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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30화 (30/277)

<-- 30 회: 30화 -->

제 11장: 렌의 사정.

무투대회가 끝난지도 벌써 이주일이 지났다. 하인츠 공립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 작위와 풀네임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바로 무투대회에서 공식적인 명호를 하사받은 렌과 미멜릿 메이튼…… 그리고 대륙의 공식적인 마스터에 입적한 델포트였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렌과 멜릿 메이튼이 받은 명호에 상당히 놀라있었다. 우선 멜릿 메이튼이 받은 탑 소드라는 이름. 그것은 역대 마일드 제국 역사상 채 3명도 받지 않은 매우 명예높은 이름이다. 탑 소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전부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를 밟았으며 그들 자신이 당대에 거의 최강의 검으로 불렸던 사람들이다.

거기다 렌이 받은 세이버라는 이름. 이 이름 역시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일드 제국의 건국당시 황제를 보좌하는 4명의 측근. 그중 1명인 그랜드 마스터가 오직 제국을 위해 헌신하고 제국을 지키는 검이 되겠다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그런 이름이라서 그런지 제국 역사상 제국이 무너질 위기에 처할때마다 제국을 구원한 영웅들에게 하사하는 이름이 세이버다.

그리고 세이버 역시 제국 역사상 세이버라는 이름을 하사받은 사람은 채 5명이 되지 않았다. 그런 이름을 하사받은 렌 클리포드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은 이름인 것이다.

“후우, 괜히 전력개방했나? 아, 귀찮아 죽겠네.”

“헤헤, 렌도 그런 말하면서 사실은 속마음으로 은근슬쩍 즐기는 거 아냐?”

“그러게, 왠지 그럴 것 같은데?”

옆에서 엘빈과 콜슨이 남의 속 마음도 모르고 염장을 지르고 있었다. 어느새 내 주위로 몰려든 구경꾼들…… 하지만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처럼 여자들이 꼬이는 것은 아니었다. 오로지 남자들이 어린나이에 마스터에 이른 존경심으로 수많은 검사들이 나의 행동하나하나를 관찰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야 워낙 여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여자한 명 없는 나에게 몰려든 남자들이다. 여기서 잠깐…… 왜 나한테는 여자들이 모이지 않냐고? 뭐…… 전생부터 느낀거지만 내얼굴은 좀 추남인가?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하도 답답해서 거울을 보고 머리를 뒤로넘겨 내 얼굴을 쳐다보았지만 딱히 못생겼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하지만 어느새인가 얼굴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앞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다보니 점점 더 여자들이 나를 피하기 시작하더니 어느샌가 내 옆에는 남자들만 우글우글 거리기 시작했다.

뭐…… 덕분에 청혼도 4번이나 거절당하고 지금 역시도 마찬가지로 머리로 얼굴을 가려서인지 얼굴이 여자들 타입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내 주위는 온통 남자뿐이다.

똑똑.

“들어오세요,""음…… 몸은 좀 어떠세요?”

“아, 렌군! 덕분에 많이 나아졌어요. 절 구해 주셨다고 들었어요…… 에헤헤, 정말 감사드려요.”

내 유일한 팬을 자청한 여자가 내 앞에서 웃음을 지으면서 감사인사를 표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살짝 마음이 혹했지만 일부러 별거 아닌척 허세를 떠는 렌.

“별거 아니었습니다. 그나저나 몸이 괜찮아지셨다니 다행이군요. 뭐…… 몸상태도 봤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페를리아 황녀가 또 괴롭히면 말씀하십시오. 저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그럼 이만…….

“아…….

내가 혼자 인사하고 급히 보건실을 나오자 뒤에서 안타까운 음성이 들렸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들어가는 1명의 남자와 왠지 놀리는 듯한 표정을 짓는 엘빈과 콜슨. 그리고 어느새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 녀석들까지 보건실 문에서 엿듣는 자세에서 굳어진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게 보였다. 물론 그 둘이 왔으니 당연히 수많은 여자들과 더불어 옵션으로 수많은 남자들도 보건실 주위에 몰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내려는 렌…… 그리고 그 순간 보건실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하하, 렌님의 관심을 받다니 그나마 쓸모가 있군요. 그대를 약혼녀로 맞이하는 것이 영, 쓸모없는 일은 아니었나봅니다. 하하하하!”

