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대륙 No.3 기사다-85화 (85/277)

<-- 85 회: 3-22 -->

*몬스터 서식지

렌이 결정한 세 번째 길…… 바로 열사의 대지에서 가장 많은 몬스터들이 분포하고 있다는 몬스터 서식지로 가는 것이다. 흑마법사의 언데드 군단조차 그곳을 점령할 수 없었다는 강력한 곳. 데저트 웜만 수백 마리 이상이 있다는 그곳을 뚫고 사막의 중심지로 가는 것을 어찌 보면 자살 행위로 비춰질 수 있었으나 렌으로서는 그다지 시간이 많지 않았다.

렌의 결정과 함께 에를리나와 함께 몬스터의 서식지로 가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 몬스터 서식지라고 불리는 곳에 당도했다. 사실 열사의 대지가 워낙 넓어서 몬스터의 서식지라는 곳으로 나뉘어 있기는 하지만 몬스터 서식지라고 불리는 곳은 사실 거의 웬만한 왕국을 넘어가는 거대한 지역이었다.

그런 엄청난 지역을 뚫고 지나가기는 솔직히 상당히 무리가 있었다. 아무리 빨리 간다고 해도 몬스터들을 뚫고 간다면 며칠이 걸릴지 알 수 없었다. 열사의 대지에 온 이상 몬스터들을 만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기에 어느 곳을 가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을 어쩔 수 없으나 몬스터 서식지는 열사의 대지에 평균적으로 서식하는 몬스터들의 7배에 달하는 몬스터들이 몰려 있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흑마법사들도 그곳을 점령하는 것을 포기해 버리고 다른 곳을 점령하고 있는 것이었다.

“드디어 왔군요.”

“예. 이곳 서식지만 지나가면 바로 열사의 대지의 중심부 메트리카 도착할 수 있어요.”

“후우…… 솔직히 저희 둘이서 메트리카에 간다고 한들 얼마나 흑마법사들에게 저항할 수 있을지…….”

“사실 아직 말씀드리지는 않았지만 메트리카라면 흑마법사들에게 점령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에를리나의 말에 무슨 말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렌이 바라보자 진지한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는 엘를리나가 품속에서 이상한 도구 같은 것을 꺼내면서 말했다.

“이것은 메트리카에 가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그들의 믿음이 담긴 성물입니다.”

“예? 아…… 그렇군요. 좀 이상하게 생겼네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건 성물입니다.”

“성물이라…… 음?”

에를리나가 두 번째로 강조해서 말하자 그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렌이 놀란 표정으로 에를리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성물…… 신을 믿는 자가 신의 힘을 사용하기 위해서 또는 신도가 신의 믿음을 더욱더 강력하게 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성물이었다. 대륙에서는 성물이라고 하면 강력한 신성력이 담긴 물건만 해당되지만 애시당초 그 기원은 신의 믿음을 더욱더 강력하게 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해 주는 것이었다.

“성물…… 이것을 보시면 잘 아시겠지만 신성력과는 다른 독특한 기운이 느껴지실 거예요. 저는 그 신을 믿지 않아서 이렇게 기운이 약하지만 사막의 신을 믿는 자들이 이것을 만진다면 강력한 신성력이 뿜어져 나옵니다.”

“그렇다면…… 흑마법사들이 쉽사리 그곳을 건들기 힘들 것이라는 말이군요.”

“아마도 힘들 겁니다. 열사의 대지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이 3년에 한 번씩 모두 모여서 신을 찬양하고 축제를 여는 곳이 열사의 대지의 중심부 메트리카입니다. 거기다가 항상 강력한 신성력이 도시전체에 가득 차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그러면 메트리카를 제외한 다른 마을들을 먼저 건든 것이라는 뜻이군요.”

“예. 하지만 메트리카만큼이나 건드리기 어려운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열사의 대지 가장 남부에 위치해 있는 사막연합입니다. 수많은 마을들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으면서 열사의 대지에서 가장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죠. 물론 그곳 역시 사막의 신을 믿고 있습니다.”

에를리나의 말에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는 렌이었다. 에를리나의 말을 듣기 전까지는 흑마법사를 제외한 모든 인간들이 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생존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것만으로도 힘이 되었다.

거기다가 만약 그들의 힘이 생각 외로 강하다면 그들이 믿는 신의 신성력을 이용해서 남부를 안정화시킬 방법도 찾을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흑마법사의 세력이 너무 강해서 그들이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고 해도 위험한 지경에 처해 있을 것입니다.”

