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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113화 (11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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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시 리베르티

붉은 로브를 쓰고 있던 마법사가 로브를 걷자마자 나온 모습은 여신이었다.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엄청난 미모를 자랑하는 눈앞의 여인을 보았다. 정말 보기 드물 정도의 렌의 이상형에 맞는 여인.

하지만 양 옆의 귀가 큰 것을 봤을 때 정체를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엘프?”

“후훗. 놀라셨어요?”

“흠. 솔직히 엘프일 거라고는 예상했습니다만 생각보다 예쁘셔서 놀랐습니다.”

렌이 놀랐다는 말로 이야기를 하자 수줍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엘프를 보면서 백호가 폴짝 뛰어 엘프 위로 올라탔다.

“역시 자연의 종족답네요. 백호랑 쉽게 친해지시는 것을 보니.”

“호호.”

붉은 로브를 입은 엘프가 기분 좋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추정 무력은 최소 6서클 마법사. 어쩌면 7서클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있을 만한 무력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다.

“제 이름은 에르니아라고 해요.”

“렌이라고 합니다.”

서로의 자기소개를 하고 난 후에 거대한 성벽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렌은 또 한 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자유도시라고 한 것을 들었는데 자유도시가 마일드 제국 수도보다도 훨씬 아름다운 건축물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감탄을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진짜 몬스터 랜드에 들어서고 나서 여러 가지로 놀라게 되는 렌이었다.

“괴. 굉장하네요.”

렌이 놀랍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에르니아가 가벼운 웃음을 지으면서 아무 말 없이 걸었다. 그런 에르니아를 따라 걷기 시작하자 또다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자유도시 안에 있는 수많은 종족들. 드워프 엘프부터 시작해서 몬스터라고 분류되는 고블린까지 있었다. 거기다가 이미 서대륙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수인족들까지 몰려다니고 있는 것을 봐서 정말 여기가 자유도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렌이었다.

“많이 놀라셨죠? 아마 고블린들을 보고 놀라신 것 같네요? 후후후.”

“예. 저희 대륙에서는 분명 몬스터들이라고 분류되는 종족인데.”

“이곳 자유도시는 지성을 가지고 있는 종족이라면 오크를 제외하고 전부 모여 있어요. 아마 쓸데없이 종족이라는 틀 안에 갇히고 싶지 않은 종족들은 전부 모여 있다고 봐도 될 거예요. 몬스터 랜드에서도 오크 종족을 제외하고 가장 넓은 땅을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자유연합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에르니아의 설명에 주위를 둘러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 자유도시 안에는 종족 간의 차별 따위는 전무한 것 같았다. 고블린들마저 약초와 독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자유도시 내에서 약초상을 하고 있는 것을 봤을정도니 다른 종족들이야 말할 이유가 없었다.

“혹시 내상이 있으시다면 저 고블린 상점을 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증상만 이야기 해 주면 웬만한 치료사들보다 훨씬 약초 배합을 잘해서 약재를 주니까요.”

“호오. 굉장하군요.”

에르니아의 말대로 정말 고블린 상점을 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블린 상점에는 나와 있는 약초들만 해도 엄청난 종류가 있었다. 고블린들이 독을 잘 다룬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로 뛰어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각 종족마다 특성이 있듯이 고블린들뿐만 아니라 수인족들도 묘족이나 조인족 낭인족이라고 불리는 서쪽 대륙의 웨어울프들까지 있었다.

“저 혹시 여기서는 신분을 어떻게 합니까?”

“음. 글쎄요. 여러 가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되기는 하는데. 실력만 된다면 용병으로 등록하는 것이 가장 편하기는 하죠. 몇 번 의뢰를 마치기만 한다면 그 즉시 자신의 신분이 증명되는 방식이니까요.”

“그렇군요. 혹시 여기서도 용병등급은 서쪽 대륙과 비슷합니까?”

