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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37화 (37/277)

<-- 37 회: 2권 6화 -->

“저 재수 없는 새끼랑은 뭐하러 말 섞습니까?”

“그래도……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 놔야지. 언제 어디서라도 말이야…… 그래야만 우리의 평판이 더 높아질 거야.”

“흥, 어차피 지지 세력도 없는 자식 따위…… 머리는 좋은 것 같다만…… 지지 세력이 없으면 끝이죠. 다음 대 황제는 제가 될 겁니다.”

베닐라시아의 말에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말하는 2황자 슈카인. 그리고 그런 그를 보면서 조용히 미소를 짓는 베닐라시아. 그리고 그런 그들의 말을 23살의 나이에 슈페리얼급에 들은 황태자 에드라임은 전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가던 길을 가는 황태자……

렌이 혹한의 대지에서 죽었다는 소문이 난지도 대략 몇 달이 지났다.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렌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렌이 죽었다는 소문에도 흔들리지 않고 렌이 살아 있을 거라 여기는 사람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는 황태자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마일드 제국의 황태자 에드라임 폰 노스 세이지. 마일드 제국 역사상 몇 없는 황태자 시기에 자신만의 이름을 하사받은 자. 세이지…… 마일드 제국에서 성군과 패황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는 자신의 라스트 네임.

그런 황태자여서 그런지 제국 내에 지지 세력이라고는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오로지 자신의 머리와 천재적인 검술실력. 그리고 엄청난 정치수완 그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그라도 자신의 어머니는 지킬 수 없었다. 자신의 어머니를 독살하고 자신은 아니라고 발뺌하면서 황후의 자리에 올라있는 자…… 클리아르 샤르민 쏜. 제국의 수많은 귀족 중에 4대 공작가와 7개의 후작가 그리고 13개의 백작가 중에 7대 후작가중 재력의 가문이라고까지 말하는 샤르민 가문의 장녀.

그리고 대륙 사람들은 그런 그녀를 향해서 독가시가 붙어 있는 장미라는 별명을 주었다. 그리고 그런 별명을 기반으로 황제가 하사한 그녀의 라스트 네임.

하지만 현재 황제를 제외하고는 가장 거대한 권력을 가진 자들 중에 1명이 바로 이 클리아르 샤르민이었다.

황태자의 어미이자 자애의 상징이라고까지 불리던 자신의 어머니 아크릴리 슈베르나 펄의 죽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독살의 증거가 있음에도 현 황후를 두둔했다.

오로지 일반 자작가문의 딸인 자신의 어머니보다는 재력가의 가문이라고 불리는 클리아르 샤르민의 힘이 훨씬 매력적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때 이후로 황태자 자신은 더 이상 황제를 자신의 아버지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권력에 미친 황제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온 지도 어언 15년.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렌과 미닛메이드와 함께 제국을 바꿔볼 생각을 하고 있었던 자신이었건만……. 렌이 죽어 버리고 그런 자신의 친우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서 폐관수련에 들어간 미닛메이드 덕분에 현재 자신으로써는 황제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후우, 답답하군.”

답답한 마음에 창밖을 바라보는 에드라임 황태자. 비록 아직까지는 황태자의 직분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얼마 후면 이 황태자라는 자리도 내던져 버릴 것이다.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제국에 별로 있기 싫었기 때문이다. 어째서 현 황제는 옆 제국의 망해 가는 정치판을 따라서 하려는 것인지 이해하기 싫었다. 아무리 자신이 현 황제와 핏줄이 같다고는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잘 있어라. 마일드 제국이여…….”

에드라임 황태자가 손에 들고 있던 한 장의 편지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는 자신의 방을 나섰다. 그리고 황태자가 떠난 지 대력 10여 시간쯤 지났을까? 저녁 먹을 시간을 알려 주러 온 집사 1명이 황태자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곧 책상위에 있는 편지를 발견했다.

-며칠 후.

황태자가 제국을 버렸다는 식의 신문이 대륙 전역에 나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륙 마법수정구로 대륙 전역으로 드디어 황태자도 지쳤다. 마일드 제국의 몰락이라는 기사와 함께 황태자가 마일드 제국을 떠났다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사건의 발단은 황태자의 집사가 황태자가 남겨 둔 편지를 개념 없이 자신이 읽어 보고는 큰소리로 웃으면서 편지 내용을 시녀들에게 이야기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되었다.

