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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자세히는 몰랐나 보군. 흐음…… 뭐 오늘 날 막은 것에 대한 선물이라고 해 두지. 그럼 다음을 기약하며 난 물러나도록 하지.”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어느새 흑마법사의 주위를 포위하고 있는 세 정령들과 렌의 검에서 피어나오는 거대한 오러 웨폰. 하지만 곧 로브를 벗고서 여유 있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면서 주위를 둘러보라는 듯한 표정.
“고작 마스터 2명과 7서클 마법사 1명으로 8서클 마법사 3명과 7서클 마법사 2명이 조종하는 데저트 웜을 막을 수 있다고 봤는가?”
“……내가 졌군.”
“뭐, 오늘은 그저 그대의 실력을 보러 온 것뿐이니 긴장할 필요 없네. 그대가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았음을 나도 익히 알고 있으니…… 나 역시 전력을 다한 것이 아니니 서로 피해 볼 필요는 없겠지. 애초에 8서클 마법사와 7서클 마법사가 돕는다고 그대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9서클 마법사 역시 렌의 포스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괜한 희생을 치룰 필요가 없다는 듯이 깔끔하게 뒤로 물러났다. 9서클 익스퍼트에 본 드래곤이라면 렌을 상대할 수는 있겠지만 만약 세 정령으로 본드래곤과 자신의 발목을 잠시라도 묶는 순간 데저트 웜에 올라서있는 마법사들은 죽음일 것이 분명했다.
마스터와 그랜드 마스터의 차이가 하늘과 땅차이라고 하듯 8서클 마법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실 마법사와 검사와는 어느 정도 상성이 존재했는데 바로 경지에 따른 상성이다.
검사같은 경우는 오러 유저나 익스퍼트 단계에서는 5서클 이하의 마법사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게 기정사실화 되어 있다. 수퍼리얼급에 이르렀다고 해도 6서클 마법사같은 경우에는 이길 수 있지만 7서클 마법사의 경우 다소 밀리는 게 사실이었다. 즉 6서클만되도 어느 정도 상대가 가능하다. 7서클 마스터가 소드마스터 초급까지 상대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면 얼마나 검사가 불리한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검사가 소드 마스터 상급이 되면 이야기는 급격하게 달라진다.
마스터 상급부터 8서클 마스터를 상대가능하고 소드마스터 최상급이 되면 9서클 러너와 비기너까지 상대가 가능하다.
하물며 렌같은 경우에는 9서클 마법사와 싸워본 전적이있는 그랜드 마스터다. 그럴경우 아직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경험으로 볼때 9서클 익스퍼트까지는 상대가 가능하다. 본신의 힘만으로도 그 정도가 가능한데 포스와 정령의 힘까지 함쳐진다면? 본드래곤이 있다고는 하나 흑마법사로서는 상당히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8서클 마법사가 9서클로 올라서는 것보다 소드 마스터에서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는 것이 몇 배는 힘든 것이니 당연했다.
“다음에 보도록 하지.”
“다음에는 이렇게 보내는 일은 없을 거야.”
렌이 싸늘한 표정으로 9서클 마법사를 보면서 얘기하자 피식 웃음을 짓고는 본 드래곤을 타고 후퇴했다. 그 모습을 본 흑마법사들과 언데들 역시 열사의 대지로 빠르게 물러가기 시작했다.
완벽에 가깝게 9서클 마법사와 언데드 군단을 막아섰음에도 불구하고 렌의 표정은 풀리지 않고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득보다는 실이 많은 싸움이었군.”
어느새 저 멀리 사라지는 언데드 군단을 보면서 한숨을 쉬는 렌. 방금 9서클 흑마법사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전생에 북부의 두 제국이 무너진 것을 포함해 대륙이 엄청난 혼란스러운 것도 말이되었다. 북부의 엄청난 언데드 군단뿐이라면 대륙이 힘을 모아서 막아 낼 수 있었을 것이나 남부와 동부에서 오는 흑마법사들 역시 막아야 했다면?
서로 자신들의 적을 막아싸우다가 대륙은 자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무엇보다 더 위험한 것은 남부의 언데드 군단이야 전생에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있었으나 동부에 대한 소식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완벽에 가깝게 뚫리지 않고서야 동부에 대한 소문이 그렇게까지 안날리가 없었다. 가끔씩 들려오는 소문들도 이상한 거대 괴물 수천에서 수만마리가 대륙 동부를 휘저어놨다고 소문이 떠돌았으나 그 소문 역시 믿을 수 없다고 난리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성문쪽으로 다가가자 땅에 검을 꽂아넣고 숨을 몰아쉬는 크리슈트 공작이 보였다.
“허억…… 허억…….”
“괜찮으십니까? 아무리 마스터에 이른 크리슈트 공작님이라도 8서클 마법사는 무리일 것입니다.”
