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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의 흑마법사
클로네티아 등장한 본 드래곤. 사막에서 봤다는 본 드래곤이 정말이었다는 것이 한 순간에 증명된 순간이었다.
거대한 몸 덩어리와 본 드래곤이 되면서 나오는 막대한 흑마력이 주위를 어둡게 만들어 버리고 있었다. 전설상에서나 나오던 본 드래곤의 힘이 단순히 몸만 큰 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 주고 있었다.
강력한 흑마력이 클로네티아의 수도에 퍼져 나가고 있었다. 엄청난 양의 흑마력이 퍼져 나오면서 클로네티아에 한순간 어둠으로 감싸는 듯한 느낌을 주었으나 곧 프리스트들이 신성력을 쥐어짜내 가면서 본드래곤에서 나오는 흑마력을 억지로 밀어올렸다.
“이런…… 큰일나겠군.”
더 이상 놔두면 큰일날 것 같은 느낌에 렌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모든 프리스트들이 본 드래곤 하나의 흑마력을 막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 시점에서 언데드들까지 밀려온다면 답이 없을 것이 뻔했다.
“순풍상천!”
순식간에 강력하게 몰아치는 바람에 의해 흑마력들이 허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본 드래곤의 흑마력이 하늘을 감싸던 것이 렌의 오러 폭풍에 소멸해버리자 가만히 허공에 있던 본 드래곤의 눈길이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덤벼.”
렌이 덤비라는 듯이 말하자 그 말 뜻을 알아들었는지 그 순간 드래곤 피어로 주변에 강력한 파동파를 만들어냈다. 고작 본 드래곤 1마리이지만 지금 이순간 무난하게 막아 가던 전쟁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더 이상 본 드래곤이 클로네티아 수도에 있게 하다간 클로네티아 수도 자체가 위험해질 것 같은 느낌에 곧바로 전력을 이끌어냈다.
“실피온, 라이아넬, 그류페인!”
-심각한데요?
소환되자마자 실피온이 본 드래곤 주위의 시가지를 바라보았다. 본 드래곤 주위의 건물들이 반쯤 드래곤피어의 파동 때문에 무너져 내린 것을 보고 눈쌀을 찌푸리는 실피온.
“본 드래곤 위에 있는 흑마법사를 맡아라. 본 드래곤은 내가 처리할게.”
-예.
렌의 말에 실피온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곧바로 사라졌다. 그리고 곧바로 상공에 거대한 폭풍이 몰아치면서 본 드래곤에게 바람의 폭풍을 선사해 주었다. 그리고 그 위로 떨어지는 수십가닥의 번개들…… 그러자 본 드래곤에 앉아서 안전하게 구경(?)중이던 흑마법사가 실드 마법과 함께 블링크를 시전해서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그류페인이 허공에 수십 개의 거대한 얼음의 창을 소환해서 흑마법사를 향해 날렸다. 그류페인의 얼음의 창이 상당히 강력했던 것일까? 실드 마법으로 막아 냈는데도 불구하고 뒤로 수십미터를 밀리더니 결국 본 드래곤한테서 떨어져 버렸다.
플라이 마법으로 떠올라 다시 본 드래곤에게로 돌아가려 했으나 이미 그쯤이면 렌으로서는 충분했다.
“광풍난무.”
카가가가가가가강!
수백 개의 바람의 칼날이 본 드래곤의 이곳저곳에 타격을 입히자 순간 휘청거리면서 지상으로 추락하려고 하는 본 드래곤. 하지만 이대로 지상으로 추락한다면 클로네티아의 수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이 뻔하기에 자신의 애검 흑풍에 강력한 오러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클리포드류 렌식 비전검술 광풍아!”
그랜드 마스터에 이르면서 기존의 검식에서 추가된 렌의 또 다른 기술 광풍아. 발동되자마자 찌르기 자세에서 본 드래곤을 향해서 찌르자마자 강력한 돌풍과 함께 렌의 오러가 본 드래곤을 갈기갈기 찢을 기세로 향했다.
하지만 과거 최강의 언데드라고 불렸던 본 드래곤답게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방패가 렌의 광풍아를 막아 내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본 드래곤이 거의 백여 미터를 허공에 밀려나면서 클로네티아 수도의 성벽바깥으로 추락했다.
“그럼 실피온 너만 믿고 저 녀석 막으러 갈게.”
-예.
