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대륙 No.3 기사다-236화 (23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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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2  혼돈의 중앙대륙-2

위드라드가 세계수로 사라질 무렵 엘프 장교에 의해서 각 국의 수장들에게도 위드라드의 메세지가 전달되었다.그러자 각 국의 수장들도 다급하게 세계수로 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위드라드가 이정도로 다급하다고 말한 것은 정말 중요한 말을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곧바로 세계수를 갈 생각을 한 것이다.

그만큼 세계수의 대언자로써의 중립적인 위치와 그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실제로 인간대륙의 전쟁이나 현재까지 중앙대륙의 전쟁을 지금까지 이끌어온 것도 전부 위드라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그들은 판단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슈우우웅~

하나둘씩 워프를 타고 세계수에 모여들기 시작하자 먼저와서 회의장을 지키고 있던 위드라드가 굳은 표정으로 하나씩 하나씩 그들을 맞이했다. 각 국의 정상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위드라드에게 먼저 물어볼 수가 없었다. 평소의 여유로운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급한 일이라고 들었소."

하나 둘 각 국의 정상들이 자리에 앉고 마지막으로 워프를 타고온 오크제국의 황제가 오자마자 회의장에 안자있는 위드라드를 향해 물었다. 그러자 위드라드가 조용히 한숨을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러분들을 이곳으로 모신 것은 생각보다 현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고 그에 대한 상황을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흠...천사장이랑 대화를 했다고 들었소만..."

"천사장 미카엘입니다."

위드라드의 말에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보통 천사장들이 협상을 할 때 오는 자들은 서열 3~4위들이 오는게 대부분이다. 최고 지휘관이 협상을 하러 상대 진영까지 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미카엘이 왔다는 말에 다들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이다. 그런 그들의 반응에 위드라드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미카엘이 직접 찾아온 것은 저도 놀랐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어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을 아실겁니다."

"으음..."

"상황이 심각하오?"

"예. 일단 가장 먼저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일단은 천족과 휴전을 하고 후에 상황을 봐서 천족과 동맹을 맺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뭐요?"

위드라드의 충격적인 말에 책상을 치면서 일어난 거인연합의 대표가 흥분한 표정으로 위드라드를 바라보았다. 비단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수장들 역시 인상을 찡그리고나 불편한 표정으로 위드라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 오크제국 황제와 수인족의 왕만이 신중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후우~ 저도 이런말씀을 드리기는 싫었습니다. 하지만...상황이 그렇게 되어가는군요."

"천계의 상황이 그 정도로 열악합니까?"

"흠..."

위드라드의 말에 수인족의 왕이 천계의 상황에 대해 묻자 위드라드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러자 오크황제가 침음성을 터뜨리면서 눈을 감았다. 이 자리에 모인 자들 중에서 그랜드 마스터급에 들어서지 않은 자는 없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강자라고 하면 단연 위드라드와 오크제국의 황제 그리고 수인족의 왕이었다. 그런자들이 침음성을 터뜨리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자 다른 각 국의 수장들 역시 더 이상 불편한 표정으로 있기보다는 무슨 일인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지 설명부터 해보시오!"

"알겠습니다."

거인족 연합의 수장이 궁금하다는 듯이 위드라드에게 다그치자 한숨을 한번 쉬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른 각 국의 수장들 역시 궁금하다는 표정이었고 수인족의 왕과 오크황제 역시 그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단 설명을 하기전에 현재 천족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간단하게 천족의 역사에 대해 알아야합니다."

"흠...천족의 역사요?"

"예. 천족의 역사... 과거 천황이 사라지고 난 뒤에 일어난 천족의 역사부터가 현재 상황을 만든 핵심입니다."

"뿌리..."

