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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193화 (19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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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저만 성장했으리라는 보장은 없죠. 마왕 베르그 역시 중급 막바지에 있었다고 했었고 죽음의 위기와 수련은 벽을 뚫는 단서를 제공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흐음~ 넌 베르그가 상급에 올라섰을 거라고 단정하고 있는 것 같구나.”

렌이 아무 말 없이 창문을 바라보았다. 집에 돌아온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아버지가 그랜드 마스터에 올랐고 페리온 공작과 하인츠의 합류로 북부를 지킬 최소한의 전력은 갖추어졌다. 이제 슬슬 동부로 떠나야 할 때가 다가왔음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부에 남아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자신의 애검 흑풍을 받기 위해서였다.

“흑풍이 언제쯤 완성될까요.”

“글쎄다. 워낙 고대 시절부터 유명했던 명검이었고 카오스 메탈이라는 희귀금속이 들어갔다고 하니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

“물론 그렇지만 연금술사의 말로는 카오스 메탈 스스로 금속들을 융합시킨다고 했는데 무언가 제련이 따로 필요한 것일까요?”

“흠~ 글쎄 나도 금속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해 줄 말이 없구나.”

루이스가 머쓱한 표정으로 말하자 렌이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자신 역시도 금속에 대한 지식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흑풍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신이 성장한 만큼 흑풍도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렌 님?”

“예?”

“황궁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황궁에서 연락이 왔다는 말에 렌이 급히 클리포드 가의 통신구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그러자 뒤에서 루이스가 헛웃음을 지으면서 급하게 뛰어가는 렌을 바라보았다. 루이스가 그러든지 말든지 렌이 급하게 통신구가 있는 곳으로 당도하자 그곳에는 황태자 에드라임이 수정구 속에서 렌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만이네.”

“그러게요. 흑풍이 완성된 것입니까?”

“그렇네. 카오스 메탈이라 따로 제련이 필요 없었지만 연금술사들과 마법사들이 카오스 메탈의 검신에 룬어와 연금진을 새기느라 좀 시간이 걸렸네.”

“예? 룬어와 연금진라니 그게 무슨…….”

“흑풍자체가 희대의 명검인데 이왕 만들거 제대로 만들어야 되지 않겠나? 룬어와 연금진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마 그곳에 간 연금술사가 자세하게 설명해 줄것이네. 기대하게.”

에드라임이 기대하라는 말과 함께 통신을 끊자 곧 워프게이트에서 마나의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워프게이트의 구동음이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수도와 클로프드 가의 워프게이트가 연결되었다. 거리가 꽤 있는지라 곧바로 오지는 않았고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 한명의 인원이 검은 궤짝을 들고 서 있었다.

“기다리고 계셨군요.”

“반갑습니다. 렌 클리포드 세이버입니다.”

“하하하~ 흑풍을 기다리신 모양입니다. 눈빛을 보니 시간을 지체하면 왠지 절 죽일 것 같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일단 흑풍의 외형부터 보시지요.”

황궁에서 보았던 연금술사가 렌을 보면서 검은 궤짝을 열었다. 전체적으로는 예전 흑풍보다 조금 더 두꺼워졌다. 물론 날이 서 있는 부분은 예리하게 벼려져 있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길이 역시 예전보다 1/3정도 길어졌는데 아무래도 원래 있던 흑풍에 여러 금속들이 들어가다 보니 필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았다.

“원래는 예전 크기로 맞춰드리려고 했는데 렌 경은 다른 분들과 다르게 여러 검들을 많이 써보셨다고 소문을 들어서 이왕 하는 김에 하사받은 금속 전부를 흑풍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렇군요. 뭐 흑풍에 익숙해지는 것은 제 몫이니까요.”

“하하~ 그리고 여기 검집을…….”

흑풍을 감상하고 있던 렌에게 옆에 가지러힌 놓여 있었던 검집을 집어서 렌에게 건네주었다. 전부 검은색으로 만들어진 검집이 독특한 문양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전부 룬어와 연금진일 것이 분명했다.

“흑풍의 능력과 검집의 능력은 안에 들어가서 설명해도 될까요?”

“아!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흑풍에 정신이 팔려서…… 안에 들어가서 식사라도 같이 하실까요?”

연금술사가 넉살 좋은 표정으로 배를 부여잡으면서 말하자 렌이 연금술사의 말의 의도를 눈치채고 흑풍을 새로 얻은 검집에 꽂아넣고 저택으로 안내했다. 그러자 연금술사가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렌을 바라보았다. 흑풍과 그 검집이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이었다.

