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4 회: 6-14 -->
"마왕과 리치왕이 합류하면 이스트 가드 정도는 금방 뚫을 수 있을..."
"렌!! 그 빌어먹을 자식이 합류하면 힘들어져! 렌과 아클로네가 만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봤어?"
".... 합류하지 못하게 막아야지."
"쳇!! 그게 쉬워? 빌어먹을...이제는 암흑공보다 포스를 더 잘다루는 것 같아!"
데브리나가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자 다르니안 역시 곤란한 표정으로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정령과 포스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철저하게 은신하는 렌 덕분에 자신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어설픈 전력이면 무시하면 그만이자만 렌이 자신들의 뒷통수를 쳤을시에 입을 피해를 생각하다면 절대 그럴 수 없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죽치고 빌어먹을 녀석이 나오기만을 기다릴 거야? 벌서 3일째야!"
"어쩔 수 없다. 리치왕이 합류해서 이곳에서 주둔하고 마왕 베르그가 완벽하게 낫지 않는 이상..."
"쳇!"
데브리나가 짜증을 내기는 했지만 딱히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잘못하면 역으로 자신들이 자이언트 산맥의 거점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중해야만 했다. 마족들이 자신들을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들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 자신들 역시 마족들을 이용하기 위해서 서로 합의를 한 것 뿐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자이언트 산맥에 흑 마법사들과 이스트 가드에 엄청난 혼란을 주고 있을 때 그 혼란의 근원자인 렌은 편안하게 은신을 하면서 움직이고 있었다.
포스로 기운만 잘 감추고 다니면 들킬 이유가 없었다. 기운을 감추고 은신한 덕분에 야생동물들도 잡아서 구워먹기 편하고 잘 구워서 먹었다 싶으면 재빠르게 자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흑 마법사들이 발견했을 때는 늦은 상황이었다.
물론 그러면 그럴수록 데브리나의 발광만 더 커지면서 다른 흑마법사들만 힘들 뿐이었다. 하지만 데브리나도 렌을 못 잡는다는 것을 잘 알고있는지라 놓쳐도 화만 낼뿐 딱히 흑 마법사들을 문책하지는 않았다.
자이언트 산맥의 크기가 엄청나게 큰데 흑 마법사들이 수 만명이 있다 한들 찾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몬스터들도 몬스터들이지만 수만명 중에서 겨우 4천명 정도면 제대로 된 탐색마법을 사용할 줄 알지만 이스트 가드가 압박하는 상황에서 렌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반 포기하고 렌이 이스트 가드 근처까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음~가면 갈수록 흑 마법사들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러게요."
"어쩌면 이스트 가드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도 있겠는데?"
-오~ 그럴 수도 있겠네요? -
"역으로 뒷통수를 쳐볼까?"
렌이 음흉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자 옆에 있던 라이아넬이 기분나쁜 표정을 지어보였다.렌이 저런 표정을 지을때면 항상 남을 사기치거나 뒷통수치는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남들은 전술이다 전략이다라는 말고 포장을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뒷통수를 후려치는 느낌일 것이 분명했다.
" 굳이 상대가 이스트 가드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쪽으로 갈 필요가 있을까?"
-그럼 이대로 대륙 쪽으로 가시게요? -
"아니. 그 쪽도 분명 흑 마법사들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실피온의 말에 렌이 고개를 흔들면서 부정했다. 그러자 라이아넬과 그류페인이 '그럼 어쩔건데?'라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런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 렌. 그리고는 미소를 지우지 않은체 입을 열었다.
"간단해.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한동안 흑 마법사들을 죽이는거지. 그럼 녀석들이 이스트 가드 앞에서 마냥 나를 기다릴 수만은 없을걸?"
-그렇지만 마왕 베르그가 회복하고나면 역으로 렌이 위험해질텐데요?-
"물론 그렇겠지. 흑 마법사들을 찾아다니면서 죽이는 것은 하루 이틀이면 충분해. 흑 마법사들에게 혼란을 주기만 하면 되거든. 녀석들이 어떻게 할지 모를 때 대륙으로 나가면 되는거야."
