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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황제폐하와 각국의 수장분들께서 식사를 하고 계십니다. 기다리시겠습니까? 아니면..."
"들어가지. 어차피 우리도 밥 안먹었잖아?"
"야..."
"이제와서 격식차리는 척 하지말고 밥이나 먹으로 들어가지."
에빌의 답변에 황궁기사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황궁내관에게 에빌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는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자 황궁의 문앞에 서 있는 내관이 렌과 에빌이 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마나까지 실어서 안 쪽에도 뚜렷하게 들리게끔 하자 곧 문이 열리면서 각 국의 수장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음~ 식사를 안하셨다고 들었소. 같이 하시겠소?"
"그러죠."
에빌이 무뚝뚝한 음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하자 마일드 제국의 황제가 웃으면서 내관을 불러서 음식을 추가적으로 가져오라고 시켰다. 그러자 한 내관이 밖으로 나서고 뒤에 서 있던 시녀 몇명이 렌과 에빌의 자리에 의자를 뒤로 빼주면서 앉으라고 권했다.
"그대가 북부의 흑마법사군. 반갑소~ 허허~~~ 듣자하니 경지가 굉장하다고 들었는데..."
"그래봤자 여기 옆에 있는 자에게는 10분도 못버틸겁니다."
"허허허~"
아클로니아 왕국의 왕이 옆자리에 앉은 에빌에게 친해지려고 말을 걸어봤지만 에빌이 렌을 바라보면서 답변을 하자 아클로니아 왕국의 왕이 당황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들어선 렌이 일반적인 그랜드 마스터 상급도 아니고 융합의 힘을 사용하는 자이기 때문에 평범한 상급이라면 대등하게 싸울만한 에빌임에도 불구하고 렌에게는 10분도 많이 버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흠흠...에빌!"
"뭐~ 사실을 말한건데...솔직히 이스트 가드에서 마왕 베르그를 이기고 리치왕과도 싸울만했지? 내상이 더 심해지기는 하겠지만 말이야..."
"무슨 소리야. 그랜드 마스터 상급이 되면 무적이라도 되냐?"
렌이 어이없다는 듯 에빌을 바라보면서 말하자 에빌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만심같은 것은 찾아볼 수도 없는 렌이었다. 하지만 렌 입장에서는 그럴만 한게 아직 암흑마제나 미카엘을 정식으로 만나보지도 못했고 그들과 싸워보지는 않았지만 베르쿠스와는 몇번 대련을 하면서 베르쿠스의 전심전력을 겪어본 적도 있었다. 지금의 렌과 좀 더 강한 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암흑마제나 미카엘에게는 상대도 안된다고 했다. 그리고 마계에 있는 암흑마제를 제외한 두명의 절대자들... 마물의 왕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그랜드 마스터 상급의 벽을 뚫은 존재들인 발록왕 바르간트와 극빙의 여왕 세르카니아도 베르쿠스보다는 강자들이라고 했다.
그랜드 마스터 상급끼리도 엄연히 서열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렌의 입장으로써는 자만할래야 자만할 수가 없었다. 천족들이 그런 마족들과 대등하다고 일컫어지는 이유도 바로 천족의 장로회들 때문이다.
보통 2~300년정도 천사장으로 위해서 일하다가 그랜드 마스터 상급의 벽을 뚫게되면 장로회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게 되는데 그 장로회에 생존해있는 자들이 두명이 있다. 한명은 전대 천사장의 수장이었던 자로써 전대 가브리엘의 이름을 가지고 있던 자였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가브리엘이 수장으로 있을때 미치광이 천사라고 놀림받았던 크레디엘이라는 천사인데 전투력은 전대 가브리엘보다 더 강한자였다.
