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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89화 (89/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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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숨어 있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알고 싶나?”

“예. 현재 다크 엘프 일족의 힘이라면 열사의 대지에서 오아시스 하나 정도는 기반으로 마을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렌의 물음에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젓는 카르시니아였다. 그러자 에를리나도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드레이크가 사는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몬스터 서식지 바깥에 위치한 조그마한 오아시스가 나왔다. 그 정도라면 다크 엘프 일족이 살아갈 만한 터전으로는 충분할 터였다.

“우리도 지상에서 살고 싶다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허락해 주지 않았지…… 우리를 경계하는 일족이 나타났거든.”

“일족이요?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으로 들립니다만?”

“음…… 그렇다네.”

렌의 말에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이는 카르니시아를 보면서 인상을 찡그리는 에를리나와 렌이었다.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카르시니아를 위협할 종족이 있다는 말인가? 순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렌을 보면서 이해한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나를 위협할 종족이 있냐는 것이지?”

“예.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다른 종족이 존재합니까?”

“그렇네.”

렌의 말에 긍정을 하는 카르시니아의 말에 진심으로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이는 렌이었다.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다른 종족이 또 존재한다는 말에 놀랍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렌은 카르시니아의 다음 말에 더욱더 놀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 종족이 현재 흑마법사라고 불리는 자네들과 동맹을 맺고 있지.”

“흑…… 마법사 말입니까?”

“그렇네. 그리고 그 종족 중 1명이 현재 흑마법사의 수장이지. 9서클 마법사에 본 드래곤을 가지고 있네.”

카르시니아의 말에 클로네티아에서 싸운 본드래곤을 가진 9서클 흑마법사를 떠올린 렌이었다. 그와의 전투는 자신이 미세하게나마 우세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었으나 애초에 서로 전력을 다한 것이 아닌지라 제대로 붙는다면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한 가지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그 종족이…… 설마 드래곤입니까?”

“음…… 벌써 눈치챘나? 자네 눈치가 상당히 빠르군.”

렌의 말에 놀랍다는 표정으로 카르시니아가 처음으로 놀랍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옆에 있던 에를리나가 진심으로 놀란 듯 표정에서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본 드래곤…… 1,000년 전…… 그 이전부터 인간들에게 밀린 드래곤은 자신들의 죽은 시체조차 대륙에 놔두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본 드래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래. 흑마법사들과 동맹을 맺은 것은 바로 드래곤 일족이지. 물론 드래곤 전 일족은 아니지만 레드, 골드, 블랙이 함께했으니 사실상 힘 있는 드래곤 일족은 거의 다 있다고 봐야지.”

“……남은건 그린과 블루 실버 정도인가요?”

“강맹한 레드와 지혜의 골드 그리고 포악함의 블랙이 흑마법사와 함께했으니 그들의 힘은 상상을 초월하지. 그리고 그들 중 하나가 흑마법사와 낳은 혼혈이 현재 9서클에 이른 자이네. 알다시피 9서클이라면 9서클 마스터급인 드래곤 로드는 아니더라도 드래곤 각 일족의 수장급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네. 덕분에 드래곤의 3일족의 힘을 모아서 현재 강력한 무력을 만들어 열사의 대지를 지배하고 있지.”

카르시니아의 말에 생각보다 일이 복잡해진 것을 깨달았다. 설마 남부에 드래곤들이 개입되어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남부의 흑마법사들의 배후가 드래곤들이라면 이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었다.

그랜드 마스터 1명 가지고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집단이 바로 남부인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흑마법사들을 막아야 할지 골치 아파지기 시작하는 렌이었다.

“후우, 솔직히 드래곤 로드도 이 상황을 알고 막아보려 했으나…… 아무래도 대륙 동부에도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이네. 다행히 그린 일족과 블루 실버일족이 로드의 뜻에 따라 동부의 힘을 억누르고 있는 모양이나 그런 상황에서 레드와 골드 블랙이 이곳에 있으니…… 화이트 일족은 고대 시대부터 자이언트 산맥에서 중립을 지키는 일족이고.”

“큰일이군요. 다행히 인간들 중에서 흑마법사들에게 저항하는 자들이 이곳 몬스터들이 모여 있는 곳을 좀 더 지나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조차 저번 드래곤들과의 전투로 막대한 부상을 입어서 도울 수 없는 입장이네.”

“……그래서 이곳에 숨어 계신 거였군요.”

“그렇네.”

