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대륙 No.3 기사다-197화 (197/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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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 가드는요?”

“제2급 경계 태세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흠~2급이면 아직 흑마법사들이 이스트 가드 근처까지는 오지 않은 모양이군요.”

“예.”

이스트 가드는 항상 준 전시체제에 있었는데 그것을 보통 제3급 경계 태세라고 한다. 그리고 전쟁이 발발할 위험이 있고 상대방이 전쟁을 하려고 움직임을 보일시 제2급 경계 태세로 올리고 바로 전쟁에 돌입할 수 있는 바로 전 단계까지 전쟁 물자를 옮겨 놓는다. 그리고 병사들은 전원 전쟁을 대비해서 무기를 자신이 가지고 있으면서 밥을 먹거나 휴식을 취한다. 곧바로 전쟁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적이 이스트 가드 근처에 도달하면 제1급 경계 태세를 갖추는데 그럴 시에는 모든 병사들이 성벽이나 자신의 보직으로 옮겨서 전쟁을 하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끝마친다.

현재는 제2급이니 아직 흑마법사들이 이스트 가드로 쳐들어오기 위한 움직임은 없다고 봐야 했다.

“이스트 가드에 제3급 경계 태세로 경계를 낮추고 일단 충분히 휴식을 취하게 해 주세요.”

“그래도 되겠습니까?”

“네. 일단 오늘은 충분히 휴식 취하고 다음 날부터 제2급 경계 태세를 유지하도록 해 주세요. 지금이라도 푹 쉬어야 나중에 싸울 때 그래도 체력을 최대한 보존시킬 수 있을 거예요.”

“흠~ 알겠습니다.”

렌의 명령에 가르비논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르비논은 이때까지 항상 적을 대비해서 긴장감을 놓지 말라는 말을 밥 먹듯이 지휘관들에게 해왔지만 렌은 그와 반대되는 명령을 하는 것 때문인지 조금은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것이다. 뭐 그래도 렌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고 현재 총사령관은 렌이기 때문에 가르비논이 별 다른 말없이 그냥 렌의 명령을 들은 것이다.

“수련을 좀 어떠십니까?”

“후우~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제 겨우 감을 잡아서 본격적으로 수련강도를 높이고 있던 참이거든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어차피 이때를 위해서 수련한 것인데요.”

가르비논의 미안하다는 말에 아니라는 뜻으로 손사래 치고는 수련장을 나섰다. 가르비논의 명령 때문인지 이스트 가드 전체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동안의 전쟁 때문에 이스트 가드에 있는 병사들은 항상 이렇듯 바쁘게 움직였다. 1년에 수십 차례가 넘는 전투를 통해서 목숨을 걸고 싸웠고 그와 동시에 병사들의 전투력과 독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스트 가드를 지키겠다는 신념 하나로 뭉쳐 있는 병사들 때문인지 동부의 흑마법사들도 가면 갈수록 이곳을 공략하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인간 대륙 각지에서 병사들은 계속 몰려오고 있었고 살아남은 병사들의 실력은 오래 살아남을 수록 급속히 무력이 증가했다.

이곳에 오는 병사들은 전부 어느 정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병사들이기도 하고 전원 마나석을 배급받거나 일주일에 두 번씩 마나 집적진을 통해서 풍부한 마나가 바탕이 되는 곳에서 수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렌이 요구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곳에 있는 병사들은 자신에 맞는 무기술과 오러, 포스, 마법, 렌, 정령술, 차크라, 샤먼술 종류를 안 가리고 이능력을 배우고 있었다.

살아남으면 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불어 목숨을 건 실전은 이능력을 익히는 자라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 자신이 수련한 것을 목숨을 건 전투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계 이상으로 사용하게 됨으로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지난 몇 년 동안 이스트 가드는 엄청난 무력을 자랑하는 대륙 최강의 요새로 군림할 수 있었다. 현재는 북부의 클리포드가가 막고 있는 북부대장성과 더불어 대륙 최고의 요새로 알려 있었다. 이것은 비단 인간 대륙만이 아닌 중앙 대륙도 포함될 정도였다.

