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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184화 (18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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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큭~ 알았어.”

렌이 키득거리면서 알겠다고 말하고는 제자들을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급하게 융합에 대해서 설명할 정도로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천천히 제자들과의 해후를 즐기려고 했다. 물론 렌은 제자들하고만 있고 싶었으나 융합에 대해서 궁금한 멜릿과 델포트가 렌의 뒤를 따라와서 렌의 인상이 찡그려진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야! 나중에 알려 줄 테니까 그만 좀 따라와.”

“난 에슈카 보러 온 거야.”

“착각하지 마. 헬리나 보러 온 거니까.”

멜릿이 에슈카를 보면서 침을 흘리고 있었고 델포트는 헬리나를 보면서 음흉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멜릿과 델포트를 보면서 불안감을 느낀 렌이 에슈카와 헬리나를 껴안고 그들에게서 보호했다.

“내 제자들을 음흉한 눈빛으로 보지마라.”

“무, 무슨 소리야. 우리가 언제 음흉한 눈빛으로 봤다고 그래?”

“그래. 괜히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 가지 말라고!”

렌의 말에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자 렌이 한숨을 쉬면서 헬리나와 에슈카의 양손을 잡고 저택 안으로 먼저 들어가 버렸다. 멜릿과 델포트는 그런 렌을 보면서 분노에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렌이 오기 전까지는 에슈카와 헬리나가 자신들을 잘 따랐었다.

렌의 친구라는 점도 있었지만 그랜드 마스터에 올라선 무인이었으니 그렇기도 했다.

하지만 렌이 오고 나서 오직 렌에게만 무한한 애정을 보내고 있는 헬리나와 에슈카를 보면서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델포트와 멜릿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헬리온이 한숨을 쉬면서 렌의 뒤를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음? 렌은 어디 갔어? 저택 뒤편에 안 보이던데…….”

“아…… 방금 저택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

“저기…….”

에슈넬 후작이 멜릿의 말에 들어가려고 하자 멜릿이 에슈넬을 만류하면서 붙잡았다.

에슈넬이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멜릿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멜릿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지금 렌이 자기 제자들이랑만 있고 싶다고 저희들도 버리고 먼저 가 버렸습니다. 에슈넬 후작님이 가셔도…….”

“그래? 쳇! 그놈의 제자 사랑은…….”

에슈넬이 인상을 찡그리면서 말하자 멜릿이 헛기침을 하면서 시선을 돌리고 재 빨리 에슈넬에게서 벗어났다.

델포트가 눈치를 못 채고 멍청하게 그곳에 가만히 있었는데 에슈넬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퍼져 나오자 멜릿이 도망친 방향으로 서둘러 벗어났다.

“으득! 렌 녀석…… 오랜만에 만났는데 인사만 하고 끝이야?”

“에슈넬 후…… 헉!”

텔피온 공작이 에슈넬을 부르려고 하다가 심상치 않은 오러가 풍겨 나오자 오던 길을 그대로 돌아서 전력으로 사라져 버렸다.

남자 세 명이 에슈넬의 심상치 않은 오러를 보고 도망쳤지만 지금 에슈넬은 그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저택으로 제자들만 데리고 사라진 렌을 보면서 이를 갈았다.

“흥!”

에슈넬이 굉장히 분노한 표정으로 렌이 들어간 저택을 보다가 수련장으로 향했다. 아마도 지금의 분노를 풀기 위해서 수련장에서 수련하고 있는 기사들을 괴롭힐 생각이 분명했다. 이미 그것을 예상한 멜릿과 델포트 텔피온은 멍청하게 수련장으로 가지 않고 저택 정문 바깥으로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렇게 에슈넬이 분노를 하면서 수련장으로 향할 때 제자들과 함께 자신의 방으로 온 렌은 왠지 모를 오한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왠지 모르게 자신의 몸이 굉장한 살기로 추위를 느끼는 듯 부르르 떨리는 현상에 이해할 수 없다는 의문에 찬 표정을 지어 보였다.

“스승님 추우세요?”

“그…… 글쎄? 이게 단순히 추운 것인지…….”

“혹시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신 것은…….”

“누군가에 원한을 살 만한 짓은…… 음~ 너무 많은데?”

생각해 보니 자신이 그동안 삶을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만한 짓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누군가 자신을 저주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렌이 식은땀까지 흘리면서 몸을 부르르 떨자 제자들이 쓴웃음을 지었다.

“흠흠~ 그건 그렇고…… 융합에 대해서 궁금한가 보구나?”

