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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힘이 서로 부딪치면서도 루이스가 철저하게 방어하는 자세로 굳건하게 방어하자 둠 나이트는 더욱 강맹한 공세를 펼쳤다. 중검의 힘으로 압박해 보았지만 루이스가 유의 묘리로 그것을 피해 버렸다. 쾌검이라면 둠 나이트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을 듯싶었지만 둠 나이트의 한방에 그대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오히려 루이스처럼 유의 묘리로 상대의 공격을 흘리면서 회전력을 실어서 반격을 하는편이 둠 나이트에게 더 통할 듯싶었다.
“후우~ 지치지도 않나?”
-크크~육체가 없는데 지칠리가 있나? 단지 마기가 줄어들 뿐이지.
“뭐 그런가?”
루이스가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둠 나이트의 공격은 철저하게 파괴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의 성향탓인지 오러 내추럴 역시 화염으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마기와 섞여서 더욱 강력한 힘을 내는 것이 루이스에게는 힘이 들게 만들었다.
“사용하기 싫었는데 말이지…….”
-음?
루이스가 한숨을 쉬면서 창을 바로잡았다. 렌이 이스트 가드로 떠나기 전에 자신에게 가르쳐주었던 기술. 정확히 가르쳐 주었다기보다는 이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었다. 바로 초상능력과 오러 내추럴의 융합. 각성당시에는 렌의 힘을 흉내내면서 무의식 중에서 사용했던 것이지만 막상 정신을 차리고 사용하려고 하니까 굉장히 어려웠었다. 하지만 수십번 수백번의 시도를 통해서 간신히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한 가지 단점이 정신력이 빠르게 소모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둠 나이트 정도의 상대로 그정도 리스크도 없이 싸울 수는 없었다. 위험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었지만 초상능력을 오러 내추럴에 더해서 바람의 힘에다가 공기의 진동을 더해서 오러폭풍에 진동의 힘까지 더했다. 거기다가 염력의 힘으로 힘을 증폭시킨 말 그대로 루이스만의 필살기였다. 둠 나이트도 루이스의 힘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는지 자세를 바로잡고 힘을 한계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래야만 루이스의 창을 막아낼 수 있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생전에 수많은 전투속에서 살아온 둠 나이트였기 때문이 본능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몸에서 위험신호를 보내면 최선을 다해서 그 위험신호를 받아들이고 위험에 대비하여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 둠 나이트는 정말 오랜만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비록 몸은 없어졌지만 자신의 무의식이 보내는 위험신호를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루이스의 몸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둠 나이트에게 돌진하고 있었다. 그런 루이스의 창을 향해 전력으로 내려치는 거대한 클레이모어…… 두 개의 거대한 기운이 충돌하자 그 여파가 엄청났는지 주변에서 싸우고 있던 멜릿과 델포트가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뮤턴트 같은 경우는 충격파에 의해 육체가 손상을 입을 정도로 두 개의 거대한 기운이 충돌한 여파가 상당했다.
-크으윽! 이게 무슨…… 기술이지?
“클리포드류 창식 오의 멸극.”
-며…… 멸극? 광오한 이름이군.
“뭐 창시자가 이름지은 것이니 내 탓은 아니지.”
둠 나이트가 거의 20미터나 밀려나서 무릎을 꿇었지만 곧 괜찮다는 듯 일어서자 루이스가 인상을 찡그렸다. 나름 회심의 일격이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니 루이스의 입장에서는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이게 네 최대 힘인가?
“뭐 지금은?”
-그렇군…… 확실히 강하군. 하지만 이 정도 힘을 오래 사용할 수는 없겠지. 버틸만 한 것 같은데?
루이스의 약점을 정확히 짚어낸 둠 나이트가 다시 자세를 잡자 루이스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둠 나이트 상대로 아까와 같은 공격을 계속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어정쩡하고 상대하기에는 상대가 너무나 강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버린 것이다.
-안 들어오는가? 그럼 내가 먼저 들어가지.
“크윽!”
콰아아앙!
강력한 마기를 뿜으면서 자신을 압박해 들어오는 둠 나이트를 상대로 최대한 버텨 내면서 상대의 공격을 흘려냈다.
