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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시면 먼저 회의장에 들어가시는건 어떠신지요?"
"아 그래도 되나요?
"예. 크리슈트 폐하께서는 먼저 회의장에 들어가계십니다. 말상대하고 해드림이 어떠하신지요."
"오오~ 그런가요? 혹시 황태자 전하도..."
"황태자 전하께서는 오시지 않았습니다."
"흐음~ 알았습니다."
내관의 말에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회의장의 문을 열어주자 곧바로 들어갔다. 그러자 정말로 크리슈트가 하품을 하면서 의자에서 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졸고 계십니까?"
"응? 왔는가? 허허~ 우리랑 상관도 없는 일이라서 좀 지루하네."
"하하하~한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괜찮을텐데요?"
"그대가 찬성해줄텐가?"
"흠흠~"
크리슈트그 재밌다는 듯이 웃으면서 말하자 렌이 헛기침을 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어차피 크리슈트가 흑마탑을 세우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렌이 그것을 반대할게 뻔했다. 이미 정치생활에 이골이 난 크리슈트라서 이미 렌이 어떻게 행동할지까지 전부 알고 있었다.황제파를 강화시킨다는 것만 없었다면 명군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참 아쉬운 황제였다. 물론 현재는 황태자가 뒤에서 보필해주고 렌과 멜릿이 황권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어서 현재는 크리슈트도 명군을 넘어 성군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나저나 언제 오는겁니까? 너무 늦어도 안좋은데..."
"글쎄~ 알아서 오지 않겠나?"
"흠~"
"그나저나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무엇을 말입니까?"
렌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크리슈트를 바라보면서 묻자 다 알면서 빼지말라는 듯한 눈빛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렌이 헛기침을 몇번 하고는 답변을 했다.
"제 생각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어차피 흑 마법사들이 알아서 정할텐데요."
"흠~ 글쎄? 흑 마법사들이 자네에 대한 믿음이 어느정도인지 아는 이상 난 자네 생각이 제일 궁금하다네."
"하하~ 뭐 한가지 확실한 것은 마일드 제국은 흑마탑을 가질 수 없습니다."
"끄응~ 그건 나도 알고있네!"
렌의 말에 크리슈트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다 알고 있는 말을 굳이 다시 말해서 자신의 아픈 마음을 콕콕 찌르는 렌을 한번 째려봐주었다. 그러자 렌이 자신이 승리자인마냥 크리슈트를 보면서 눈웃음을 지었다.
"어디인가? 솔직히 프릴로이아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죄송해서 어쩌죠?"
"큭! 역시..."
렌이 정말 죄송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렌의 저 표정이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는걸 잘 알고 있는 크리슈트로써는 가슴을 움켜쥐고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크리슈트의 표정이 계속 좋지 않았다.
"솔직히 프릴로이아 제국에게만 흑마탑을 몰아줬다가는 좀 힘들어질 수 있으니 프릴로이아 제국과 중부지역의 경계선 쯤에 짓는게 가장 좋을거라고 생각해요. 동부와 남부야 현재 꽤나 강력한 무력을 가지고 있구요. 정령왕급 정령사와 용병왕 역시 남부라서 전쟁이 끝나면 남부로 내려간다고 했으니 얼추 전력이 비슷할겁니다."
"휴우~ 그래도 좀 아쉽네. 자네와 흑 마법사들이 가까운 것을 이용하고 싶네만...당장은 중앙대륙이 급하니.."
"후후~ 욕심을 내려놓으십시오. 제가 있는데 굳이 그렇게 욕심낼 필요가 있습니까?"
"끄응~ 알았네~ 알았어."
렌이 있는 이상 마일드 제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황권을 거머쥐게 될 것이고 또 현재 대륙 최강의 제국은 바로 마일드 제국이었다. 사실 프릴로이아 제국이 흑 마탑을 온전히 가져간다 한들 마일드 제국에 비할바는 아니었다. 렌을 빼고서도 흑 마탑의 전력과 해볼만한데 렌이 포함한 전력은 흑마탑을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동부의 흑 마법사들인 다르니안과 데브리나가 합류하면 비슷할지도 모르겠으나 현재의 마일드 제국의 힘은 압도적으로 강력했다. 오죽하면 동부와 남부가 힘을 합쳐도 마일드 제국 하나를 상대하기 힘들다고 할까...
