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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하군. 엄청난 파괴력이야...천족들이 타고다닌다는 세리핌 수십기를 날려버렸다기에 믿지 않았는데...정말 엄청난 파괴력이군."
"후우~ 넌 누구지?"
렌이 자신의 기술을 완벽에 가깝게 막아낸 마법사를 보면서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검은 로브를 깊게 눌러쓰고 있어서 알아볼 수는 없지만 강력한 마기가 뻗어나오는 것으로 보아서 마계의 인물인 듯 싶었다.
"이런~ 내가 최근에 개발한 최강의 마법 중 하나에 대해서 물어볼 줄 알았는데 전혀 엉뚱한 것을 물어보는 군."
"..."
"뭐 굳이 내 정체를 알고 싶다면 그것부터 알려주도록 하지. 나는 언데드를 다스리는 자이자 모든 리치들의 왕이다. 마족들은 나를 리치킹이라고 부르지."
"언데드들의 왕?"
렌이 리치킹을 보면서 되묻자 리치킹이 기괴한 소리로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렌의 강력한 공격 덕분일까? 어느새 상공에 비룡들과 그리핀 부대들이 날아다니면서 몇명의 인물이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이런~ 흑 마법사들이 이스트 가드를 뚫지 못했던 원흉들인가?"
리치킹이 여전히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지상에서 뛰어내린 자들을 바라보았다. 여태까지 자이언트 산맥을 휘어잡고 있는 흑 마법사들이 이스트 가드를 뚫지 못하게 한 원흉...
"이런...언데드의 왕이라... 생각보다 엄청난 분이 오셨군. 난 이스트 가드의 총사령관을 맡고 있는 가르비논이라고 하오."
"총사령관이라... 클클클~ 반갑군."
서로가 강력한 살기를 내뿜고 있으면서도 웃으면서 이야가하는 모습은 무언가 맞지 않는 모습 같았지만 리치킹과 가르비논 정도의 강자들에게는 별로 이상하지 않아보이기도 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나저나 렌이라고 했던가? 큭큭큭~ 언제 한번 단 둘이서 싸워보고 싶군. 마왕 베르그가 졌다길래 설마했는데...오늘보니까 허언은 아닌 듯 싶은데... 뭐 이 상황이면 후일을 기약하는게 좋지 않을까?"
"뭐요? 지금 지쳐있을 때 죽여야만..."
"클클클~ 자네 눈에는 저 모습이 지쳐보이는가?"
리치킹이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리치킹에게 따지는 데브리나에게 말했다. 그러자 어느새 호흡을 가다듬고 강력한 기세를 내뿜고 있는 렌을 보면서 안색을 굳혔다.
"드워프 왕국에서는 미완성이었나보지?"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오."
"뭐~ 그래도 상당히 기술을 개선시켰나보군.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것을 보니..."
드워프 왕국때의 소문을 들었는지 아수라 열풍참에 대해서 상당히 잘 알고 있는 리치킹이었다. 그러자 렌이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20%정도의 힘이었지만 그정도만 해도 오러네츄럴을 사용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고 지금 이 상황이라면 베르노스 정도는 충분히 막아설 수 있었다.
"나도 새로 개발한 마법을 사용하느라 마력의 상당부분을 써서 여유가 없으니 이만하는게 어떨까? 자네들 입장에서도 베르그 그 친구가 오고 나서 싸우는게 훨씬 나을 것 같은데?"
"뭐~ 받아들이겠소."
"그럼 베르그가 오면 그때 다시 찾아오도록 하지."
총사령관인 가르비논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하자 리치킹이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어떠한 마법캐스팅도 없이 그저 마기와 마법력만으로 허공으로 몸을 띄운 리치킹을 클리니아가 경악에 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9써클 마스터급에 다다른 리치킹의 무지막지한 마법력과 가공할 힘에 질렸다는 표정이었다.그런 클리니아를 보면서 또 다시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더니 곧 워프로 사라졌다. 그러자 베르노스도 렌을 한번 바라보더니 다르니안과 함께 워프로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데브리나는 렌에게 강력한 살기를 내뿜어주더니 인상을 찡그리고 마지못해 워프로 사라졌다.
"후우~ 살았다."
-축하해 주인. 운좋게 살아남았네?-
-축하한다. 솔직히 진짜 살아남을 줄 몰랐다.-
"뭐야! 너희들 나 없으면 중간계 못나와! 그런데 내가 죽었으면 좋겠냐?"
