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대륙 No.3 기사다-223화 (22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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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마법사가 정원감상을 하네?"

"흑 마법사는 감정도 없는 사람이냐?"

"사람이었어? 맨날 인간 인간 그러길래 사람 아닌 줄 알았는데..."

꽈득!

렌의 빈정거림에 에빌이 이를 바득갈면서 조용히 흑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렌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조용히 에빌의 곁에서 한발자국 물러나서 침묵을 지켰다. 여기서 한마디만 더 했다가는 바로 황천길로 직행할 수 있다는 것을 렌의 빠른 눈치로 알아챘다.

"끄응~ 회의는 언제냐?"

"그걸 내가 어찌알어. 나중에 알려주겠지?"

"휴우~ 그럼 난 수련이나 하러간다."

"수련?"

"9써클 마스터가 된지 얼마 안되서 마법수식이나 마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흐음~ 그러지 말고 나랑 대련이나 할래?"

"여기서?"

에빌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이 9써클 마법사와 그랜드 마스터가 대련을 한다면 주변은 당연히 초토화가 된다. 그런데 황궁안에서 그런 어이없는 소리를 하는 렌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너는 매직미사일 그것도 동시 발현은 10개 한정. 나는 검으로만 상대할게."

"흠~? 육체가 약한 내가 불리한게 당연한거 아닌가?"

"그럼 나는 검에 오러를 불어넣기만 하고 넌 3써클 마법 이하로만?"

렌의 제안에 에빌이 턱을 매만지면서 고민하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야 손해볼 것이 없으니 해볼만 했기 때문이다.3써클 이하라고는 하지만 사실 마법이라는게 종류가 많아서 유용했다. 2써클까지가 기초마법사라고 해서 보통 마술사라고 불리는데 3써클부터는 마법사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보통 수련 마법사라고 불리는데 3써클부터 마법의 종류도 많고 또 위력 역시 강력해지기 때문이다.

"어디서 하지?"

"여기도 대련장이 있을테니 그쪽으로 가서 하자. 어차피 회의까지 할 것도 없잖아."

렌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렌의 뒤를 따라서 걸었다. 렌이 저번에 봐둔 대련장으로 안내했다. 황궁 자체가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길 찾는데에 그렇게 어려움을 겪지않고 대련장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임무시간이 끝난 황궁기사단의 기사들이 서로 대련을 하거나 수련을 하고 있었다.

"저기...여기 좀 잠시 빌려도 될까요?"

"아! 렌님...여기를 빌리신다구요?"

"이녀석이랑 대련을 할 생각이거든요. 아! 물론 9써클 마법이나 오러 네츄럴 같은 큰 기술은 사용하지 않을거에요."

"그...그렇다면..."

"이 녀석은 3써클 마법 이하... 전 익스퍼트 초급 이하의 힘만 사용할거에요. "

"아...알겠습니다! 애들아~ 렌님이랑 에빌 9써클 마법사께서 대련을 하신다! 모두 수련을 멈추고 물러서라!"

현재 대련장을 책임지는 근위기사의 말에 전원 대련하던 것을 멈추고 물러섰다. 그러자 에빌이 로브를 걷고 양팔에 흑마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대련장에 들어서자마자 공격할 생각인 것처럼 흑 마력을 모으는 것을 본 렌이 침을 삼킨 후에 대련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흑색마력으로 뭉친 마력덩어리들이 일제히 날아들었다. 하지만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 곧바로 흑풍을 검집에서 뽑아내면서 정면으로 날아오는 흑마력들을 일제히 갈라버렸다. 오러와 발로술을 합친 깔끔한 참격이었다.

"쳇! 다크 스피어 3연발! 다크 에로우 10연발!"

"물량이냐?"

탓 탓 탓~ 콰과광!

7써클 이하의 마법을 방어하는 대 마법방어진을 갖추고 있는 대련장이라 3써클 마법으로는 흠집도 나지 않은 것을 본 렌이 더욱 빠르게 발을 놀려서 에빌의 공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재빠르게 오러를 날렸다.

"야! 그게 익스퍼트 초급이 할 수 있는 기술이냐?"

