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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81화 (81/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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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희가 이렇게 아침일찍 찾아온 이유는 좀 난감한 일이 생겼습니다.”

“언데드가 쳐들어온 건가요?”

“아, 그런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현재 이곳으로 신성제국과 다른 남부 왕국들의 군사들과 물자들이 모여들고 있어서 본 드래곤만 아니라면 저번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군요.”

지원을 요청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빠르게 지원이 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9서클 흑마법사와 함께 나타난 본 드래곤에 대한 위험 때문일 것이다. 거기다가 언데드 군단과 더불어 사막의 제왕이라고 불리고는 데저트 웜까지 나타났으니 남부 왕국으로서도 반드시 클로네티아 왕국에서 막아 내야만 했을 것이다.

“저희가 이렇게 찾아온 이유는 에를리나 왕녀님을 막아 주십사 하고 찾아온 것입니다.”

“에를리나 왕녀님이요?”

렌이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다가 생각났는지 묘한 미소와 함께 크리슈트 공작에게 말했다.

“에를리나 왕녀님이라면 저랑 같이 하인츠 공립학교에 다녔었던 분 말인가요?”

“아, 그때 당시에 렌 공과 함께 다녔었죠. 그렇습니다. 바로 그 분이 에를리나 왕녀님이십니다.”

“근데 무엇을 막아달라는 것인지…….”

렌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크리슈트 공작을 바라보자 한숨을 쉬는 2명의 공작과 후작. 렌이 없는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모두들 수척해진 얼굴들이었다.

“사실 얼마간의 휴식을 취하시고 열사의 대지로 떠나시는데 안내자가 필요하시다는 말을 저희가 왕국의 귀족회의에서 말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사실 열사의 대지라는 곳이 엄청난 위험을 동반하고 있어서 웬만한 실력으로 살아남기도 힘들고 또 사막이라 수시로 변하는 지형때문에 지형을 파악하기도 힘듭니다.”

“저 역시 그 지형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렌이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짓자 크리슈트 공작이 쓴웃음을 지었다. 열사의 대지는 단지 무서운 언데드들과 몬스터들이 있다고 무서운 곳이 아니었다. 혹한의 대지와 더불어 대륙에서 가장 살기 힘든 곳이라고 평가받는 곳. 물을 구할 수도 없고 뜨거운 모래를 밟으면서 수시로 지형이 변하는 것을 파악하면서 걸어야 하는 곳이 바로 열사의 대지였다. 거기다 몬스터들과 언데드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엄청난 실력까지 동반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사실 저희 왕국에 자기 몸을 간수하면서 길을 안내할 자가 있기는 있습니다. 대략 3명정도로 렌 공이 보시기에는 많이 부족하겠지만 익스퍼트급에 이른 자들이라서 제 몸을 어느 정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합니디만…….”

“흠…… 뭐 언데드들을 상대로 버틸 수만 있는 실력이면 상관없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처리하면 되니까요.”

“사실 그자들보다 더 좋은 안내자가 1명 있습니다.”

“호오, 그래요?”

렌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사실 열사의 대지라는 곳은 평생을 지형에 관해서 연구해도 지형을 완전히 알지는 못한다. 그저 안전한 길을 파악할 수 있을 뿐이었다. 열사의 대지를 순수하게 연구해도 그 정도인데 언데드들에게 살아남으면서 갈 실력까지 갖추라는 것은 무리일 수 있었는데 익스퍼트급에 이른 자들이 있다고 하자 내심 놀랐던 렌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들보다 더 좋은 안내자가 있다고 하니 렌이 표정으로도 숨길 수 없는 놀람을 느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후우, 바로 에를리나 왕녀님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면 에를리나 왕녀님이 렌 공을 열사의 대지로 안내하겠다고 찾아올 것입니다.”

“예?”

“놀라신 것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에를리나 왕녀님은 렌 공정도는 아니지만 남부 왕국 최고의 천재라고 불리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그 천재성을 대부분 열사의 대지에 쏟아부으신 분이기 때문에 열사의 대지를 안내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실력 역시 앞서 말했던 익스퍼트급들과는 비교할 수 없구요.”

“제 말은 그게 아닌데요. 어째서 왕녀님이 저를 안내한다는 것입니까?”

렌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크리슈트 공작을 바라보자 한숨을 쉬는 크리슈트 공작이었다. 그리고 그런 크리슈트 공작을 대신해서 말해 주는 탈레이온 후작.

“사실 에를리나 왕녀님은 현 국왕폐하와는 다르게 굳고 강건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언데드 군단이 쳐들어 올 때도 끝까지 이 왕국을 지키겠다고 고집을 부리셨는데 때 마침 렌 공께서 오셔서 열사의 대지를 조사해 달라는 핑계로 저희들이 열사의 대지로 피신시켰습니다.”

“열사의 대지로 피신을요?”

“앞서 말했듯이 대륙 남부 최고의 천재라고 불리시는 분입니다. 그 때문에 열사의 대지에서 언데드들과 몬스터들이 출몰하지 않는 지역 역시 파악하고 있는 분이고 또 언데드들이 나타나기전에 이미 수십번 그 이상을 열사의 대지에 다녀오신 분입니다.”

“아, 그렇군요.”

탈레이온 후작의 말을 듣고는 에를리나 왕녀가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렌이 에를리나 왕녀네 대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탈레이온 후작이 말을이었다.

“왕국에 대한 생각이 깊으신 분이라 이번에 본 드래곤과 9서클 마법사로부터 클로네티아를 지킨 것에 대한 보답으로 자신이 직접 렌 공을 안내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 그렇군요.”