애초에 감히 시종 따위가 황태자의 편지 따위를 읽을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지만 현재 렌의 부재로 폐관수련에 들어선 루이스 공작과 멜릿 메이튼. 흑마법사의 문제로 폐관수련에 들어간 검공 텔피온 공작. 그리고 쓰레기 같은 정치판에 환멸감을 느껴 여행을 떠한 검후 에슈넬 후작.

이렇게 마일드 제국에 힘 있는 마스터들이 폐관수련에 들어가거나 여행을 떠나면서 정치판에 있던 힘 있는 충신들 역시 황후의 정치 간섭에 질려 버렸는지 자신의 영지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게 되면서 마일드 제국의 황궁이 개판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까지 황궁을 지키면서 마일드 제국을 올바르게 바꿔보고자 노력하던 마일드 제국의 황태자마저 마일드 제국을 버린 것이다.

“이럴수가…… 황태자님마저 마일드 제국을 버린단 말인가?”

“정녕 우리 제국역시 프릴로이아 제국과 같이 바뀌어 버린단 말인가…….”

황태자의 부재로 인해 생긴 마일드 제국의 혼란…… 초대황제와 600년 전에 만들어진 절대 바꿀 수 없는 법. 능력 있는 자의 무조건적인 중용이라는 정책은 바뀌지 않을 테지만 적어도 향후 몇십 년간의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질 것이 분명했다.

아니 현 황후의 핏줄이 황제가 된다면 향후 백 년 동안 그동안 이뤄온 마일드 제국의 영광이 어디까지 사라질지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끝났군…… 후우, 대륙에서 가장 살기 좋았다는 마일드 제국도 이제는 끝이야.”

“그러게…… 휴우, 현재 마스터에 계신 분들이 돌아오신다면…… 혹시 모르지.”

“그것보다도 아직 살아계실지도 모르는 렌님께서 돌아오시면 사실상 황후의 시대는 끝난 것일세.”

평민들이 한탄에 빠진 목소리로 말하자 모두들 동의하면서 현 황후를 욕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백성들에게 많은 권한이 주어진 마일드 제국이라지만 여전히 황권은 매우 강력했고 그 황권을 등에업은 황후 역시 매우 강력한 존재였다.

“황태자 전하는 마일드 제국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실 분이 아닐세.”

한 평민의 말에 펍에 있던 수많은 평민들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곧 맞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나이에 어미를 잃고 자신의 웹수인 자를 어머니로 모시면서 십수년을 오직 제국만을 위해 공부하고 황후를 막기 위해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황태자였다.

그리고 백성들은 그런 황태자를 존경하고 현 황제가 죽으면 황태자가 황제가 되어서 제국을 더 강대하고 부유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황태자 전하께서도 지치셨을 걸세. 솔직히 쉬실 때도 되었지…… 빌어먹을 황후의 암습에 하루하루 시달리시는 게 얼마나 힘드셨겠는가.”

“그럴걸세…….”

사람들이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푹푹 쉬면서 담배를 펴대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술을 마시면서도 답답한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애기했다. 그만큼 현 황태자의 부재는 제국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마일드 제국 유일하게 백성들에게 열린정치를 했었던 황태자…… 현 황제가 황권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오직 그만이 대신들과 백성들을 위해 수많은 법안을 마련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했었다. 그리고 그런 황태자 역시 마일드 제국을 버렸다.

-마일드 제국 황궁.

“정녕…… 황태자가 이 황궁을 떠났단 말이냐.”

황제의 말에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기사. 그리고 그런 기사를 보고 황제가 굳은 표정이 되어 버렸다. 얼마전 자신을 찾아와서 마지막으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말했던 황태자…… 하지만 황후가 자신을 대신해서 냉정히 대전에서 내쫓으면서 황태자의 정치개입을 막았던걸로 기억했다. 그리고 자신은 황후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 그것을 묵인했었다. 설마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황태자께서 황제폐하께 편지에 쓰신 내용으로는…… 더 이상 마일드 제국에 희망이 없어서 이 제국을 떠난다고 하였습니다. 희망이 생기면 자신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내용도 써 있었습니다.”

