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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69화 (69/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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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드 제국의 축제

마일드 제국에서 2명의 천재들이 명예후작이 되고 곧바로 마일드 제국 전체에 축제가 열렸다. 마일드 제국 건국기념일때에나 하던 무려 3일이나 하는 축제를 연 것이다.

물론 그것에 대해서 대신들은 물론 마일드 제국 백성 그 누구도 반대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몇백 년만에 처음 나타난 그랜드 마스터가 자국에서 탄생했고 그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날이었다. 대륙에서 마스터가 가지는 힘만으로도 대륙의 판세가 수시로 변하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 그랜드 마스터가 나타난 것을 축복하는 축제는 크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에서 유일하게 난감해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 축제의 주인공인 렌이었다.

“후우!”

“큭큭!”

“웃지마. 짜증 나니까…….”

렌이 옆에서 웃고 있는 멜릿 메이튼을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멜릿 메이튼이 아까부터 자꾸 웃고 있는 모습에 인상을 찡그렸지만 사실 렌의 옆에서 웃고 있는 것은 멜릿 메이튼만이 아니었다.

프릴로이아 제국에서 사절단의 자격으로 참가한 델포트가 렌을 축하하는 파티에 참가해서 멜릿 메이튼과 같이 웃고 있는 것이다.

“큭큭큭, 환상마법을 썼단다, 푸하하하!”

“그러게, 정말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란 말이야.”

“아, 짜증 나. 옆에서 웃지말고 저리로 꺼져.”

렌이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을 발로 뻥 차버리고 나서 근처에 있는 주스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이 식히지 않는지 한잔을 더 마시고 나서는 테라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 있으면 아까의 일이 자꾸 생각날 것 같아서 짜증났기 때문이다.

렌이 이렇게까지 짜증을 내는 이유는 바로 몇 시간 전에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바로 렌이 그랜드 마스터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나서 곧바로 축제가 시작되고 사람들이 렌과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뻗고 그것을 일일이 받아주면서 황궁으로 가고 있는 그때였다.

“인정못해! 저 얼굴은 환상마법으로 만들어낸 가짜야!”

“저 얼굴이 가짜라는 것을 밝혀주세요 황제폐하!”

“못생긴 추남이 환상마법쓰고 공식석상에 오르다니!”

모두가 렌이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것을 축복해 주고 있을 때 한쪽에서 격렬하게 렌을 비하하고 깍아내리고 있었다. 렌이 순간 자신이 대체 저들에게 무슨 잘못을 해서 저런 반응을 하는 것일까?라고 궁금증을 가질 때 렌의 얼굴로 날아오는 토마토.

철퍽!

“……?”

순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토마토를 보고 당황해서 피하지도 못하고 얼굴에 맞아버린 렌…… 그리고는 어이없는 얼굴로 자신을 향해 토마토를 날린 여성을 바라보았다. 주위 사람들 역시 환호하던 것이 일제히 멈추면서 순식간에 광장 주변이 완전히 침묵에 빠져들었다.

어이가 없는 렌이 무표정한 얼굴로 한 여성을 바라보자 그제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는지 덜덜 떨면서 두려운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는 여성.

그렇게 한동안 광장 전체에 침묵이 계속되다가 조용히 한숨을 쉬고는 옆에 있던 기사가 준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는 렌…… 그리고 그때 아까 소리치던 여자들이 다시 한 번 황제에게 렌의 얼굴이 진실이라는 것을 규명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여자들의 소리에 어이없다는 듯이 웃음 짓고는 황제가 마법사를 불러서 렌의 얼굴이 진짜임을 규명하고 나서야 황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까같이 가짜얼굴이라는 논란은 사라졌지만 황궁파티가 열리고 나서도 렌의 얼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짜증이 나서 즐길 수 없었던 렌이었다.

“렌 여기 있었나?”

“아, 폐하.”

“파티가 재미없나?”

“뭐…… 그다지 즐겁지는 않네요.”

에드라임의 말에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렌. 파티내내 렌의 얼굴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는데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지금까지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은 순전히 황제의 부탁때문에 남아 있는 것이었다.

“그 정도 얼굴이면 파티에서 인기가 많을 텐데 여자들이랑 춤도 추고 데이트도 하고 그러나?”

“재미없어요.”

멜릿 메이튼의 말에 혹시나 싶어서 머리를 뒤로 넘겼더니 얼굴로 사기친다고 말하는 여자들을 보면서 데이트 신청은 커녕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는 렌이었다.

다음 날부터는 축제건 뭐건 그냥 잠적하고 열사의 대지로 떠날까 고민하는 렌이었지만 그런 렌의 생각을 읽은 것일까? 황제가 미소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언제 열사의 대지로 떠날 생각인가?”

“파티는 하루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또 이런 파티가 저랑 맞지도 않구요. 내일이나 떠날 생각입니다.”

“흠…… 그런가? 그럼 오늘만이라도 제대로 파티를 즐기고 가게나. 솔직히 나는 3일 전부 있어 주라고 하고 싶네만…….”

“휴우, 알겠습니다.”