하지만 둠 나이트의 강력한 공격을 흘려내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둠 나이트와 대화를 하면서 슬쩍 본 바로는 현재 북부대장성의 상황도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타이탄들이 선전해 주고는 있지만 벌써 북부대장성 일부가 점령당한 상황이다. 기사들이 다크 나이트와 데스 나이트를 상대로 열심히 막아 주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말이 정확했다. 듀라한들까지 합류하면서 상황은 점점 북부대장성이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이러한 상황을 아는데 엘빈이 이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자신보다 훨씬 더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는 엘빈이 아직 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자신은 둠 나이트를 상대로 더 버텨 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후우~ 이런…… 어느새 마기가 이렇게나 줄어들었군.
“아까보다는 많이 약해졌는데?”
-후후 육체가 망가져도 순식간에 복구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마기가 바닥나면 죽은 목숨이니…… 이건 뭐 시한부 인생을 사는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어보이는군.
둠 나이트가 자조적인 말투로 말하자 루이스 쓴웃음을 지었다. 둠 나이트의 마기가 줄어든다는 점은 좋았지만 자신의 상태 역시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오러는 이미 한계를 넘어서 사용한지 오래였고 자신의 힘을 감당하지 못한 육체에 과부하가 오는 중이었다. 아무리 이능력에 적합하게 변한 육체라지만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과부하가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크크크~ 자네 같은 경우는 육체가 힘든가 보군? 손이 떨리는걸 보니 근육이 상했나?
“자네가 신경 쓸 바가 아니네.”
-그런가? 뭐 피차 점점 힘이 빠져 가는 상황에서 벌이는 전투라…… 매력 있군.
둠 나이트가 재밌다는 듯이 웃어대면서 기세를 올렸다. 처음보다 많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무서운 기세였다. 초상능력을 사용한지도 오래되서 정신적으로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루이스였지만 둠 나이트를 막기 위해서 이를 악물었다. 자신도 힘들었지만 상대 역시 마기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이 보였다. 두 개의 기운이 또다시 충돌했지만 이번에 밀려난 쪽은 둠 나이트가 아니라 루이스였다. 순간적으로 팔에 힘이 덜 들어가서 기운을 전부 흘리지 못하고 루이스가 튕겨나간 것이다.
-크크~ 육체가 한계인가 보군.
“그러는 자네는 마기가 급격하게 줄어드는데? 갑옷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육체를 구성하는 마기에도 흠집이 나기 시작하는 것 같군.”
-크크크크크~
루이스가 눈치챘다는 듯이 말하자 둠 나이트가 미친 듯이 웃었다. 목숨이 걸린 일이건만 그것마저 재밌다는 듯이 웃으니 루이스의 입장으로서는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저런 부류일수록 상대하기가 더 까다로웠다. 전투에 미친 자들…… 그런 자들은 목숨마저 하나의 여흥거리에 지나지 않는 족속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해 볼…….
뿌우우우우~ 뿌우 뿌우 뿌우우우우~
“이런…… 다음을 기약해야겠군.”
-어딜…….
터엉!
둠 나이트가 루이스가 물러나려는 것을 눈치챘다는 듯이 재빠르게 다가왔지만 루이스가 강력하게 둠 나이트를 쳐내자 순간적으로 튕겨나간 둠 나이트를 두고서 루이스가 재빠르게 북부대장성 쪽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멜릿과 델포트 에슈넬과 텔피온도 재빠르게 후퇴했고 하이츠 같은 경우 9서클 마법을 난사하면서 헤이슨 공작이 후퇴할 시간을 벌어 주고 블링크 마법으로 후퇴했다.
북부대장성 쪽에서 후퇴의 뿔피리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자 타이탄들이 후퇴를 위해 시간을 벌어주던 것을 멈추고 성벽위에 설치된 다연발 발리스타들을 양손으로 잡고 재빨리 후퇴하기 시작했다. 이미 신성 마법과 신성 결계로 언데드들의 진입을 막으면서 마도포 전부와 다연발 발리스타 일부를 후방으로 이송시키고 있었기에 타이탄들이 남아 있는 발리스타들을 챙겨가지고 후퇴하는 것이었다. 성벽위에 설치된 다연발 석궁들이 아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정도 석궁은 지원을 통해서 언제든지 보급 받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성벽을 폭파해라!”
“예!”
콰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 성벽을 넘어서 쫓아오려던 언데드들에게 성벽을 폭파시켜서 선물을 안겨 주곤 곧바로 신관들에게 명령해서 광역 신성 마법을 한방 날려 주고는 재빨리 클리포드 성으로 후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