-으음~ 뭐 다른 주인 찾지? 솔직히 정령왕급인데 주인한테 종속정령 되어서 정령계에서 힘도 못쓰고 있는 상황이라...-
"이 나쁜놈! 누구 때문에 정령왕급으로 성장했는데!"
렌이 라이아넬을 바라보면서 말하자 라이아넬이 귀를 후비더니 귀찮다는 표정으로 자기혼자 역소환해버렸다. 그러자 실피온과 그류페인이 쓴웃음을 짓더니 자신들도 따라서 역소환했다. 이번싸움으로 정령력 소비가 너무 많았고 그동안 정령계에서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너무 급격하게 회복하고 소모를 하고를 반복해서 정령들의 몸상태도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렌도 다음 싸움이 있기 전까지는 왠만하면 정령들을 부를 생각이 없었다.
"흠흠~ 좋은 정령이오."
"아~ 반갑습니다. 렌이라고 합니다."
렌과 정령들을 지켜보던 가르비논이 헛기침을 하면서 렌에게 다가왔다. 현 이스트 가드의 총사령관으로 있는 가르비논이 악수를 청하자 렌이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가르비논의 악수를 공손하게 받았다.
"그나저나 내가 아는 그 렌이 맞소?"
"예?"
"수백년만에 대륙최초로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그 렌이 맞소?"
"하하하... 그...그렇습니다."
"허허~ "
가르비논이 영광이라는 듯 렌을 보면서 말하자 자신의 얼굴에 금칠을 해주는 가르비논을 보면서 쑥쓰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전생의 힘을 빌어서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것이기에 쑥쓰러운 것이다. 전생에도 마지막 순간에 올라서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때의 경험을 살려서 지금의 경지를 개척한 것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렌은 항상 자신의 힘에 대해서 자만하지 않았다. 자신보다 훨씬 재능있는 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하는 것이다.
"오랜만입니다. 클리니아 님."
"정말 엄청나게 강해졌군."
"하하...그정도는 아닌데."
렌이 그정도는 아니라는 듯 손사레치기는 했지만 클리니아가 보기에는 엄청나게 강했다. 거의 9써클 마스터급 다다른 리치킹의 최강의 마법 중 하나와 비견될만큼 강력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마왕 베르그를 이겼다는 사실이 클리니아로 하여금 놀랍게 했다. 이스트 가드를 책임지는 가르비논과 클리니아 그리고 에르노아는 암월공 베르노스나 데브리나와 다르니안만 만나도 힘에겨운데 그런 자들을 한꺼번에 상대하면서도 한순간이기는 하지만 압도적인 힘으로 공세를 취하고 있었고 마지막의 기술은 정말 너무나도 강력했었다. 고대시절 드래곤들과 마도시대의 마법사들이 몇세기에 걸쳐서 마법력을 쏟아부는 자이언트 산맥에서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들어낼만큼 강력한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후우~ 근데 좀 지치는데... 일단 이스트 가드로 이동하면 안될까요?"
"아! 미안하오. 지쳤으니 걸어서 이동하기는 좀 그렇고 비룡에 타고 이동하도록 하는게 좋겠소."
"감사합니다."
가르비논의 호의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비룡쪽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비룡에 타고 있던 기사 한명이 비룡에서 내려서 렌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면서 거의 황제에게 할 법한 극상의 예를 취했다. 그러자 깜짝놀란 렌이 그러지 말라고 기사에게 말했지만 아니라는 듯 렌에게 취한 예를 풀지 않았다. 그것을 시작으로 렌이 비룡에 오르자 비룡과 그리폰에 탄 모든 기사들에 렌에게 극상의 예를 취했다.
"허허~ 나도 그랜드 마스터이거늘...나한테는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예를 렌경에게는 처음보자마자 하는 것 같소."
"하하..."
가르비논이 부럽다는 듯이 말하자 렌이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베르쿠스에게 들은 바가 있어서 자신이 이정도로 극상의 예를 받을 정도로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르쿠스만 하더라도 정말 당할 자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마계에는 자신만큼 강한자가 둘이나 더 존재하고 자신보다 강하다고 평가되는 존재인 암흑마제가 있디고 했다. 천계만 하더라도 미카엘이 있었고 미카엘 말고도 천계의 원로회라고 해서 두명 정도가 미카엘만큼 강한 천사가 있었다. 미카엘 역시 원로회에 들어오라고 권유를 받았었지만 중앙대륙의 침공계획을 세우면서 그 권유를 조금 더 밀어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