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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33화 (33/277)

<-- 33 회: 2권 2화 -->

이미 빛의 정령과 불의정령과 계약한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들과 죽이 잘맞는 장난꾸러기 물의 정령들이었다.

그렇게 며칠 놀다가 어느새 계약까지 맺어 버린 녀석들…… 나혼자 운디네들과 계약을 맺지 못하고 왠지 모르게 나를 싫어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하도 답답해서 물어보니까 현재 정령들의 파벌이 존재하는데 원래는 자신들과 상극이었던 불의 정령과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현재는 연합전선을 이루어서 상대연맹인 바람의 정령과 대지의 정령과 대치중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나…… 뭐 이딴 경우가 다 있는지 순간 욕을 내뱉을 뻔했으나 정령들 사회가 그따구인데 어린 운디네들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바람의 정령과 계약한 내가 운디네들과의 계약을 포기할때 수많은 운디네들 사이에서 혼자 쭈구리고 앉아 있는 녀석이 보였다.

운디네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왠지 얼음덩어리 처럼 생긴 녀석…… 그리고 왠지 불쌍해 보이는 녀석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어 보았다.

몇 년 전에 이곳에 다른 운디네들과 같이 놀러왔다가 한참 재밌게 놀고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자신이 중급 정령으로 진화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갑자기 자신에게 빙결의 협곡의 기운이 마구 몰아치더니 예상과는 다르게 상급정령의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것까지는 좋았는데 자신의 모습은 일반적인 물의 상급정령이 아닌 정령계에서 몇 존재하지 않는다는 얼음의 정령으로 속성이 변화되어 버린 것이란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물의 정령계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가뜩이나 몇 없는 얼음의 정령인지라 따로 정령계가 존재하지도 않아서 이렇게 빙결의 협곡에서 혼자 있는 것이란다.

그것이 왠지 자신만 운디네들이랑 계약하지 못한 처지가 비슷해 보여서 녀석과 여러가지 말을 하다보니 어느새 얼음의 정령과 친해지게 되고 곧 녀석이 외로움에 사무쳤는지 나를 따라가고 싶다고 해서 현재는 계약을 맺고 나의 전속정령이 된 실피온과 라이아넬을 항상 소환해서 그류페인과 함께 친구가 되어 주라고 부탁하는 중이다.

뭐…… 나의 전속정령이 되어서 따돌림을 받는 실피온과 애초에 번개의 정령 역시 다른 정신계 정령들과 4대 정령들…… 숲의 정령족 사이에 끼지 못해서 외로운 것은 마찬가지였으니 서로 친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후아, 다왔다!”

“여…… 여기야? 저…… 정말 거대한 강이 흐르고 있구나.”

“괴……. 굉장하군.”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이 감탄어린 어조로 말하면서 눈앞에 펼쳐진 장관이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거대한 협곡에 뚫린 조그마한 또 다른 협곡…… 그 물줄기를 따라서 가보니 어느새 그 물줄기의 끝에는 거대한 강이 흐르고 있는 곳이 나왔다.

“문제는 여기를 어떻게 내려가냐는 것인데……. 흠…… 일단 밧줄 좀 줄래?”

“음…… 여기 있네.”

“후우, 빌어먹을 마법사때문에 정령술도 사용못하는 곳이라니…… 소환만 가능한 정령을 어디다 써먹으라고…… 에휴, 일단 내가 강 근처까지 도달하면 통나무를 강으로 던져.”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 그리고 그들이 고정시킨 밧줄을 타고 차근차근 절벽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식은땀을 흘리면서 천천히 천천히 절벽을 내려가는 것이지만 이능력 사용이 불가능하고 오로지 신체강화용도밖에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곳이라면 아무리 자신이라도 떨어지면 백퍼센트 죽음이었다. 그렇게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에서 무려 삼십분이 넘게 내려가서 강가의 근처에 내려왔다. 그리고 그 둘에게 고함소리로 신호를 보내자 곧 강으로 떨어져내리는 거대한 통나무.

“붙잡았어! 이제 너희들이 내려올 차례야.”

내 말에 1명씩 밧줄을 붙잡고 내려오는 녀석들…… 먼저 내려온 델포트까지는 괜찮았는데 문제는 마지막에 내려오는 멜릿 메이튼이 문제였다. 멜릿 메이튼이 내려오는 중간지점에서 밧줄을 고정시킨 얼음기둥이 문제가 되었는지 밧줄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멜릿 메이튼! 밧줄을 버리고 강으로 뛰어!”

