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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196화 (19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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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렌 경!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세크리온스 공작 그대 역시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갑소.”

“허허~ 가르비논 공작이 언제부터 저렇게 호들갑을 떨게 되었는지 아시오?”

“큭큭큭~ 이 친구가 그동안 전투를 치르면서 머리에 이상이 생긴 것 같소.”

세크리온스 공작의 말에 용병왕 에르노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회의장이 조금씩 웃으면서 활기차게 변해가자 렌도 그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렌 경. 자~ 이리로 앉으시지요.”

“예? 아! 그 자리는…… 사양하겠습니다. 마땅히 이스트 가드의 총사령관님께서 앉으셔야할 자리입니다.”

“그렇지 않소. 이번 전투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렌 경께서 이곳 지휘부를 지휘해 주셔야 합니다. 방금 모두들 그 건에 대해서 찬성을 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가르비논의 말에 렌이 부담스럽다는 표정으로 회의장에 모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스승이었던 클리니아마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스트 가드의 총사령관이 앉는 자리로 권하자 계속 가만히 서 있기도 뭐하고 세크리온스 공작이 자신 때문에 앉지도 못하고 서 있는 것을 보자 할 수없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자리에 앉았다.

“흠흠~ 이거 제가 괜히 일찍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허허허~ 그러게 말입니다. 베르그와의 전투에 대비해서 수련에 들어가셨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일찍와서 총사령관 자리를 일찍 뺏겨 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렌이 머쓱한 표정으로 미안하다는 듯이 말하자 가르비논이 아니라는 듯 손사레쳤다. 애초부터 거의 모든 국가에서 지원을 받고 각 왕국이나 세력에서 최고 실력자들이 모인만큼 가르비논 역시도 자신보다 능력있는 자가 오면 일찌감치 총사령관 자리를 내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때마침 무력으로 인간들 중에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었고 지식 역시 어렸을 적부터 북부의 현자라고 불렸던 렌인만큼 총사령관 자리를 흔쾌히 내준 것이다.

“그나저나 베르그와의 싸움은 어떨 것 같습니까?”

“글쎄요…… 최대한 준비는 했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제 예상으로 베르그가 그랜드 마스터 상급으로 들어섰다고 가정하면 그의 무기인 뇌창의 능력과 합쳐지면 엄청난 무력이 될테니까요.”

“그래서 렌 경도 그랜드 마스터 상급의 벽을 깨고 흑풍과 흑염이라는 무기를 얻지 않았습니까? 오기전에 미스릴 코트도 받았다면서요. 그정도면 해 볼만한 정도가 아니라 렌 경이 좀 더 우세하다고 보는데요?”

렌의 걱정어린 말에 세크리온스가 웃으면서 대답하자 다들 세크리온스의 말을 듣고는 놀란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그랜드 마스터 상급의 벽을 넘었다는 말에 모두들 경악어린 표정을 지어 보인 것이다. 렌의 나이가 올해로 26이다. 그 나이에 벌써 그랜드 마스터 상급의 벽을 넘어섰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그 운이 마왕 베르그와의 싸움에서도 이어져야지요.”

“하하~ 그랬으면 좋겠군요.”

렌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지만 솔직히 렌으로서도 베르그가 성장했을지 안 했을지의 여부를 모르는 상황이라 확신할 수 없었다. 베르그가 폐관수련으로도 성장하지 않았다면 무난하게 이길 수 있었고 그렇지 않고 벽을 깼다면 목숨을 걸어야 했다. 솔직히 벽을 깨기에는 짧은시간이었기에 벽을 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렌처럼 기연이 닿아서 넘어설 수도 있었기 때문에 마냥 확신하기에는 불안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전쟁 준비를 시작해야겠군요.”

“아까 워프게이트에서 보니까 전쟁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뭘 준비한다는 것인지?”

“아~ 그건 준비라기 보다 그냥 훈련 비슷한겁니다.”

“훈련이요?”

렌이 이해가 안간다는 식의 표정을 지어 보이자 다들 미소를 지었다. 렌이 이스트 가드에 정식으로 방문한 적이 없으니 이스트 가드의 그런 풍경을 보았을리 만무했다. 그래서 그런 렌에게 설명을 해 주기 위해서 가르비논이 설명했다.

