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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장: 렌 대륙으로 돌아가다!
죽음의 늪…… 사람이 살 수 없다는 곳으로 평가되는 대륙 S급 위험지역. 그리고 그 위험지역에서 7명의 인원이 걸어나오고 있었다. 죽음의 늪에서 나온 지 며칠이 지나 수많은 몬스터들을 베면서 산맥 몇개를 넘으니 죽음의 늪 접경지역의 왕국이라고 불리는 아클로니아 왕국내로 들어서게 되었다.
“음…… 대충 아클로니아 왕국에 도착한 것 같네.”
“바로 마일드 제국으로 가시겠습니까?”
“흠……. 그러면 안될 것 같은데?”
렌의 말에 카르킨이 렌의 시선이 향한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신기하다는 듯이 아클로니아 변경지역의 성 내부와 건물들을 바라보고 있는 에슈카가 보였다. 이미 렌과 섀도 나이츠에게 귀여둥이로 자리를 잡은 에슈카였기에 깨물어 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으나 간신히 참아낸 렌과 섀도 나이츠…… 그리고는 입가에 미소를 그리면서 아클로니아 왕국을 좀 더 돌아다니기로 결정했다.
“아, 스승님, 나 저거사줘.”
“음? 그게 아, 사과사탕? 그래…… 응? 근데…… 잠깐.”
“음? 왜그래? 스승님?”
“저기…… 섀도 나이츠…… 일로와봐.”
렌의 다급한 부름에 렌의 주위로 몰려드는 섀도 나이츠. 그리고 그런 섀도 나이츠들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묻는 렌.
“너희 돈있어?”
에슈카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섀도 나이츠…… 그리고렌의 한마디에 급격하게 표정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까 그동안 죽음의 늪에서만 생활해서 그런지 정작 중요한 돈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렌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에빠져서 죽기직전까지 갔었는데 돈이 어디있겠는가…… 멍청한(?) 정령들이 흑풍만 챙겼지 나머지 짐들은 전부 어디 갔다 버려둬서 렌도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은 없었다.
“……에슈카. 우리…… 잠시 산책좀 하고 올까?”
“응? 왜? 나 저거 먹고 싶은데!”
“하…… 하하…… 산책하고 오면 저것보다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응!”
올해로 13살인 에슈카가 의심없이 렌을 바라보았다. 13살이면 그래도 조금 알 나이겠다고 생각했지만 죽음의 늪에서 항상 수련하고 또 몇 년 전부터 렌의 과보호(?)에 의해서 아직까지 매우 순수한 에슈카였다.
그리고 그런 순수한 에슈카를 보고 힐링을 하는 섀도 나이츠와 렌…… 뭔가 자신의 마음을 정화하는 느낌으로 에슈카를 바라본 후에 근처에 있는 산으로 이동했다.
“에슈카 모르게 빠르게 몬스터 몇마리 잡아와. 가죽이랑 부산물 챙기는 거 잊지마라.”
“옙!”
“에슈카에게 우리가 돈이 없다는 것은 들켜서는 안돼.”
렌의 말에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빠르게 사라지는 섀도 나이츠. 그들 역시 비록 마스터에 입문한 단계이지만 마스터는 마스터. 거기다가 포스로 인해서 산악에서는 거의 최고수준의 속력을 자랑한다. 재빠르게 사라지는 섀도 나이츠를 보면서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어보는 에슈카.
“스승님, 오빠랑 언니들 어디가?”
“아, 잠시 검술수련 좀 하러간다고 하더라고…… 뭐 자신의 검이 녹슬었다나? 하하, 저녀석들은 신경쓰지말고 스승님이랑 같이 주위 풍경이나 구경할까?”
“음…… 좋아!”
렌의 말에 기분좋은 표정을 지으면서 렌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에슈카. 그리고 그런 에슈카를 보면서 또다시 힐링하는 표정을 짓는 렌. 에슈카 역시 죽음의 늪과는 사뭇다른 숲의 풍경이 재밌다는 듯이 구경하면서 걸어가는 듯 보였다. 신기하게도 이곳은 몬스터들이 자주 출몰한다고 위험지역이 되어 있었으나 에슈카와 렌의 주위에는 몬스터는 커녕 몬스터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났을까? 산길을 걷는 것을 조금 지루해하는 것 같은 에슈카를 보면서 렌이 큰 목소리로 섀도 나이츠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빠른 속도로 모이는 섀도 나이츠.
“응? 오빠랑 언니들 어디서 싸웠어요?”
“아하하…… 수…… 수련좀 하느라고!”
“어깨에 걸친 것들은 뭐예요?”
“응? 아 이것들? 아…… 이게 그니까…….
율리아나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하자 렌의 표정이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어서 빨리 말을 하라는 듯한 다급한 표정. 그리고 그것은 다른 섀도 나이츠들도 마찬가지였다.