“흠…… 그러면 하루라도 빨리 움직여야겠군요.”

“예.”

에를리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레이저드 카멜을 움직여서 몬스터 서식지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열사의 대지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평가는 몬스터 서식지에 들어서자마자 협곡 쪽에서 렌을 공격해 오는 사막의 놀 무리들…… 이제까지 봤던 것과는 다르게 수백의 놀 무리가 일제히 렌과 에를리나에게 달려들었다.

“여기서부터 힘 빼면 안 됩니다. 이능력은 최대한 아끼면서 돌파하도록 하죠.”

“네.”

에를리나 역시 정령을 제외한 순수 창술만으로 수퍼리얼급의 실력에 도달한 여자였다. 단순 놀 무리들을 약간의 오러만 사용해서 돌파하는 것쯤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거기다가 말보다도 빠르다고 평가받는 레이저드 카멜. 본디 리자드 족에서 변형체로 진화해 오면서 사막에 적응되어 지능은 퇴화하고 육체만 발달하게 되었다는 녀석이 바로 이 레이저드 카멜이다.

늪에서 그 어느 몬스터보다도 빠르게 이동한다는 리자드맨에서 진화한 녀석답게 사막에서 이 레이저드 카멜을 능가하는 녀석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지금도 렌의 칼질 몇 번에 순간적으로 벌어진 틈을 이용해서 레이저드 카멜이 움직이자 놀들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인간들에게 레이저드 카멜은 보물이나 다름없었다.

그것을 타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어느새 몬스터 서식지에 상당 부분 들어설 수 있었다. 문제는 방금 놀 무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막의 몬스터들은 아직 많이 있었고 그 수많은 몬스터들이 렌과 에를리나를 노리고 나타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렌을 노리고 날아드는 하나의 독침. 이미 협곡에 들어설 때부터 포스를 풀어두고 있었기에 살기에 반응해서 반사적으로 독침을 막아 내었다.

팅.

“사막 고블린이에요. 뱀이나 사막에서 자생하는 특수 독을 사용해서 한방이라도 잘못 맞으면 바로 즉사예요.”

“까다롭군요.”

에를리나의 설명에 인상을 찡그리면서 레이저드 카멜을 빠른속도로 몰기 시작했다. 악령의 숲보다도 더 짜증 나는 사막 고블린 족들을 피해서 움직였다. 중요한 레이저드 카멜 역시도 보호하면서 가야 해서 할 수 없이 오러막을 사용해서 빠르게 협곡을 주파하기 시작했다.

에를리나 역시 정령을 이용해서 방어해 내고는 렌을 따라서 협곡을 벗어났다. 하지만 이 협곡을 벗어난다고 해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쯤은 에를리나와 렌 둘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전방에 블러드 폭스들입니다. 전력으로 달려야 해요. 저곳만 지나면 몬스터들이 있는 구간이 한동안 없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이미 협곡을 벗어나느라 레이저드 카멜이 지쳤지만 억지로 달리게 하고는 검을 뽑아 들었다. 언데드들이 아닌 이상 가드 블레이드보다 자신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흑풍이 지금상황에서는 유리했다.

흑풍이 검집에서 풀리자마자 발도와 함께 강력한 참격에 의해 전방에 있는 십수 마리의 블러드 폭스가 일격에 목숨을 잃었다. 실로 경악할 만한 참격이었다. 하지만 이미 렌이 그랜드 마스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지라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창을 뽑아드는 에를리나였다.

“동쪽으로 길을 잡으세요. 일단 그쪽으로 가야 몬스터들이 없는 사막지역이 나올 겁니다.”

“알겠습니다.”

어느새 뒤에 바짝 붙은 에를리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세 번의 참격으로 블러드 폭스의 포위망을 뚫어내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뒤쪽에서 공격해 오려고 했지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움직임으로 오러를 잔뜩 먹인 긴 창을 회전시켜서 에를리나를 향해 뛰어오른 블러드 폭스 두마리를 베어 버리고는 재빠르게 그곳을 벗어났다.

블러드 폭스 한 마리가 거의 익스퍼트 상급 기사랑 맞먹는 것을 보았을 때 겨우 두 마리 정도만 죽인 에를리나가 정상이었고 발도와 함께 생성된 참격으로 십수 마리의 블러드 폭스를 죽여 버린 렌이 비정상적으로 강한 것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