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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움직이자."
-차라리 지금처럼 움직이시는게 나을텐데요?-
"아니. 적들이 내가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면 차라리 좀 더 빠르게 움직이는게 좋아. 이미 중턱까지 왔으니 여기서 정상쪽으로 움직인다면 오히려 안전해. 적들은 내가 벌써 자이언트 산맥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 것 같아."
-알겠어요.-
실피온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기운을 최대한 감추면서 마족에게서 벗어나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고위 마족은 몇명 되지 않았지만 중급 이상 마족이나 저써클 흑 마법사들은 상당했는지 그들을 피해가면서 산을 오르는게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산을 올라도 계속 흑 마법사들의 기운이 느껴진는 것으로 보아 정상쪽에서 흑 마법사를 배치해놓았을 가능성이 컸다.
"정상으로 가면 위험하겠는데?"
-지금와서 안 넘어갈 수는 없잖아요.-
"흠... 더 이상 기운을 숨기고 오르는 것도 힘들어."
어느새 자이언트 산맥이 밤이 되었고 렌으로써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산으로 움직이다가 실수라도 하는 나라에는 밤에 흑 마법사들과 전투를 벌여야만 했다.
-일단 이 근처 나무에 올라가서 쉬어요. 최대한 나뭇잎이 많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서 기운을 숨기면 들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럼 부탁 좀 할게. 잠시만 눈 좀 붙이고 곧바로 올라가자."
-네.-
실피온에게 탐지를 맡긴 후에 잠시 눈을 붙이는 렌. 적진 한가운데에서 잠을 자는 것과 똑같은 것이지만 거의 봉인하다시피 모든 이능력의 기운을 숨기고 자기 때문에 실피온이 아니라면 누가 암기를 던져도 알아챌 수 없었다. 그것이 바로 렌이 기운을 숨기는 것에 단점이다. 실피온과 같은 정령이 있지 않는다면 눈먼화살에도 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렌의 기운봉인 방법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기운을 드러내고 방어하는 것보다 실피온을 믿고 기운을 봉인하고 수면에 드는 것이 훨씬 유리했다. 그것을 알고 있는 렌인지라 실피온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자는 것이다.
그렇게 몇시간을 잤을까? 새벽에 밝았는지 밤보다는 조금 밝아져서 렌이 눈을 떴다. 밤새 경호를 했는지 실피온의 정령력이 조금은 줄어들은 것을 확인한 렌이 실피온을 정령계로 보내고 그류페인을 소환해 움직였다.
밤새 탐지하느라 흑 마법사들도 지친 것인지 경계가 느슨해져 있는 것 같았다. 아무리 고위 마법사라도 밤새 완벽하게 적을 경계할 수는 없는 법. 렌으로써는 행운과도 같은 지금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움직였다.
-전방 500m 앞에 흑 마법사 한명있음.-
"회피 방향은?"
-왼쪽으로 돌아가길 추천.-
"알았어."
그류페인의 간단한 말에 곧바로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 움직인다면 잘하면 들키지 않고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정상부근에 3명의 흑마법사들이 있음. 정상부근에서는 회피가 힘들어보임.-
"기다려야하나?"
-기다려도 힘들것 같다. 뚫는게 현명할 것 같아.-
그류페인의 말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자신에게 불리해지는 것이니 더 망설일 것도 없었다. 포스를 이용해서 최대한 기운을 감춘체로 정상으로 향했다. 어차피 들킬 것이 거의 분명하지만 운이 좋을 수도 있는 것이니 숨길 때까지 숨겨보는 것이 중요했다.
"흑마법사가 알아차릴 가능성은?"
-80%-
"흠...흑마법사들을 처리했을때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정도가 한계?-
그류페인의 말에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정도 시간이라면 너무 촉박했다. 정녕 방법이 없는 것인지 다시한번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을 들여서 생각해보던 렌이 곧바로 그류페인을 불렀다.
"근처에 몬스터 없어?"
- 리자드맨 한마리.-
"대형몬스터"
- 없다. 흑마법사가 조종하는 오우거 한마리만 있을 뿐이다. -
"라이아넬."
- 음? 전투상황? -
"아니.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
렌이 라이아넬을 부르자 곧바로 전력 개방하려던 라이아넬이 곧바로 기운을 숨겼다. 그리고는 렌의 설명을 들었다. 라이아넬이 최대한 힘을 숨기고 오우거에게 타격을 입혀서 날뛰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우거를 최소한의 힘으로 날뛰게 하는 방법. 그것은 아주 간단했다.
"오우거 항문을 번개로 지져버려."
