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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5장: 렌의 제자들
렌이 루이스를 세실리아에게 넘겨주고 식당에서 재빨리 나왔다.
나오자마자 간 곳은 바로 자신의 제자들이 있는 곳이었다.
어느새 열아홉 살이 되어 버린 자신의 동생도 놀라웠지만 에슈카 역시 엄청 성장했을 거란 생각에 조금이라도 일찍 만나 보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려고 급히 식당을 나서는 데 중요한 건 자신의 제자들이 어디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음?”
“그럴 줄 알았다.”
뒤따라온 에슈넬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렌이 에슈넬을 뒤돌아보자 에슈넬뿐만 아니라 텔피온과 멜릿 그리고 델포트까지 자신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야! 멍청아 어디 있는지는 듣고 가야지.”
“그래~그래~ 네가 들었겠지. 어디야?”
“에휴~ 저택 뒤편이다.”
“알았어!”
렌이 멜릿의 말을 듣고 곧바로 뛰어가자 멜릿과 델포트가 그런 렌을 바라보다가 곧 렌이 뛰어간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텔피온과 에슈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뒤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무작정 저택 뒤편으로 뛰어간 렌이 저택 뒤편으로 가자 십대 중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 소녀들이 수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에…… 에슈카?”
보통 대륙인들보다 피부가 좀 더 까만 소녀가 생동감 넘치는 몸매로 검술 수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녀석들은 쌍둥이로 보이는 녀석들이 대련을 하고 있었다. 모두 어린나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할 정도로 강맹한 기운을 내뿜으면서 대련을 하는 모습에 왠지 렌의 스승의 입장으로서 기쁘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스승님!”
한 번에 렌이라는 것을 알아본 에슈카가 곧바로 렌에게 뛰어왔다. 그러자 헬리온과 헬리나 역시 렌을 향해 밝은 표정으로 뛰어왔다. 그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자신의 제자들을 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렌도 올해로 스물여섯 살이었지만 렌조차도 열다섯에 에슈카처럼 성장하지는 못했었다.
헬리온이나 헬리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렌이 도와준 것도 가르친 것도 많지 않았건만 자신들끼리 이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많이 성장했구나.”
“헤헤~.”
헬리나와 에슈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하자 웃으면서 렌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는 헬리나와 에슈카였다. 헬리온이 조금 부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스승을 다시 본 것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헬리온,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감사합니다.”
“후우, 나는 나이만 먹어 가는데. 너희는 점점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
렌이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한숨을 쉬었다.
어느덧 자신도 스물여섯이 되었다. 에슈카와 헬리나는 아직 앳돼 보이는 외모지만 미녀가 되어 가고 있었고 헬리온은 근육 때문인지 평범한 여자들이 보면 약간은 순수한 외모에 강인한 육체의 언밸런스한 매력에 빠질만한 존재로 성장해 버렸다.
스승은 나이만 먹고 늙어만 가는데 제자들은 아름답고 멋있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우울한 기분을 들었다.
“흠~ 각자 잘 수련하고 있구나.”
“에헤~ 이제 샤먼술은 중급을 넘어서 무리하면 상급 샤먼술까지 사용할 수 있어요.”
“그래…… 헬리온은 백호무를 상당히 익혀 놨구나. 헬리나도 흑룡맹독참을 상당히 익혀 놔서 조금만 더 있으면 너희들만의 길을 찾을 것 같구나…….”
“감사합니다.”
“흐음~ 예전에도 그랬지만 내가 딱히 도와줄 것이 보이지 않는구나.”
렌이 생각보다 훨씬 잘 성장해 준 자신의 제자들을 보면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샤먼술로 인해서 용맹의 외침 같은 하급 샤먼술에서 자연의 노래처럼 자연을 부리거나 피의 주술처럼 주변의 피를 이용해서 강력한 주술을 만들 수준까지 성장해 버린 에슈카나 렌과 포스를 이용한 백호무를 사용하는 헬리온 독의 정령과 어둠의 정령을 이용한 흑룡맹독참을 사용하는 헬리나 셋 중 누구 하나 딸리는 제자가 없었다.
“뭐 그래도 스승으로서 가르칠 게 없지는 않아 기분 좋구나.”
“예?”
“후후~ 에슈카 같은 경우 잘하면 샤먼술과 에슈카의 포스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방법을 만들 수 있겠고, 융합 능력도 깨달았겠다…… 이참에 헬리온이나 헬리나의 기술도 좀 더 다듬어 주도록 하마.”