중앙 대륙에도 이스트 가드의 소식은 잘 알려져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중앙 대륙에도 명성이 자자한 자이언트 산맥의 흑마법사들을 철통같이 막아 내고 현재는 리치왕과 마왕 베르그가 포함된 강력한 군대를 막아 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만 봐도 이스트 가드가 얼마나 강력한 요새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성 자체가 3중 구조로 되어 있어서 내성까지 오려면 성문한 6개를 지나야 한다. 1차 성벽에만 2개의 성문이 있고 각 성벽마다 2개의 성문을 만들어 쉽게 함락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흑마법사들의 다이나스티드 데몬을 막기 위해서 성벽 앞 3백 미터 상당에 마법 지뢰를 깔아 놓고 마법 트랩으로 거대 몬스터의 발을 묶을 트랩을 깔고 성벽 앞에 협곡에 추가적으로 간이 마도포를 만들고 레인저에게 시간을 벌 수 있는 여지까지 만들어 놓았다.

그동안 이스트 가드가 흑마법사들을 막으면서도 대비를 철저히 해 놓은 작품이나 다름없었다.

“가르비논 님.”

“예?”

“지금 레인저들에게 흑마법사들의 뒤를 칠 준비를 하라고 명령하세요. 수색은 필요 없습니다. 적은 정면에서 뚫고 들어올 것 같으니까요. 모든 레인저들을 요새 동쪽 지점에 대기하게 하고 전투가 시작되면 적의 뒤를 치라고 하십시오. 그리고 기동부대 역시 레인저들과 같이 동쪽에서 후방에 위치한 흑마법사들을 기습하도록 해 주세요.”

“그게 무슨…….”

“베르그와 제가 이스트 가드 정면에서 싸운다면 그 주변으로 언데드나 키메라가 쳐들어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공에서 비행형 언데드들을 타고 쳐들어온다는 이야기인데 폭격부대는 그닥 도움이 안 될 것 같으니 폭격부대를 항공 부대로 개편하고 항공 부대에 합쳐서 적의 공격을 일차적으로 저지하도록 하죠.”

“흠…… 알겠습니다. 또 명령하실 것 있으십니까?”

“적들이 상공에서 공격해 들어온다면 주로 고서클 흑마법사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후방에는 저서클 흑마법사들이 언데드들을 생성해 보조하거나 마법진을 그려서 수십 명의 흑마법사가 흑마력을 모아 대단위 공성 마법을 사용하겠죠. 기동부대와 레인저부대는 그들을 타격하라고 해 주십시오. 뭐 나머지 리치왕과 9서클 흑마법사들은 가르비논 님과 나머지 분들이 잘 막아 주실 거라 믿습니다.”

“후후~ 이제까지 하던 것처럼 막아 내면 되겠지요.”

“리치왕의 수하로 보이는 자 역시 9서클 리치라고 들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헤이슨 공이 잘 막아 내겠지요. 전 모르는 입입니다.”

가르비논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하자 렌 역시 쓴웃음을 지었다. 아마도 헤이슨 카이시스 공작이 고생 좀 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9서클 마스터급에 근접한 리치왕의 하나뿐인 제자이자 언데드 계열의 2인자라고 불리는 자였다. 적어도 9서클 러너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야만 했다.

“이건 뭐…… 저희 측 전력이 늘어나도 힘든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같습니다.”

“후우~중앙 대륙에서 돌아오면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는데 더 힘들어지게 생겼으니 저도 죽겠습니다.”

렌이 농담 식으로 가르비논의 말을 받아치자 가르비논이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가르비논이나 렌이나 둘 다 현재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라 곧 쓴웃음을 지으면서 회의장으로 향했다. 그 시각 흑마법사들의 진영에서는 난리가 났다.

바로 마왕 베르그가 강력한 투기를 뿜으면서 빨리 렌에게 설욕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그것을 말리느라 암월공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그 진영에 있는 흑마법사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어이~ 좀 진정 좀 해라.”

“흥! 이번에야 말로 나 베르그의 힘을 그 건방진 인간 놈에게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나를 살려준 것처럼 똑같이 그 녀석에게 굴욕을 주면서 살려줄 것이다. 그래야만 완벽한 설욕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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