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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230화 (230/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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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1장:  각성하는 천족

천족회의... 그리고 그곳에서 미카엘의 엄청난 말을 들은 24명의 장로들은 그 이후로 천족의 모든 정치활동에 더 이상 나서지를 않았다. 더 이상 나섰다가는 죽음이 두려워서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4대천사장의 수장인 미카엘은 다르게 생각했다.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목숨은 곧 미카엘의 손에 의해서 이 세상에서 지워질 운명이라는 것을...그러한 사실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카엘을 압박하기 위해서 천계회의를 연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실패하면 그들이 과연 포기할까? 아니...미카엘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의 세력은 강하고 뿌리가 깊다. 고작 상위장로 몇명 죽인다고 해서 없어질만한 녀석들이 아니기에 뿌리까지 완전히 없애려면 현재의 체제 자체를 바꿔야만 했기 때문이다.

바꾸는 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게 미카엘의 생각...천계를 버리고 중앙대륙으로 오기 위해서 전쟁을 벌인 것이지만 급한마음 탓인지 암흑마제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킨 것 같았다. 그 덕분에 현재 천계 역사상 몇번 없는 위기의 순간이 도래했다.

"후우~"

"미카엘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래. 뭐 그렇게 한숨을 쉬냐?"

가브리엘과 사리엘의 말에 미카엘이 쓴 웃음을 지었다. 4대 천사장들이 자신을 위로하고 있지만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실이나 다름없었다.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번 전쟁에서 이겨야만 했다.

"24장로들은?"

"딱히 반응이 없습니다. 아마 미카엘 당신의 경고가 먹혀들어간 것이라고 봐야..."

"아니. 그럴리가 없습니다. 아마도...제 경고가 먹혔다기 보다는 자신들이 살기위한 방책을 찾기 시작한 것이겠죠."

"그렇다면..."

가브리엘이 무언가 눈치를 챘는지 인상을 찡그리면서 미카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미카엘이 침묵하면서 가만히 창문을 바라보았다. 저멀리 24장로들이 회의를 하는 회의장이 구름위로 보였다.  그곳에서는 매일과 같이 모이는 24장로의 장로들이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고 있었다. 천계 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희귀한 일... 그 일을 바로 미카엘이 만든 것이나 다름없었다.

"천계에 올 혼란은 어떡할거지? 아무리 천사장의 수장이라고 하더라도...천계의 혼란에 대한 책임은 가볍지 않아."

"알고 있습니다."

우라엘의 말에 미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우라엘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가브리엘이나 사리엘 역시 마찬가지인 모습이었다. 현 4대 천사장으로써 그동안 전쟁에서 크나큰 전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천계의 천족들은 미카엘의 잘못만으로 곱씹으면서 미카엘을 깍아내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그 모습을 가만히 라구엘이 미카엘을 향해 걸어왔다.

4대천사장에 들어갈만한 실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4대천사장의 자리를 거절하고 어둠속에서 천사들을 이끌고 있는 천사. 이단심판관에 들어가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천계의 소식을 전해주고 정보를 관리하는 현 천계 정보부 부장의 자리에 있는 자였다.

"이대로 가면 당신이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테지..."

"..."

"당신이 선택할 일이지만...이대로 전쟁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멍청한 짓이야. 일단 내부를 다 잡아둘 필요가 있어보이는데?"

"24장로를....공격하자는 것인가?"

"선택은 당신이 하는거야."

라구엘이 자신은 선택권이 없는 것처럼 어깨를 으쓱하고는 천사장의 회의장에서 물러났다. 스스로의 힘이 그랜드 마스터급에 올랐고 우라엘이나 사미엘보다 한발 먼저 천사장 제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부의 부장으로 있으면서 현 천계의 정보를 총 감독하는 라구엘...덕분에 천사장들 뿐만 아니라 이단심판관들이나 원로회들과도 친분이 있어서 현재 천계에서 가장 발이 넓은 자였다.

