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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222화 (22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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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장: 흑 마탑 가져가기.

에빌의 답변에 각 국의 수장들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누가먼저 말을 꺼내는가?라는 타이밍을 잡기 위함도 있지만 서로를 견제하느라 눈들이 돌아가는 것이다. 흑 마탑이 가져올 이득을 생각하면 당연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었다. 현재 각 왕국들은 어느정도 적절한 견제와 파벌을 이루고 있었다. 사실 크게 마일드 제국과 프릴로이아 제국의 파벌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두 제국의 영향력은 북부와 서부가 전부다. 나머지 남부,중부,동부의 왕국들은 제각각 왕국연합을 이뤄서 두 제국의 파벌에 대응하고 있었다.

즉! 어느 파벌에 흑 마탑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그 파벌의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흑 마법사가 예전처럼 누군가에게 지탄받을만한 상황도 아닌 상황에서 9써클 마법사 4명에 강력한 소환물들을 가지고 있는 무력이나 힘은 그 즉시 그 파벌에게 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에빌이 그 파벌을 도와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파벌에 있는 왕국이나 제국의 영토에 흑마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중부에 위치한 왕국들을 들 수 있다. 중부왕국들은 동부,남부,북서부의 마일드 제국,북부 프릴로이아 제국같은 파벌에 비해서 힘이 현저하게 밀렸다. 하지만 대륙 중부에는 대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업도시가 존재하고 있었다.

어디 그 뿐인가? 대륙에서 가장 가능성있고 천재들이라고 불리는 자들은 전부 하인츠 9써클 마법사가 세운 하인츠 대륙 공립학교에 들어가서 지식을 배운다. 바로 상업도시와 하인츠의 공립학교 이 두가지 때문에 대륙 중부에 있는 왕국들이 힘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마일드 제국과 프릴로이아 제국의 황제들이 회의를 주도적으로 하기는 했지만 결코 중부에 있는 왕국의 왕들을 무시하지 못했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현재 흑 마탑이 어느 파벌이 존재하는 곳에 건설되는지의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현재 동부와 남부가 그랜드 마스터를 배출하면서 강세를 띄고 있었고 중부 역시 하인츠와 클리니아가 힘을 실어주면서 그 힘이 강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에반해 프릴로이아 제국은 델포트를 제외하고는 그랜드 마스터를 넘어선 존재가 별로 없었다.

바로 옆의 제국인 마일드 제국만 하더라도 인간들 중에서 최강자로 불리는 렌이 있었고 그 밑으로 멜릿,에슈넬,텔피온,루이스등이 그랜드 마스터에 올라서면서 명실상부 대륙 최강의 기사제국이라고 평가받고 있었다.

마법사가 조금 약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그랜드 마스터만 5명이다. 거기다가 렌의 제자들만 하더라도 미래에 그랜드 마스터가 될 것이라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강했고  렌의 직속 수하들인 쉐도우 나이츠만 보더라도 5명 전원이 마스터 상급에 들어섰다.

이정도라면 굳이 마법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이지만 마법사들 역시 전력이 상당했다. 어디 그뿐인가? 대륙 최고의 연금술사들을 모조리 불러모아서 타이탄을 제조한다는 명목으로 자신들의 전력에 집어넣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에는 프릴로이아 제국이 좀 더 강했다면 요즘에는 마일드 제국이 거의 독주한다고 봐도 다름이 없었다.

"흠~이거 난감하군."

여전히 아무말도 못하고 서로 눈치만 바라보고 있는 각 국의 정상들을 보면서 식사를 하기 거북했는지 에빌이 먹던 것을 멈추고 입가를 닦고는 물을 한모금 마셨다. 그리고 조용히 렌을 바라보자 렌이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아~ 지금 흑 마탑이 어디에 들어서느냐에 따라 대륙 파벌들의 힘의 균형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네가 선택해야 될 문제인 것 같다..지금 결정하기에는 좀 그렇고...각 국의 수장님들께서도 그만 견제하시고 머리를 식히는게 어떻습니까? 어차피 결정은 에빌이 할테니 좀 있다가 정식 회의를 할 때 에빌에게 결정하게 하시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게 좋을 것 같군. 후우~ 이거 먹은거 얹혀서 체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

크리슈트가 식은땀을 손수건으로 닦아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는 한숨을 쉬면서 만찬장을 벗어나자 다른 각국의 수장들 역시 이곳에 더 있기가 부담스러웠는지 크리슈트와 마찬가지로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에빌이 인상을 찡그렸다.