“네…….”

“하하~ 알려주마. 뭐 사실 생각해 보면 그다지 어렵진 않아…… 단지 오랫동안 두 기운을 하나로 묶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운이 유입될 때마다 융합해야된다는 점이 귀찮을 뿐이지.”

렌이 별로 어렵지 않다는 듯이 말했지만 사실 렌조차도 아직 완벽한 융합을 하지는 못했다. 기운을 발현할 때마다 오러, 포스, 정령력이 갈라지고 막상 기운을 발현한 후에 융합을 하려고 해도 완벽하게 융합되는 시간은 짧은 시간일 뿐이었다.

렌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력하다는 것도 있었지만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것도 있었다.

“일단 내가 앞으로 수련하려는 것은 바로 목검에 완벽한 융합된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간단히 말해서 융합된 강력한 힘을 완벽에 가깝게 컨트롤해서 목검이 부서지지 않을정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너희들도 융합을 시작해 보면 알겠지만 융합은 서로의 힘에 대한 반발력이 너무나도 극심해서 서로 잘 합쳐지지 않으려고 한다. 강제적으로 한다고 해도 고작 몇초…….”

“그러면 목검의 강도로는 금방 부서져서 버틸 수가 없겠군요.”

“그렇지. 완벽하게 컨트롤하지 못하는 한 목검은 융합의 힘을 견뎌낼 수가 없지…… 하지만 목검을 견뎌낼 수 있도록 완벽하게 융합을 컨트롤하면 너희들의 경지는 그랜드 마스터에 가깝거나 넘어서게 될 것이다. 아니…… 완벽하게 융합을 하게 되면 어쩌면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를 넘어설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렌조차도 확신할 수 없다는 말투로 말하자 제자들은 지금 엔이 말한 융합이라는 힘이 얼마나 이루기 힘든 경지인지 알 수 있었다. 완벽한 융합…… 오로지 두 가지 이상의 이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축복을 받은 자들에 한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힘. 그런 두 가지의 힘을 하나로 융합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대륙의 역사에 남을만한 도전이었다.

“지금부터 내가 알려 주는 그대로 따라하거라.”

“네.”

“생각보다 간단하다. 일단…… 오러를 발출하고 그 뒤에 포스를 발출한다. 이것까지는 이해했겠지?”

“저같은 경우 렌 위에 포스를 발출해야하는데…… 렌 때문에 막혀서 포스가 발출 안 돼요.”

헤르온이 안 된다는 듯 식은땀을 흘리면서 오른손에 빛나는 주황빛 렌 위에 포스를 발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원래 보통 헤르온은 장갑을 끼고 장갑에 모조리 렌을 몰아넣고 그 주위를 포스로 덮어 버리는 방식을 하는데 방금 스승과 같이 렌을 주먹에 유지시키고 그 상태에서 포스를 뿜어 내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흠…… 렌이라…… 확실히 렌에 대해서는 나도 정확히 잘 모르니까 돕기가 조금 힘든데…….”

오러 같은 경우 파괴적인 성향이 강해서 계기만 만들어주면 발출하는 것쯤은 쉽다. 렌이 오러와 포스를 섞는 방법은 파괴적이고 절삭력이 강한 오러를 한 점으로 발출하려고 하면서 그 뒤에 포스를 섞어 발출하는 것이다. 당연히 몸 속에서 어느 정도 두 기운이 융합이 되어 있어야 하나 렌은 제자들에게 원리만이라도 설명하기 위해서 한번 해 보라고 한 것인데 헤르온은 그마저도 안 되었다. 보통 오러와 포스가 융합할 경우 곧바로 반발력이 생겨 두 기운의 충돌과 함께 양쪽으로 두 기운이 튕겨져 나가는 것인데 렌같은 경우 포스와 융합이 되기도 전에 단단한 결속력으로 포스의 침입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듯싶었다.

“흠~ 헤르온 넌 좀 있다 하도록 하자. 헤르나 너부터 이리 와서 해 보거라.”

“전 오러를 사용 못하는데요?”

“훗~ 너 같은 경우는 포스를 발현하고 그 곳에 정령을 강제적으로 집어 넣는 것이다. 한번 해 보거라.”

우우우우웅~.

헤르나가 포스를 양손에 든 단검에 포스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둠의 정령을 불러서 자신이 발현한 포스에 융합되어 보라고 말했지만 어둠의 정령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렌이 직접 시범을 보여 주었다.

우우우웅~

“이렇게 하는 것이다, 라이아넬.”

파지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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