타이탄이 양성되고 더 많은 전사들과 마법사들이 양성되고 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나 현재로써는 마일드 제국 하나의 국가가 동부,남부,중부,북부의 전 국가와 싸운다 한들 쉽게 패하지 않을정도가 되어버렸다. 물론 단순병력으로만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그렇게 싸운다면 물자나 여러가지 재력여건 때문에 마일드 제국은 멸망할 것이다.전쟁이 단순히 소수의 사람들과 대규모 병력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군을 만드는 것이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전쟁물자를 준비한다는 것...그것이 바로 지원군을 결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병력이야 이미 충분하고 남을 지경이었지만 그동안의 전쟁으로 각 국가들의 국고 역시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앙대륙으로 보낼 물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중앙대륙에 당도하면 자유연합이나 중앙대륙의 다른 국가들이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물자를 챙겨가야지만 만약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지원군은 얼마나 예상하십니까?"
"지원군?"
"예. 곧 중앙대륙으로 지원군을 보내야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렌의 말에 크리슈트 역시 골치아프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현재 각 국의 수장들과 밤낮으로 회의해가면서 도출한 결론은 지원군을 결성하자는 쪽으로 결정이 낫고 그곳으로 보낼 병력과 물자에 대해서 협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오랜 전쟁으로 국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귀족들의 사유재산까지 몰수해가면서 전쟁을 지속한터라 지원군을 보낼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병력이야 100만이든 200만이든 보낼 수는 있지만 중요한건 물자이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다시피 전쟁물자가 그렇게 쉽게 구해지는것이 아니고...또 얼마안되는 지원병력을 보내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네."
크리슈트가 골치아프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렌 역시 한숨을 쉬었다. 렌도 이미 오랜 전쟁으로 물자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솔직히 휴식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만약 국가끼리 전쟁이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휴전을 하고 그동안의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버린 곳을 복구하느라 정신이 없을 시간이었다.
"일단 전쟁물자는 2~30만 정도의 규모로 생각하고 맞춰주시는게 어떻습니까?"
"음? 그게 무슨소리인가? 지금 중앙대륙에 있는 마족들만 해도 그것보다 많은 숫자이네. 거기다가 마물들의 숫자가 500만에 가까운데 겨우 2~30만 가지고 무슨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자세한건 흑마탑이 결정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느새 각 국가의 수장들이 고민을 덜어냈는지 하나 둘 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러자 크리슈트가 의문이 가득한 시선으로 렌을 바라보다가 곧 다시 위엄있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렌이랑 이야기 하기 전까지 지루해하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자~ 이제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소. 먼저 각 국가의 수장들께서 할 말씀들이 있으면 한마디씩 해주겠소?"
"없소."
"어차피 결정권은 에빌 마법사에게 있으니 의미가 없는 것 같소만..."
아클로니아 왕국와 페이클 왕국의 국와들이 말하자 크리슈트 황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말대로 어차피 흑 마법사가 경정할 문제이니만큼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든 의미가 없는 것이다.
"먼저 우리 마일드 제국 쪽은 빠지는 것으로 하지. 어차피 우리는 기사제국이라고 불리고 있소. 요즘 마법과 연금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사들이 강세인만큼 마법사들 입장에서는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닐터. 에빌 마법사께서는 이 사실을 유념해주시면 좋겠소."
"알겠습니다."
"자~ 그럼 에빌 마법사께서 결정을 해 주시오."
"흠~ 저희가 정확한 지역을 잘 모르니 대충 저희 흑 마법사들한테 마음에 드는 지형으로 골랐습니다. 원래 가장 이상적인 곳으로 프릴로이아 제국 쪽과 대륙 중부 사이에 위치한 곳이 괜찮았는데 그곳은 흑마력이 적은 곳이라서 좀 힘들었습니다."
"흠~ 그럼 어디로 정한 것이오?"
"솔직히 다른 분들께서 허락하실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정한 곳은 대륙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고 그곳에 많은 무덤을 만든 대륙 동부와 프릴로이아 제국 그리고 중부의 사이에 위치한 곳입니다. 대륙에서는 그곳을 대륙의 무덤이라고 부르더군요."
"무...무덤이라...혹시 그곳의 시신으로 언데드를 만들려는 것이오?"
크리슈트가 그리 좋지 못한 표정으로 말하자 다른 국가의 수장들 역시 그러한 표정을 지었다. 비록 흑 마법사들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다고는 하나 시체를 다루는 마법에 있어서는 아직까지도 그리 좋은 기분으로 찬성할 수만은 없는 모양이었다.
