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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라드가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지만 다른 국가의 수장들은 처음 들었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굳이 위드라드의 사심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렌의 성장속도를 보면 기대할만한 것도 사실이었다. 26살에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들어섰다. 중앙대륙 전체로 보자면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강자가 된 것이다. 천 마계를 통틀어도 그랜드 마스터 상급이라는 경지를 넘어선 존재는 열손가락을 간신히 넘는다. 마왕 베르그를 넘어섰다면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들어선 자들 중에서도 수위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간신히이기는 하겠지만 열손가락 중에 말석에 들어갈 정도로 강력해졌다.
그랜드 마스터 상급 중에서 하위라고는 하지만 하나같이 이름을 들어보면 지난 백년간 부동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자들이다. 천계에 미카엘, 원로회인 전대 가브리엘과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이른 크레디엘. 이단심판 세리프. 이렇게 4명에 뿌리의 수장이자 10써클로 추정되는 자.그리고 마족들은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의 암흑마제와 마왕보다 강한 마공작 베르쿠스 발록왕 바르간트 극빙의 여왕 세르카니아였다. 하나같이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존재들이었다.
"그럼 당신이 보았을때 객관적으로 현재 3계의 무력순위는 어떻게 될 것 같소?"
"무력순위요?"
"그렇소. 그랜드 마스터 상급 이상으만 정리한다고 했을 때 어떨 것 같소?"
"흠..."
오크황제가 흥미롭다는 듯이 말하자 위드라드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쉽게 말하기는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수장들 역시 흥미로운 주제에 모두들 위드라드를 바라보면서 궁금해하는 표정을 짓자 난감해하면서 입을 열었다.
"글쎄요 현재는 3강 7중 3약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군요. 3강이야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오른 암흑마제 뿌리의 수장 크레디엘 정도가 되겠고 나머지 7중이야 기존에 있던 그랜드 마스터 상급의 존재들이죠. 3약은 이단심판관의 수장과 마왕 베르그 그리고 렌 정도가 되겠군요."
"흠..."
위드라드가 너무 뻔하게 말하자 오크황제가 실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수인족의 왕 역시 약간은 실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표정은 다음 위드라드의 말에 바뀌고 말았다.
"하지만 몇 년뒤라면 좀 많이 바뀔 것 같군요."
"몇 년뒤?"
"네. 3~4년 안 밖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크게는 3강 중 한명 이상이 죽거나 큰 부상을 입을 것이고 가장 큰 것은 지금 3약에 있는 자들인데...제가보기에는 인단심판관의 수장이나 마왕 베르그도 빠르게 치고 올라올 것 같습니다."
"호오~ 그들이 말이요? 그들은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오른지 얼마되지 않았잖소?"
"하지만 성작폭은 여기계신 황제와 수인족의 왕 두분 보다 크지요."
위드라드의 말에 수인족의 왕과 황제의 표정이 굳어졌다. 위드라드가 그들의 심기를 자극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드라드의 말에 딱히 반박할 수 없었다. 애초에 먼저 물어본건 자신들이었고 위드라드는 자신들보다 강한 자였기 때문이다.
"그럼 렌이라는 인간은 어떨 것 같소?"
"만약 살아있다면...엄청난 성장을 하겠죠."
"살아있다면?"
"예. 아마 천계에서 뿌리의 수장과 싸우게 되는 자는 렌과 이단심판관의 수장 두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을테니까요."
위드라드가 웃으면서 말하자 다른 자들이 전부 침묵했다. 지금도 믿기지 않을정도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렌이다. 그리고 이단심판관의 수장 역시 위드라드가 성장폭이 높다고 말할 정도이니 그 둘의 성장이 범상치않을 것이 분명했다.
"살아남는다면 어느정도나 성장할 것 같소?"
"이단심판관의 수장같은 경우 최소 황제나 수인족의 왕 두분 정도의 수준까지는 올라오겠죠."
"그...그런..."
"그럼 렌이란 인간은 어떻소?"
수인족의 왕이 인정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황제는 침착하게 렌에 대해서 위드라드의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위드라드가 가만히 황제를 바라보았다. 그런 위드라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오크황제.
"최소 제 이상으로 성장할겁니다."
"뭐...뭣!!"
"크흠!"
수인족의 왕과 오크황제가 위드라드를 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금 한 말의 의미가 무슨 뜻인지 아냐고 다시 물어볼 뻔할정도로 둘에게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평생 위드라드를 넘기 위해서 수련해온 두 황제와 왕이었다. 그런 그들조차 같은 그랜드 마스터 상급이지만 언제나 위드라드보다 한수 밀린다고 생각해야만 할 정도로 넘기 힘든 벽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이제 겨우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오른지 1년.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지 10년도 안된 애송이가 자신의 벽을 뛰어넘어버린다고 하니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는 그정도의 성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로써도 거기서 성장이 더뎌질 것이 분명합니다. 과거 천황과 마황 역시 몇십년만에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고 그후 20년도 안되어서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에 올랐지만 그 후 무황을 만나기 전까지 평생을 벽을 마주하면서 죽기 전 마지막 순간에서야 반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전해지니까요. 무황 역시 비슷했군요."