“음, 서쪽 대륙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모르겠지만 이능력만 사용 가능하다면 최하급인 E급은 넘어설 수 있을 거예요. D급 용병으로 시작할 수 있겠죠? 제일 많이 사용하는 포스 같은 경우 오러만 만들 수 있다면 능히 C급은 될 거예요.”

에르니아의 설명에 용병의 단계가 서쪽 대륙보다 한 단계 정도 높은 걸 알 수 있었다. C급이 되려면 적어도 익스퍼트급은 되어야 한다는 소리였으니 아마 자신이 추측한 게 비슷할 것이었다.

“혹시 용병 길드가 어디 있는지 아세요?”

“음, 이쪽으로 쭉 가면 있는데 용병으로 등록하시게요?”

“예. 가장 신분을 증명하기 쉽다면 용병으로 등록하는 게 쉬울 거 같아서요.”

“그럼 이걸 가지고 가셔서 시청에 파세요. 이곳 화폐는 페니라고 하구요. 6, 8페니 정도면 음식 하나 정도는 시켜먹을 수 있을 거예요. 아마 여관에서 하루 정도 묵는 데 20페니 정도는 들 거예요. 지금 제가 드리는 것은 오크들의 뻐드렁니랑 슬라임 조각인데 오크 1마리당 15페니 정도는 줄 거예요. 슬라임 조각은 구하기가 쉬워서 음료 카페에서는 슬라임 조각은 5페니 정도밖에 못 받을 거예요.”

“굳이 이렇게 안 하셔도…….”

에르니아가 괜찮다는 듯이 묵직한 주머니 두 개를 아공간에서 꺼내서 렌에게 넘겨주었다. 1000페니 이상 정도 나올 거 같은 주머니의 양에 놀라워하자 괜찮다는 듯이 손사래를 치는 에르니아였다.

“그럼. 감사히 받을게요.”

“네. 부디 잘 적응하시기를 빌어요.”

에르니아가 웃음 지으면서 말하자 렌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하고는 에르니아가 가르쳐 준 시청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가다가 고블린 상점에 들르자 고블린 상점에서 슬라임 조각이 약재에 필요하다는 말에 거의 하나당 10페니나 되는 거금으로 받아 내었다.

그러자 원래 카페에 팔려던 슬라임을 몽땅 팔아 버리자 3. 400페니 정도 되는 엄청난 양을 챙겨 들고 시청으로 향했다.

“저기.”

“무슨 일로 오셨죠?”

“여기, 오크 뻐드렁니를 챙겨 왔는데요.”

“와, 양이 많네요?”

시청직원이 오크 뻐드렁니의 개수를 세어보더니 감탄한다는 말을 했다. 에르니아가 준 주머니가 마법주머니였는지 막상 바닥으로 쏟아내자 거의 수백 개나 되는 양이 나왔다.

“한 쌍으로 계상해서 하나당 20페니에요.”

“아, 그렇군요.”

“다 해서. 음. 와우 1,200페니 정도 받을 수 있겠네요.”

귀여운 날개를 파닥거리면서 종이에 계산을 하던 페어리가 웃으면서 이야기하자 귀여운 페어리의 모습에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계산해 주세요.”

“아. 네! 여기 1,200페니요. 흠. 근데 못 보던 인간 분이시네요? 혹시 시청에 등록되어 있나요?”

페어리가 처음 봤다는 듯이 렌을 바라보자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페어리를 바라보는 렌이었다. 그런 렌의 표정을 보고 괜찮다는 듯이 말을 하는 페어리였다.

“몬스터 산맥을 넘어오신 분이시네요. 헤헤. 얼마 만에 넘어오시는 건지. 최근 몇십 년 동안 흑마법사들에 때문에 단 한 명도 없었는데.”

“뭐. 사정이 있어서 넘어오게 됐습니다.”

“헤헤. 뭐 몬스터 산맥을 넘어오셨다면 다들 사정이 계시겠죠. 그럼 지금 등록하실 건가요?”