한숨을 쉬면서 말하는 카르시니아의 말에 표정이 좋지 못한 렌. 아무리 드래곤의 클래스 마법이 서클 마법에 비해 한수 뒤처진다 해도 인간의 마법의 원류는 바로 드래곤의 클래스 마법이다. 물론 그 이후로 인간이 샤먼술과 엘프 마법 주술등을 복합적으로 섞어서 만든 것이 서클 마법이다. 드래곤들은 성룡만 되면 모두 8클래스 이상의 힘을 가지게 된다. 성룡이 되는 나이는 500년. 웜급으로 성장하면 9클래스가 되고 에이션트 드래곤이라면 9클래스 마스터에 10클래스 마법에 비견될 만한 용언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9서클 마법과 그랜드 마스터가 나오기 전에 어째서 드래곤이 대륙을 지배했었는지 알게 해 주는 대목이다.

“드래곤의 숫자는요?”

“적어도 수백은 될 듯싶네.”

“큰일이군요.”

“아무리 자네라도 지금 그곳으로 가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싶군. 일단 이곳에 있으면서 몸을 완전하게 회복하는 것이 좋을 듯하군.”

카르시니아의 말에 고개를 식은땀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순간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카르시니아의 허리 쪽에서 갈색 계열의 옷에 붉은색 얼룩이 묻어 있었다.

“카르시니아 님…… 설마 부상을 당하신 겁니까?”

“으음…….”

렌이 카르시니아의 허리를 보고 심각하게 이야기하자 카르시니아가 급하게 자신의 허리를 가렸다. 그러자 에를리나도 걱정이 되는지 걱정스러운 얼굴로 카르시니아를 바라보았다. 아까 부족원들도 카르시니아를 바라보는 데 전혀 걱정스러운 얼굴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 카르시니아가 부상당한 것 자체를 모르고 있는 듯싶었다.

“이곳으로 피신 온 것은 카르시니아 님께서 부상을 당해서라고 보면 되겠군요.”

“음…….”

“후우, 일단 상처부터 봐야겠습니다.”

렌의 말에 쑥쓰러운지 얼굴을 붉히면서 상처 부위의 허리를 감싸던 손을 조금씩 떼었다. 그러자 렌이 카르시니아의 허리를 보았는데 로브같이 전체를 덮는 옷 때문인지 상처 부위를 확인하기 어렵자 조용히 카르시니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카르시니아가 얼굴을 붉히면서 갈색 계열의 옷을 벗었다.

그러자 안에 검은색의 가슴을 가리는 천과 허벅지부터 골반을 가리는 천만 제외하고 아무것도 입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에를리나가 바로 얼굴을 붉히면서 카르시니아가 여자임을 깨달았지만 렌은 카르시니아의 상처가 더 중요했는지 카르시니아의 허리를 잡고 상처를 확인했다.

“이 정도면 상당히 심각하군요. 흠…… 단순 약초만으로는 치료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9서클 마법사의 저주 마법과 블랙 드래곤의 용언으로 된 저주 때문에 그럴 것이네.”

“흠…… 어쩔 수 없군요. 조금 아파도 참으십시오.”

“응?”

렌이 단호한 말투와 함께 카르시니아의 상처 부위에 손을 올리자 뭐하는 짓이냐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는 카리스니아와 에를리나였다. 하지만 그런 2명의 여자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듯이 허리 위에 올린 손에 자신의 오러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포스를 전력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검은 오오라가 렌을 뒤덮더니 곧 렌의 손으로 모여들었다. 그와 동시에 카르시니아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악!”

“크…… 크윽!”

파지지지지직!

용언과 9서클 저주 마법에 의해 허리가 깊게 베인 상처가 아물지 않게 하던 어두운 마력 덩어리가 렌의 오러에 저항하는 순간 렌이 전력으로 일으킨 포스가 조금씩 조금씩 저주 마법과 용언의 힘을 분쇄하기 시작했다. 이능력을 분쇄하는 데에 있어서 모든 이능력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라는 포스답게 9서클 저주 마법조차도 조금씩 그 힘을 잃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렌의 이마에서도 식은땀이 비를 맞는 것처럼 미친 듯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저주 마법을 사용했는지 렌이 전력으로 포스 마법을 사용했는데 쉽사리 이능력이 분쇄되지 않고 있었다.

“크윽! 더럽게 강하네…….”

“이…… 이제 괜찮은 거예요?”

“하아, 하아, 글쎄…… 저도 잘 모르겠군요. 일단 상처 부위에 있는 저주를 없애기는 했는데 상처 부위가 너무 심해서…… 일단 제가 가방에 있는 약초로 응급처치를 해 보죠.”

