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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42화 (42/277)

<-- 42 회: 2-11 -->

“클리포스 류 렌식 …….

“다크 플레임 캐논!”

“데스 플라워!”

“다크 스톰!”

“본 스피어”

“다크 애로우 레인!”

렌의 기운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것인지 곧바로 마법을 발현하는 마법사들…… 수많은 마법들이 렌에게 닿으려는 그 순간…… 렌의 검에서 믿지못할 오러가 뿜어지기 시작하면서 흑마법사와 네크로맨서가 발현한 마법들을 밀쳐내기 시작했다.

“광풍분노!”

렌의 입에서 나온 하나의 이름. 전생에 마지막 순간에 썼던 자신의 비기. 오의 멸풍을 제외하고 돌풍파천과 함께 최강의 초식이었다. 한순간이지만 자신의 모든 오러를 뿜어서 그랜드 마스터급인 헬 나이트마저 심대한 타격을 줄정도로 강력했던 자신의 초식.

비록 그때의 경지는 아니었지만 마스터 최상급에 오르기 직전인 렌이라면 그때와 비슷한 힘정도는 만들 수 있었다. 7서클 흑마법사와 그 밑에 5서클 이상의 20여 명의 마법사들이 펼친 마법을 밀어내면서 오러로 억지로 바람을 휘감은 회오리가 마법사들에게 몰아치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데스나이트 20여 기가 막아섰다.

20여 기의 검에서 뿜어나오는 오러 웨폰…… 그것의 힘은 렌의 광풍 분노마저 꺾을 듯이 점점 렌 쪽으로 오러 웨폰을 밀고들어왔다. 그리고 그때 렌의 몸에서 나오는 거대한 기운…… 이미 한계까지 오러를 써 버렸을 렌의 몸에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기운이 마치 폭발하듯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렌을 두렵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흑마법사들……

“클리포드류 렌식 오의 멸풍.”

렌의 한줄기 말과 함께 몰아치던 오러폭풍도 그리고 데스나이츠의 어둠의 마기도 그리고 흑마법사들의 마법 역시도 사라져 버렸다. 한순간에 사라진 거대한 기운들…… 그리고 그곳엔 침묵을 지키는 수십의 마법사와 렌만이 서 있었다. 믿을 수 없는 광경…… 수십의 데스나이트의 마기와 수십의 상위 흑마법사들이 발현한 마법이 정말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것이었나? 하하…… 겨우 이것이었어?”

렌이 허탈하다는 듯이 헛웃음을 흘리면서 자신의 애검 흑풍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헛웃음을 멈추고 흑풍을 검집에 넣고 등을 돌려서 부족사람들과 섀도 나이츠가 있을만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렌의 그런 발걸음에도 흑마법사들과 데스나이트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렌이 폭발에 폐허가 되어 버린 마을에서 사라지자 얼마 후 믿을 수 없는 풍경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바람에 날려서 가루가 되어가는 데스나이트들과 흑마법사들…… 그리고 몇분이 지났을까? 폐허가 된 부족마을에는 단 한사람의 흑마법사도 단 한기의 데스나이트도 남지 않았다.

거대한 폭풍이 지나가고 마을 바깥으로 피신한 부족민들이 있는 곳으로 온 렌. 그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피투성이가 된체 샤먼술과 차크라 그리고 렌이 알려준 정령술로 치료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에 대 폭발이었던지라 방어술을 펼쳤는데도 수많은 부족민들이 죽어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 죽은 사람들이 누워있는 곳에는 렌이 잘 아는 사람도 있었다.

“우…… 크아?”

“흑흑…….

렌이 우크아라고 부른 여인…… 렌의 생명의 은인이자 렌에게 처음으로 다정하게 웃어 준 여인. 자신의 첫 번째 제자의 어머니이기도 한 우크아. 그녀가 지금 죽은 자들만 모아둔 그곳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렌…… 옆에서 에슈카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럼에도 에슈카를 위로하기는 커녕 그저 충격받은 얼굴로 편안한 표정으로 잠이든 우크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섀도 나이츠!”

“죄송합니다…….

“내가…… 내가 내 제자와 우크아를 지키라고 명했다!”

“죄송합니다…….

“나의 명이 들리지 않았나! 우크아를 살려내! 내 앞에서 다시 웃게 만들란 말이야!”

렌의 절규에 그저 죄송하다고만 답하는 카르킨. 분명 그 대폭발 속에서 섀도 나이츠는 오러막을 펼쳐서 최선을 다해서 막아내었다. 하지만 그 여파는 에슈카와 우크아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곧 에슈카와는 달리 거의 일반 부족민에 속했던 우크아는 그 충격을 버텨내지 못했던 것이다.

“젠장!”