“죄…… 송합니다. 제가 도움이 못되어 드렸군요.”
“그럴리가요. 클로네티아의 마스터와 7서클 마법사가 데저트 웜과 흑마법사들을 막아준 덕분에 제가 편하게 9서클 흑마법사를 상대할 수 있었습니다.”
렌의 말에 미소짓는 크리슈트 공작. 고작 막는 것만 했을 뿐인데도 힘이 바닥났는지 서 있기도 힘들어 보이는 크리슈트 공작을 부축하면서 어느새 열린 성문을 통해 걸어갔다.
그나마 클로네티아의 다른 마스터는 아직 여유가 있는 모양인지 성벽에 올라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랜드 마스터 렌 공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 이름은 델몬드로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하하, 대륙에 소문난 정보가 잘못되었군요. 중급을 개척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렌 공에 비하면 미미한 경지일 뿐입니다.”
렌의 축하게 겸손하게 대답하는 델몬드로. 그 모습에 호감을 느낀 렌이 미소를 지으면서 크리슈트 공작되 델몬드로에게 오러를 불어넣어서 완벽하게는 안 되겠지만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시켜 주었다. 그리고 나서 주위를 돌아보다가 7서클 마법사로 보이는 마법사가 허공을 가만히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다.
“허어, 경지를 개척하시나 보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위를 완전히 물리라고 이야가를 해 두었습니다.”
“클로네티아의 복입니다.”
렌의 축하에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클로네티아의 2명의 마스터. 원래는 클로네티아의 단 1명뿐이던 마스터 델몬드로가 어느새 마스터 올라 초급까지 개척한 크리슈트 공작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8서클 마법사에 마스터 2명이라…… 이제는 웬만한 왕국 부럽지 않은 강국이 될 것이 분명하겠군요.”
“하하…… 그러면 좋겠지만 보시다시피 이곳은 흑마법사들에 대한 공격으로 하루하루 버티기 힘듭니다.”
“후우, 렌 공께서 마일드 제국에 이야기는 해 주셨지만 지원이 언제쯤 올지…….”
델몬드로 공작과 크리슈트 공작이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 하자 쓴웃음을 짓는 렌. 그동안 소국의 입장으로 홀로 열사의 대지에 존재하는 언데드들을 막아온 것을 생각하면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 깨달았다.
“앞으로 제가 이곳에 한동안 머물까합니다.”
“렌 공께서요?”
렌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짓는 델몬드로 공작. 델몬드로 공작뿐만 아니라 크리슈트 공작까지 렌을 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제가 이곳에 머물면서 상세하게 이곳의 상황을 대륙에 전하고 방금 9서클 마법사에 들은 동부에 대한 위험 역시 전할 생각입니다.”
“동부…… 말입니까?”
“아마 이곳과 상황이 비슷할 겁니다. 언데드가 아니라도 몬스터나 키메라같은 종류가 동부를 괴롭힐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군요…….”
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크리슈트 공작. 렌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륙에 안전한 곳은 서부와 중부뿐이라는 이야기인데 서부와 중부에 존재하는 국가들이 얼마나 북부와 동부 서부의 국가들에게 지원을 해 줄지 의문이었다. 물론 중부에 상업국가들과 대륙 최고의 상업도시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병력은 아니었다. 서부 역시 해군과 상업이 발달한 국가들이 많았지만 돈과 식량같은 지원은 많이 할 수 있었지만 병력은 아니었다.
“일단 북부로 몰린 병력을 동부와 서부로 재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동부같은 경우에는 아직 제가 직접 파악하기 힘들지만 남부같은 경우에는 확실한 지원을 해 올 것입니다. 물론 동부 역시 남부와 비슷한 수준의 지원이 갈 것입니다만…….”
“그렇군요.”
“다행인 점은 바다와 강때문에 열사의 대지와 연결된 국가는 클로네티아로 한정되어 있다는 게 다행입니다. 남부의 지원은 아마 이곳으로 모두 집결될 것입니다. 물론 남부의 다른 국가들 역시 이곳 클로네티아로 전부 몰릴 것이구요.”
“그…… 그렇게나 말입니까?”
렌의 말에 경악어린 표정을 짓는 크리슈트 공작과 델몬드로 공작. 사실 다음번에 언데드 대군이 쳐들어온다면 이곳 수도를 버릴 작정을 했다. 이미 한계까지 막아왔던지라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클로네티아의 왕실은 안전한 영지로 피신한 상태였다. 그리고 이미 클로네티아라는 국가자체가 언데드로 인해서 한계까지 싸워왔다. 언제 뚫려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에서 렌이 이곳에 나타났고 방금도 렌에 의해서 급하게 지원온 프리스트와 성기가 아니었다면 성벽은 뚫렸을 것이다.
“그동안 희생해 왔던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세요.”
“감사합니다.”