"오러양은 초급이야! 그리고 3써클이 언제부터 더블케스팅과 다연발 마법을 그런식으로 쓰냐?"

"흥! 마법수식만 잘 계산하면 할 수 있어!"

렌이나 에빌이나 서로 말도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 말도안되는 기술을 썼다. 3써클 마법 이하이기는 하지만 트리플 캐스팅을 통한 다연발 마법을 난사하는 에빌이나 그런 마법을 순속의 움직임으로 막아내거나 피해내는 렌이나 둘 다 그 경지의 힘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신기한 것은 둘 다 3써클 마법과 익스퍼트 초급의 오러 이상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

"저...저게 3써클 마법인가?"

"이...익스퍼트 초급이 저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것 같은데요."

근위기사 말도안되는 듯이 말했지만 사실 익스퍼트 초급이나 3써클 마법사가 할 수 있는 수준이 맞기는 하다. 단지 마법이나 검술에 대한 이해력이 높아야 그랜드 마스터나 9써클 마법사 이상으로 높아야 된다는 전재조건이 붙기는 한다.

"데스핑거!"

"큭! 야~ 그거 5써클 마법이잖아!"

"3써클 마법사 수식이다. 그리고 3써클 마법사도 마력을 전부 쥐어짜내면 가능하다. 그러는 너는 익스퍼트 초급이 언제부터 오러실드를 사용할 수 있었냐? 그것도 크기까지 조절하면서?"

"흥! 오러량 자체가 익스퍼트 초급 수준이고 오러실드 자체는 오러를 분산시키거나 밀집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마나소드에서 오러를 사용하게 되었을 때 밀집능력을 깨달아서 조금만 응용하면 할 수 있는 수준이거든?"

렌이 생각해도 말도 안되기는 했지만 애초에 5써클 데스핑거 마법을 사용한 것 자체부터가 반칙이었다. 9써클 마법사가 되서도 데스핑거는 수시로 사용하는 아주 고효율의 마법이다. 블링크와 같이 데스핑거마법은 흑 마법사들에게 있어서 근접전의 가장 중요한 마법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쳇! 그만하자. 어차피 계속 반칙할텐데..."

"너나 하지마시지? 익스퍼트 초급이 언제부터 그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냐?"

"흥! 자기는 다연발 마법을 난사해놓고는 말이 많네."

렌이나 에빌이나 둘 다 엄청난 이해력을 가지지 않고서야 가능하지 않는 일이지만 끝까지 3써클과 익스퍼트 초급능력만 가지고 싸웠다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말도안되는 대련을 해서 근위기사단의 맨탈을 붕괴시키고 난 후에 회의시간이 되었을가 싶어서 회의장으로 걸어갔다.

"흠? 뭐야 아직도 안 온 것 같은데?"

"그러게..."

렌과 에빌이 대련까지 하고 왔는데도 아직 안모인 것을 보면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듯 싶었다. 어느 파벌에서 흑마탑을 가져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각 국가들의 수장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지도 몰랐다. 왜냐면 어디까지나 정하는 것은 에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왕 이렇게 된거 다른 마법사들이랑 상의를 좀 해봐야겠군."

"흠~ 그거 좋은생각이야. 가면서 지도 한장 달라고 해. 각 국가들의 특징이나 파벌같은 것도 표기되어 있는 것으로 달라고 하면 줄거야."

"알았다."

렌의 조언을 들은 에빌이 문을 지키고 있던 근위기사에게 물어서 황궁에 도착한 다른 그랜드 마스터와 흑 마법사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를 받고는 사라졌다. 그러자 혼자 할게 없어진 렌이 심심했는지 정령들을 불러보았으나 수련 중이었는지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이제는 온전한 정령왕급으로 성장하는 중이었기에 렌의 부름에 대답이 없는 것이다. 아마도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이른 렌의 깨달음을 공유했던 것이 큰 것 같았다.

"휴우~ 정말 심심하네."

회의시간까지 정확히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하기에는 정말 애매한 부분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나 어딜 나갔다 오는 것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솔직히 흑 마탑을 세우는 것에 굳이 렌이 관여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일단 동맹을 성사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에 에빌과 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기에는 애매한 시간...명상을 했다가는 시간이 얼마나 흐를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현재 렌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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