렌의 절규에 부족민들 역시 자신의 죽은 가족들을 슬퍼하면서 절규했다. 흑마법사들…… 그들의 하찮은 욕심때문에 죽음의 늪에서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던 수많은 부족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렌의 생명의 은인이자 지켜 주어야 할 여인이었던 우크아의 목숨을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렌으로 하여금 난생처음 눈물이라는 것을 흘리게 할 만큼 충격적인 일이었다.

자신이 처음으로 진정으로 지켜야 할 여인이라고 마음먹은 여인…… 그리해서 그녀의 딸마저 제자를 들이지 않았던 자신의 나름의 규칙마저 버려버리고 첫 번째 제자로써 받아들인 것이 아니던가…… 자신이 전생에 큰 생명의 빛을 지워 주었던 섀도 나이츠는 현재 마스터급으로 흑마법사들의 속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정작 이생의 생명의 은인이었던 우크아의 목숨을 지키지 못했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

허탈하다는 듯한 렌의 웃음. 하지만 그 누구도 렌에게 뭐라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가족을 잃은 부족민들은 더욱더 눈물을 흘리며 슬퍼할 뿐이었다. 그리고 곧 렌이 눈물을 흘리면서 입을 열었다.

“그랜드 마스터가 되면 뭐하는가…… 정작 지켜야 할 사람은 사라져 버렸는 것을…….

“렌…… 님?”

눈물을 흘리면서 하는 렌의 말에 순간 잘못들은 것이 아닌가?라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보는 섀도 나이츠들…… 하지만 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눈물을 흘리면서 가만히 우크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섀도 나이츠는 똑똑히 들었다. 그랜드 마스터에 들어섰다는 렌의 말을…… 그리고 그것은 곧 현 대륙 최강의 검사가 되었다는 것과 똑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따위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은 그저 희생당한…… 그동안 정들었던 부족민들 을 위로하고 그들의 슬픔을 달래주는 것이 먼저였기에…… 섀도 나이츠 역시 그랜드 마스터라는 단어따위는 잠시 머릿속에 접어두고 폭발에 희생당한 이들의 넋을 위로했다.

-며칠 후

자신을 유일하게 믿고 자신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해 주었던 우크아를 묻어 주고 며칠째 그 무덤을 지키는 렌. 우크아의 딸인 에슈카보다 더 지독하게 우크아의 무덤을 지키고 있는 렌이었다. 그런 렌을 보고 부족들 역시 하나 둘 우크아의 무덤에 꽃을 꺽어 우크아의 무덤을 장식해 주었다.

“렌님…….

“돌아간다.”

카르킨이 부르는 소리에 나직히 대답하는 렌. 그리고 그 대답을 듣자마자 그 즉시 렌의 주위에서 사라지는 카르킨. 렌의 돌아가자는 단 한마디. 그것으로 섀도 나이츠의 단장인 카르킨으로써는 충분했다. 대륙으로 돌아간다는 뜻을 내포한 렌의 한마디…… 그것의 파장은 대륙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알 수 없었다.

1시간 후……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렌이 우크아의 무덤에서 일어나 데슘 부족의 마을 입구로 걸어나왔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느새 눈치챘는지 부족민들 전원이 나와서 렌을 배웅하기 위해 나왔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잘가라. 그대는 데슘의 자랑스러운 전사다!”

“감사합니다.”

렌이 쓴 웃음을 지으면서 화답하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죽음의 늪에서 최상위 몬스터라고 불리는 거대 붉은 독 늑대의 어금니로 만든 목걸이를 렌에게 걸어 주었다. 그리고는 렌이 고개를 숙여서 울음을 참고 있는 에슈카를 바라보았다.

“잘 있으렴…….

“흑…….

렌의 말에 대답을 하지는 못하고 그저 울음을 참고 있는 에슈카. 그런 에슈카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곧 렌이 뒤돌아서서 마을정문을 지나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섀도 나이츠가 말없이 따라걸었다. 그렇게 몇걸음을 걸어갔을까? 렌이 갑자기 뒤돌아서면서 입을 열었다.

“나의 제자 에슈카! 따라나서거라!”

“스승님!”

렌의 말에 울던 것을 멈추고 렌에게 뛰어오는 에슈카. 그런 에슈카를 미소지으면서 받아주는 렌이었다. 그리고는 곧 에슈카와 렌이 데슘 부족의 족장을 바라보자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족장이었다.

에슈카가 떠나도 된다는 암묵적인 허락…… 그리고 그 모습에 환한 웃음을 짓는 에슈카와 렌이었다. 자신의 품에 안긴 조그마한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에슈카의 손을 잡고 데슘 부족의 정문을 나섰다. 흑마법사들의 침공을 막아내고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렌…… 그가 다시 대륙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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