"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그곳으로 정한 것은 단순히 죽음의 기운과 흑 마력이 많기 때문이거든요. 뭐 언데드야 만들려면 만들 수 있겠지만 만든다해도 엄중한 절차에 의해서 만듭니다. 정확히는 시신에 남은 사념이나 영혼들에게 항상 물어보고 원혼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계약 형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만든다 해도 원혼들의 대가를 들어주는 형식으로 만들겁니다."
에빌의 설명에 다들 숙연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까지 흑 마법사들이 만든 언데드들이 전부 무언가의 원망이나 분노등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이다.아마도 혹한의 대지로 ㅤㅉㅗㅈ겨나야만 했던 고대시대의 사람들부터 흑마법사라는 이유만으로 배척받아야만 했던 사람들 그리고 억울하게 범죄의 누명을 쓴 범죄자들까지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풀어주는 대가로 언데드들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군...뭐 에빌 마법사의 설명까지 들은 마당에 더 이상 반내할 수도 없는 노릇...난 찬성하겠소."
현 대륙 최강국인 마일드 제국의 황제가 찬성을 해버리자 다른 국가의 수장들도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곧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했다. 하지만 남부 국가의 수장들은 쉽사리 찬성하기는 힘든 모양이었다. 사실 이번 결정은 남부국가들만 제외하고 이득을 보는 셈이었다. 마일드 제국이야 어쩔 수 없다쳐도 중부,동부,북부의 파벌들이 모두 이익을 보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대륙 남부에 위차한 국가분들은 다크엘프들과 교류를 맺고 있다고 들었소만?"
"으음..."
쉽사리 찬성을 하지 못하고 있던 남부왕국의 수장들이 헛기침을 하면서 결국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현재 남부왕국들이 동부보다 강세를 띄고 있는 것은 바로 다크엘프들과 교류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사막의 부족들 역시 교류를 맺고 있었는데 그들의 문물은 현재 인간대륙에서 값비싸게 팔리고 있는만큼 남부왕국이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은 어마어마했다. 마일드 제국이 다른 타대륙과 교역을 통해서 얻은 이득과 비견될 정도였으니 엄청난 것이다.
"이것으로 흑마탑에 대한 건은 대충 정리가 된 듯한데..."
"그런 것 같소."
프릴로이아 제국의 황제가 나름대로 만족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번 흑마법사의 결정으로 마일드 제국과 남부파벌을 제외하곤는 모든 왕국이나 제국이 이득을 보았다. 그리고 흑마탑의 이러한 결정으로 북부,중부,동부의 힘이 한데 모아지는 결정이나 다름없었다. 지금 대륙 최강의 제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마일드 제국을 견제할 수 있었고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괴장히 높은 남부왕국 역시 견제할 수 있었으니 프릴로이아 제국의 황제로써는 입이 귀에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동부왕국 역시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솔직히 흑마탑에 대한 것보다 앞으로 중앙대륙과의 교역에 더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온전히 동부왕국들 쪽으로 온 것도 아닌 흑마탑에는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좋지는 않았다. 어쨋든 이렇게 흑마탑에 대한 일이 끝마무리가 되어가자 크리슈트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자아~ 그럼 이왕 이렇게 모인김에 중앙대륙으로 파병할 지원군 규모도 마무리 짓는 것이 어떻소?"
"아..."
이제 겨우 흑마탑에 대한 일이 끝나서 쉬려는 참에 지원군 이야기가 나오자 각 국의 수장들이 골치아프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난 몇달동안 전쟁물자때문에 골치를 ㅤㅆㅓㄲ었는데 최근에는 지원군 문제때문에 국왕들이나 황제들이 잠도 못자고 있었다. 대륙 전쟁이 터지면서 각 국의 수장들은 더 이상 놀기만하는 존재들이 아니었다. 그런 왕들은 일찌감치 왕위를 내려놓고 막대한 돈을 가지고 유유히 떠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귀족들의 반발이었다. 막대한 지원군을 유지할 많은 물자들을 왕실 혼자서 감당하기 힘드니 귀족들까지 손을 뻗쳤는데 그 반발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 귀족들의 반발을 잠재울만한 군주가 아니면 왕국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니 당연히 멍청한 왕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렇게 능력있는 국왕들이 올랐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쟁물자는 대륙전쟁이 터지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문제가 되어왔었다.
특히 최근에는 지원군에 들어갈 전쟁물자...그것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매번 정하기 위해서 대륙회의를 하고 각 국가로 돌아가면 국가 내부에서 회의를 하는 상황이니 각 국의 수장들이 짜증날만 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언젠가는 마무리져야될 일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