“아. 용병으로 등록하는 게 훨씬 쉽다고 해서 그쪽으로 등록하려고 합니다.”

“흠. 확실히 용병으로 등록하시는 편이 빠르고 좋기는 한데 돈이 좀 많이 들 거예요. 차라리 시청에 머무시면서 좀 기다리시는 게 어떻겠어요? 뭐 지금 가지신 돈으로는 한동안 지내시기는 충분하실 것 같은데. 그리고 용병보다는 몬스터 헌터로 전향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페어리의 말에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듯이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렌이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계속 움직이는 용병 길드보다는 몬스터 헌터가 더 나을 수 있도 있겠다 싶었다. 조용히 몸을 회복하면서 가끔씩 오크나 몬스터들을 사냥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

“흠. 며칠이나 걸릴까요?”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아요. 많이 걸려봐야 일주일 안에서 끝날 테니까요. 이참에 자유연방 소속으로 등록하시면서 몬스터 헌터등록도 같이 해 드릴게요. 몬스터 헌터는 용병과는 달리 딱히 등급이 상관없으니까요.”

페어리의 말에 고맙다고 말하자 페어리가 웃으면서 아니라는 듯이 말하고는 시청에 자유연방 소속으로 바꾸는 종족들을 위해서 임시로 마련된 방으로 안내했다. 의외로 자유연방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은 듯 시청 한 구석에 마련된 방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후우, 천호야! 백호야! 한동안 명상 좀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침대에 앉자마자 명상자세를 하자 천호랑 백호도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이 자신들도 자신들만의 포스를 다스리는 자세 즉 편하게 누워서 명상에 들어갔다. 천호도 아까 오크와의 전투에서 포스를 많이 사용했는지 렌과 같이 곧바로 명상에 들어가는 모습이었지만 백호는 새끼라서 아직 몸집이 완전히 커지지도 않아서 그런지 포스가 남아돌아서 사용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뭐 저런 백호도 2. 3년만 지나면 제대로 된 샤벨 타이거로서 성장을 할 테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우웅. 우웅.

“후우, 쉽지가 않네.

“크릉.”

어느새 명상을 다 마쳤는지 샤벨 타이거가 렌에게 다가왔다. 렌 역시 명상들 다 끝냈지만 렌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도저히 데크리지의 봉인술을 풀어낼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자연스레 오러가 회복된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는 단단하기만 할 뿐이었다.

물론 한 가지 좋음 소식도 있었다. 렌의 몸의 오러를 봉인하는 마력이 조금씩 약해짐에 따라서 오러를 완벽하게 봉인하기 위해서 정령력과 포스를 봉인하던 마력이 조금씩 오러 쪽으로 마력을 보태 주고 있는 점이었다.

나중을 위해서 오러를 확실하게 봉인시키려는 듯한 데크리지의 봉인술을 생각하면서 렌이 질렸다는 듯이 혀를 내둘렀다. 정말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비록 적이지만 데크리지의 마법에 관한 이해도는 여타 다른 마법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 같았다.

“그럼 뭐 좀 먹으러 갈까?”

“크릉.”

벌써 반나절 이상을 명상을 해서 그런 것인지 허기가 지는 것을 느껴져서 천호와 백호를 데리고 시청을 나섰다. 자유도시답게 수많은 종족들이 몰려 있어서 그런 것일까? 밤인데도 불구하고 야시장이 상당히 크게 발달되어 있었다.

거래하는 품목도 다양했고 늦은 시간까지 많은 종족들이 술을 마시거나 다양한 음식들을 먹으면서 격투 대회나 아니면 공연 등을 보고 있었다.

“여기 고기 두 덩이하고 간단하게 먹을 만한 추천 음식 좀 가져다주세요.”

“흠. 테이밍한 건가요? 호오. 샤벨 타이거는 테이밍하기 쉽지 않을 텐데. 굉장하시네요.”