황제 에드라임의 말에 억지로 고개를 끄덕인 후에 보기만해도 짜증 나고 답답해 보이는 파티장을 향해서 걸어갔다. 에드라임이 황제에 복귀하고 나서 그나마 제국의 고혈만 빨아대던 귀족들이 사라지긴 하였으나 아직도 귀족은 귀족.

쓸데없이 파티에 돈 써대고 영주민이나 제국의 백성들 세금낭비하는 것은 여전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 파티장……

쓸데없이 많은 음식들과 샴페인 그리고 와인들…… 그것뿐만 아니라 얼음으로 된 수많은 작품들…… 보석들로 치장한 여자들. 무엇보다 렌이 가장 싫어하는 여러 향수냄새가 파티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후우, 야. 나는 밖에 나가서 축제나 즐길게. 재밌게 여자들이랑 놀아라.”

“어? 야! 너만 가면 어떡해.”

“너 혼자만 갈거냐!”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멜릿 메이튼과 델 포트에게 얘기하고는 포스를 써서 빠른 속도로 파티장을 나왔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면서 나오려고 할 때 뜻밖의 인물들이 파티장 입구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어? 아버지? 어머니도 오셨네요?”

“응? 오, 렌이구나.”

“호호, 음? 렌 왔구나.”

누군가와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렌이 왔음에도 시큰둥한 반응에 당황한 렌. 특히나 자신의 어머니의 그런 반응에 더욱 놀랐다. 평소라면 렌의 껴안고 난리도 아니었을 텐데 지금의 반응은 너무나도……

“안녕하세요. 베닐라시아라고 해요.”

“전대 황녀님을 뵙습니다.”

“호호, 전대 황녀라니요…… 이제는 그저 단승 작위를 받은 명예 후작에 불과하답니다.”

베닐라시아가 미소를 지으면서 렌에게 이야기 했다. 그러자 살짝 인상이 찡그려지는 렌…… 전생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이미 한번 크게 당해 본 경험이 있는 렌이라서 그런지 베닐라시아의 미소가 역겹게만 느껴졌다.

“그러시군요. 그럼 재미있게 파티를 즐기시기를…… 전 이만…….”

“아!”

더 이상 말 섞기도 싫다는 말투로 베닐라시아를 지나치려고 하자 렌의 어머니인 세실리아가 분노에 찬 눈빛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세실리아의 눈빛을 보자마자 굳어 버리는 렌.

“컥! 어…… 어머니?”

“전대황녀님에게 이 무슨 무례니?”

“그게…….”

“네가 먼저 말을 걸어 주었어야 함에도 베닐라시아 님이 먼저 말을 걸어 주셨음을 모른단 말이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태도는…….”

“저…… 그것이…… 어머니?”

세실리아의 싸늘한 눈빛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하는 렌. 이미 대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클리포드 가의 실질적인 주인이라고 소문이 난 세실리아인지라 루이스 역시 슬그머니 뒤로 빠져서 곤란해하는 렌의 모습을 뒷짐지고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어서 사과드리거라.”

“후우, 알겠습니다. 베닐라시아 전대 황녀님. 저의 무례를 부디 용서하기길…….”

“아니에요, 저야말로 바쁘신 렌 후작을 방해한건 아닌지…….”

베닐라시아가 정말로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세실리아를 대할 때와는 달리 베닐라시아를 바라보는 렌의 표정을 싸늘하기만 했다. 물론 그런 렌의 표정을 보고 옆구리를 꼬집어 주는 세실리아였지만.

그렇게 세실리아에게 쩔쩔매면서 억지로 베닐라시아에게 잡혀 있을 무렵. 마일드 제국의 황궁으로 뜻밖에 인물이 당도했다.

“마일드 제국 선대황제 크리슈트 폰 노스 레일께서 입장하십니다. 모두 예를 갖춰주십시오.”

시종의 우렁찬 목소리에 회의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회의장의 거대한 문을 보고 각자의 나라의 격식에 맞게 선대 황제 크리슈트에게 예를 갖췄다.

현 태후에 의해 이지를 상실한 불운의 황제 크리슈트였지만 모두들 극도의 예를 갖추고 있었다. 황권이 무너져가는 상황에서도 최선의 판단으로 현 황제 에드라임에게 황후파를 몰아낼만한 힘을 갖추게 해 준 밑바탕을 마련한 황제였다.

애초에 무너져가는 마일드 제국의 경제를 살린게 전전대 황제였다면 황권을 지금까지 올려놓은 장본인이 선대 황제 크리슈트였기 때문에 적어도 에드라임을 따르는 자들이라면 크리슈트에게 감사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중에는 렌도 포함되어 있었다. 전생이었다면 모르겠지만 현생에서까지 크리슈트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을 가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대 황제 크리슈트가 들어온 지 얼마지나지 않아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인물들이 파티장에 나타났다.

“프릴로이아 제국 황제 탈리안 루이암스 뤼폰 2세님과 1황녀 페를리아 루이암스 아르ㅤㅁㅞㄴ께서 입장하십니다.”

프릴로이아 제국의 방문. 마일드 제국의 숙적이라고까지 불리는 프릴로이아 제국에서 황제가 직접 마일드 제국으로 찾아왔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엄청날 수 있었다. 흑마법사가 출몰하고 대륙회의를 개최하였지만 근처 빈껍데기의 평화라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뒤엎어 버리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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