-주인! 나는…….
-닥치고 따라와요!
라이아넬이 순간 흥분해서 뭐라 따지려는 순간 실피온의 한마디와 함께 침묵하고는 얌전히 흑마법사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을 보고 피식 웃어 주고는 본 드래곤에 집중했다. 아직 흑마법사가 어느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번 9서클 마법사와의 전투로 엄청난 성장을 이룬 자신의 정령들 셋이 모인다면 능히 9서클 마법사를 상대로 시간정도는 끌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하게 성장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쿠아아아앙!”
“씨끄러워!”
어느새 성벽바깥에서 본 드래곤의 앞에 여유 있는 모습으로 서 있는 렌을 보고 분노했는지 또다시 드래곤 피어를 사용했으나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렌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다.
과거 9서클에 이른 흑마법사가 그랜드 마스터와 1대1 싸움에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랜드 마스터에게 대항할 몸빵용 시종으로 만들어진 것이 본 드래곤이다.
물론 생전의 지식이 좀 남아 있어서 드래곤 전용마법인 클래스 마법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랜드 마스터에게 통할리가 없었다.
고대시대 드래곤이 번성했던 시절에도 그랜드 마스터라고 하면 각 드래곤의 수장들이나 드래곤 로드나 상대가 가능했던 존재가 바로 그랜드 마스터. 드래곤의 마법으로 10클래스에는 이르러야 비로소 9서클 대 마도사나 그랜드 마스터를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물며 지금 보이는 본 드래곤은 고작해야 고대기록으로 성룡이나 되었을까? 저따위 어린(?)애같은 드래곤의 시체로 만든 본 드래곤은 렌의 상대가 안 된다.
전투를 하면 할 수록 밀리는 본 드래곤을 보면서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것을 깨달았을까? 세 정령들을 상대하고 있던 흑마법사가 급하게 본 드래곤에 그려놓은 텔리포트 마법진으로 텔레포트를 해서 렌을 상대했다.
“플레임 퍼니쉬먼트.”
“크윽…… 퍼니쉬먼트 마법이라…… 9서클이군.”
“데스 필드. 다크 스톰. 본 월드.”
렌이 9서클이라는 것을 눈치채자마자 무영창으로 나오는 3개의 마법들. 주문조차 필요하지 않다는 듯이 무려 8서클 마법 3개를 무영창으로 연속해서 3중 연속마법으로 발현시켰다.
9서클 마법사가 저정도 경지가 되려면 최소한의 경지가 9서클 익스퍼트는 되어야 했다. 비기너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즉 저 9서클 마법사는 최소한 9서클 익스퍼트일 것이다. 아니 거의 확실한 것이 9서클 마스터라면 아무리 상성상 그랜드 마스터가 9서클 마법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오른지 얼마안 된 렌정도는 손쉽게 상대할 것이 뻔했다.
솔직히 9서클 익스퍼트만 되더라도 렌을 상대하는 것을 어렵지 않으나 어느새 렌의 주위에 몰려든 최상급 정령 셋을 보고 급히 본 드래곤을 뒤로 물린 것이다.
“강하군. 그랜드 마스터에 올라섰다는 게 거짓이 아니었어.”
“날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나?”
“……오늘은 이만 물러나지.”
“오늘이라…… 그렇다면 나를 지속적으로 이 남부에 묶어두겠다는 소리인가?”
렌이 인상을 찡그리면서 검은 로브를 쓴 마법사를 보면서 말하자 아무 말 없이 침묵하는 흑마법사. 하지만 이미 침묵이 긍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렌의 얼굴은 더욱더 구겨질 뿐이었다. 그러자 곧 흑마법사의 입에서 음성이 들렸다.
“그대를 이 남부에 묶어두는 것만으로도 흑마법사들에게는 이득이겠지. 비록 가는 방향은 다르다고 하나 대륙에 대한 원한은 같을 터…… 그대 혼자 대륙을 지키기는 힘들 것이다.”
“……그런 것인가? 하하…… 북부만 문제가 아니었군. 남부까지 이렇게 되었다면…… 동부에도 흑마법사들이 존재한다는 것인가?”
“음? 동부의 녀석들도 알고 있는 것인가?”
렌의 말에 놀란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그러자 전생에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번 말해 본 것인데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자 가슴이 철렁이는 렌이었다. 자신의 예상이 확실히 되자 대륙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단숨에 깨달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