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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2장: 마왕 베르그 vs 렌
이스트 가드 1차 방어선 정면에서 마왕 베르그와 렌이 격돌하는 것을 시작으로 흑마법사 진영과 이스트 가드 진영이 전력을 다해서 부딪쳤다. 일단 이스트 가드의 그랜드 마스터급 인원들과 흑마법사 측의 그랜드 마스터급 인원이 전원 격돌했다. 9서클 마스터급 리치왕에게는 두 명의 인원이 막았는데 클리니아와 세크리온스 공작이었다. 하지만 렌의 예상대로 리치왕의 강력한 힘은 9서클 비기너와 9서클에 갓 입문한 자로는 막기 버거웠다. 실제로 첫 격돌하자마자 9서클 다중 공격마법 세크리온스가 밀려나고 그 뒤를 이어 클리니아가 반격했지만 간단하게 리치왕이 막아버린 것이다.
“이…… 이정도 차이라니. 9서클 마스터라는 경지는 굉장하군요.”
“그렇군요. 같은 9서클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클리니아와 세크리온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리치왕을 바라보았다. 표정이 없는 리치왕이었지만 만약 살아 있는 자였다면 굉장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자신들을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9서클 마스터라는 것은 9서클까지의 마법을 완전히 마스터했다는 의미였다. 9서클 마법을 단순히 사용할 수 있는 세크리온스와 이제 겨우 다중마법을 실현시킬 수 있는 클리니아와는 운용능력 자체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살아온 세월 자체도 리치왕이 훨씬 길었고 리치왕 같은 경우 9서클에 오른지 벌써 100년 가까이 된 자이기 때문에 9서클에 관해서는 따라올 자가 없었다. 10서클에 들어선자라도 나타나지 않는 이상 마법으로는 리치왕을 이길 자가 없는 것이다.
“클클~ 9서클 마법사가 두 명이나 내 앞에 막아서다니…… 이거 영광이군.”
“두 명으로도 버겁군요. 단순 마법사로 막아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후우~ 그랜드 마스터 한명과 저희 중 한명이 막아서는 편이 나을 뻔 했습니다.”
세크리온스와 클리니아가 뒤늦게 후회를 해 보았지만 늦었다. 하지만 그랜드 마스터가 왔다고 해도 리치왕 정도되면 그렇게 크게 까다롭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9서클에 들어선지 100여년. 그동안은 9서클 익스퍼트급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9서클을 완벽하게 마스터해 놓은 상황에서 제자가 9서클에 들어서면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10서클에 들어서기 위해 수련을 할 생각이었다.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서 지금 이렇게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지난 몇십 년 동안 마법만 연구하던 리치왕인지라 지금 이렇게 전투를 벌이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상황이었다.
“흐음~ 이거 요정마법과 인간문명의 색다른 마법을 경험하게 되다니 굉장히 흥미롭군. 클클~ 역시 중간계로 나와보기를 잘했어!”
리치왕이 기과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웃어댔지만 클리니아와 세크리온스는 표정이 어두웠다. 9서클 마법사 두 명을 상대로 저정도 여유를 부리는 리치왕은 10서클에 들어서기 바로 직전에 있는 자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클리니아와 세크리온스가 리치왕 한명을 상대로 굉장히 힘든 싸움을 하고 있을 때 다른 전투들은 오히려 이스트 가드에게 상당히 유리했다. 그동안 수도없이 싸워왔기 때문에 단순히 버티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지라 여유롭게 방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리치왕의 제자나 헤이슨 공작은 서로가 처음으로 겪어보는 전투이기 때문에 고전하긴는 했지만 둘 실력이 의외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리치왕의 제자는 이제 갓 9서클에 오른 햇병아리에 불과했지만 그동안 리치왕에게 맞어가면서 전투에 대해서 실전감각을 익혀왔다. 실제로 9서클 마법의 운용능력만큼은 익스퍼트급에도 크게 뒤쳐지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9서클에 갓 입문한 자들보다 그랜드 마스터 갓 입문한자가 우세함에도 불구하고 팽팽하게 접전을 벌이는 것이다.
그렇게 이스트 가드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때 렌과 베르그도 본격적으로 싸움을 시작했다. 렌이 새로운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베르그가 흥분하던 것을 멈추고 머리를 차갑게 식힌다음 강력한 마기를 뿜어내면서 자세를 취하면서 렌의 빈틈을 바라보았다. 예전처럼 섣불리 덤벼들다가 빈틈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렌이 인상을 찡그리면서 자신의 무기인 흑풍을 고쳐들고 베르그를 바라보았다.