"왜 우리 흑 마법사가 저들의 힘이 되는거지? 난 그다지 어느 한 국가에 포함되고 싶지 않은데..."

"그게 아니야. 어차피 흑 마탑을 어느 한 국가에 포함시키기에는 그 힘이 너무 강력해. 아마 흑마탑이 세워지는 곳 일정반경안에는 자유지대가 될거야. 문제는 그게 아니야. 현재 대륙에 파벌이 있다는 것정도는 알지?"

"그래."

"바로 그 파벌이 문제지. 어느파벌에 속하느냐에 따라 네가 따로 힘을 실어주지 않아도 그 파벌이 힘을 가지게 되는거지. 그리고 흑마탑으로 인한 경제적인 상승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흐음~ 그렇군."

"하인츠 공립학교와 상업도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륙중부의 왕국들을 제국들이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 하지만 현재 프릴로이아 제국의 파벌이 상당히 약화되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프릴로이아 제국 쪽의 땅 어딘가로 가는게 가장 이상적이긴 한데 말이지..."

"호오~? 난 네가 마일드 제국측의 편을 들어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에빌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렌이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물을 한모금 마셨다. 사실 렌도 마일드 제국의 국만 중 한 사람으로써 그리고 귀족 중 한 사람으로써 마일드 제국이 강성해지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현재는 그럴 상황도 아니고 인간대륙의 모든 국가들이 힘을 모아야만 할 때였다.

"지금은 그럴 시기도 아니고 그럴만한 입장도 아니야. 너희와의 싸움때문에 현재 마일드 제국 북부에 엄청난 병력과 시설이 갖춰져 있고 무기 역시 엄청나지. 그런 엄청난 이득을 얻은 입장에서 너희까지 가져간다? 다른 파벌들이 좋게 생각하지 않을거야. 그리고 지원군 때문에라도 마일드 제국은 얌전히 있어야돼. 파벌이 견제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곧 중앙대륙으로 가는 지원군 역시 타격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

"흐음~ 상당히 짜증나는 상황이군."

"어차피 모두들 서로를 견제하느라 네가 요구하는 곳에 땅을 내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야. 그만큼 현재 넌희가 가지고 있는 무력이 엄청나니까."

"그래서 네가 봤을때는 프릴로이아 제국 쪽에 세우는게 가장좋다?"

"음~ 그것보다는 대륙중부와 프릴로이아 제국의 국경선 쯤이 가장 좋지 않을까? 솔직히 현재 마일드 제국의 힘이 너무 강해서 대륙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으니... 견제도 하고 또 그렇게 되면 다른 파벌 쪽에서 불만이 없을테니까..."

렌의 설명에 에빌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9써클 마스터에 이른 자 답게 엄청난 두뇌회전으로 여러가지 변수들을 생각하는 모습이었다.렌의 몇가지 설명만으로 현재 대륙의 판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한 것 같았다.

"가장 좋은 것은 마일드 제국과 프릴로이아 제국 그리고 대륙 중부의 경계점이 제일 좋겠군. 너야 마일드 제국쪽 사람이니 괜히 그런 말했다가 나한테 속물 소리 들을가봐 안한 것이겠지만..."

"흠흠..."

에빌이 렌의 심장을 찌르는 듯한 소리에 렌이 헛기침만 하면서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런 렌을 한번 바라봐준 에빌이 남은 식사를 전부 끝내고는 황궁을 나섰다. 대륙 최고의 제국의 황궁답게 정원이 정말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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