"그게 문제가 아니잖소. 혹시 위드라드 당신은 뿌리의 수장을 렌이라는 인간이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거요?"
"그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드라드가 단호하게 말하자 오크황제가 침음성을 터뜨렸다. 위드라드가 이정도로 칭찬하는 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의 제자들이 그랜드 마스터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부족하다고 말하는 자가 아니던가...하지만 렌이라는 인간은 위드라드에게 그러한 칭찬을 받아도 될정도로 엄청난 성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로 살아만 남는다면 20년이내에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의 벽을 두드리는 경지까지는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자신도 내심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위드라드는 앞으로 3년이내에 그랜드 마스터 최상급의 벽을 넘을 거라고 예상하니 자신이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후우~ 그럼 궁금하신 것도 해결되었으니 지금 결정한 사항을 바로 천족들에게 넘겨야겠군요. 세르핀."
"으음..."
"천족에게 전해주거라."
"예."
슈슉!
위드라드의 명령에 따라 마력으로 급히 작성한 한통의 편지를 세계수의 잎사귀로 감싸서 세르핀에게 넘겨주자 그것을 조심스럽게 품에 집어넣고는 재빠르게 사라졌다. 실로 경이로울 정도의 속도였다. 그 모습에 수인족의 왕이 감탄한 듯 소리를 내었다.
그렇게 세르핀에게 편지를 전해주자 위드라드가 회의를 해산한다는 말과 함께 회의장을 나섰다. 결정된 사항을 각 군에게 전달하고 여러가지 수정해야할 것들이 많았음으로 급하게 움직인 것이다. 하지만 각 국의 수장들은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그만큼 방금 결정된 사항은 충격적이기도 했고 마지막에 오크황제가 물어본 몇년후의 미래에 대한 내용은 그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후우~ 나름 노력한다고 했는데...나의 노력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나의 재능이 이것밖에 안된단 말인가."
"갑자기 너무 큰 산을 보더니 미쳐버린거요? 우리는 어차피 위드라드만을 넘기위해 노력해왔소. 이제와서 저런 반칙적인 존재들을 보고 침울해할 필요가 없소."
오크황제가 허탈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수인족의 왕이 애써 오크황제를 위로하면서 자신의 마음 역시 다독였다. 자신 역시도 평생을 위드라드라는 큰 벽을 향해 노력해왔는데 그런 거대한 벽을 손쉽게 넘어버릴 수도 있는 존재가 나타났으니 당연히 마음이 좋지 못한 것이다. 암흑마제나 크레디엘 같은 경우 종족도 다르고 세계 자체가 달라서 크게 와닿지도 않고 애초에 천황과 마황의 유지를 이어받은 자일 수도 있으니 그런가보다 하지만 인간의 경우는 달랐다.
같은 세계에 살고있기도 하고 듣기로는 자신이 스스로 기술을 만들어내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서 가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 자가 26살의 어린나이에 벌써 자신들의 경지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
"착잡하군."
"술이나 하러갑시다."
"후우~ 그러지. 이럴때는 술이라도 먹어야겠군."
휘이이잉~
"음?"
갑자기 나타난 바람의 정령에 오크황제가 갑자기 왠 정령이냐는 표정으로 바람의 하급 정령 실프를 보자 실프가 오크황제를 향해 귀엽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황제도 얼떨결에 그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 모습을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는 수인족의 왕.
- 위드라드 님이 자신도 껴달라고 합니다. 곧 급한 일만 정리하고 간다고 하십니다.-
"뭐?"
-둘이서만 술 먹지말고 자신도 껴달라고 하십니다. 아! 그리고 착잡한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응? 하하하하하~~ 그런가? 그도 그랬던 것인가? 크크큭~ 알았다고 전해라."
-네.-
휘이이잉~
오크황제의 허락이 떨어지자 재빨리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실프. 그런 실프를 보면서 수인족의 왕과 오크황제가 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자신들이 큰 벽이라고 생각한 위드라드 역시 생명체였고 질투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 였기에 아마도 렌이라는 존재에 대해 인정은 하지만 자신 역시도 나름대로 착잡한 심정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 자신들에 대해서 웃는 것이다.
"재밌군."
오크황제가 웃으면서 말하자 수인족의 왕 역시 미소를 지었다. 큰 벽으로만 보여졌던 위드라드가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서일 수도 있고 위드ㅤㄹㅏㄷ의 의외의 모습을 봤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어쨋든 그들에게는 좋은 일임에는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