“그게 네 원래 무기인가?”
“흑풍이라고 하지. 예전보다 더 강해진 무기이니까 기대해.”
“예전처럼 방심하지 않는다.”
베르그가 침착한 표정으로 검은 마기로 뒤덮인 창을 휘둘렀다. 마왕 베르그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마창 카르볼그에 강력한 뇌기와 포스까지 스며들었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서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심산이었다. 대대로 창술을 익힌 마왕에게만 전해지는 마계의 보물중 하나인 카르볼그가 마기를 증폭시키면서 주변을 잠식했다. 마왕급 무기는 단 한 가지 능력만 존재하는데 오직 마기의 증폭의 능력만 있었다. 대신 마신의 축복이 담긴 데몬스톤으로 만들어서 어떤 이능력에도 부서지지 않는 장점이 존재했다.
콰아아아앙!
우웅~
“후우~ 굉장한 무기군요.”
“너 역시 좋은 무기를 얻었군. 이걸로 예전과 같이 무기의 차이따위의 변명따위는 없겠지.”
베르그가 과거의 일을 생각하면서 싸늘한 표정으로 렌의 흑풍을 바라보았다. 렌과 궁합이 잘 맞는듯 시도때로 없이 울어대면서 베르그를 자극했다. 그러자 베르그의 마창 카르볼그 역시 마기를 증폭시키면서 흑풍의 울림에 반응했다. 흑풍 역시 렌의 기운을 증폭시키고 있었음으로 렌과 베르그의 기운이 증폭되자 주변이 마기와 오러 그리고 포스로 인해서 몇배의 중압감을 내면서 땅이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평소의 몇배나 되는 중력을 만드는 그래비티 마법을 시전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아마 렌과 베르그가 싸우는 곳으로 들어오면 익스퍼트급 무인이라도 숨도 쉬지 못하고 몇분내로 사망할 정도로 엄청난 압박감을 받을 것이다. 그런 엄청난 기운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친 기색이 없는 두 무인.
“상급에 올라섰군.”
“베르그 당신도 올라섰군.”
베르그와 렌이 서로 얼굴을 굳혔다. 혹시 올라섰을지도 모른다는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이 현실로 다가오자 렌이나 베르그나 서로가 얼굴을 굳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예상했던 범위내라는 듯이 서로가 무기를 고쳐잡고 본격적으로 싸우기 시작했다. 서로의 포스 운용은 거의 동급. 그리고 강력한 마기는 오러로 커버하고 베르그의 뇌전은 이제는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정령들의 융합으로 커버했다. 3개의 기운을 융합했음에도 불구하고 흑풍은 끄덕하지 않고 오히려 그 기운을 증폭했다. 베르그의 초상능력인 뇌전을 라이아넬과 융합한 렌의 뇌전으로 막아 내면서 순식간에 정말 뇌전과 같은 속도로 이곳 저곳에서 부딪치면서 주변을 초토화 시키기 시작했다.
퍼버버버버벙!
“크윽! 이게…… 그랜드 마스터 상급의 전투인가?”
“후우~ 굉장하군.”
이번 전투때문에 급하게 합류한 남부의 대지의 정령왕을 부리는 셀리몬 공작과 암월공 베르노스이 싸우던 것을 멈추고 자신들이 싸우는 지역까지 충격파가 몰려오는 것을 막으면서 인상을 굳혔다. 그랜드 마스터급이 되면 자연을 다루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명확하다 정확히 자신의 무기가 닿는 지역에서 최대 5배 이하정도만이 절대영역으로 자신의 기운을 퍼뜨린다. 그것을 뚫고 타격을 입하는 것부터가 바로 그랜드 마스터들의 싸움인 것이다. 하지만 그랜드 마스터 상급은 그 영역자체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베르노스와 셀리몬이 인상을 찡그리면서 뒤로 물러나 충격파를 막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휴전인가?”
“지금 상황에서 전투가 가능하다고 보나?”
베르노스가 질렸다는 듯이 베르그와 렌의 싸움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셀리몬이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격이 다른 싸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렌이 전투 스타일을 바꿨는지 그류페인을 융합시켜서 베르그에게 예전처럼 빙결효과를 내려고 했지만 이미 한번 당해 본 적있는 베르그인지라 참격을 날리면서 재빠르게 뒤로 물러나거나 렌이 날린 서리가 서린 참격을 같은 참격으로 공중에서 막아 내버렸다.
“또 당할거라고 생각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