“그…… 그건…….

“하하, 괜찮아요. 자, 그럼 우리 구체적인 약혼날짜를…….

보건실의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서 들려오는 소리들…… 약혼날짜까지 듣고 굳은 표정으로 보건실 문을 닫는 렌. 그리고 그런 렌의 표정에 심각한 표정을 하는 엘빈과 콜슨. 그리고 덩달아 항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도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픈 사람있는데 모여 있지말고 다들 돌아가자.”

내가 아무것도 아닌 척 돌아가자고 말하자 모두들 침묵을 지킨체 각자의 반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무투대회가 끝나고 며칠간 나 때문에 독까지 마시게 된 여자라서 그런지 나름 시간내서 몇번 찾아간 것이 학원내에 은근히 둘이 관심있다고 소문이 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방금 보건실의 이야기들로 인해서 이제 나혼자 관심있다가 차이게 된 도리어 불쌍한 남자가 될 것이다. 전생에도 여자와는 인연이 없더니 이번 생에도 그것은 마찬가지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쓴 웃음을 짓는 렌이었다.

-며칠 후

3-A반에서는 지금 모두들 렌을 바라보면서 측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차인 사람을 위로하는 듯한 표정들…… 그것은 수업을 가르치는 선생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정작 렌 본인은 별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전생에 수많은 고백에 다차이고 청혼 역시 4번이나 차인 경험이 있다. 마지막 보루로 참신한 평민 여성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경험까지 있는 이상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었기 때문에 이 정도에 맨탈이 흔들릴 나약한(?) 렌이 아니었다.

“다들 왜그래? 마치 내가 실연이라도 당한 것처럼.”

“그만 인정해도 돼. 우리는 너를 응원하고 있으니까!”

렌이 같은 아이들한테까지 동정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닌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시간동안 렌은 그동안 악령의 숲에서 지내던 것이 오히려 더 편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화를 내면 오히려 더욱더 불쌍하게 쳐다보는 그 느낌을 아는가? 난 분명 아닌데 다른 사람들이 그냥 불쌍하게 몰아가는 기분…… 당신들은 아는가?

어쨌든 그렇게 나름 힘든 학교생활을 할 무렵. 엘빈과 콜슨이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내 책상 앞에서 뭐라고 크게 말하기 시작했다.

“크…… 큰일 헉, 헉, 났어!”

“헉,허억, 겨…… 헉, 결…….

“뭐라고 똑바로 말해.”

“네가 좋아하는 그녀가 결혼한데!”

“뭔소리야?”

내가 뭔소리냐는 듯한 표정으로 엘빈과 콜슨에게 물어보자 잠시 숨을 고르던 엘빈이 내 앞에서 장황하게 그녀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단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평민 출신으로 마나의 재능이 좋아서 이곳 하인츠 공립학교로 입학했지만 가난한 자신의 부모님들이 곧 빛을 지게 되고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여자의 부모님의 빛을 갚아주고 용병일을 하면서 먹여살렸었지만 그마저도 최근에 부상을 당해서 상황이 좋지 않게 된 것이다.

다행히 그녀의 미모가 좋아서 근처의 자작귀족의 자제의 마음에 들게 되었고 그녀와 결혼하는 조건으로 부모님이 평생 살 돈과 그 용병을 치료해 주겠다고 한 것이랜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네가 싫어서 결혼하는 게 아니잖아! 상황도 그렇고…… 네가 도와줘야지!”

“뭐? 야, 내가 왜…….

내가 어이없다는 식으로 엘빈을 바라보자 3-A반의 학생들 전원이 나를 바라보면서 어서 그녀에게로 달려가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오고 있었다. 더 미치겠는 것은 포커페이스로 유명한 델포트와 멜릿 메이튼도 어서 가보라는 듯 시늉을 하고 있으니 미치겠다는 거다.

결국 반 학생들이 반 강제적으로 나를 끌고서 그녀가 있는 반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물론 가는내내 복도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휴, 일단 놔.”