오크황제가 짐작했다는 듯이 침음성을 터뜨렸다. 과거부터 마족과는 달리 서로간의 분열로 인한 전쟁보다 하나의 위계질서와 법칙으로 거대한 공동체를 만들면서 살아가고 있는 천계는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점이 없어보이지만 안으로 들여다보면 마족보다 더한 문제점이 생기고 있었다. 마족이야 철저히 양육강식의 세계이기는 하나 그 안에서 서로간의 도움 또는 어느정도의 정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천족은 겉은로는 굉장히 행복해보이고 정말 신이 지은 세계처럼 깨끗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조금만 안을 들여다보면 거기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생활하는데 필요한 행동반경들이 온갖 법규와 율법으로 묶여있었고 천족들의 삶 자체에 크나큰 제약을 주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힘든 삶을 강요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중앙대륙의 수장들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인족의 왕이나 오크황제 같은 경우 뛰어난 정보력을 바탕으로 천계를 조종하는 단체가 있다는 것과 그들이 뿌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고 그들의 힘이 마계의 마족들에 버금가는 엄청난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아는 내용은 그정도였다. 아마도 위드라드라면 자신들보다 더 한 어떤 무언가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뿌리...과거 천황이 죽고 생겨난 단체로 몇백년 어쩌면 천황이 존재했을 당시부터 뿌리의 이념을 가진 자들이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어쨋든 그런 뿌리의 이념은 천계를 철저히 자신들의 방식으로 가둬두는 것입니다."

"뿌리라고 하는데 애초에 천계가 누군가에 조종당할만큼 약하지는 않을텐데요?"

"뿌리들 역시 천족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정체는 몇백년 내에서야 그 실체를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었을만큼 그 존재 자체를 알기 어려웠던 자들입니다."

위드라드의 설명에 믿을 수 없다는 듯 소인족들의 수장이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하자 위드라드가 표정을 굳히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역시 믿고 싶지는 않지만 미카엘의 설명에 의하면 그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고 미카엘이 마지막 순간에 사라질때 땅에 떨구고간 종이에 적힌 사실은 위드라드로 하여금 천계의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럼 그 몇백년동안 뿌리의 존재를 알고도 못막았다는 말입니까? 그 천족들이?"

"예. 과거 정말 운 좋게 딱한번 수장을 잡은 적이 있지만 그 이후로 뿌리들이 더욱더 경계가 심해져서 현재까지 단 한명의 수내부도 잡아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허어~ 그정도란 말입니까?"

"문제는 그러한 사실보다 뿌리가 마족과 동맹을 맺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천족이 마족과 일시적인 동맹을 맺지 않았습니까?"

엘프의 왕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반복해서 말해주자 다른 수장들 역시 그 사실을 상기시키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각 국과 연합의 수장들을 멍청하다는 듯이 혀를 차는 수인족의 왕과 오크황제였다. 방금까지 뿌리와 천족의 관계에 대해서 들어놓고는 위드라드가 말한 의미를 알아채지 못한 것에 대한 멍청함을 탓하는 것이었다.

"방금 말했다시피 천족과 뿌리는 적대관계입니다. 그리고 마족은 뿌리와 천족 둘 다 동맹을 맺거나 계약을 했지요."

"아!! 그...그렇다면..."

"아마도 천족이 뿌리와 마족에게 놀아난 것이 분명할테지요. "

엘프의 왕이 그제서야 알아챘다는 듯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놀라워했다. 그러자 다른 수장들 역시 위드라드의 말한 의미를 파악하고는 급격히 표정을 굳히기 시작했다. 천족이 마족에게 놀아났다?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천족의 뒤에 있는 뿌리가 천족을 기만하고 마족과 손을 잡았다는 것 역시 굉장히 심각한 내용이었다.

"중앙대륙이 위험합니다. 아니 천계가 가장 먼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아시다시피 천계가 멸망한다면 그 다음은 어디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심각하군."

수인족의 왕이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생각 이상으로 사태가 심각하자 다른 각 국의 수장들 역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이제까지 천족과 마족은 동맹을 맺기는 했어도 철저한 계약관계이다. 중앙대륙을 일정부분 이상 점령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다시 적대적인 관계로 바뀌는 그러한 관계였다. 그랬기 때문에 전쟁 역시 철저하게 남부과 북부 따로 공격해 각자 중앙대륙을 침공해왔다. 덕분에 중앙대륙이 힘들기는 하지만 꾸역꾸역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천계의 뿌리와 같이 아직 전력이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는 곳과 마족들이 힘을 합치게 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계약관계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중앙대륙 자첵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가장 먼저 뿌리에 의해 천계가 멸망에 가까운 타격을 입게 되었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렇게 된다면 마족들이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천계를 완전히 파멸시킬 것이고 그 뒤를 이어 뿌리와 마족들이 힘을 합쳐서 엄청난 대군과 무력을 중앙대륙을 침공해 올 것이 분명했다.

물론 인간대륙에서 힘을 빌려준다고는 하지만 그 힘으로 마족들과 뿌리의 연합군을 막아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위드라드 역시 이렇게 판단해서 다른 각 국의 수장들을 불러모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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