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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으읍!”
“클리포드류 순풍으로는 제 힘을 흘리기 쉽지 않습니다.”
열풍검으로 압박하는 렌이 창술로 클리포드류를 사용하는 루이스를 보면서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열풍검에 담긴 힘 자체가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루이스로도 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달았다. 흘리기도 쉽지 않아서 완벽하게 흘리지 못해서 조금씩 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콰앙! 주르륵!
루이스가 결심을 선 듯 더 이상 방어하지 않고 온힘을 다해서 열풍검에 찌르기를 했다. 그러자 워낙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완벽하게 방어하지 못한 렌이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는 루이스를 바라보면서 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더이상 방어하지 않고 공격을 시작하겠다는 루이스의 다짐과도 같은 찌르기. 그동안 헬 나이트들을 상대로 버티면서 방어초식만 기형적으로 강해졌다. 그런 루이스가 렌을 상대로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렌이 더욱더 열풍검을 크게 만들기 시작했다. 이미 융합의 힘으로 한계까지 압축했음으로 크기를 키울수밖에 없었다. 렌으로서도 루이스만한 강자한테 열풍검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그 사용시간을 늘려간면서 열풍검에 대한 응용력과 힘의 지속력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슈넬같은 강자와의 싸움에서는 이런 수련을 기대하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아직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지 않았으니 그런 상대로 열풍검을 한계까지 사용하다보면 렌도 융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대한 길이 열릴 것이 분명했다.
콰아아앙!
“크윽!”
퍼엉!
주르륵~
루이스가 온 힘을 다해서 창을 이용해서 베고 찌르고 연계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니 단순한 열풍검으로만 상대하기가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아직 열풍검은 시험단계여서 순간적인 폭사형태로만 사용했던 렌이었다. 그런데 막상 열풍검을 이용해서 순수한 대련을 펼치니 이러한 약점에 노출되고 말았다. 그동안 검술에 너무 소홀히 했던 것이 렌에게는 약점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고 나서 순수검술을 펼친적이 많지 않았다. 그러자 렌의 머릿속에서 자신의 그동안에 문제점을 깨달았다.
자신이 어릴 적부터 사용했던 주 무기는 바로 검. 하지만 그랜드 마스터가 되면서 힘의 사용에만 능숙해지는 수련을 해서 그런 것인지 검술에 미숙함을 보인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순수 무력대결에서 루이스에게 밀리는 것이다. 물론 열풍검의 운용에 신경써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것을 포함한다고 해도 루이스 클리포드의 운용능력에 밀린다는 것은 그랜드 마스터 중급 막바지에 들어선 렌으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아~하아~ 이거 단순히 아버지를 돕는다고 말하기는 힘들군.”
렌이 미소를 지으면서 루이스를 바라보았다. 굳은 표정으로 무서운 기세를 내뿜는 루이스를 바라보면서 자신도 전력을 다해서 열풍검을 만들었다. 루이스와의 전투를 통해서 그동안 부족했던 검술수련을 한계까지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이미 오러와 포스의 운용능력은 한계까지 올려놓았고 정령들은 알아서 잘 크고 있는 상황. 문제는 바로 자신이었다. 오러만 비정삭적으로 강했던 자신의 이능력의 힘을 그동안 포스를 주로 사용하고 열풍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연습으로 오러와 포스의 균형을 맞춰왔다.
남은 것은 그동안 소홀히 해왔던 검술수련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랜드 마스터급에 들어선 렌 정도되면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만 깨닫게 되면 그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것 정도야 쉬운 일이었다. 기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루이스 역시 그런 렌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자신의 전력을 다한 공격에도 열풍검을 유지하면서 버텨 내는 아들 때문이었다. 이능력에 비해 조금은 부족해 보였던 검술도 매섭게 변해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지금까지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했던 대련도 빠르게 자신이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루이스는 지금 이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앞으로 적어도 몇년에서 몇십 년 동안 그랜드 마스터에 올라설 수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콰과과과과~
“전력을 다 할 것이다.”
“바라던 바입니다.”
콰아아아앙!
두 개의 거대한 기운이 수련장에 휘몰아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두 개의 기운이 담긴 검술과 창술이 빠른 속도로 서로를 향해 이빨을 드러냈다. 렌이나 루이스나 이미 정통 클리포드 류라고 부르기 힘들만큼 변형되어 있었지만 그 원류는 클리포드였다. 그런만큼 변형을 시켰다고 해도 두 개의 검술이나 창술에 대한 기교와 기술에 대한 파악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빨랐다.
“크윽!”
“늦었습니다.”
“어림없는 소리!”
콰앙!
반박자 늦은 타이밍으로 위기에 몰린 루이스가 몸을 회전시켜서 하단을 베어들어가자 렌이 예상했다는 듯 가볍게 열풍검으로 창을 막아 내었다. 그리고 루이스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밀렸던 것이 거짓말이라는 듯 시종일관 루이스를 압박해나가기 시작하자 루이스의 눈동자에 이성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렌의 빠른 속도를 맞춰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그랜드 마스터의 문턱을 한 발자국 밟고 있는 루이스라서 그런지 렌의 검술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렌도 순수검술은 그랜드 마스터 중급에 이르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루이스의 기상천외한 공격을 쉽게 막아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무력으로 루이스의 힘을 찍어눌러버리니 루이스로서는 극한까지 회피하고 극한까지 빠른 속도로 공격하고 회전력을 더한 강한 힘으로 렌의 힘을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렌으로서도 열풍검에만 집중하면서 루이스를 압박하고 있었다. 거의 무념무상에 들어선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 가지 이성이 남아 있다면 열풍검을 유지해야 한다는 단 하나의 생각. 그것 때문인지 렌은 그나마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루이스는 아니었다.
렌의 강력한 열풍검을 본능적으로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수준은 이미 그랜드 마스터라는 벽을 부수고 조금씩이지만 주변의 마나가 루이스에게 들어가고 있었다. 소모되는 만큼 곧바로 루이스의 마나를 채워넣고 있다는 소리다. 렌이 평소상태라면 그것을 눈치채고 대련을 그만두었겠지만 렌 역시 열풍검을 유지하고 있을 뿐 본능적으로 검술에 심취해 있었다.
루이스와 렌 둘 다 점점 대련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서 전력을 다해 싸우기 시작했다. 렌의 열풍검은 가면 갈수록 그 힘이 강해져가면서 검붉은 화염이 아니라 이제는 검은 화염이 검 주위를 회오리 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루이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새 루이스의 창에 푸른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렌의 열풍검을 완벽하게 막아 내면서 대등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두 개의 거대한 힘이 특수강화 처리된 대련장에서 격돌하자 대련장 여기저기가 부서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클리포드 가의 외곽 쪽에 있어서 주변에는 몬스터들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미 에슈넬을 비롯한 멜릿과 델포트 그리고 저택 내부에 있던 텔피온과 페리온, 하인츠들 전부과 렌과 루이스가 대련하고 있는 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콰과과과광!
일분에 거의 수십번이 넘어가는 합을 나누면서 점점 둘의 힘이 폭주하듯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둘은 아직 못느끼고 있었지만 이것은 일종의 각성이나 다름이 없었다. 오로지 선택받는 자들만이 가질 수 있다는 각성. 기연과 재능 그리고 노력이 합쳐져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각성이다. 깨달음과는 완전히 틀리다. 깨달음은 자신의 힘에 대한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가진 것에서 새로운 것을 붙이는 수준이다. 하지만 각성은 다르다. 자신의 힘을 완전히 새롭게 하는 자들을 바로 각성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