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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108화 (108/277)

<-- 108 회: 4-15 -->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기 보다는 현재를 생각해야만 했다. 드래곤 하트의 마력에 9써클 흑 마법사의 마력까지 렌의 오러를 완벽에 가깝게 묶어두고 있었고 포스와 정령력까지 대부분 막아놓은 상황에서는 트윈헤드 오우거는 커녕 오우거 심지어 트롤정도만 되어도 렌에게는 버거웠다.

오크라도 십수마리가 된다면 도망가는 것조차 힘들정도였으니 현재 렌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식음땀을 흘리면서 긴장감이 무르익을 무렵 렌의 눈에 드디어 육중한 몸을 이끌고 나타나는 오우거를 보면서 표정을 굳혔다.자신의 예상대로 역시나 트윈헤드 오우거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렌의 눈에 보이는 무언가가 렌을 경악하게 했다.

"흐음...분명 이근처에 엄청난 마력의 유동이 보였는데..."

"확실히 지금은 이스트 가드를 공력하고 계시는 다르니안 급님의 마나유동 아니었어?"

"그러게...최소 8써클에서 9써클로 추정되는 마나유동이 있었던 것 같은데...소문을 보면 남부에서 동부로 봉인한 그랜드 마스터를 넘겼다니까 그 녀석인 것 같은데..."

"우리가 자이언트 산맥까지 넘어오면서 조사하고 있는데도 못찾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남부에서 넘어온 렌인가 하는 그랜드 마스터가 이미 저 몬스터 랜드로 넘어간 거 아닐까?"

"그러게...확실히 흔적이 아까부터 지워진 것을 보면 이곳에서 벗어난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것 같아."

트윈 헤드 오우거의 양 어깨에 올라서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흑 마법사들을 보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렌이었다. 마법지팡이에 여라가지 아티팩트를 달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경지는 그다지 높지않아보이지만 아무리 아티팩트의 힘을 빌려서 조종한다지만 트윈 헤드 오우거를 조종하는 것으로 보아서 최소 4~5써클 되어보였다.

저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스트 가드를 공략하는데 고위 마법사는 거의 대부분 그곳으로 가 있는 것으로 볼 때 자신의 최대한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 되었다.

일단은 이곳 몬스터 산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몸을 회복하는데 집중해야한다는 말이 되었다. 자신이 예상한데로 몬스터 산맥은 이미 흑 마법사들에게 거의 점령당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이스트 가드로 이어지는 협곡 정도만이 현재 흑 마법사들이 건드리지 못하는 곳일 뿐 나머지는 흑 마법사들의 안방이나 다름 없었다.

현재 자신이 있는 곳도 몬스터 산맥에서 조금 떨어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중상급 흑 마법사들이 이곳까지 정찰을 나온 것을 보면 거의 확실했다.

"일단 다른 곳으로 가보자. 이곳말고 계곡 주위로 좀 더 찾아보고 그래도 없으면 이미 이곳을 벗어난 것이겠지."

"확실히...몬스터 산맥을 벗어났다면 더 이상 그 그랜드 마스터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봐야겠네. 이미 우리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난 다름 없으니..."

흑 마법사 둘이서 무언가 결정을 내렸는지 트윈헤드 오우거를 조종해서 아까 자신이 계곡에서 물을 뜨던 곳으로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이럴때면 자신의 이능력이 미약한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미약한 포스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마법사들에게 기운을 들키지 않는데에 용이했고 자신은 포스로 기운을 감추는 것쯤은 예전부터 잘 해왔으니 지금의 상황에서 흑 마법사들에게서 살아남는 행운이 작용한 것이다.

"일단은 흑 마법사들이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니 한동안 이능력은 사용하기 힘들겠군."

이렇게 흑 마법사까지 동원하면서 찾고있는 것을 보면 남부에서의 자신의 소식이 대륙에 상당히 퍼져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어떻게든 최대한 이곳을 벗어나야 했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섣부르게 움직였다가는 흑 마법사들에게 잡힐 위험이 있었다. 여기서 최소 몇시간 정도는 가만히 있다가 움직여야만 흑 마법사들의 감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한동안 흑 마법사들이 벗어나기만을 바라면서 가만히 숨어있다가 밤이 되서야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이미 이 근처까지 흑마법사들이 몬스터들을 테이밍 했다면 오히려 밤에 움직이는 것이 훨씬 안전했다.

일단 마법사보다 미약하지만 포스를 사용할 수 있으니 밤에 더 친숙하고 4~5써클이라고 해도 흑 마법사들인 이상 육체적인 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배틀메이지처럼 육체적인 능력이 뛰어날 수도 있으나 트윈헤드 오우거를 타고 마법완드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았을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여졌다.