그런만큼 특급 정보들 역시 많이 가지고 있는 그 중에는 당연히 24장로에 대한 정보 역시 가지고 있었다. 정보를 가지고 분류하고 처리하는 자리에 앉아있는만큼 현 천계의 위험성이 어느정도인지 그리고 24장로의 부패정도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 파악하고 있었다.

"이대로는..."

"제가 봐도 라구엘 정보부 부장의 말이 별로 틀린 것 같지 않습니다. 일단 내부를 수습해야 할 때입니다."

"...전쟁을 멈추자는 말인가요?"

"마족도 전선이 고착상태에 빠져있다고 합니다. 중앙대륙도 상당히 큰 타격을 입어서 휴전이 필요한 시기이구요. 우리가 먼저 나선다고 해서 굳이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브리엘의 말에 미카엘이 고심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전쟁을 멈추는 것...그리고 천계의 재정비. 과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전쟁만을 생각한다면 그것이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전력을 다시 재정비하고 완벽하게 준비한 다음 전쟁을 재개하는 것이니 당연히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미카엘이 중앙대륙을 침공한 의미를 생각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몰랐다.

애초에 천계회의를 연 것 자체가 현재의 전쟁상황으로 24장로들이 미카엘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미카엘은 그런 24장로들을 완전히 말살시키고 부패한 관리들을 전부 처단하기 위해서 중앙대륙을 침공하여 일정량 이상의 영토를 복속하고 그곳으로 천군과 순수한 천사들을 옮기고 천계를 멸망시킬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미 그런 자신의 계획은 끝났다. 이단심판관과 원로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았고 또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천계의 천사들이 자신의 계획을 전부 알아버린 것이다.원래는 모든 계획이 완료되면 천계를 멸망시키기 직전에 천사들에게 선택권을 주어서 이주를 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은 이미 어긋나버렸다.

그동안 미카엘이 천계를 위해서 얼마나 헌신했는지는 천계에 있는 천사들이라면 모르는 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 천계를 멸망시키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중앙대륙의 피조물들과는 격이다른 존재하고 스스로를 높이고 있던 천사들이 중앙대륙으로 과연 이주를 할 것인지...그리고 그것보다도 천신이 만들어준 땅을 멸망시키려는 미카엘의 계획을 과연 얼마나 찬성해줄 것일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계획은 실패했습니다. 저희 천계는 더 이상 중앙대륙과 전쟁을 할 명분이 없습니다."

"...천계를 지켜야지요."

"왜 지키죠? 이미 부패하고 썩어버린 이 곳 천계를 더 이상 지켜봐야 무엇이 남는단 말입니까?"

미카엘은 더 이상 전투를 할 의지가 사라져버린 것처럼 의욕없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자 가브리엘이 한숨을 쉬었다.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천계를 위해서 일해왔는지 잘 아는지라 지쳐버린 미카엘을 뭐라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마족으로부터 지켜내야지요. 과거의 기록을 살펴보면 외부의 적이 천계를 압박할 때만큼은 모든 천사들이 천계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지킨다 한들.... 진드기처럼 남아있는 부패한 관료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모두가 천계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할 때 혼자 살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자들...그런 자들을 미카엘 천사장께서 처단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쉽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해내지 않으면 천계는 정말로 멸망할 것입니다. 성공한다면..."

가브리엘이 미카엘을 바라보면서 말을 끊었다. 그러자 미카엘이 가만히 가브리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외적들로부터 천계를 지켜낼 경우 얻게될 천계의 달콤한 보상. 그것은...

"한단계 더 진보할 천사들의 제국. 그것으로부터 오는 더 완벽한 세상...그것이 바로 보상입니다."

"...이상과 현실은 다릅니다."

"단순한 이상일까요?"

가브리엘이 이글거리는 듯한 눈으로 미카엘을 바라보면서 말하자 미카엘은 침묵했다. 가브리엘의 확신에 가까운 눈빛. 그것으로부터 미카엘에게 전해져오는 강한 신념. 그것을 느낀 미카엘이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힘들겁니다."

"알아요."

"얼마나 오래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못하면 우리 다음대에 물려주면 됩니다."

"후우~ 못 말리겠군요. 알겠습니다... 해봅시다. 천신을 위하여..."

"천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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