내 양팔을 잡고 끌고가던 엘빈과 콜슨이 내 말에 팔을 놓아주었다. 하지만 어느새 나를 좋아한다던 그녀의 반 앞에 도착한 나. 그리고 그곳에는 그곳 반 학생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그녀의 등을 떠밀어서 내 앞에 오게 만들었다.

참으로 뭣 같은 상황연출을 거의 반 강제적으로 만들어 주는 하인츠 공립학교의 학생들…… 다시한번 말하지만 전생에서의 트라우마로 난 독신주의자다. 즉 겨우 나를 좋아한다는 말 속임수…… 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걸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때 그녀를 위해 무투대회에 나간 것은 나로인해 벌어진 일이니 그렇다치더라도 이번건은 명백히 그녀 개인의 사정이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기…… 몸은 낳았습니까?”

“예? 아…… 네.”

“으음…… 흠! 곤란한 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충 소문으로 사정은 들었는데…….

“아……. 그건…….

소녀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애처로운 눈빛……. 하지만 내가 누군가…… 백여번의 고백을 거절당하고 무려 4번의 청혼마저 거절당한 내가 아니던가! 고작 저런 눈빛에 흔들리지 않는다.

“옆에서 떠밀어서 이곳에 왔습니다만…… 죄송하지만…… 도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

“우우우우우!”

내 대답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주위에서 야유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어쩌라고. 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응대해 준 후에 표정이 울것같은 표정을 짓는 소녀를 위해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것은 당신과 그 귀족간의 일입니다. 즉 제가 개입할 명분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아…… 네. 알……. 알고 있어요. 그저 이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끄응, 후, 일단 한가지 방법을 알려드릴 테니 이렇게 하세요.”

“예?”

너무나도 불쌍해 보이는 소녀의 모습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렌이 한가지 방법을 그녀에게 귓속말로 가르쳐 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놀란 표정을 짓고 그렇게 해도 되냐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 그녀의 표정에 조용히 웃음으로 화답하고는 수업시간에 맞춰서 반으로 돌아왔다.

“도대체 아까 무슨 말을 한 거야?”

“뭐가.”

“무슨 방법을 가르쳐준거냐고, 궁금하잖아.”

“하인츠 공립학교 교칙을 잘 보면 다 알 수 있는 내용 중에 하나를 가르쳐줬을 뿐이야.”

대륙 하인츠 공립학교. 대륙 전역에서 재능있는 자들이 모이는 곳이니만큼 각 국가간의 여러 의견조율및 법칙들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하인츠 공립학교는 그 법칙들 중에서 각 국가간의 공통 법칙들을 정해놓고 학생들에게 적용시키고 있으며 재능있는 자들의 양성기관인만큼 학생들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는 법도 재정해놓고 있었다.

“하인츠 공립학교 공용법 1-1항 학생들은 하인츠 공립학교 안에 있는한 어떠한 경우에도 귀족이 라는 이유로 다른이를 핍박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하인츠 공립학교 공용법 1-8항 학생들의 재능의 발전을 위해 공립학교로써 학생이 수업에 전념할 수록 최대한 지원한다. (금전,각 국가의 법칙,신분 등에 하인츠 공립학교가 지원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지원한다. )”

“으음…….

“하인츠 공립학교 공용법 3-2항 학생들은 입학하기 전에 약혼이나 계약같은 어떠한 약조를 하더라도 자신이 원한다면 하인츠 학교를 다니는 동안만큼 그것을 미룰 수 있다.”

내 말에 그제서야 이해한 듯한 표정을 짓는 엘빈과 콜슨…… 그리고 3-A반의 학생들이었다. 대부분은 그런게 있었는지도 몰랐었다는 표정들이었다. 나 역시 몰랐었으나 그래도 나의 첫 번째 팬클럽 회원인데 뭔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찾아보게 되서 알아낸 것이다.

“마지막으로 졸업하면 약혼 취소하고 능력키워서 그 용병남자랑 결혼하면 모든게 끝.”

내 마지막 말에 웃음짓던 학생들이 갑자기 침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또다시 이제까지 일주일간 겪어 왔던 그 동정심 어린 눈빛을 다시 받아야만 했다. 그리고 난 마지막을 괜히 했다는 생각을 오늘 하루동안 수도없이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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