“큭…….”

“강으로 뛰면 죽진 않을 거야! 우리가 어떻게든 받아줄게! 어서 뛰어!”

내 말에 곧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강으로 뛰는 멜릿 메이튼……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래로 떨어지는 밧줄…… 얼음기둥이 한계였는지 부셔져 버린 것 같았다. 밧줄이 끊어지는 것과 동시에 강으로 입수하는 멜릿 메이튼……

“사…… 살려줘.”

“큭큭, 수영 못하냐?”

“어푸,어푸,하아,하아!”

수영을 못해서 발버둥치는 모습이 색다르게 다가왔지만 더 이상 놔두면 원망어린 눈빛을 받을 것 같아서 수영을 해서 녀석을 데리고 통나무로 데려왔다.

“후우, 야! 빨리 구해 줘야지!”

“큭큭, 이참에 수영이나 좀 배워둬라. 수영도 못하면서 빙결의 협곡을 올 생각을 하냐?”

“하아,내가 강으로 이동할 줄 알았냐?젠장…… 델포트 넌 언제 배운거야?”

“난 어렸을 때 바다에 놀러갔을 때 어머니에게 직접 배웠지!”

델포트가 웃음지으면서 멜릿 메이튼을 놀리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나 역시 똑같은 표정으로 바라보자 얼굴을 굳히면서 삐지는 멜릿 메이튼…… 그리고 그런 멜릿 메이튼을 보고 폭소를 터뜨리는 델포트와 나였다. 그리고 그런 우리를 보면서 멜릿 메이튼이 단단히 삐진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빙결의 협곡의 큰 위험지역 중 하나를 벗어난 우리였다.

대륙 북부에 위치한 혹한의 대지…… 사람이 살 수 없을만한 그 지역에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대부분 흑마법사들과 네크로맨서들에 의해 핍박을 받고 있었다. 몇몇 마을들이 연합을 해서 대항을 해 본다지만 애초에 이능력자들로 이루어진 집단을 상대이기에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런 그들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게 몇 년 전에 혹한의 대지에서 아버지와의 약속시간까지 어겨가면서 남은 것이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리 마스터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나중에는 흑마법사들과 네크로맨서들에 의해서 포위당해 죽을 뻔한 위기까지 있지 않았던가. 그런 것을 생각하면 지금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이 함께 간다고는 하지만 혹한의 대지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후우, 확실히 춥긴 춥구나.”

“그러게…… 가죽코트를 입고 가죽으로 된 옷들을 입었는데도 이 정도 추위라니…….

“빙결의 협곡 부근이라서 마법 처리된 옷들이 효과를 덜 받아서 그래. 혹한의 대지에 들어서면 마법 처리된 옷이라서 그나마 좀 나을 거야.”

강을 따라서 노를 저으면서 가고 있는데도 온 몸으로 스며드는 엄청난 추위에 몸서리 칠 수밖에 없는 추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강 주변이라서 죽음의 늪이라고는 해도 딱히 렌들에게 해가 될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밤이 되면 통나무를 강가에 두고 강가에서 나무를 잘라다가 불을 피우고 자고는 했다.

먹을 거는 의외로 죽음의 늪에 독이 없는 동식물들이 꽤나 많이 살고 있었다. 독이 있는 뱀들도 독 있는 머리 부분을 과감히 버려 버리고 껍질을 까서 속살만 먹으면 또 먹을 만했다.

그렇게 생활한 지도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느새 혹한의 대지라는 안내판이 있는 것도 아닌데 혹한의 대지라고 알 수 있는 대지가 나타났다. 거대한 강의 원류인 듯 보이는 거대한 호수와 그 주위로 보이는 고산지대에서만 사는 자그만한 풀들과 나무들…… 그리고 눈으로 뒤덮인 대지가 보였다.

“이곳이구나…….”

“그나저나 네 말대로 죽음의 늪으로 들어오는 곳은 흑마법사들이 보이지 않네.”

“그래. 이제부터 그들의 뒤를 치면서 하나하나 처리해야지. 그들의 계획을 최대한 늦추면서 대륙이 준비할 시간을 벌어야 돼.”

“하지만 우리들만 가지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벌 수 있을까?”

렌의 말에 델포트가 어두운 표정으로 애기했다. 아무리 마스터급 3명이라고는 하지만 그들만의 힘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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