-뭐?-
"오우거 항문 지지라고."
-헐...-
렌의 말에 라이아넬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곧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한숨을 쉬고는 기운을 숨기고 사라졌다. 다행히 오우거가 흑마법사의 곁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서 흑 마법사가 기운을 감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 싶었다. 라이아넬 자체도 정령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겠지만 렌이 라이아넬의 기운을 계속 숨겨주었다.
파직.
"꾸오오오오오~~~"
라이아넬의 번개가 오우거의 엉덩이에 작렬하자 갑자기 오우거가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변을 감시하던 마족과 흑 마법사가 놀란 표정으로 오우거를 바라보았다. 정령의 기운이 나탔났다고 생각되는 순간 오우거가 미쳐 날뛰는 것이다.
"침입자다! 찾아!"
"예!"
고위 흑 마법사의 고함소리에 근처에 있던 흑 마법사들이 재빨리 탐지마법을 발동시켰다. 그 순간 연이어서 트롤이나 오우거들이 괴성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흑 마법사들이 탐지마법에 집중하지 못하고 대형몬스터들을 진정시키는데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대형몬스터들을 신경쓰느라 느슨해진 경계...렌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곧바로 움직여서 산을 너머어서 인간대륙으로 진입했다.아직 자이언트 산맥이기는 했지만 인간대륙에 온 것 자체가 감회가 새로웠다.
"정령력 발견...희미하지만 정령사를 발견했습니다!"
"서쪽이다."
마족의 말에 고위 흑마법사가 재빨리 서쪽을 바라보았다. 시야에는 보이지 않지만 서쪽에 고위 흑 마법사가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기운을 추적하기에는 충분했다. 마족의 말대로 희미하지만 정령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전부 서쪽방향으로 수색해라!"
"예!"
고위 흑마법사의 말에 모든 흑 마법사들이 서쪽방향으로 수색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족은 왠지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느껴지는 기운은 분명 희미한 정령의 기운 하나뿐이었다. 그러자 의심을 지우고 마족도 서쪽을 수색하러 움직였다. 그 틈을 타서 수풀이 움직이는 미세한 소리와 함께 검은 인영이 산을 완전히 넘어서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제 66장: ㅤㅉㅗㅈ고 ㅤㅉㅗㅈ기는 추격전.
렌이 무사히 정상을 넘어서는 순간 고위 마족이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듯 기운을 확산시켰다. 그리고 바로 그때 렌이 전력으로 움직이고 있는터라 기운을 숨겼다고 하지만 고위마족정도 되면 그 미세한 기운을 못 읽을리가 없었다. 그것은 곧바로 렌에게 위기로 다가오는 것과 똑같았다.
"정령은 미끼다! 진짜는 여기야!"
"뭐?"
고위 흑 마법사가 멍청한 소리를 하면서 고위 마족을 바라보았지만 더 기다릴 것도 없다는 곧바로 추격을 하는 고위마족을 보면서 흑 마법사들도 재빨리 고위 마족의 뒤를 ㅤㅉㅗㅈ기 시작했다. 그러자 급해진 것은 렌이었다. 재수없게 마족에게 들키면서 재빨리 움직이기는 했지만 급하게 움직이느라 흔적이 남는 이상 흑 마법사들이 뒤를 ㅤㅉㅗㅈ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기운을 숨기지 말고 전력으로 도망쳐.-
"아니...아직 그들이 나인지 확신하지 않았어. 섣불리 정체를 드러낼 필요까진 없을거야."
-과연 그럴까?-
"뭐?"
라이아넬이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뒤를 바라보았다.그러자 렌이 뒤를 바라본 순간 먼 곳에서 마족이 전력을 다해 뒤 ㅤㅉㅗㅈ고 있는게 보였다. 그것도 일반적으로 ㅤㅉㅗㅈ는 것이 아닌 마기를 전력으로 드러내고 ㅤㅉㅗㅈ아왔다.
-마족이 저렇게 전력으로 마기를 뿜어대면서 너를 ㅤㅉㅗㅈ는 이유가 뭘까?-
"...큰일이네."
- 살고 싶으면 열심히 도망치는게 좋을걸? -
라이아넬이 비웃듯이 말했지만 분노할 시간도 아깝다는 듯 렌이 곧바로 전력으로 발을 디디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말 잔상만 남고 사라지는 것처럼 미친듯한 속도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고위마족이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재빨리 ㅤㅉㅗㅈ아가려 했지만 엄청난 속도로 사라지는 통에 도저히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뒤따라오던 고위 흑마법사들도 역시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