“그럴수가…… 정녕…… 이 제국을 버렸다고?”

“그리고 폐하의 숨은 힘. 쉐도나이츠가…… 어제 전멸했습니다.”

“그게 무슨!”

“프릴로이아 측인 것 같습니다만…… 마스터에 근접한 마지막 남은 섀도 나이츠 5명 전원이 프릴로이아 국경지대의 마을에서 불에타서 뼈만 남았습니다.”

기사의 말에 황제가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멍하니 기사를 바라보았다. 그 기사단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무슨 짓을 했었는가…… 소드 마스터가 나올만한 유력한 후보의 가문 십수개를 멸하고 그 장자를 들였으며 평민들 중에서 가능성이 있다 싶은 녀석들을 마을을 통째로 없애고 비밀리에 데려와서 훈련시킨 자들이었다.

그렇게 뽑아온 수백명 중에서 13살까지 살아남은 수십의 어린아이들로 섀도 나이츠를 만들고 현재까지 온갖 위험한 작전에 전부 동원해서 마스터급에 이르기 직전인 녀석들 5명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지금 그런 녀석들이 전부 죽었다는 것이다.

“그 뼈가 거짓일 가능성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목걸이와 검 그리고 갑옷들이 그들의 것과 동일했습니다. 거기다가 뒷목에 심어둔 미스릴 침 역시 발견되었으니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럴수가…….”

황제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자신이 십수년에 걸쳐서 만들어낸 마스터에 근접한 기사 다섯을 단 한순간에 잃어버린 것이다. 마스터가 될 가능성이 있는 어린아이들…… 다른 나라에 있었다면 후에 슈페리얼급에는 거의 반드시 올랐을만한 천재들 수백을 희생해서 만든게 섀도 나이츠였다.

그리고 바로 오늘…… 황제는 그 모든 힘을 잃었다. 더불어 황제가 황권에 열을 올렸음에도 비난하지 못하게 바람막이를 해 주던 황태자 역시 자신의 곁을 떠났다.

황제도 바보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굉장히 똑똑하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나도 약해져 버린 황권을 강화시키기 위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열을 냈을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악역으로 하고 황태자로 하여금 백성들의 선망과 기대를 받으면서 다음대에 황제로 강력한 황권을 바탕으로 선정을 배풀게 하고 싶었다. 허나! 그 결과가 지금 이러한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허허…… 나로인해 그동안 이뤄오던 마일드 제국이 모든것이 크게 후퇴하겠구나…….

“폐…… 폐하!”

“……황태자가 돌아온다면 이것을 주거라. 황제에 봉한다는 측서다. 그리고 이것은 현 황후를 폐위한다는 측서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오늘부로 난 황제가 아니라는 측서다. 오늘부터 황제는 황태자가 올때까지 공석이다. 앞으로 내가 어떠한 애기를 하던지 너는 개입하지 말거라. 나는 황후에게 조종당할 가능성이 클터…… 황태자가 돌아온다면 그때 내가 준 모든 것들을 개봉하라.”

“폐하! 지금 당장 황후를 잡아들이셔야만 합니다!”

“기사단장…… 현재 황궁에서 황후를 잡아들일만한 힘을 가진 자들은 없소. 전부 나로인해 황궁을 떠난지 오래지…… 허허, 황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한 일이건만…… 오히려 황태자가 떠남으로써 황권은 더욱 약해졌구나.”

황제의 말에 눈물을 흘리는 기사단장. 하지만 그로써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황태자가 이렇게 일찍 떠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황태자의 영향력이 생각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실감한 황제와 기사단장…… 최근 며칠 사이에 황권은 크게 위축되고 황제가 한 달에 한번 여는 회의조차 불참하는 귀족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대부분 참석하는 귀족들은 거의 황후파에 있는 귀족들…… 황제파의 귀족들조차 황태자가 떠난 이후에는 참석하지 않을 정도니 말을 다한 것이다.

“마스터들의 폐관수련이 끝나고 황태자가 돌아오면…… 그때는 황후의 목숨 역시 끝이날테지…… 부디 그때까지 그대가 잘 버텨주게나.”

“폐…… 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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