렌의 말에 셋 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렌이 곧 자신의 손에서 열풍검을 만들어 보이자 그 말뜻을 이해했다. 열풍검을 보면서 자신들의 기술에 대해서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아까 헬리나가 사용하는 흑룡맹독참을 보니까 융합이 되지 않고 조금 분산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포스에 독의 정령력과 어둠의 정령을 씌워 놓기만 한 것이겠지?”
“예. 아직 제 경지로는 융합을 하기는 쉽지 않아서…….”
“헬리온 역시 렌의 힘에 포스를 덧씌워서 증폭을 통한 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더구나.”
“네.”
자신들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렌을 보면서 ‘역시 스승님!’이라는 존경 어린 눈빛을 하는 제자들을 보면서 부담스럽다는 듯 식은땀을 흘렸다.
하지만 곧 쓴웃음을 지으면서 설명을 했다.
“아직 좀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이곳에 남아 있는 동안 너희들이 수련해야 할 방향을 정확히 잡아 주어야겠구나. 일단 가장먼저 에슈카는 창술부터 연습해야겠다.”
“예?”
“내가 듣기로 샤먼술은 특정한 나무나 지팡이의 힘을 빌리면 더 강력해진다고 들었다.”
“그…… 그렇기는 해요.”
“흑단목을 구하고 그 중심에 샤먼에 도움이 되는 물건을 막아 넣거라. 그리고 끝에 창날을 달아서 포스로 창술을 사용하면서 샤먼술을 포스와 융합시키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리고 헬리나 같은 경우는 나처럼 정령과 포스를 융합하는 연습부터 하자. 나 역시도 포스와 정령을 융합기는 쉽지 않지만 너의 천재성을 생각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요?”
“넌 당연히 렌과 포스를 완벽하게 융합시켜서 완벽한 백호무를 완성해야지.”
헬리온의 말에 헬리온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대답한 렌이었다. 그러자 헬리온이 만족한 듯 웃음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없어도 알아서 잘 성장해 준 제자들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최근에 깨달은 융합의 힘을 완벽하게 전수해 주는 것뿐이었다. 자신과는 비교도 안 되는 천재성을 가진 제자들이라면 융합의 본질만 파악한다면 금방 융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이~ 네들도 융합에 대해 알고 싶으면 숨어 있지 말고 나오시지?”
“흠흠~ 들켰냐?”
“그렇게 대놓고 부담스럽게 쳐다보고 있으면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벽 뒤에 숨어 있던 멜릿 메이튼과 델포트를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 녀석들도 빛의 정령과 불의 정령을 계약한 녀석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융합의 힘을 사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을 터였다.
“잘됐다. 그동안 혼자서 뮤턴트를 막느라 부담스러웠는데…….”
“그러게. 벤시 퀸도 어떻게 된 것이 가면 갈수록 강해지는 녀석이라…… 휴우~.”
멜릿 메이튼과 델포트가 한숨을 쉬었다. 그동안에도 진짜 목숨 걸고 막아 내었는데 앞으로 9서클 흑마법사 두 명의 합류와 그들과 함께 나올 소환수 녀석들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는 것이다. 적들의 공격에 죽을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동안 자신들이 성장하는 것도 있었지만 적들도 성장했다. 뮤턴트와 벤시 퀸 정도 되는 녀석들도 그랜드 마스터급에 필적할 만한 강력함을 가지고 있기에 이성이 있었다. 싸우면 싸울수록 더 집요하게 공격하고 더불어 자신들의 능력을 한계 이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터득해 나가고 있었다. 덕분에 현재 자신들이 조금씩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뭐 내가 없어도 안전하게 이 북부를 지키려면 네들이 강해져야겠지. 나야 베르그 만나서 싸워야 되니까…….”
“근데 마왕이라던데…… 얼마만큼 강하냐?”
“글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뮤턴트보다는 강할걸?”
“그…… 그래?”
“응. 듣기로는 그랜드 마스터 상급에 근접했다고 들었으니까…… 실제로 겪어 보니까 그런 것 같기도 했어. 그때 내가 이겼을 때는 마왕 베르그가 방심하지 않았으면 절대 이길 수 없었을 테니까.”
“그렇군.”
렌의 말을 들으면서 멜릿과 델포트가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랜드 마스터 상급……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는 경지를 근접한 마왕 베르그를 상대로 이길 자신이 있다는 표정을 짓는 렌을 보자 착잡한 표정이었다.
“왜들 그래? 내가 먼저 그랜드 마스터가 되었는데 설마 너희들보다 약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겠지?”
“흠흠…… 그건 아니야.”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