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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대지 (1)
렌이 열사의 대지로 떠나고 며칠도 안 되서 마일드 제국으로 돌아온 렌의 보고를 들은 에드라임. 하지만 에드라임이 보고를 한 것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보고였다. 바로 남부에서도 9서클 마법사가 있다는 것과 더불어 본 드래곤이라는 마도시대 이전에 네크로맨서 최강의 언데드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데저트 웜이라…… 사막의 드래곤이라는 녀석들까지도 조종하고 다니다니. 남부 역시 무시할 수준이 아니군.”
“북부만큼은 아니겠지만 남부 역시 강력한 언데드 군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렌의 복귀와 함께 열린 대전회의에 모인 모든 귀족들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북부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되니 대륙으로서도 더 이상 여유따위는 접어두고 전쟁준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정도가 되었다는 뜻이다.
“흑마법사들과의 전쟁을 할 동안만이라도 귀족들의 권위의식따위는 집어치우고 대륙 각지에서 재능있는 자를 양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그대를 제외하고 그랜드 마스터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네. 그들의 폐관수련을 방해할 수는 없지 않은가.”
“9서클 마법사와 그랜드 마스터의 수련을 하는 것은 어차피 소수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지금 남부의 클로네티아 왕국처럼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남은 마스터들 쪽으로 인재들을 몰아서 그들이 가르치면 됩니다.”
렌의 말에 그럴 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에드라임. 그러자 다른 대신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더 이상 핑계를 대고 뺄만한 시간조차 없는 상황. 귀족들도 그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어쩔 수 없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각 귀족들은 지금부터 자신의 영지에 마나에 재능있는자들은 모조리 하인츠 공립하교 쪽으로 몰아주십시오. 그리고 하인츠 공립학교와 기타 학교들을 졸업한 자들 중 재능있는 녀석들은 전부 남부와 동부로 몰아주시기 바랍니다.”
“음? 그 이유는 무엇인가?”
“실전경험 때문입니다. 무기를 다루는 모든 자들은 실전경험을 경험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극심합니다. 즉 더 높은 경지로 가기 위해서는 필수요소가 바로 실전경험입니다.”
“그렇군.”
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에드라임. 그 역시 수퍼리얼급에 들어섰지만 확실히 실전경험의 유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었다. 물론 그것도 그렇지만 애초에 대륙 유일의 그랜드 마스터가 하는 말이다. 자신들의 생각따위는 접어두어야 했다.
“그럼 자세한 것은 폐하께서 상의해 주십시오.”
“어딜가려는 건가?”
“클리포드 가에 들렸다가 몇 가지 당부와 함께 바로 클로네티아로 가려고 합니다.”
“알겠네.”
렌이 다급한 목소리로 이야기하자 더 이상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는 에드라임. 사실 대전회의 도중에 회의장을 나가는 것은 황제에 대한 예의가 어긋나는 짓이었지만 황제를 포함해서 대전에 모인 그 누구도 그것을 탓하는 자는 없었다.
그만큼 사안이 급박하고 또 렌이 얼마나 흑마법사들을 막는데 수고를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클리포드 가로.”
“알겠습니다.”
포스를 이용해서 순식간에 황궁전용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렌이 황궁마법사에게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빠르게 워프 게이트를 구동하는 황궁마법사.
이미 흑마법사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서 흑마법사들이 정리될 때까지 황궁 전용워프 게이트를 마음대로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놓은지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슈아아앙.
“어서오십시오.”
“지금 당장 아버지를…… 음, 수련 중입니까?”
“그렇습니다.”
클리포드 가의 워프 게이트에 들어오자마자 마법사에게 아버지를 물었지만 폐관수련에 들어섰을 아버지가 생각나서 미간을 찌푸린 렌이었다.
“지금 클리포드 가의 업무를 관리하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세실리아 님입니다.”
“어머니가 하시는군요. 후우, 알겠습니다.”
렌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순식간에 워프 게이트에서 사라졌다. 이미 극에 다다른 포스운용으로 인해서 순식간에 이동이 가능한 경지인 렌이었다. 어느새 클리포드 가의 저택에 다다른 렌이 경비병들을 보고 말했다.