렌의 말에 정령들이 '과연 그게될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흑 마법사들이 혼란스럽기는 하겠지만 오히려 렌을 잡기 위해서 더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면 렌의 목숨은 더 위험해 질 것이 분명했다.
"나를 잡으러 오면 이스트 가드에서 가만히 있을까? 지금까지 못 뚫은걸 보면 이스트 가드의 전력이 만만하지 않는다는 것일텐데?"
-음~-
"날 믿어. 어차피 마왕 베르그가 오기 전까지 내 목숨은 안전해."
렌의 말에 미심쩍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어차피 베르그가 오기 전까지는 이스트 가드 공략도 쉽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마왕 베르그 뿐만 아니라 다른 마족들이 합류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봤자 암흑 마제를 제외하고 최상위 전력은 마왕 베르그가 전부일 터. 그렇다면 렌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 그냥 지금 대륙으로 뚫고 나가는게 안전하지 않을까요? -
" 흠...글쎄? 괜히 갔다가 흑 마법사들에게 걸리면 그건 그거대로 위험할텐데?"
- 이렇게 하죠. 지금 이곳을 기점으로 정상쪽과 이스트 가드 근처의 흑 마법사들을 죽이고 이곳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거에요. -
"그리고?"
- 바로 대륙 쪽으로 나가죠. -
실피온의 의견에 라이아넬이 찬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류페인 역시 렌보다는 실피온이 훨씬 믿음직스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그러자 기분이 나빠진 렌이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무슨 정령들이 주인의 의견을 이렇게나 무시하는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어쨋든 다수의 의견(정령들이지만...)으로 렌이 실피온의 의견에 따라야만 했다.
"에휴~ 서러워서~ 무슨 정령들이 주인의 의견을 수긍할 줄 모르냐?"
- 주인이 말이 되는 소리를 하면 수긍하지. -
라이아넬이 팔짱을 끼고 재수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렌을 바라보았다. 그류페인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렌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느꼈지만 애써 참아내고는 화풀이 할 대상으로 흑 마법사들을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대놓고 움직였다가는 예전처럼 힘들게 뻔하니까 은신을 하면서 움직였다.
"어딨냐?"
-100m 위. 빨리 처리하고 바로 올라가.-
"알았어."
그류페인의 말대로 그곳에 어리버리한 흑 마법사 한명이 서 있었다. 렌도 괜히 죽이고 싶어하는 미친x이 아니여서 그런지 약간은 순수하기까지 한 흑 마법사를 굳이 죽여야할 필요성을 못느꼈다. 대신 치료가능하게 몇군데 살짝 베어주고는 뒷목을 쳐서 기절시켜버렸다.
이런식으로 흑 마법사들을 하나씩 하나씩 부상시켜서 기절시켜놓으면 흑 마법사들도 동요가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 분명했다. 이스트 가드로 곧장 갈 줄 알았던 렌이 자이언트 산맥을 돌아다니면서 흑 마법사들을 괴롭히는데 좋을리가 없었다.
-이상한 취미가 생긴 것 같은데?-
"아냐!"
괜히 상처만 잔뜩 만들어놓고 죽이질 않으니 라이아넬이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렌을 바라보았다.그러자 렌이 괜한 오해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라이아넬을 바라봐주고는 곧바로 이동했다. 벌써 기척을 죽이고 10여명의 흑 마법사들을 기절시켰다. 모두 검에 입은 상처라는 것을 알 수 있을정도의 상처만 입혀주고는 기절시켜주었다.
"흠!!"
너무 돌아다녔는지 흑 마법사들이 주위에 쫙 깔려버렸다. 렌이 느끼는 기운만으로도 벌써 20여명의 흑 마법사들이 있었다. 더 흑 마법사들을 기절시키고 돌아다니다보면 9써클 흑 마법사들까지 올 가능성이 있었다. 이쯤에서 깔끔하게 다른 곳으로 도망치는 편이 좋았다.
"안전한 루트는?"
- 동쪽으로 100m 이동 후 산 정상부근으로 올라가서 다시 우회해서 내려오는 것을 추천한다. -
"알았어."
