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대륙 No.3 기사다-90화 (90/277)

<-- 90 회: 3-27 -->

*다크 엘프의 반격

카르시니아를 치료해 주고 난 후에 지쳐서 명상을 한 후에 쓰러진 렌이 다음 날 늦게 움막에서 일어났다. 워낙 내상이 깊었던 탓인지 밤새 명상으로 내상을 다스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치료가 되지 않은 듯한 느낌에 인상을 찡그렸다. 자고 일어나보니까 내부가 더 꼬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다행히 약초를 복용하면서 명상으로 내상을 다스려서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 안 그랬으면 정말 큰일날뻔했다고 생각하고는 삐그 덕거리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세워서 일어났다.

“후우, 힘드네.”

렌이 힘들게 움막 바깥으로 나오자 다크 엘프들이 뭔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동굴전체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듯싶었다. 그리고 얼마 후 거대한 폭음이 동굴 내부를 요동치게 만들더니 흙먼지가 움막 여지거지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강력한 마나의 파장과 함께 렌의 눈쌀을 치푸리는 것들이 다크 엘프의 마을로 찾아왔다.

“흑마법사들……?”

렌이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한쪽을 바라보았다. 데저트 웜을 이끌고 지하 한쪽을 완전히 무너뜨리면서 다크 엘프의 마을로 쳐들어온 것이다. 다크 엘프 전원이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도대체 이곳을 어떻게 알아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크 엘프의 수장인 카르시니아 역시 믿기힘들다는 표정으로 흑마법사들을 바라보았다. 분명 다크 엘프만의 방법으로 흔적을 완벽하게 숨기고 왔는데 그것을 추적해 왔다는 것을 말이 안 되었다.

“카르시니아 님. 내부에 배신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음?”

“여기서 저들을 쓸어버려야 합니다.”

“힘들 것이네. 데저트 웜을 상대할 방법이 없어.”

카르시니아가 렌과 자신의 부상을 두고 말하자 렌이 인상을 찡그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상당히 부상이 심각해서 한동안 쉬어야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쳐들어왔으니 답이없는 것이다. 9서클 마법사를 상대로 데저트 웜까지 상대하면서 싸우라기엔 부상을 입은 몸으로는 무모한 싸움이었다.

“여기서 몰살당할 수는 없습니다!”

“배신자가 엘레나이아라면 이길방법이 없네.”

“예?”

카르시니아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차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자 곧 흑마법사들의 진영에 한 다크 엘프가 은빛머리를 휘날리면서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 자루의 창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8서클 흑마법사들 옆을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보니 최소 마스터급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엘레나이아는 마스터급 랜서라네. 거기다가 최상급 바람의 정령도 소환할 수 있지.”

“……그게 무슨?”

“그리고 엘레나이아를 지지하는 세 명의 원로들 역시 마스터급이지.”

“지금 있는 제대로 된 원로는 알데온 님뿐이지 않았습니까?”

카르시니아의 말에 렌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카르시니아였다. 그저 침묵하면서 현재 흑마법사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미 카르시니아 주위로 다크 엘프 전원이 모여서 결사의 항쟁을 벌이려고 만반의 준비를 끝낸 상황인 듯했다.

“상황이 좋지 않아요.”

“……최악의 상황이지요.”

어느새 렌의 곁으로 다가온 에를리나의 말에 렌이 인상을 구기면서 대답했다. 이미 에를리나가 말하지 않아도 최악의 상황인 것은 변함이 없었다. 렌의 말에도 아무런 표정 변동 없이 가만히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카르시니아를 답답하다는 듯이 바라본 렌이 자신의 허리에서 흑풍과 가드 블레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피할 수 없으면 베어 버리면 그 뿐입니다. 카르시니아 님은 흑마법사들을 막아 주십시오. 다행히 9서클 흑마법사는 오지 않은 듯하니 제가 저 엘레나이아라는 분만 막으면 가능성이 보일 듯합니다.”

“그렇게 하지.”

렌이 카르시니아의 대답에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이 곧바로 지상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아직 내상이 심해서 그랜드 마스터급의 힘을 온전히 낼 수는 없을 테지만 마스터급을 상대 못할 것도 없었다.

