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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143화 (14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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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마제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말하자 암흑공이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마계식물의 침식을 이렇게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것...이제까지 마계터널 주위로 그 어떤 중앙대륙의 생물체도 접근하지 못하게 관리했고 또 마계터널에서 은연중에 풍겨나오는 마기까지 있는데도 마계식물의 침식이 더디다는 것은 단 하나다.

"천족따위가 이런 짓을 할 수 있을리 없다. 여기까지 신성력이 퍼진 것이라면 신의 간섭이 있었다는 증거다."

"...대 전쟁시절 마신께서 신에게 패한 것이 뼈 아프군요. 마신께서 잠드시지 않았다면 신이 이렇듯 중간대륙에 간섭할 수 없었을 터인데..."

마족공이 침음성을 터뜨리면서 말하자 암흑마제 역시 침묵했다. 비록 마신과 신의 약속으로 중간계에 직접 현신할 수는 없지만 현신하지 않더라도 관여할 방법은 많다. 직접적으로 생명체에게 자신의 축복을 내리지 않더라도 중앙대륙 전체에 자신의 힘을 선사하는 방법같이 신과 마신의 약속은 구멍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 신은 마족들에게 중앙대륙의 침공을 쉽게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중앙대륙 전체에 마기가 쉽게 침식할 수 없도록 축복을 걸어놓은 것이다.

물론 마신이 잠들기 전에 중앙대륙에 자신의 마기를 상당히 뿌려놓았지만 신은 힘을 회복한지 상당히 지났는지 중앙대륙에 마신의 영향보다 신의 영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흠~~ 암흑마제. 그럼 우리에게 한 약조는 어떻게 되는거지?"

"그래. 우리에게 주는 땅에는 마계화가 진행되지 않는건가?"

만티코어와 켈베로스가 암흑마제를 바라보면서 말하자 암흑마제가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비록 생각보다 마계식물의 침식이 더뎌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해결될 일이었다.

"전쟁에서 이기면 끝난다. 이긴 곳에 마계식물을 심어놓으면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어차피 마계화는 진행될 것이다."

"그렇군. 단지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라는 것인가?"

"그래."

만티코어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데드왕이나 마룡왕은 마계화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으므로 그저 중앙대륙을 열심히 관찰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뿐이었다.

"일단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곳의 마계화가 어느정도 진행될 때까지는 움직임을 삼가해야겠군."

"아쉽군요. 천족이나 중앙대륙의 준비가 아직 완벽하지 않을때 공격하면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을텐데...후우~"

암흑공이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암흑마제는 어차피 자신들이 이길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이번에 중앙대륙으로 오는 마물의 수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오크제국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마물들만으로도 오크제국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만큼 강력했고 마족들은 중앙대륙의 다른 나라들을 공략하면 되었다.

하지만 암흑마제나 암흑공은 천족보다도 인간들을 더 경계하고 있었다. 최근 인간들의 급격한 성장이 마족들의 침략전쟁에 어떠한 변수를 줄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천족들이야 수백년동안 거의 변동사항 없는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저 세라핌의 수나 확장하는 수준의 성장이었으니 말을 다 한 것이다.하지만 인간들은 달랐다.

최근 몇년동안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었다. 단 한명도 없는 그랜드 마스터에서 지금 자신이 알고 있는 그랜드 마스터 숫자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성장을 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마왕까지 보내가면서 인간대륙을 확실하게 처리하라고 했지만 그래도 어떠한 변수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언제쯤 공격할 생각이지?"

"바로 공격한다고 하지 않았나?"

"신이 개입한 것 같으니 최대한 신중하게 해야한다. 조금 기다리도록 하지."

암흑마제 베리알이 마룡왕과 리치킹의 말에 신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신이 잠들어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비록 신이 더 이상 천족들에게 관대함을 배풀지는 않는다고는 하지만 신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중앙대륙에 관여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인간대륙의 신관들에게 자신의 신성력을 내려주어서 마족들을 막아내게 할 수도 있었고 또 방금처럼 중앙대륙 전체에 신성력을 조금씩이나마 부여할 수도 있었다.

이 모든게 마신이 잠들어버림으로써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잘 알 고 있었다.

"신의 개입이라...후우~ 천족을 버릴지언정 중앙대륙을 버릴 수는 없다는 것인가?"

베리알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암흑공과 그곳에 있는 마물의 왕들의 표정 역시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베리알이 이정도로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마족이나 마물들에게도 결코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이야기였다.