렌이 또 다시 기척을 죽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류페인의 말처럼 최대한 기운을 내뿜지않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낙엽밟는 소리마저도 들킬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움직이자 흑 마법사들이 탐색마법을 펼쳐보았지만 이미 그것을 예상하고 움직인 렌인지라 탐지마법을 범위에서 최대한 벗어나서 움직였다. 이제는 산 정상 부근의 흑 마법사 몇명을 기절시켜놓고 이스트 가드 쪽으로 움직인 것처럼 흔적을 남겨놓고 곧바로 아래로 내려오기만 하면 되었다.
"어렵겠는데?"
-...흑 마법사들 똑똑하네요?-
-인원 빨이지... 주인이 도망칠 루트에 흑 마법사들을 죄다 깔아놓은거야.-
"조금 무리하면 전부 죽일 수 있는데 어떡할까?"
렌이 난감한 표정으로 실피온에 물었다. 다른 정령들도 모두 고심하는 표정이었다. 애초 계획이라면 여기서 흑 마법사들 몇명 기절시켜놓고 재빠르게 내려와서 자이언트 산맥을 벗어나는게 계획이었다.
-계획을 변경하는게 좋겠어요.-
"어떻게?"
-아래로 내려가서 흑 마법사들을 몇명 죽이세요. 그럼 피냄새를 맡고 몬스터들이 몰려들거에요. 그리고 이스트 가드 반대 방향으로 가서 또 흑 마법사 몇명을 죽여서 피냄새를 맡게 해서 몬스터들을 몰려들게 하세요.-
"그런 다음?"
-곧 바로 이스트 가드 쪽으로 달리세요. 그리고 이스트 가드 근처에 몰려있을 흑 마법사에게 주인님의 필살기를 쓰는거죠.-
"필살기?"
실피온의 말에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렌이 물었다. 그러자 라이아넬과 그류페인은 알아들었다는 표정과 함께 렌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다수... 그리고 스피드가 떨어지고 화력만 높은 자들에게 쓰기 딱 좋은 렌의 기술이 있었다.
-천족 전용검술로 만든 아수라 열풍참... 흑 마법사들에게 쓰기에는 괜찮은 검법으로 생각되는데요?-
"...그거 쓰면 나 못싸워."
-걱정마세요. 저희들이 지켜드릴게요.-
"네들을 어떻게 믿고?"
-에이~ 야! 걱정마. 진짜 지켜줄게. 그리고 딱보면 모르겠냐? 이스트 가드 근처에서 그 큰기술 날려서 흑 마법사들을 날려주면 이스트 가드에 있는 애들이 널 도와주러 달려오겠지.-
라이아넬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렌이 자기 일 아니라고 막말하는 라이아넬을 째려보았다. 일이 잘못되면 자기는 바로 저승길로 가야만 했다.
-안전한 루트 찾았다. 할거야 말거야?-
"휴우~ 정말...이런 것들을 정령이라고~ 간다 가!"
렌이 한숨을 쉬면서 정령들을 뒤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대신 천천히 이동하면서 최대한 기력소모를 줄이고 틈틈히 쉬면서 오러를 한계까지 모아두었다.포스는 이동하면서 계속 마나를 받아들여서 포스 역시 한계까지 모으면서 이동했다. 드워프 왕국에 있을때보다 성장하기도 했고 오러 한계량도 증가하기는 했지만 아수라 열풍참 한방쓰면 20%만 남기고 모든 오러와 포스를 소진하는 무지막지한 기술이었다. 그나마 20%남기는 것도 예전에 비해 성장했기 때문이었다.
드워프 왕국에 있었을 때는 5%정도만 남아서 오러웨폰도 겨우 사용하면서 세라핌을 상대할 정도였다. 오러와 포스량도 늘었고 기술도 계속 효율적으로 바꿔와서 쓸데없는 소비를 줄였지만 여전히 한방쓰고 나면 뒤가 없는 기술이기는 했다.
-전방에 5명의 흑 마법사가 있다.-
"네가 처리해. 난 곧바로 이동한다."
-알았다.-
어차피 대놓고 일을 저지를 거라면 정령에게 맡기는게 훨씬 편하고 또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그류페인에게 흑 마법사 몇명을 맡겨놓고 렌은 곧바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