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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64화 (6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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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서클 마법사

콰아아앙!

거대한 폭음…… 원래라면 카이시스 공작의 참격에 의해 저들의 몸이 두 동강 내고 사라져야 할 자신의 참격이 누군가에 의해 가로막히면서 거대한 폭음을 낸 것이다.

그 순간 인상을 찡그리면서 흙먼지가 풍기는 정면을 바라보았다. 흑색 망토를 두르고 있는 젊은 청년…… 검은 머리가 인상적인 흑마법사가 무표정으로 카이시스 공작을 바라보았다.

“건방진…… 마스터 따위가 감히…….”

“무슨?”

검은 머리의 흑마법사가 강력한 마기를 뿜어내자 순간적으로 오러막을 펼쳐서 막아 내는 카이시스 공작. 하지만 고작 마기를 뿜어내는 것에도 칼먼의 데스노바와 비견되는 강력한 충격파가 몰려왔다. 그에 순간적으로 대비를 제대로 못한 카이시스 공작이 형편없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크윽…….”

“블러드 커즈.”

‘피의 저주’라는 마법이 발현되었다. 저서클 마법사도 발현할 수 있는 마법으로 원래는 단일 대상으로 산성으로 뒤덮인 붉은 피를 뿌리는 마법이었다. 하지만 그 남자가 발현한 피의 저주는 단일 대상 따위가 아니었다.

“뭐…… 뭐야…….”

“죽어라…… 어리석은 자들이여.”

반경 수천 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범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붉은 피. 하지만 그것이 강력한 마기를 담고 있어서 일까? 순식간에 6명의 추기경이 만든 신성 결계를 1분 가까이 두드리더니 붉은 피가 순식간에 신성 결계를 무너뜨리고 몬스터와 병사를 가리지 않고 녹이기 시작했다.

“블러드 스톰!”

“프로텍트 실드!”

콰과과광!

“9서클 흑마법입니다. 얼마 막지 못할 것입니다…… 빨리…….”

갈색 로브를 입은 마법사가 전방에 푸른색 방어막을 형성한 채 재빨리 말했다. 그 마법사의 말처럼 고작 몇십 초도 버티지 못하고 푸른 막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비웃는 듯한 흑마법사의 말이 들려왔다.

“크하하하, 고작 8서클 마법 따위로 나를 막을 셈이냐!”

“돌풍파천!”

쿠우우우웅!

흑마법사의 비웃음도 잠시…… 곧 푸른 폭풍이 붉은 폭풍을 가로막기 시작했다. 9서클 블러드 스톰을 완전히 막아 버리고 상쇄시켜 버리는 푸른 폭풍. 그것을 보자마자 안색을 굳히는 9서클 마법사.

“넌…… 누구냐.”

“남에게 이름을 물을 때는 자신의 이름부터 밝히고 묻는 것이 예의 아닌가?”

“……에빌 비씨아르다.”

“호오, 고대어로 더러운 악이라는 이름인데…… 그런 이름을 쓰나?”

푸른 폭풍을 만들어 낸 검사의 조롱기 담긴 말에 안색을 굳힌 흑마법사. 그리고는 가만히 검사를 바라보면서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내 이름은 렌 클리포드 세이버라고 한다.”

“렌…… 클리포드?”

“아, 혹한의 대지에서 좀 유명했지?”

으득!

렌 클리포드라고 밝힌 남자의 말에 이를 가는 에빌.

렌 클리포드……. 자신들의 계획을 몇십 년이나 늦출 뻔한 녀석의 이름이었다. 덕분에 흑마법사와 네크로맨서들이 9서클에 이르는 도박까지 감수하게 했던 이름.

덕분에 운이 좋게도 9서클에 이르는 마법사를 2명이나 만들어 내게 되어 자신들의 계획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앞당길 수 있게 되었지만…….

“우리 계획을 방해하던 녀석이군. 뭐…… 덕분에 우리도 도박이라는 것을 좀 해서 8서클 마법사 4명을 희생시키고 9서클 마법사를 2명을 만들었다. 바로 나 에빌 비싸이라와 모아르티 트란킬로를 말이다.”

“……두 명이나?”

“큭큭, 오늘은 우리의 희생보다 더 값진 것을 얻었군. 그랜드 마스터를 보게 되다니 말이야.”

“…….”

에빌의 말에 침묵하는 렌. 9서클 마법사가 2명이라는 정보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렌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자신이 그랜드 마스터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9서클 마법사 2명이라면…… 그것도 흑마법사나 네크로맨서 계열이라면 그랜드 마스터도 감당하기 힘든 뮤턴트나 벤시 퀸을 만들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카이만, 칼먼, 돌아가자.”