어쨋든 그런 여러가지 이유로 렌이 밤이 깊어지자마자 곧바로 산맥근처에서 완전히 벗어날거라는 생각으로 재 빠르게 움직였다. 최대한 소리나지 않게 낙엽같은 것을 밟지않기 위해 나무를 타고 움직였으나 밤이라서 그런지 숲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밤에 급하게 움직여서 흔적들을 지울 생각조차 못했다는 것이 더 정확했다.아마 다음날쯤이면 흑 마법사들이 다시 이곳을 조사했을때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그때가 되면 자신은 상당히 먼 거리를 이동해 있을 상황이었다.

그리고 흑 마법사들이 말한 것으로 추측해보았을때 몬스터 랜드라고 불리는 땅에서는 흑 마법사들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 같았다.

무슨 이종족이라도 있는 것인지 흑 마법사들이 오직 몬스터 산맥 주위만이 자신들의 영향력이라고 하는 말을 봐서 분명히 이곳만 벗어나면 흑 마법사들과는 끝이라는 이야기나 다름이 없었다.

물론 몬스터 산맥을 벗어난다고 해도 다른 위험성이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현 상태에서 그런 것까지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지금의 목표는 일단 이곳을 벗어나는데에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것 뿐이었다.

"후우~후우~ 좋지도 않은 몸으로 무리하니까 힘드네."

생각보다 몸상태가 좋지않아서 산을 내려가서 숲으로 들어가는 것뿐인데도 벌써부터 지쳐오는 것이 느껴졌다.밤새 이동해서 그런지 이미 몬스터 산맥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근처에 큼지막한 나무에 올라서 새벽에 잠시 눈을 붙였다.정신없이 이동해서 그런지 몰라도 현재 렌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자신이 처음 악령의 숲에 갈때만 하더라도 어느정도 무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단단히 준비한 것도 아니고 몸상태도 최악이었으니 오히려 어렸을때부터 더 위험한 상황이었다.

거기다 더 최악인 것은 지금 자신이 어디쯤에 있는 것인지 감이 안잡힌 다는 것이다. 방향감각을 잃었으니 이것보다 더 안좋은 상황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 곳에서 얌전히 몸상태나 회복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흑 마법사들의 영향권이 정확히 어디까지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은 최대한 산맥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생각같아서는 몬스터 산맥을 넘어볼까?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것은 자살행위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렌이었다.

"끄응~"

렌이 눈을 뜨지마자 본 것은 어느새 숲 곳곳에서 햇빛이 비춰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오래 잠을 잤던 것일까? 나무위에서 불편하게 잠들어서 그런지 온 몸이 뻐근함이 느껴졌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 되지도 않는 포스를 운용하고 스트레칭을 하자 곧 몸의 피로가 조금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 흑 마법사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 같아서 일어나자마자 수통에서 물 한모금만 마시고는 곧바로 나무에서 내려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얼마간 있었음으로 혹시 흑 마법사들이 올 것을 대비해서 두군데로 나누어서 흔적을 일부러 만들어놓고 자신은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최대한 흔적을 지우면서 움직이느라 시간이 지체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상당거리를 움직이자마자 흔적을 지우는 것을 포기하고 재빠르게 움직였다.

분명 산맥을 확실하게 벗어난 것은 확실해보이지만 그래도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한 렌은 몇 일간을 그렇게 움직였다.물론 가면서 야생동물을 포함한 소형몬스터 무리를 보기는 봤지만 이미 포스를 운용하는데에 있어서 상당히 익숙해진 렌이 기운을 숨기면서 지나가자 다행히 렌을 공격하는 몬스터들은 없었다.그렇게 한참을 이동하다가 수많은 오크언어가 들리는 곳으로 가보았다.지금 상황에서 몬스터들을 만나는 것은 위험했지만 기운만 잘 숨긴다면 몬스터들끼리 싸우는 상황에서 자신이 들키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었다.

"쿠루룩!!"

"물러서지 마라! 쿠룩!"

오크의 전용무기라고 불리는 글레이브를 휘두르면서 명령하는 한 오크가 샤벨타이거 한마리를 수십마리의 오크가 포위하고 있었다.그리고 그것을 본 순간 렌은 경악어린 표정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샤벨 타이거를 포위한 오크들이 전부 미약하지만 검은 포스를 뿜어내고 있었다. 거기다가 샤벨 타이거 더 대단했는데 샤벨 타이거는 이미 포스를 완벽하게 유형화 시키고 있었다.포스 익스퍼트 급에 들어섰다는 이야기였다. 오크들을 지휘하는 대장 역시도 거의 포스 익스퍼트 급에 근접할만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하지만 샤벨 타이거보다는 약간 경지가 모자란지 십수마리의 오크들을 지휘하면서 압박만 하고 있었다. 이미 샤벨 타이거에게 몇 마리의 오크가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샤벨 타이거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몸 여기저기가 상처입고 있었지만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이 이를 드러내면서 오크를 압박하고 있었다.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렌이 샤벨타이거를 바라보다가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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