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대륙 No.3 기사다-75화 (75/277)

<-- 75 회: 3-12 -->

그렇게 크리슈트 공작과 헤어지고는 자신이 구한 소년과 소녀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 가자 자신들의 정령들이 신전 바깥에 나와서 서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그 정령들 주위로 신전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앗! 렌 님이다!”

“나 대형 영사구로 봤어. 저 얼굴은 렌 님이야!”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서 내가 렌이라고 소리치자 정령들만 바라보던 사람들이 단체로 나에게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머리를 내리고 다녀도 문제가 될게 뻔했다.

머리를 올리고 다니면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는 것이 적었다. 그래서 머리를 올리고 다녔는데 이제 다시 앞머리를 내리고 다녀야

할 것 같았다. 요즘 사람들이 나를 따라한다고 흑풍처럼 생긴 검집과 검을 들고 앞머리를 내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게

다닌다면 이런 일이 적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사실 렌이 이렇게 된 데에는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바로 정령들을 들 수 있었지만 워낙 앞머리에 관한 컴플렉스가 심해서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의외로 렌이 북부의 현자라는 비상한 머리같지 않게 여자문제나 자신의 외모에 관해서는 조금 둔감한 면이 존재했다.

“저…… 저기 잠시 길 좀 비켜 주세요.”

렌의 말에 일제히 갈라지는 사람들…… 수 많은 사람들이 렌의 한 마디에 신전까지 가는 길이 만들어 버렸다. 겨우 한사람이 지나

갈만한 길이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음을 생각한다면 정말 경이로운 일이었다. 무슨 성자와 같은 취급에 한숨을 쉬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 렌…… 전생에 하도 멜릿 메이튼과 델포트에게 시달려서 그런지 자신에 대한 이런 사람들의 반응이 익숙하지 않은 렌이었다.

“내가 구해 준 소년이랑 소녀는 어때?”

-소년은 이미 완전히 나았고 소녀는 회복할려면 꽤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곳 신전의 주교가 그러던데?

“그렇군.”

-마스터는 최선을 다했어요.

그류페인의 말에 약간은 실망하는 표정을 짓는 나를 보고 위로하는 실피온. 확실히 내가 치유쪽에는 약한 면이 많아서 도울 수 없는 점이 많았다.

이럴 때를 대비해 치유마법이나 치유약초에 관해서 공부 좀 많이 해둘걸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기초적인 약초법은 잘 알고 있지만 특수한 독에 관해서는 잘 모르는 렌인지라 소녀를 치료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렌 님이 절 구해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응? 아, 너구나. 그래 몸은 다 나았어?”

“예.”

어느새 자신의 곁에 와서 감사의 인사를 하는 소년을 보면서 웃음짓는 렌.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렌이 인정하는 특이한 재능을 가진 소년. 렌이 인정하는 천재들은 대륙을 다 뒤져본들 그다지 많지 않았다. 전생부터 인정한 델포트와 멜릿메이튼. 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제자인 에슈카정도만이 렌이 천재라고 부를 만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오늘로 렌이 천재라고 부를 만한 재능을 가진 녀석들에 또 한사람이 포함되어 버릴 것 같았다.

“오호, 너 기운을 다스리는 정도가 상당한데? 누구한테 이능력에 대해서 배웠어?”

“아…… 이 기운들이 이능력입니까? 그냥 누군가에 대해 분노하면 이것이 나오고 동생을 지키거나 누군가를 지켜야된다고 생각할때는 이 기운이 나오던데요?”

“뭐?”

아까부터 두개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녀석을 보고 혹시나 싶어서 물어보았는데 예상외로 엄청난 대답을 들어 버렸다. 저 어린나이에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벌써 자신의 의지로 기운을 이끌어내는 경지였다.

자신이 조금만 인도해 준다면 몇 달 안에 바로 익스퍼트에 오를 만한 엄청난 기운들. 왜 저런 녀석이 이때까지 이런 곳에서 처박혀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너…… 그 기운들을 나라에 밝히기만 했어도 대륙 공립하교나 국가의 수련 기사단에 들어갔을 텐데 어째서 밝히지 않았지?”

“제가…… 가 버리면 병든 동생을 돌볼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철저히 숨겨왔습니다만…… 그랜드 마스터이신 렌 님 앞에서는 그다지 숨길 필요가 없어서…….”

“기…… 기운을 숨긴다고?”