음식가게 주인인 묘족이 굉장하다는 듯이 말하자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서머너나 테이머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천호나 백호는 그냥 자신과 같이 다니는 녀석들이지 자신의 소환물이나 테이밍 된 야수가 아니었다.

“친구예요.”

“그렇군요. 보통 테이머나 서머너도 둘 다 친구라고 말하는 것 같던데. 어쨌든 정말 굉장하시네요.”

여전히 굉장하다는 묘족의 말에 웃음을 지어주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술을 마시면서 서로 화기애애하게 말하고 있는 종족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한 가지 특이한 종족을 발견했다.

“저기. 저 분은 누구시죠? 혼자서 맥주 마시고 있는 뿔 난 분.”

“아. 마족분이요? 글쎄요. 저도 마족분은 정말 보기 힘들어서. 뭐 가끔 자유연방인지라 마족분들도 나타나시기는 하지만 저 분은 잘 모르겠네요.”

상당히 특이하게 거대한 붉은 대검을 한쪽에 세워두고 맥주를 마시고 있는 마족을 보면서 조금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는 렌이었다. 독특한 기운. 분명 예사롭지 않은 날카로운 기운을 억지로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모든 오러가 봉인되고 포스와 정령력마저도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신의 감이 말해 주고 있었다. 절대 범상치 않은 자라고 말이다.

“저기, 혼자 드시고 계시네요? 같이 한잔하실래요?”

“누구지?”

“아. 전 이번에 이곳에 온 렌이라고 합니다.”

“렌?”

렌의 말에 그 이름을 마치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는 마족.

하지만 렌은 처음 보는 마족이어서 그런지 붉은 뿔이 달린 마족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기만 했다.

“렌이라…… 내 이름은 베르쿠스라고 한다.”

“그렇군요. 반가워요.”

베르쿠스라고 밝힌 마족을 보면서 웃으면서 대답하는 렌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 맞은편에 있는 의자를 권했다. 거대한 붉은 대검을 보면서 렌이 부럽다는 듯이 바라보자 베르쿠스가 렌을 바라보았다.

“흠. 이 검에 관심이 있는가?”

“예? 아. 그건 아니고 그냥 명검인 것 같아서요. 대륙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굉장한 것 같네요. 여기서도 그 예기가 느껴질 정도이니.”

“이런, 여기저기 금가고 투박한 검일 뿐이거늘.”

“그럴 리가요. 어떤 분과의 싸움으로 저 모양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거 수리하려면 돈 좀 들겠어요.”

자신의 대검을 알아보는 렌을 보면서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이제까지 자신의 대검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단순히 검에 대해서만 잘 아는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 특별한 힘이 있는 것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었지만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흠. 자네 언제 나랑 한번 대련이라도 해 보지.”

“헉! 왜. 왜 그러세요. 이제 겨우 포스 유저인 저에게 이러시면 안 돼요.”

“음? 나도 포스 유저인데?”

“에이. 딱 봐도 수퍼리얼급 이상인데요?”

렌이 쫄았다는 표정으로 베르쿠스를 바라보자 렌을 더욱 재밌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분명 자신의 행색은 초라하고 별 볼일 없는 하급 마족 수준으로 보이는데 눈앞에 있는 청년은 자신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하급 마족이라고 익스퍼트급 이상이었지만 상대는 자신을 최소 중급 마족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최소한으로 잡고 있는 것 같았다.

“흠. 이번에 이곳을 왔다고 했으니 몬스터 산맥을 넘어왔나?”

“예? 아. 네.”

자신이 단지 이번에 이곳에 온 것만으로 어떻게 몬스터 산맥을 넘어왔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렌으로서는 정말 신기할 뿐이었다. 렌이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재밌다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면서 웃는 베르쿠스였다.