“후우, 일단 워프로 잠시 마일드 제국에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며칠 내로 다시 이곳에 와서 지원에 대한 세부사항을 전해 주고 전 열사의 사막으로 떠나겠습니다.”
“예? 혼자서 말씀이십니까?”
크리슈트 공작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한숨을 쉬는 렌이었다. 사실 그 역시 길 안내자를 데리고 사막을 다니고 싶었지만 웬만한 실력이 아니고서야 흑마법사들이 점령한 열사의 대지를 같이갈 사람이 있을리가 없었다.
사막이라는 곳 자체가 수시로 길이 변하고 날씨조차 낮에는 미친 듯이 덥고 밤에는 추운 곳인데 그런 곳의 길을 아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실력조차 마스터급에 들어선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는 게 렌의 생각이었다.
“흠,그래도 사막은 위험할터인데…….”
“일단 마일드 제국에 다녀와서 생각할 일이니 지금은 상관없는 일입니다.”
크리슈트 공작이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말하자 쓴웃음을 지으면서 괜찮다고 말하는 렌이었다. 그런 렌을 보고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지금은 비어 있는 클로네티아 왕궁으로 안내하는 2명의 공작. 2명의 공작이 왕궁에 들어서자마자 자신들의 국왕을 다시 이곳 왕궁으로 모셔올 생각을 했다.
그랜드 마스터 렌이 있고 또 수많은 지원과 남부 왕국의 군사들이 집결한다면 어쩌면 이곳만큼 안전한 곳은 없으리라는 공작들의 생각이다. 그렇게 성벽에서 내려올 때쯤 환한 빛무리와 함께 화염의 소용돌이가 나타나면서 성벽위에서 클로네티아의 8서클 마법사가 나타났음을 알렸다. 그리고 곧 블링크 마법과 함께 렌의 앞에 나타난 마법사.
“이런…… 축하하네! 탈레이온.”
“축하드리오. 탈레이온 후작.”
“아,감사합니다. 설마 8서클 흑마법사와의 전투로 깨달음을 얻을 줄은…….”
탈레이온이 아직도 믿기힘들다는 표정으로 방금의 깨달음의 여파를 느꼈다. 그런 탈레이온 공작을 부드러운 미소로 다시 한 번 축하는 크리슈트 공작과 델몬드로 공작이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렌 역시 탈레이온 후작을 축하해 주었다.
“축하드립니다.”
“혹시…… 렌 공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이런 결례를…… 탈레이온 그랜드 마스터께 인사드립니다.”
“하하, 그러실 필요까지는…… 어쨌든 8서클에 오르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렌의 축하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허리까지 굽히는 탈레이온. 사실 대륙에 몇백 년만에 다시 등장한 그랜드 마스터라는 존재는 존경과 함께 거의 제국의 황제 이상의 존재였다.
흑마법사들은 제외하고는 대륙에는 9서클 마법사도 없는 상황에서 9서클 마법사보다 오르기 힘들다는 그랜드 마스터를 젊은 나이에 개척하고 흑마법사들의 대륙침공을 밝혀낸 렌은 이미 대륙의 영웅과 다름이 없었다.
그렇게 탈레이온의 과한 감사인사와 함께 클로네티아의 왕궁으로 들어간 렌과 두 공작이 클로네티아의 국왕의 귀환소식과 함께 국왕이 통신수정구로 렌에게 감사인사를 한 후에 왕궁 전용 워프 게이트를 빌려 주자 곧바로 워프 게이트로 이동하는 렌이었다.
“바로 가시다니요. 아직 휴식도 제대로 못하시고 제대로 대접도 못했는데…….”
“아쉽습니다.”
“조금만 더 있다 가셔도 될 것을…….”
워프 게이트 위에 올라선 렌을 보고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 클로네티아의 두 공작과 탈레이온 후작의 표정에 미소를 지으면서 손짓하는 렌이었다.
“하하, 곧 돌아올텐데요. 아까 약속한 식사는 그때 하도록 하지요…… 그때까지 제 두 제자녀석을 잘 부탁드립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그럼 며칠 뒤에는 거절하지마십시오. 꼭 저녁식사를 대접해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뵙지요.”
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두 공작과 후작. 그리고 곧 탈레이온 후작이 직접 워프 게이트를 가동시킨 워프 게이트가 구동음과 함께 강력한 마나파장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8서클 이른 탈레이온 후작이라면 긴 시간까지 들이지 않고 한번에 마일드 제국 수도까지 워프가 가능할 것이다. 장거리용 워프 게이트이니 8서클 탈레이온 후작이 별다른 힘들이지 않고 마일드 제국 수도 워프가 가능한 것이다.
곧 클로네티아로 올때보다 훨씬 빠른 구동속도와 함께 마일드 제국의 수도로 워프되어가는 렌과 그런 렌들 보는 클로네티아의 두 공작과 후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