렌이 놀란 표정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제서야 왜 저 소년의 기운이 저렇게 미약했는지 깨달았다. 분명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보면 잘 정형화된 압축된 느낌의 기운이었는데 뭐랄까 압축된 기운의 질과는 다르게 미약한 기운이었다. 즉 잘 다듬어진 기운을 볼때면 적어도 익스퍼트급은 되어야 했는데 느껴지는 기운은 고작 포스유저나 렌 유저급밖에 안 되서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껴졌었는데 그 이유를 알았다.

바로 자신의 동생때문에 철저하게 숨겨왔던 환경에서 찾을 수 있었다. 기운이 느껴지지 않게 계속 숨기고 싶어하는 소년의 의지때문에 기운이 확장을 선택하는 대신 이능력이 몸 속에서 걸러지고 걸러지는 것을 반복한 것이다.

“흠…… 이름이 뭐니?”

“아! 제 이름은 헬리온이라고 합니다. 제 동생은 헬리나입니다.”

“그렇구나. 그래 헬리온 내가 부탁이 있는데 혹시 들어 줄 수 있겠니?”

“예? 아…… 네. 동생을 살려 주신 렌 님의 부탁이라면 제가 들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헬리온이 생명의 은인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렌을 바라보자 고맙다고 헬리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입을 열었다.

“내 제자가 되어 주렴. 물론 네가 나에게 수련받는 동안 너의 동생에 대한 것은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 내 명예를 걸고 네 동생을 지켜 주겠다고 약속하지.”

“레…… 렌 님?”

“난 너의 재능이 탐이난다. 비록 네가 렌이라는 이능력에 재능이 있다지만 나 역시 어느 정도 격투술을 할 줄 안다. 적어도 마스터급 격투가가 아닌한 권각술로 지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정말 제가 렌 님의 제자가 되어도 되나요?”

“물론이다. 난 너의 재능이 내가 대륙에서 유일하게 인정하는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이나 나의 첫 번째 제자 에슈카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디 나의 제자가 되어다오.”

렌의 말에 눈물을 흘리면서 오열하는 헬리온. 그런 헬리온을 보듬어 주면서 토닥여 주는 렌이었다. 그동안 부모도 없이 홀로 동생을 지켜가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 보면 답이나왔다.

마일드 제국처럼 복지가 잘 되어 있는 제국이 아닌 이상 이런 소국에서 부모없는 아이가 자라나는 환경이란 지극히 한정적일 것이 분명했다.

“축하해. 오빠.”

“헤, 헬리나, 흑…… 고마워.”

“음?”

어느새 치료가 끝났는지 헬리온을 축하한다고 박수를 치면서 나오는 헬리나. 약효와 주교의 신성력의 치유효과가 상당했는지 처음에 봤을 때처럼 걷기도 힘들어 보이던 모습에서는 조금 벗어나있었다. 그런 렌의 눈에 헬리나의 양옆으로 보이는 특이한 모양의 존재들.

“저게 뭐지?”

-응? 아, 마스터는 처음 보나? 하하, 재 독의 정령이랑 어둠의 정령이야.

-정령계에서 희귀해서 잘 눈에 안띄는 녀석들인데, 에헤헤.

-어둠의 정령은 많은데요?

렌의 말에 라이아넬과 그류페인 그리고 실피온이 차례대로 말했다. 그 순간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짓는 렌. 어둠의 정령과 독의 정령이라니…… 어둠의 정령이야 빛의 정령과 같이 희귀한 정령으로 알려져 알고는 있었지만 처음 봤을 뿐이고 독의 정령은 정말 처음들어봤다.

“독의 정령?”

-응. 재네들은 맨날 맹독을 뿌리고 다녀서 정령들이 좋아하지 않아서 정령계에서도 얼음의 정령처럼 좀 왕따야. 뭐 번개의 정령인 우리들도 사고를 많이쳐서 정령계에서 그다지 환영받지는 못하지만.

라이아넬의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렌이 독의 정령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하급 정령도 아닌 아기정령이라고 불리는 최하급 정령처럼 보이는 어둠의 정령과 독의 정령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종속정력만의 특징인 문장이 두 정령들에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저 소녀의 몸 어딘가에 정령의 문장이 찍혀 있다는 것.

“헬리나도 성장하기에 따라서 무섭게 변할 수도 있겠군. 후우,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인가? 2명의 천재를 받고 거기다가 남부의 흑마법사에 대한 자료까지 얻을 수 있었으니…….”

렌이 헛 웃음을 지으면서 말하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헬리나. 비록 그동안 독과 영양상태가 좋지 못해서 말라있는 상태지만 살이오르고 성장만 잘한다면 미녀가 될 것 같은 고운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