“렌입니다. 문 열어요.”
“무…… 문을 열어라!”
순식간에 경비병들 앞에 나타난 렌이 품속에서 클리포드 가의 가문에 소속된 사람임을 상징하는 패를 경비병에게 보이면서 말하자 신속하게 저택의 문을 여는 경비병들…… 그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눈에 보기도 힘들 정도로 빠르게 사라졌다.
그렇게 순식간에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자신의 아버지가 사용하던 집무실 쪽으로 움직였다. 정상적인 보고를 거치지도 않았음으로 아직 클리포드 가에서 자신이 돌아온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적을 것이었다.
똑똑.
“무슨이이죠?”
“렌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레, 렌?”
렌이 세실리아가 대답도 하기 전에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놀란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는 세실리아였다. 그런 세실리아를 보고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집무실에 마련된 손님용 의자에 앉았다.
“급한 일이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으, 응? 급한 일?”
“예.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으세요. 아마 저희 지원에 대한 변경사항과 여러 가지 전략적 문제가 대폭 수정될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니?”
갑자기 소리도 없이 찾아와서는 의문모를 만한 말을 해대는 렌을 보고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세실리아를 보면서 한숨을 쉬는 렌이었다. 확실히 자신이 보기에도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안갈만 했다.
“흑마법사들이 북부에만 있던게 아니었습니다. 남부와 동부 역시 존재한다고 하며 남부같은 경우네는 9서클 흑마법사가 본 드래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퍼니쉬먼트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아서 네크로맨서 보다는 흑마법사쪽으로 보입니다만…….”
“9…… 9서클 흑마법사 또 나타났다고?”
“그 흑마법사 말로는 동부에도 흑마법사들이 있다고 하며 제 생각하기에도 현재 동부 역시 위험할 것이라는 게 저의 판단입니다.”
렌의 말에 경악어린 표정을 짓는 세실리아. 9서클 흑마법사 2명만으로도 마일드 제국의 전력을 기울여야 할 판국에 남부와 동부까지 흑마법사들의 언데드 군단이 몰려온다면 대륙으로서는 실로 막기 버거운 엄청난 언데드 군단이 몰려올 것이 분명했다.
“일단 제가 봤을 때는 신성제국의 힘을 대륙 각지로 분산시켜야 할듯싶습니다. 그리고 아직 시간이 얼마간 남아 있음으로 대륙 각지에서 이능력자들을 모조리 모아서 교육하고 어느 정도 실력이 된다 싶은 이능력자는 전부 북부와 동부 남부로 보내야 할 것입니다.”
“그…… 그렇겠구나.”
“북부의 변동사항은 지원에 대한 축소정도일 것입니다. 특히 혹한의 대지로 통하는 3개의 관문은 앞으로 축소된 전력으로 다시 작전을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다. 엘빈과 콜슨에게 이야기 해 두마.”
“아직 실전경험이 부족한 엘빈과 콜슨이니 로테르담 백작쪽이 좀 더 유연성있게 잘 할거예요.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렌의 말에 걱정말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세실리아. 그런 세실리아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렌. 그리고 세실리아에게 그동안 자기가 축소된 전력으로 어떻게 적을 섬멸해야 할지 대충이나마 구상을 잡은 작전을 적은 종이를 건넸다.
전생의 경험과 여러 가지 전략들을 토대로 만든 자신의 전략 전술이 총 망라된 종이를 건네자 세실리아가 이건 뭐냐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제가 이제까지 경험을 토대로 만든 전략,전술집입니다. 사실 이곳까지 급하게 온 것도 이것을 전하기 위해서였어요. 그곳에보면 적은 병력으로 언데드들을 때로 몰살시킬 방법도 있으니 엘빈과 콜슨에게 참고하라고 해 주세요.”
“으음…… 그러마. 그나저나 바로 가는 것이냐?”
“아니요. 사실 집에서 휴식을 좀 하고 싶어서 돌아온 것이에요. 밖보다는 집이 좀 더 편할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