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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186화 (18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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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의 이름을 부르면서 히스테리를 부리는 에슈넬을 보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렌이었다. 렌이 평생을 잔머리로 살아왔는데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재빨리 헤르온과 에슈카를 데리고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한 순간 하필 재수없게 에슈넬이 렌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헉!”

“레~에~엔?”

“누…… 누님…….”

거의 반쯤 이성을 잃은 듯 포스를 사용하지 않는 에슈넬에게서 검은 오러가 일어나는 착각이 들면서 강력한 오라가 곧바로 렌에게 날아왔다.

그랜드 마스터급의 강력한 오러가 인정사정없이 렌에게 작렬하자 거대한 폭음이 일어났다.

“쿨럭! 누…… 누님? 왜 그러세요?”

“흐흐~ 렌?”

“제길! 큰일이네…… 이왕 이렇게 된 거 헤르온 에슈카. 잘 보거라…… 융합의 힘을 보여 주마.”

에슈넬의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서 조금 힘을 사용할 필요성을 느낀 렌이 엄청난 속도로 자신에게 달려오는 에슈넬을 피해서 곧바로 수련장 내부로 들어갔다. 그리고 바닥에 굴러다니는 검 하나를 줍고 에슈넬을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

“후우~.”

“렌!”

콰아아앙!

렌이 검을 드는 순간 곧바로 강력한 종 베기로 베어 들어오는 에슈넬을 가장 안전한 자세로 완벽에 가깝게 막아 내 버리자 에슈넬이 곧바로 검에서 거대한 꽃을 피워내기 시작했다.

“검화다!”

누군가가 에슈넬의 검에서 오러로 만들어진 꽃을 보고 외쳤다. 에슈넬을 검후로 만들어주고 그랜드 마스터 중 유일하게 예술적이라고 불리는 에슈넬의 장기인 검화였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꽃이 아니었다. 그것을 이미 얼마 전 전투로 인해서 잘 알고 있는 렌으로서는 지금은 자신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오러로 만들어진 꽃을 바라보고 식은땀을 흘렸다.

“여기서 전력으로 하자는 거예요?”

수련장이 상당히 넓기는 하지만 전력으로 했다가는 수련장 뿐만 아니라 저택이 날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곧 어느새 수련장 주위로 나타난 멜릿과 델포트 그리고 텔피온 공작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는 렌이 검에 열풍검을 만들어 냈다. 어차피 자신의 제자들에게 융합의 힘을 보여 줄 겸 에슈넬을 상대로 진심으로 상대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 순간 에슈넬의 꽃이 폭발하듯 수천 개의 꽃잎이 흩날리면서 사방으로 렌을 향해 날아들었다.

“제길!”

콰과과과광!

수천개의 거대한 꽃잎…… 하지만 그것은 전부 하나하나가 오러가 담긴 강력한 공격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오러가 아닌 전부 그랜드 마스터급의 오러의 기운이 서린 엄청난 힘이었다. 그러자 렌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듯 열풍검을 전력으로 개방했다. 그러자 검은 화염이 이글거리는 폭풍이 주변을 회오리 치면서 꽃잎들을 완벽하게 막아갔다.

“아수라 열풍참?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너무 약한데…….”

“라이아넬!”

파지지지직!

검은 폭풍 속에서 한줄기 뇌전과 함께 수천 개의 꽃잎을 피해서 곧바로 에슈넬에게 달려드는 렌…… 하지만 에슈넬도 그랜드 마스터급이었다. 거의 초인적인 반응으로 렌의 일격을 피해내고는 극한에 다다른 찌르기로 렌의 몸 전체를 찔러 들어갔다. 극한에 다다른 초인적인 속도의 찌르기였다. 하지만 그 속도에 거의 완벽하게 반응하는 렌…….

“실피온!”

에슈넬의 힘을 완벽하게 막아 내고는 곧바로 실피온이 오러 웨폰에 융합되더니 곧 이전까지와는 다른 강력한 폭풍이 만들어졌다. 렌의 오러 내추럴의 회오리에 실피온의 회오리가 증폭되면서 강력한 힘이 되었다. 그러자 에슈넬의 수천개의 꽃잎들이 폭풍에 휘말려서 힘을 잃어버리자 에슈넬이 곧바로 렌에게서 떨어졌다. 그것을 본 렌이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곧바로 실피온과의 융합을 풀고 그류페인을 융합시켰다.