“내가 이곳을 돌아다닌 지 좀 됐는데 자네 같은 인간을 본 적이 없어서였네. 내가 용병 생활을 한 지도 벌써 7년이 지나가고 있는데 자네를 본 적이 없었어.”

“와우 7년이나 되셨어요? 굉장하시네요.”

렌이 굉장하다고 말했지만 베르쿠스가 느끼기에는 눈앞의 인간은 자신을 별로 굉장하다고 느끼는 것 같지가 않았다. 겉으로 느껴지는 기운은 분명 포스 유저 최상급에서 익스퍼트 초급 정도의 기운만 느껴지는데 무언가 꽉 막혀 있는 느낌이었다. 그것을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분명 실력 이상의 무언가가 강력한 무언가에 막혀 있는 느낌이었다.

“자네는 용병 일을 안 할 건가?”

“전 몬스터 헌터를 해 보려고 해요.”

“몬스터 헌터라. 뭐 먹고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겠지만. 이왕 몬스터 산맥을 넘었는데 여러 곳을 돌아다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베르쿠스의 말에 순간 괜히 말 걸었다는 생각이 부쩍 들은 렌이었다. 왠지 베르쿠스랑 괜히 엮인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서 순간 어떻게든 말을 돌려보려고 했었으나 이미 그것도 예상했는지 피식 웃으면서 베르쿠스가 말했다.

“흠. 내 추천장이면 C급 용병정도는 바로 승낙될 거 같은데. 어때? 바로 이곳을 떠나서 같이 여행을 다녀보겠나?”

“하. 하지만 이미 시청에다가 신청도 해 놓았고.”

“어차피 의뢰를 맡는 데 시간이 있으니 상관없네.”

“그렇지만 이미 몬스터 헌터 신청도 해 놓아서.”

“그것도 상관없네. 용병이란 직업이 두 개 이상 복수 직업을 인정하는 직업이네.”

베르쿠스의 말에 딱히 반박할 명분이 생겨나지 않아서일까? 결국 같이 동행하기로 결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렌은 아직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잘 알 수 없었다. 그저 마족이라는 것과 엄청 강할 것 같다는 느낌만 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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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어느새 렌이 자유도시 리베르티에 온 지도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었다. 수많은 종족들이 각자의 일을 하면서 보내고 있을대 렌과 샤벨 타이거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수련을 했다. 베르쿠스가 자신이 알아서 용병에 등록해 놓고 의뢰도 찾아주겠다면서 일주일 후에 보지는 말을 해서 그런지 그 날까지 최대한 몸을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미친 듯이 명상을 하고 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겨우 일주일 갔다가 뭘 얼마나 회복하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한번 봉인에 틈이 생기니까 포스양이 생각 이상으로 많아지고 정령력도 가면 갈수록 많아지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포스가 많아지는 느낌에 밥도 안먹고 명상만 해서 그런지 벌써 익스퍼트급까지 포스를 운용할 수 있었다. 정령은 아직도 하급 정령이지만 단순히 원소를 발현하는 것으로 허덕이는 것에 비해 지금은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는 점을 볼 때 자신이 예상한 시간보다 좀 더 빨리 포스와 정령력을 회복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똑똑.

“누구세요?”

“베르쿠스다. 오늘 의뢰가 출발하는 날이라 데리러 왔다.”

“아. 들어오세요.”

“흐음. 명상을 하고 있었나?”

침대 위에서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베르쿠스가 말하자 렌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렌이 침대에서 일어서서 며칠 전에 산 단검 네 자루까지 포함해 벨트에 다섯 자루의 단검을 꽂아 넣고는 방을 나섰다. 그러자 아무 준비도 없이 방을 나서는 렌을 보고 살짝 어이없다는 모습을 보이는 베르쿠스였다.

“아. 운 좋게도 제 허리춤에 메여 있는 주머니가 전부 마법 주머니라서요. 필요한 건 전부 여기 들어가 있어요.”