마물들의 왕들이 보기에는 최근 몇십년동안 베리알이 이정도로 심각한 표정을 지은 적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암흑공이 보기에도 렌에 관련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인 적이 없었다.

"어차피 신은 마신과의 계약때문에 직접적으로 현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피조물의 특정상 신의 신성력을 무한정으로 받아낼 수도 없는 노릇... 우리의 계획에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신이 중앙대륙 전체에 뿌린 신성력 정도가 전부일 것입니다."

"흠~ 뭐 신이 신성력을 뿌려두었다면 나에게도 좋지 않은 상황이군."

"뭐 난 상관없네."

리치킹이 뼈밖에 없는 얼굴로 칙칙한 말투로 말하자 마룡왕은 재밌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리치킹이야 언데드를 이끄는 군주의 입장에서 신성력은 극독을 대지에 뿌려놓은 것 같은 느낌일테니지만 마룡왕이 이끄는 마룡족은 그것에 크게 구해받지 않는다. 아무리 마기에 근본을 두고 있다지만 마룡족은 특성상 자연의 기운을 마기로 바꾸는 힘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마룡족이 중앙대륙을 침범해서 인간들의 힘이 약했을 당시 거의 지배자 행세를 했었던 젓도 존재했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마룡족의 힘도 과거보다 줄어서 마룡왕의 탄생과 함께 중앙대륙으로 진출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보고자 중앙대륙 침범에 참여한 것이다. 그렇게 각 자 자신들의 생각에 빠져있을 때 암흑마제가 자신이 뭔가 놓쳤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가 표정이 굳어가면서 인상을 찡그렸다.

"짜증나는군. 뭐 그래도 조금 느려지는 것뿐 결과는 변함없겠지."

"아니...이대로라면 우리가 패할 수도 있다."

곰곰히 혼자 생각에 잠겨있던 암흑마제가 리치킹의 말에 대답하자 모두들 암흑마제를 바라보았다. 지금 암흑마제가 한 말은 마족 마물 모두에게 충격적인 말이나 다름없었다.

"우리가...패한다고?"

"그래. 분명 이대로 안일하게 대처하다가는 우리는 질 것이 분명해."

"어째서지? 네가 위험하다고 한 인간들 때문인가?"

리치킹이 예전에 암흑마제가 인간들을 조심하라는 말을 했을 때를 기억하면서 말하자 암흑마제가 침묵을 지켰다. 리치킹도 사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자면 인간출신이었다. 흑 마법사로써 궁극을 탐하고자 고위마족과 계약을 했다가 오히려 고위마족을 죽이고 그 심장을 취해서 9써클에 들어섰다. 8써클 마스터에서 깨달음을 얻었지만 리치라는 몸 때문에 몸의 재구성이 힘들어서 반쪽자리 9써클에 있다가 십수명의 고위마족을 죽이고 마기로 가득한 심장을 몸 이곳저곳에 끼워넣고 각 종 마물들을 키메라로 합성해서 그 세포조직으로 피부를 이식했다.

덕분에 리치킹은 마왕급에 필적하는 강대한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런 리치킹이라서 자신 역시도 인간들 중에서 재능있는자가 기연을 얻게 된다면 어떤 힘을 가지게 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인간의 몸으로 마계의 언데드땅의 군주가 된 자신이었기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뭐... 거의 그 부분 때문이라고 하지만 위드라드라는 세계수의 대언자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 오랜세월 세계수의 옆을 지키면서 대륙을 관리한 그 하이엘프는 위협적이야. 즉 인간과 세계수 이 두개가 합동공격을 해온다면 아무리 우리가 강하다라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어쩌자는거지?"

"둘로 나뉜다. 마족들은 지금 바로 세계수의 도시쪽으로 출발해야겠다. 마물군단은 오크제국과 인간대륙과 중앙대륙의 경계인 자이언트 산맥을 관리한다."

"흠...마계화가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할 것이란 말인가?"

"이미 상황이 이렇게 된 상황에서 중앙대륙을 전부 점령한다는 것은 말이되지 않는다. 먼저 전쟁을 걸어서 최대한 많은 땅을 확보하고 전선을 유지해 중앙대륙 북부를 완전히 마계의 땅으로 고정시켜버려야한다. 그 이후 마계화를 진행해도 늦지않아."

암흑마제의 말에 마물의 왕들이 모두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 있는 말이었다. 이렇게 앉아서 마계식물들의 마계화를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선제공격을 하는 것이 마족이나 마물들의 입장에서도 훨씬 환영할만한 일이었다.그렇게 암흑마제의 결정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기다릴 것도 없이 본격적으로 전쟁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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