힘을 가지고 싶어했을 수도 있잖아요? 또 자기 잘난 맛에 살고 싶어서 남들보다 무조건 위에 있어야 한다는 마음에 수련을 열심히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뭐 별별 사람들이 다 있는데 천족이라고 그런 미친놈 한명 없을리가 없죠."
"음? 그...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군."
위드라드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미 렌은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가끔씩 엉뚱한 생각을 하는 렌을 보면서 저런 엉뚱한 면이 특이하게 융합이라는 기술을 생각해 낼 수 있었던 배경은 아닌지 생각했다.
"나도 좀 엉뚱해져볼까?"
위드라드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하자 왠지모르게 세계수가 한숨을 쉬는 것 같은 의념이 들려왔다. 그러자 위드라드가 뜨끔한 표정으로 세계수를 바라보았지만 세계수의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기만 할 뿐 어떠한 반응도 볼 수 없었다. 그러자 자신이 잘못들었다고 생각한 위드라드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회의장을 향해서 걸었다.
"음? 왜 이렇게 늦었소? 기다리다 지치는 줄 알았소."
"아...죄송합니다."
"세계수의 의지는 확실히 들은 것 같소."
"예. 뜻이 분명했지요."
수인족 왕의 말에 위드라드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세계수의 이번 의지는 명확했다. 마계와 천계의 군사들보다 가장 먼저 뿌리부터 없애야 한다고...그리고 암흑마제와 크레디엘에 관해서는 그들의 의지를 존중하다고 했다. 이 뜻은 그들에 한해서는 세계수가 인정을 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세계수로써도 반신의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의지를 존중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세계수는 단순히 그랜드 마스터 상급 최상급과 같은 경지의 의미로 판단하기엔는 힘든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중앙대륙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장 세계수가 사라진다고 해보자...그러면 중앙대륙의 일부분이 완전히 붕괴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정도로 세계수의 크기가 큰 것도 있지만 세계수가 자연의 존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고대시대 마황과 천황도 세계수만은 존중하면서 절대 건드리지 않았다. 그들의 힘으로 세계수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지금은 그때보다 더 강력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어쨋든 세계수는 여러모로 중앙대륙에 필요한 존재였다.
"우리의 주적은 뿌리라고 볼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계군과 일시적이라도 동맹을 맺는 것이 중요하겠군요."
끄덕.
엘프의 왕의 물음에 위드라드가 대답하다 렌이 마계군에 대해서 말했다. 뿌리를 주적으로 하고 싸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마계군과의 동맹의 여부다. 뒤에 누군가가 자신에 창을 들이밀고 있는 상태에서 정면의 상대와 전력으로 싸울 수 있겠는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는 법. 마계군과 동맹을 맺고 뿌리를 압박해야만 했다.이미 천계의 천군들이 뿌리를 공격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은 뿌리가 중앙대륙으로 도망쳐오거나 포탈을 통해서 천군이 도움을 요청할 때 도움에 응하면 되는 일이다.
"그럴려먼 마계에서 원하는 바를 어느정도는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세계수께서 마황의 유적이 있는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시겠다고 했습니다. 자신 역시도 마황과 천황의 힘이 너무 강해서 대략적인 위치밖에 파악할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군요... 하지만 그정도만으로도 마계군과의 동맹을 이끌어내기에는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마계군이 과연 그정도로 전쟁을 멈출까요?"
"암흑마제라면 뿌리의 수장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암흑마제는 뿌리의 수장과 동맹을 맺었습니다."
"그 이유가 마황의 유물을 찾기 위해서이지 않습니까?"
"글쎄요~ 그도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이라면 마황처럼 되고 싶지 않다는 법 있습니까?"
각 국의 수장들이 서로 논쟁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자신들의 의견을 들고 일어나자 금세 회의장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회의장을 보면서 위드라드는 그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왠지 이 상황이 재밌어 보이시네요?"
"그동안 나만 말하고 결론 짓고 그랬으니 이러한 소란스러운 회의가 재밌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지."
"흐음~ 그렇군요. 뭐 어쨋든 결론이 날려면 시간 좀 걸리겠네요."
"그렇겠지...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일단 안돼도 동맹제의 정도는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군."
위드라드의 질문에 렌이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자 위드라드도 같은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암흑마제가 어떤 생각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하지 않는 것과 안될 것 같아도 해보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암흑마제의 생각을 예측하는 것과 암흑마제의 생각을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 단순히 이 차이만을 생각해도 명확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