아마 천계에서 현재 가장강한자가 바로 이 크레디엘이라는 천사일 것이다. 힘이 현재 천사장의 수장인 미카엘보다도 강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현재 미카엘이 암흑마제보다 조금 약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가지고 있는데 크레디엘은 그런 미카엘의 힘을 아득히 뛰어넘었다고 들었으니 암흑마제가 뚫지 못한 최상급의 벽을 뚫은 것이 아닐까?라는 평가를 했었다. 베르쿠스가 천족의 기밀에 해당하는 비밀을 알고 있는 이유는 마족과 천족이 서로 힘을 합쳐서 중앙대륙을 침공하자고 할때 마족이 내세운 조건이 바로 천족의 장로회에 대한 정보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5인의 천사들이 장로회를 구성하고 있었으나 8명의 전대 마왕들과 싸운 후에 전부 전사하고 새로 구성된 것이라고 했다. 마족 역시 그때입은 막대한 피해때문에 현재는 4명의 마왕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허허허~ 내가 보기에는 9써클 마스터나 그랜드 마스터 상급이나 둘 다 괴물같이 보인다네."
"글쎄요~ 그나저나 마신과 계약한 저와 동맹을 허락하시다니 각 국의 정상분들도 참 대단해보인는군요."
"허어~ 우리를 너무 무시하는군. 설마 우리들이 마신과 계약이 마족들과 연관있다고 생각하는 멍청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마일드 제국의 황제인 크리슈트 폰 노스 레일이 자신들을 무시하지 말라는 말투로 말했다. 사실 일반 사람들은 마신과 계약을 맺었다고 하면 마족들과 연관을 짖기 마련이다. 바로 그러한 이유때문에 그동안 흑 마법사들이 배척받았기도 했으니 각 국의 수장들 역시 그렇게 생각할거라고 생각하는 에빌의 생각 역시 틀린 것은 아니다. 비록 마신이 마족을 만든 것과 다름없기는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천신과 마신은 창조주가 만든 세상에 마기와 신성력을 불어넣은 것이 전부였다. 창조주가 만든 마나라는 것을 자신들의 힘으로 신성력과 마기라는 힘으로 변환시킨 것뿐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마나를 오러나 포스로 또는 렌이나 마력으로 변환시키는 인간들과 다를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양이 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엄청난 양으로 변환시켜서 세상 여기저기에 뿌린 것 뿐이다. 그리고 그 영향을 받은게 현재의 마족과 천족이다. 즉 천신과 마신이 직접적으로 마족들과 천족들을 창조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현재 천신과 마신은 창조주의 뜻에 따라 세상을 관조하다가 지금은 자신들의 힘을 세상에 뿌려두고는 잠들었다. 물론 천신은 마족들의 위험성을 생각해 중앙대륙 곳곳에 신성력을 뿌려두었기는 하지만 마신 역시 천족들을 막기 위해서 흑 마법을 일정수준이상 익히면 계약을 맺어주는 것을 했다. 정확히는 잠들어있는 마신이 해준다기 보다는 마신의 의지가 담긴 마기가 스스로 일정수준에 도달한 흑 마법사에게 힘을 부여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다른 각 국의 정상들 역시 알고 있다는 사실이나 다름없었다.현재 천족들이나 마족들이 주장하는 신명을 따른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이 지어내는 말이나 다를바가 없다는 것을...
"뭐~ 알고 있으시니 다행이군요. 사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한번 의심해본 것입니다.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죠."
"허허~ 아니오. 뭐~ 당연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오."
마일드 제국 황제가 쿨하게 넘어가자 에빌이 피식 웃고는 황궁내관이 주는 음식을 받아들고 먹기 시작했다. 평소에 예법같은 것을 귀찮아해서 대충 먹는 것을 좋아하는 에빌이 다행히 이번에는 조금의 격식은 갖추고 먹었다 예를들어 스테이크를 칼질해서 먹는다던가 빵을 손으로 와구와구 씹어먹지 않고 나이프로 조금 베어내서 버터같은 것을 발라먹는 형식으로 여전히 어정쩡한 예법이지만 렌의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만 했다.
"흠~ 듣자하니 흑마탑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하던데..."
"음?"
"허허~ 북부에서 통신구로 알려오더군. 그래~ 흑 마탑을 세우는 것 자체는 좋은데 그것을 어디에 세울 생각이시오?"
"흐음~ 그것 아직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만... 아무데나 세워도 전 그다지 상관없습니다. 적당히 남는 땅에 세울 생각입니다."
에빌의 말이 끝나자마자 각 국의 수장들이 허허~ 웃던 얼굴 그대로 경직되서는 서로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일드 제국 황제인 크리슈트 폰 노스 레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흑 마탑을 어디에 세우느냐? 이것의 중요성을 각 국의 수장들은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