단지 엘레나이아를 조심하는 카르시니아의 경고를 되새기면서 최대한 조심해서 엘레나이아를 상대할 뿐이었다. 렌의 두개의 검이 동시에 엘레나이아에게 내려치자 창을 다루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속도로 렌의 양검을 막아 내는 엘레나이아의 창.

콰아아아앙!

“크윽?”

“으음…….”

거대한 폭음과 함께 엄청난 충격파가 퍼지면서 엘레나이아의 창에 푸른색의 거대한 창이 생성되었다. 자신의 무기와 똑닮은 거대한 오러 웨폰. 그러자 렌도 지지 않겠다는 듯 흑풍에서 피어나는 환도 모양의 오러 웨폰과 가드 블레이드에서 생상되는 포스오오라가 동시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실전에서는 단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포스와 오러의 동시 운용을 하는 렌이었다.

자신의 몸 상태가 최악인 것을 감안한 도박을 하는 렌이었지만 포커페이스였던 엘레나이아가 조금은 놀란 듯해 보였지만 곧 무표정한 표정으로 창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 순간 창을 휘감은 거대한 폭풍…… 그것을 본 렌이 순식간에 현재 엘레나이아가 어떠한 경지인지 단번에 파악하고는 왼손에 들린 오러 웨폰에 폭풍을 휘감았다.

퍼어어엉!

“……오러 네추럴?”

“최상급인가?”

렌과 엘레나이아가 동시에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서로의 오러가 가진 힘이 비등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둘 다 나름대로 숨기고 있는 한 수가 있다는 듯이 아직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때 한 흑마법사가 렌을 알아보았다는 듯이 렌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엘레나이아에게 얘기했다.

“저…… 저 녀석은 그랜드 마스터! 저 녀석이 어떻게 이곳에?”

흑마법사가 렌을 바라보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엘레나이아는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그랜드 마스터라면 애초부터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붙이면 되는 일이었다. 거기다 더 이상한 것은 바로 오러 네추럴의 운용. 그랜드 마스터와 마스터 최상급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오러 네추럴의 운용에 있었다.

자신의 속성이 담긴 오러를 겨우 자신의 오러 웨폰에 한정시킬 수밖에 없는 마스터 최상급과는 달리 그랜드 마스터는 자신의 주위로 공간이라는 단위로 압도적인 오러 네추럴 운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현재 렌은 오러 웨폰에만 오러 네추럴을 운용하고 있었다. 그것이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렌을 바라보는 엘레나이아가 곧 무슨 이유 때문인지 깨달았다.

“내상인가?”

“숨기고 있는 한 수를 내놓는 것이 좋을 겁니다. 죽기 싫다면…….”

엘레나이아가 렌의 상태를 꿰뚫어 보자마자 곧바로 포스와 오러를 뿜어내면서 그와 동시에 자신의 세 정령들도 불러내었다. 그러자 엘레나이가 인상을 구기면서 자신도 바람의 최상급 정령을 소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렌의 기세를 감당하기 힘들어 보였다.

“최상급 정령이 셋이라니…… 괴물이군.”

엘레나이아의 말에 침묵으로 대응하면서 두 개의 검으로 엘레나이아의 창과 격돌하는 렌과 그런 렌의 공격과 동시에 세 정령이 바람의 최상급 정령을 압박하려고 했지만 곁에 있는 흑마법사에 의해 번개의 정령 라이아넬과 얼음의 정령 그류페인이 묶였다. 그러자 바람의 최상급 정령 실레스틴과 렌의 종속 정령 실피온과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그와 동시에 다크 엘프와 흑마법사들의 전투도 본격적인 양상을 띄기 시작했다. 일단 데저트 웜을 타고 온 3명의 흑마법사들 중에서 2명이 카르시니아의 오러로 만들어진 활에 의해 아무것도 못하고 방어만 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수많은 다크 엘프들이 언데드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었지만 곧이어 나타난 배신한 원로들에 의해 카르시니아와 알데온이 식은땀을 흘리면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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