“참고로 지금 에를리나 왕녀님께서는 창술로 수퍼리얼급에 오르시고 상급 정령 한마리를 소환할 수 있는 상급 정령사입니다.”

“헉! 그…… 그렇습니까?”

렌이 덜덜거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쓴웃음을 짓는 탈레이온 후작과 두 공작들. 왕녀의 신분으로 엄청난 무력과 함께 열사의 대지를 밥먹듯이 갔다올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대부분의 왕족들은 지들 편한 것만 생각하는데 그런 왕족의 이미지를 다 부숴 버린 사람이 에를리나 왕녀였다. 아니 황족의 신분으로 최고의 정치력을 가졌다는 에드라임 황제도 있었다.

그렇게 에를리나 왕녀의 엄청난 무력과 지력에 놀라고 있을 때였다. 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직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여관의 문이열렸다.

“이런, 먼저 와 계셨군요.”

“헉! 에…… 에를리나 왕녀님을 뵙습니다.”

“와, 왕녀님을 뵙습니다.”

“왕녀님을 뵈옵니다.”

두 공작과 탈레이온 후작이 덜덜거리는 목소리로 싸늘한 목소리의 에를리나 왕녀에게 인사했다. 그러자 식은땀을 흘리는 렌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무섭길래 저렇게 덜덜 떨어가면서 마스터 2명과 8서클 마법사가 떠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억지로 웃음을 지으면서 렌 역시 인사를 했다.

“에를리나 왕녀님을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에를리나라고 해요.”

두 공작과 후작에게 보여 주었던 싸늘했던 표정이 언제있었냐는 듯이 사라지고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는 에를리나 왕녀를 보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렌이었다.

“흠, 이곳에 계신 두 공작분들과 후작께서 이미 저에 대해 다 말하신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흠흠…….”

“끄응!”

“크흠!”

에를리나 왕녀의 말에 헛기침을 하면서 얼굴을 붉히는 두 공작과 탈레이온 후작이었다. 식은땀을 흘리는 공작들과 후작에게서 을 돌리고 정면으로 렌을 바라보면서 다시 말을 이어가는 에를리나 왕녀.

“이미 들으셨다면 저 만큼 열사의 대지를 잘 아는 사람은 몇 없다는 것을 잘 아시겠죠. 아니 솔직히 말하면 열사의 대지를 저보다 잘 아는 분들은 클로네티아 왕국이라면 상당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실력이 동반될까요? 렌 공이 원하시는 조건에 제일 부합되는 사람은 저 에를리나라고 생각됩니다.”

“으음…….”

에를리나 왕녀의 말에 식은땀을 흘리는 렌이었다. 하지만 곧 한숨을 쉬면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후우,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하죠. 저를 따라가는 것은 에를리나 왕녀님 단 1명밖에 안 됩니다. 즉 열사의 대지에 가는 것은 에를리나 왕녀님과 저 단 둘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건…….”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퍼리얼급이든 마스터급이든 상관없습니다. 저와같은 그랜드 마스터가 아닌 이상 9서클 마법사와 언데드 군단을 상대로 구할 수 있는 최대인원은 단 1명뿐입니다.”

에를리나 왕녀의 옆에서 침묵을 지키던 한 여자가 렌의 말에 반박하려고 하자 가볍게 막아버리는 렌이었다. 아마도 에를리나를 가장 옆에서 보필하고 클로네티아를 비롯한 대륙 중남부 최고의 정령사라고 평가받는 셀리몬일 것이다. 하인츠 공립학교의 사르니엘 교사와 더불어 대륙 정령사의 쌍벽이라고 불리는 셀리몬.

“셀리몬님이시죠? 물론 셀리몬 님이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만 애초에 정령왕을 소환해 주시지 않는한 9서클 마법사와 본 드래곤을 상대로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군요.”

“그…… 그건…….”

“제가 열사의 대지로 가는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혹한의 대지 때처럼 저들의 의도를 파악하고 저들의 힘의 규모와 저들의 목적을 최대한 방해하는 것입니다.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고 어떤 위험이 올지도 모릅니다. 혹한의 대지처럼 길 안내자가 없이 다닐수도 없음으로 안내자는 필요하지만 그 이상의 인원은 저한테 해가 될 뿐입니다.”

렌의 말에 고개를 숙이는 셀리몬. 대륙에서도 최고의 정령사라고 알려진 셀리몬이었지만 그랜드 마스터의 상대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렌의 말은 맞았고 그를 반박할 명분은 현재의 셀리몬에게 없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에를리나 왕녀님에게 묻겠습니다. 저와 단 둘이 열사의 대지로 가실 수 있겠습니까? 미래를 생각하시면 가시기…….”

“가겠습니다.”

“예?”

“가겠다구요.”

렌이 일부러 독한말까지 해 가면서 에를리나 왕녀가 따라가지 못하도록 단 둘이라는 조건을 내세우면서 말했지만 아무런 망설임없이 허락하는 에를리나 왕녀였다. 그런 에를리나를 당황한 표정으로 보다가 클로네티아의 두 공작과 후작을 바라보았다.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체념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는 두 공작과 후작.

“그럼 출발할 날짜를 정해야겠군요.”

“예? 아…… 예.”

에를리나 왕녀의 말에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렌을 보고 순간적으로 웃음이 튀어나는 클로네티아의 두 공작과 후작 그리고 셀리몬이었다. 렌의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당황스러운 아침과 함께 그렇게 열사의 대지를 안내할 길 안내자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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