렌이 깊은 숨을 몰아쉬면서 이야기하자 에를리나가 급히 렌의 가방을 뒤졌다. 그렇게 에를리나가 렌의 가방에서 약초를 찾고 있을 때 어느새 카르시니아의 움막 주위로 다크 엘프들이 전부 몰려들었다. 처음에는 카르시니아의 비명소리에 렌을 죽이기 위해 무기를 들고 찾아왔지만 다행히 에를리나가 잘 설명했는지 카르시니아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다크 엘프들이었다.

“후우, 다크 엘프 분들 중에서 치료사 안 계십니까? 저주는 사라졌으니 외상만 치료하면 될 것 같습니다만…….”

“음…… 내가 한번 봐도 되겠소?”

“그러시죠.”

카르시니아의 움막 주위에 모여 있는 다크 엘프 중에서 나이가 있는 사람인지 엘프답지 않게 백발과 함께 약간의 주름이 있는 것이 보였다. 장수하면 500년까지 살 수 있는 엘프의 얼굴에 저렇게 주름이 있다는 것은 거의 350살이 넘어간다는 뜻이 된다. 엘프나 다크 엘프나 400살까지는 주름 한 점 없는 얼굴로 모든 인간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지고 산다고 알려진 종족들이다. 그런 다크 엘프에게 주름이 생긴다는 것은 450살 정도는 나이를 먹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긴 세월을 살아 온 만큼 엄청난 경험이 존재할 것이 분명했다. 물론 드래곤만큼 긴 세월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다크 엘프 역시 상당히 긴 세월을 살아가는 종족이다. 그런 만큼 렌과는 비교도 안 되는 치료술을 가질 것이 분명했다.

“흠…… 상당히 심각하군. 드래곤들 중에서 클래스 마법이 아닌 오러를 다루는 존재가 있었는데 그한테 당했나 보군.”

“드래곤이 오러를요?”

“소드 마스터였소. 정확히는 드래곤과 인간의 혼혈인 드래고니안이라고 불리는 종족인 듯싶었소. 인간형에 뒤에 드래곤의 날개와 뿔과 꼬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으니…… 9서클 마법사와 블랙 드래곤 수장과 싸우는 와중에 상급 이상의 마스터의 기습적인 공격에 당한 듯싶소.”

“그렇군요.”

아무리 그랜드 마스터라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인 이상 무적이 아니기에 기습적인 공격에 얼마든지 큰 상처를 입거나 죽을 수도 있었다. 렌 역시 그러한 상황이라면 얼마든지 위기에 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드레이크 수백 마리의 브레스에 죽을 뻔한 적도 있는 것을 기억해 내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후우, 일단 그대의 약초는 지혈도 잘 되고 상처가 아무는 데에 상당히 좋은 것 같아서 나는 상처 회복에 좋은 약만 추가했소. 치유 마법을 썼으니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요. 나머지는 카르시니아가 잘 먹고 쉬는 것뿐이겠지. 후우, 저주를 못 알아보다니…… 한때 최고의 치료사로 불리던 나 알데온도 많이 늙었군.”

“제…… 제가 보기에는 그냥 굉장한데요.”

저주에 심각해 보이는 상처를 순식간에 지혈하고 봉합해서 치유력을 극대화시킨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말했지만 알데온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알데온을 보면서 렌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알데온이 나가자 다크 엘프들이 그제서야 안심했다는 듯이 모두들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렌이 지쳤다는 듯이 있다가 에를리나가 얼굴을 붉히고 있자 무슨 일이냐는 듯이 에를리나의 시선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응?”

“저…… 나가 주셔야 될 거 같은데요?”

“아…… 저기…….”

에를리나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짐을 챙겨들고 움막을 나왔다. 비록 천으로 가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자인 카르시니아의 몸의 굴곡이 전부 보이는 상황에서 얼굴을 붉히고 움막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 쉬어야 할지 난감해하던 차에 그한 다크 엘프가 다행히 비어 있는 움막을 안내해 주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달까? 카르시니아를 치료하느라 지친 렌이 움막에 들어가자마자 일단 자신의 내상을 다스리기 위해 명상을 시작했다. 지친것도 지친것이지만 내상을 입은 상황에서 카르시니아를 치료하기 위해 무리하게 포스와 오러를 끌어올려서 더욱 심해졌다. 몇 가지 약초를 생으로 씹어먹고 나서 명상과 함께 내상을 다스리면서 다크 엘프의 움막에서 나름의 휴식을 취하는 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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