“합!”

파캉!

“이…… 이게…….”

렌의 오러 폭풍 에슈넬의 주위로 날아가더니 지면에 닿자마자 사방을 거대한 얼음으로 가둬버렸다. 그것을 본 에슈넬조차 정신을 차리고 멍하니 자신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얼음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다른 이들 역시 렌이 만들어 낸 얼음폭풍을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치 오러 내추럴을 몇 가지나 쓰는 것처럼 보이는군.”

“괴물이네.”

“…… 후우~ 저게 융합인가?”

렌이 보인 무력에 텔피온과 멜릿 그리고 델포트가 질렸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자신들이 힘을 일으켜서 오러 파장이 수련장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서 이 정도였지 만약 자신들이 없었다면 충격파에 저택이 무너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정도로 방금의 일격하나하나는 엄청난 공격들이었다. 그나마도 렌과 에슈넬이 힘을 조절했기 때문에 수련장이 무사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련장 여기저기는 페여 있었고 마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 수련장 바닥이 회오리 모양을 나타내고 있었다.

“정신 차리셨네요?”

“너…… 너…….”

“하…… 하하…… 누님?”

에슈넬이 오러 웨폰을 일으켜서 분노한 표정으로 다시 다가오자 렌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그것을 놓칠 에슈넬이 아니었다. 에슈넬 역시 그랜드 마스터급에 들어선 무인…….

“헉! 누님? 지…… 진정하세요.”

“너 이 자식! 이렇게 어설프게 끝내려고? 따라와. 오늘 끝장을 보자!”

렌의 뒷덜미를 잡은 에슈넬이 용서할 수 없다는 듯 렌을 질질 끌고 수련장을 떠나자 다들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수련장 바깥에서 지켜보고 있던 헤르온과 에슈카가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방금 전의 전투를 회상했다. 자신의 스승이 보여준 완벽에 가까운 융합의 힘…… 그랜드 마스터의 힘과 정령왕급 정령이 만들어 낸 무력이나 포스와 오러의 융합의 힘은 헤르온과 에슈카에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물론 그것은 비단 렌의 제자들만이 아니었다. 융합에 관심이 있던 멜릿과 델포트 역시 자신이 앞으로 익힐 융합에 대해서 묘한 흥분감을 느꼈다. 텔피온 공작 역시 저 융합의 힘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고심하면서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이기어검을 다루면서 렌과 대련을 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이기어검으로는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후후…… 나의 자만심이었나? 이기어검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늘…….”

“예?”

“자네들도 융합을 배운다고 했던가?”

“아! 네…… 상급 정령에 이른 저희 정령들과 오러 내추럴을 융합시켜 보려고 합니다.”

“그렇군. 융합이라…… 나 역시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 것 같구만…….”

융합이라는 새로운 힘을 시도하려는 멜릿과 델포트를 보면서 텔피온 공작도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이 생각한 새로운 힘을 생각해 보았다. 그동안 심검이라는 경지를 목표로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오직 한길만을 파 온 텔피온 공작의 굳은 결심이 무너졌다.

“이기어검…… 이거 하나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군. 나 역시 나만의 오러 내추럴을 찾아볼까 한다네.”

“오…… 오러 내추럴을요?”

“그렇네…… 아마 에슈넬 후작도 오러 내추럴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지금과 같은 검화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듯하네.”

텔피온 공작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렌을 데리고 사라진 에슈넬 후작을 바라보았다. 에슈넬 후작이나 텔피온 공작은 과거 고대 시절…… 마도 시대보다 훨씬 전에 있었던 전사의 시대에 있었던 무가가 사용했던 비급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문이었다. 마도 시대 이후 우연히 비급을 발견한 자신의 선조들이 그 비급을 완벽하게 해석해 내기 위해서 몇 대에 걸쳐서 수련하고 그 결과가 지금의 가문이 만들어지고 현재의 텔피온 공작이나 에슈넬 후작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어쩌면 이기어검만으로 그랜드 마스터를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자만심이었던 것 같네.”

“이기어검만으로도 충분합니다만…….”

“물론 이기어검은 엄청난 힘을 가진 기술이지. 아직 내 경지가 부족해서 잘 다루지는 못하네만…… 방금 렌 경을 보고 깨달았네. 내 앞에 있는 이 벽을 부숴 버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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