“대단하군요. 흑풍이야 원래 주인을 기다리는 것이니 그렇다치더라도 검집까지 한 번에 길들이시다니…….”

“예?”

“하하~ 흑풍과 그 검집. 저희는 렌 경의 포스의 검은 불길에서 이름을 따서 흑염이라고 지은 그 검집이 완성되고 나서 저희는 단 한번도 이 검은 궤짝에서 그것들을 잡아본 적이 없습니다.”

연금술사가 놀랍다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자신에게는 가만히 검의 공명만을 일으키는 진동만 느껴질 뿐 딱히 반항을 하지 않는 순둥이 흑풍의 의외의 모습에 놀란 표정으로 연금술사를 바라보았다.

“쩝~ 그래도 제가 만들었는데 저한테는 냉대하던 흑풍이 렌 경에게는 순둥이처럼 가만히 있으니…… 휴우~.”

“하하하~.”

“제가 만질 때는 날카로운 예기를 뿜어대거나 검집은 오러를 뿜어 대면서 발광을 했습니다. 아마 렌 경이 살아 있는 한 다른 사람이 저 검과 검집의 주인이 될 수는 없을 것 같군요.”

연금술사가 부럽다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그 주인에 그 검이라고 했던가? 고대 시절 영웅의 반열에 오른 자는 국가에서 설사 반역자라고 해도 그에 걸맞는 무기를 만들어주고는 했었다. 렌 역시 이제는 그에 걸맞는 검과 검집을 받은 것이다. 여전히 공명을 일으키면서 주인을 반기는 검을 느끼면서 미소를 지은 렌이 연금술사를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간단한 식사와 함께 와인을 마시면서 천천히 식사를 즐겼다.

“이거 전쟁 중인 곳이 맞기는 한 겁니까? 굉장히 평화로워 보이는군요.”

“그렇습니까?”

“예. 뭐 저택의 외관은 전쟁 중인 것처럼 척박해 보이지만 저택 내부는 굉장히 온화하군요.”

“감사합니다.”

“자~ 그럼 슬슬 흑풍과 흑염의 능력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볼까요? 그러기 위해서 제국의 연금술사의 장인 이 웨버가 직접 온 것이니까요.”

웨버의 말에 렌이 와인을 마시던 것을 멈추고 웨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웨버가 손짓으로 흑풍과 흑염을 식탁위로 올려놓으라고 하자 렌이 식탁에 세워 두웠던 흑풍을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일단 흑풍부터 설명을 드릴까요?”

“예.”

“흠~ 흑풍의 능력은 기본적으로 증폭의 힘이 있습니다. 이거야 원래 있던 능력이니 렌 경이 잘 알고 계시겠지요.”

“그렇습니다.”

“흑풍은 총 3단계의 능력발현을 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가 증폭, 그리고 두번째가 안정화 또는 기운의 조화와 더불어 그 기운을 일부 축적하기도 합니다. 그 축적된 기운으로 검을 강화하거나 순간적으로 자체적으로 폭사시켜서 상대의 기운을 흐뜨러뜨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렌 경이 융합을 할 때의 능력때문에 카오스 메탈이 이러한 능력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보통 카오스 메탈로 만들어진 명검들이 바로 여기까지…… 즉 두 개의 능력만을 가지고 있지요.”

웨버의 설명에 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도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명검이 아니라 천. 마계를 통틀어서 7대 명검 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검이었다. 사용자의 기운을 증폭시키고 자체적으로 기운을 축적시켜서 일시적으로 적의 힘을 흐뜨려뜨리는 능력을 가지게 해 주는데 어찌 그렇지 않으리라…….

“하지만 저희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카오스 메탈도 그러한 생각을 한 것인지 저희가 9서클 마법사 하인츠 마법사님이 직접 제작하신 룬어로 이루어진 마나의 인을 새길때도 반항하지 않았죠. 그와 더불어 자체적으로 저희 연금진을 추가적으로 새겼습니다.”

“근데 룬어와 연금진은 왜 새기신 것입니까? 카오스 메탈 자체만의 힘으로도 충분한데요.”

“아~ 그것은 지금 설명드릴 것입니다. 카오스 메탈과 아다만티움이 워낙에 단단해서 검진 자체에 새기지는 못하고 그냥 마나의 인을 맨 처음 카오스 메탈에 덮어 씌우고 오리하르콘으로 그 표면을 덮은 것입니다만…… 최근에 저희가 타이탄을 연구과정에서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타이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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