“이스트 가드는 거의 매일매일을 훈련을 통해서 전투력을 강화시킵니다. 렌 경이 본 것은 아마 전투물자를 나르는 것을 본 것 같은데 대륙 각지에서 항상 전투물자가 들어와서 그 물자들을 처리도 하고 또 마법물품인 트랩들도 처리할겸 훈련이라는 명목하에 물자를 나르고 트랩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뭐 그렇게 매일같이 하다보면 실제 전쟁이 일어나도 재빠르게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군요…… 굉장하네요. 대륙 북부와는 또 다른 전투방식입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저도 소문으로 들었는데 렌 경의 가문인 클리포드 가문도 북부의 흑마법사들과 매일같이 싸운다면서요? 전력도 이스트 가드에 필적할만큼 모였는데도 항상 아슬아슬하다고 소문이 들리던데…….”

“예…… 이번에 북부에 흑마법사들이 두 명이나 9서클에 올라서 그 마법사들이 데려올 소환물이나 언데드들까지 상대하려면 그랜드 마스터가 7명이나 있어도 아슬아슬 할 것 같습니다.”

“휴우~ 그쪽도 힘들군요.”

그랜드 마스터가 7명이나 모였는데도 힘들다고 할 정도면 결코 이스트 가드보다 위험성이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앙 대륙에서도 천족과 마족을 상대하느라 여유가 없어서 인간 대륙에 지원오기가 힘들터 아니 오히려 인간들이 도와야 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그나마 중앙 대륙 입장에서 다행이라면 인간들의 힘이 생각 이상으로 강력해서 마족들 입장에서도 이쪽으로 전력을 많이 돌려야 했다. 순수 인간들만으로도 그랜드 마스터급이 10명이 넘어갔다. 물론 마족들 중에서도 마물의 왕급 되는 존재를 제외하고도 마족들의 마공작처럼 그랜드 마스터급에 다다르는 강력한 존재들이 존재하기도 했고 그 숫자도 많았다.

하지만 원래는 계획에 없었던 인간들…… 그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 되어 버린 존재들을 막기 위해서 마물의 왕들 중 하나와 마족의 왕 중 하나가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흑마법사들이 없었다면 순식간에 자이언트 산맥이 뚫려버리고 본격적으로 천족과 마족을 막아 내기 시작했을 것이다. 북부와 동부의 흑마법사들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전쟁이 끝났을 수도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트 가드가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온 전쟁에 대한 전략 그리고 물자들에 대해서 새로이 총사령관이 된 렌이 보고를 받았다.

“이곳 이스트 가드에서의 전투의 향방으로 앞으로의 싸움이 많이 달라질겁니다. 모두들 조금만 힘내주세요.”

렌이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첫번째 회의를 마치자 다들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새롭게 이스트 가드를 지휘하게 된 렌을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쳐 주었다.

*제 80장: 다시 시작되는 자이언트 산맥 전쟁

렌이 이스트 가드에 온지도 이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이스트 가드에서의 업무를 전부 가르비논에게 위임하고 전부를 수련에 쏟아부었다. 아직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이르기는 했지만 자연에 대하 이해도가 부족했기 때문에 천천히 명상을 통해서 자신의 깨달음을 갈무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스트 가드도 바쁘게 움직였다. 렌이 이스트 가드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레인저들에게 들은 소식으로는 흑마법사들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몬스터들의 키메라 뿐만이 아니라 자이언트 산맥에 존재하는 시체들을 이용해서 언데드들까지 제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리치왕의 합류로 언데드 제조보다는 키메라 제조에 열을 올리고 있던 흑마법사들이 본격적으로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렌님.”

“아! 어서오세요.”

페관수련 중인 렌의 수련장에 가르빈논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러자 렌이 눈을 뜨고 가르비논을 일어서서 맞이했다. 그동안 이스트 가드에와서 처음 보고를 받을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렌을 방해하지 않았었다. 그런 가르비논이 폐관수련장에 오자 렌이 의아한 표정으로 가르비논을 바라보았다.

“흑마법사들이 움직일 것 같습니다.”

“흠…… 벌써요?”

“예. 아마도 마왕 베르그가 흑마법사들에게 전투를 하자고 한 것 같습니다. 그의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설욕하고 싶어할테니 말이죠.”

“후우~ 그렇군요.”

렌이 조금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은 모자란 듯한 느낌을 들어서일까? 좀 더 자신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했었는데 이제는 움직여야만 할 시간이 된 것이다. 그런 렌의 아쉬움을 아는지 가르비논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 역시 한사람의 무인으로서 지금의 수련이 렌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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