“으음. 그런가?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가방 하나정도는 사서 필요한 것을 좀 넣고 가는 게 좋을 것 같군. 용병 생활이 그리 깨끗하지만은 않아서 좋은 것을 보면 뺏으려 들지도 모르니.”

“아! 그렇겠네요?”

렌이 미처 그런 점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포스를 회복하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서 그런지 당연한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베르쿠스의 말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베르쿠스가 의뢰를 받았다는 곳으로 가기 전에 가방을 사서 몇 가지 필요한 물품들을 사서 챙겨넣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준비를 끝마치고 나서 베르쿠스를 따라서 간 곳은 자유도시 리베르티의 정문이었다. 여기서는 오크평원이라고 불리는 평원 앞에 있는 문은 오크들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문이라 사실상 리베르티를 통해 들어가고 나오는데 주로 사용하는 문은 바로 지금 렌이 가고 있는 문이었다.

“와우. 사람들이 참 많네요?”

“지금 저 상인들이 마차에 싣고 있는 물건들은 상당히 귀해서 용병들을 상당히 많이 모집한 것 같더군. 뭐. 내가 보기에도 저것들을 다른 연합이나 국가에게 빼앗겼다간 상당히 귀찮을 것 같기는 하다만.”

베르쿠스의 말에 저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렌이었다. 거대한 나무상자를 마차에 올려놓는 것으로 보아서 상당히 큰 물건 같았다. 거기다가 그게 전부가 아닌지 몇 개의 마차에다가 큼지막한 나무상자들을 올려놓았는데 신가하게도 상당히 세련되어 보이는 철제 마차였다. 철제 마차에 온통 마법진으로 도배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 무게 감량같은 마법진이 새겨 있을 것 같은데 마차에 저런 것을 하는 것을 처음 본 렌인지라 상당히 신기했다.

“몬스터 산맥에서 넘어왔으면 저것을 처음 봤을 수도 있겠군. 사실 보통 상행을 나갈 때는 앞에 마정석이 달린 운송용 기간트를 사용하거나 마법 기구를 사용해서 하늘로 이동하지만 저것은 상당히 중요해서 마법적인 요소가 최대한 적게 들어가서 마법사가 추적하기 쉽지 않게 만들었다는군.”

“예? 운송용 기간트? 마법 기구?”

“훗. 아마 이곳을 벗어나 다른 도시를 가 보면 금방 알게 될 걸세.”

베르쿠스가 곧 보게 될 것이라는 말에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철제 마차를 바라보았다. 수많은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는데 마법에 관해서 정확히는 모르는 렌인지라 정확히 무슨 마법진이 어떻게 효과를 내는지는 몰랐지만 그저 신기하다는 듯이 마법진을 구경하고 있을 때 마침내 모든 용병들이 모이고 상인들도 준비가 끝났는지 상단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용병단과 용병들을 차례로 부르기 시작했다.

“베르쿠스 용병단!”

“여기 있소.”

“호오.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는 용병단으로 활동하신다구요? 허허. 베르쿠스 님이라면 그 동료분도 굉장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소.”

베르쿠스의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다음 용병단을 부르는 상단주. 그런 상단주를 놔두고 다시 렌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는 베르쿠스를 보면서 렌이 ‘도대체 뭐지?’라는 표정으로 베르쿠스를 바라보았다.

“용병단이요? 두 명인데 무슨 용병단이에요?”

“흠흠. 그게 용병단으로 등록하면 돈을 더 받는다고 해서.”

“헐. 그게 말이 돼요? 용병단이 되려면 최소 20여 명 이상은 되야 할 텐데. 용병 길드에서 허락을 해 줬어요?”

끄덕끄덕.

베르쿠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렌이었다. 이미 포스를 익히면서 거의 영물 수준으로 변해 버린 샤벨 타이거도 대충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었는지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근처에 있는 용병들이 그 순간 샤벨 타이거도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으로 흥미롭게 샤벨 타이거를 보았다는 것은 여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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