“무사히 보내 줄 거라 생각했나.”

“무사히 안 보내 주면?”

“큭!”

렌이 감지하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상공에 수십 개의 마기가 담긴 뼈창을 만들어 낸 마법사. 하나하나가 무시하지 못할 만큼 강력한 뼈창을 전부 걷어 낸 렌.

“모아르티 트란킬로, 9서클 마법사다.”

“큭큭, 두 명의 9서클 마법사를 상대할 수 있겠는가?”

에빌과 모아르티의 말에 안색을 굳히는 렌. 자신이 그랜드 마스터라고는 하지만 2명의 9서클 마법사를 상대할 만큼 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앞에서 물러나지 않는 렌 클리포드.

“실피온, 라이아넬, 그류페인!”

“으음?”

“뭐……지?”

“오늘 여기서 너희들을 죽인다면 더 이상 전쟁을 할 필요도 없겠지. 너희들만 죽는다면 향후 100년간은 다시 대륙은 평화로워질 터. 너희들은 오늘 여기서 죽는다.”

“너 혼자 9서클 마법사 2명에 8서클 마스터 2명을 상대하겠다는 거냐!”

에빌의 분노 어린 말에 조용히 고개를 젓는 렌. 그러자마자 렌의 양옆으로 2명의 청년이 나타났다. 대륙에서 렌을 제외하면 단 2명뿐인 마스터 최상급에 이른 검의 천재들.

“델포트라고 하오.”

“멜릿 메이튼이라고 합니다.”

“난 너희들만 상대하면 돼.”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의 소개에 안색을 굳히는 에빌. 그들의 폭사되는 기운으로 볼 때 마스터 최상급에 이른 것을 직감적으로 파악한 것이다.

8서클 마스터마저도 한 수 접어 주게 만든다는 마스터 최상급. 그랜드 마스터에 거의 다다른 자만이 그 호칭을 가질 수 있다는 마스터 최상급인지라 9서클 러너 정도라면 그들을 압도적으로 이기기는 힘들다고 평가할 정도로 그들의 힘은 강했다.

“흥! 그렇다면 우리도 비장의 한 수 정도는 내놓아야겠군. 아직 불완전한 녀석이지만 저 녀석들 정도는 상대할 수 있겠지.”

“헬 나이트인가?”

“그래…… 네가 그토록 제조하는 것을 방해하던 헬 나이트라는 녀석이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마스터 최상급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지.”

에빌의 말에 안색을 굳히는 렌. 그런 렌의 표정을 본 델포트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곧바로 헬 나이트를 향해 달려 나갔다. 그러자 멜릿 메이튼 역시 렌의 표정을 보고는 걱정 말라는 듯이 8서클 마스터라고 소개한 녀석들에게 달려 나갔다. 그런 그 둘을 보면서 피식 웃음 짓고는 자신 역시도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9서클 마법사들에게 달려 나갔다.

“블러드 익스플로전, 블러드 포그, 블러드 파이어.”

“데스 핸즈, 데스 플라워, 본 스피어 필드.”

“순풍상천.”

엘빌과 모아르티의 3중 마법 발현을 단숨에 날려 버리는 렌. 그리고 어느새 그들의 주위를 완벽하게 포위한 세 정령의 정령 마법이 폭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괜히 9서클 마법사가 아닌 것일까? 완벽에 가까운 캐스팅으로 방어 마법을 시전해서 정령 마법을 막아 내었다. 결국 그들에게 공격을 먹이는 건 렌의 검뿐이라는 얘기였다. 이미 렌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으로 크게 상관하지 않고 정령들에게 신경이 쏠린 틈을 타서 참격을 날렸다.

카가가가각!

“크윽!”

“전부 최상급 정령들이다. 일단 내가 정령들을 맡을 테니까 네가 저자를 상대해라.”

“알았어.”

모아르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에빌이 본격적으로 최상급 정령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3마리의 최상급 정령. 거기다 두 정령은 희귀 속성 정령에 1마리마저도 한 사람에게 귀속되어 있는 귀속정령.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령왕이 아닌 이상 상대하기 힘들다는 9서클 마법사라서 그런지 정령들의 공격은 거의 먹히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여유롭게 에빌이 세 정령들을 상대할 때 모아르티에게 순식간에 생성된 와일드 포스로 일격을 먹인 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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