“언니가 예뻐보이는 가죽을 봐서 좀 챙겼어. 하하…… 다른 사람들도 다 내가 예뻐보이는 가죽을 발라서 좀 들어달라고 한 거야.”
“응? 가죽은 왜요?”
“응? 이거? 그러니까……. 음…… 나중에 이것으로 예쁜 옷 만들려고…… 만들어지면 에슈카도 하나줄게.”
“아, 그런 거예요? 알았어요. 에헤헤!”
“쿨럭!”
에슈카의 환한 웃음에 순간 넋을 잃고 바라보는 렌과 섀도 나이츠…… 도저히 저 수순한 천사같은 에슈카를 속였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렌과 섀도 나이츠였지만 자신들이 돈이 없다는 것을 들키는 것은 그 이상으로 참혹한 일이었다.
그렇게 순수한 에슈카를 속였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섀도 나이츠들이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재빠르게 사라졌다.
“응? 오빠들이랑 언니들 또 어디가요?”
“아, 그…… 음…… 옷만들러 가는 거야. 아까 가져온 가죽있지? 그거로 옷만들어가는 것일걸?”
“음, 그래요? 아! 이제 아까 봤던 그거 사주세요!”
에슈카의 말에 급격히 당황하는 렌. 식은땀을 흘리면서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섀도 나이츠들이 돌아올때까지 말로 버텨봐야 하는데 젠장! 재수없게도 몬스터 부산품을 파는 상점은 아까 봤던 사탕상점보다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 그럴까? 그…… 근데 오빠랑 언니들은 안줘도 되겠어? 같이 먹어야지!”
“음…… 그냥 한꺼번에 사면 안돼? 아저씨한테 들으니까 가끔 대륙인들이랑 거래할때 한꺼번에 사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하던데…….
“무…… 물론 그렇지! 그, 그런데 언니들이랑 오빠들이랑 무슨 사탕 맛 좋아하는지 모르잖아.”
렌의 말에 수긍하는 듯한 에슈카. 그런 에슈카를 보면서 자신의 심장을 부여잡는 렌이었다. 도저히 천사같은 에슈카를 더이상 속일 수 없다는 듯 침묵으로 일관하는 렌……
‘빨리와 애들아…… ’
속으로 섀도 나이츠만을 부르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렌…… 그리고 그런 렌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순수하게 바라보는 에슈카였다.
-며칠 후
에슈카와 아클로니아 왕국에서 지낸지도 며칠이 지났다. 어느새 접경지역을 상당부분 지나갔으나 여전히 마일드 제국까지는 한참 남았다. 물론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바로 워프 게이트를 타고 가도 되었으나 어느새 자신들의 힐링미소를 뿜어대는 에슈카가 여러곳을 가보고 싶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천천히 가기로 마음먹은 상태다.
그리고 오늘은 천천히 대륙여행을 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준비해야 할 것을 찾았다. 바로……
“어서오세요, 의뢰를 원하시면 저에게 용병등록을 원하시면 저쪽으로 가주세요!”
친절한 안내원의 말에 우리 역시 친절하게 친절미소를 그려 주고는 용병시험을 치르는 곳에 들어갔다. 그곳에 들어가니 여사원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의뢰를 받아주는 여사원가는 사뭇다른 반응……
“아…… 용병등록 하러 오셨어요?”
“네…….
귓구멍을 파면서 성의없이 말하는 여사원을 보고 약간 황당한 표정을 짓는 렌과 섀도 나이츠들이었지만 쓴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입에 담배를 물고서 서류더미 속에서 용병등록을 하는 서류를 찾고 있는 여사원…… 굉장히 건방지고 터프해 보이는 여사원이었지만 그 모습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는 렌들이었다.
“다들 몇급으로 할거예요?”
“예?”
“몇급 하고 싶나고요.”
“아…… 몇…… 급이 좋을까요?”
렌이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어벙하게 물어보자 렌의 얼굴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한참을 쳐다보는 여사원. '이건 뭐냐?'라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는 여사원을 보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렌…… 최근들어 아클로니아 왕국에 오고 나서부터는 항상 이런 패턴이다.
아클로니아 왕국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없는 것일까? 음식을 파는 아주머니부터 옷가게 아주머니같은 분들도 터프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한 두번 당황하는 게 아니었다.
“D급 비기너 C급 유저 B급 유저최상급 이상 A급 익스퍼트 중급 이상 S급 슈페리얼. 각 단계마다 +단계가 존재함. B급부터는 심사봐야 함.”
“아…… 그렇군요.”
심드렁한 표정으로 용병등록의 기본법칙을 읽어 주는 터프한 여사원. 그리고는 내 눈을 바라보면서 어떤 거 할거냐는 표정으로 가만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