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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륙 No.3 기사다-21화 (21/277)

<-- 21 회: 21화 -->

*전략과 전술-독특한 여검사와 성격 더러운 마창사

어느덧 내가 이 학교에 온 지도 한 달이 지나가게 되었다. 이제야 비로소 하인츠 공립학교에 온 진짜목적을 실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로 전술과 전략에 대해서 배우고 수많은 전략에 대해서 체계적인 적립을 하는 것. 그것이 내 진짜 목표다.

그동안은 내 스스로의 공부와 전생의 수많은 실전을 통한 전략의 습득. 그것이 전부였다면 이곳에서 무언가 체계를 잡아나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답은 실망감이었다. 그렇다…… 바로 전술에 대한 체계적인 배움을 위해 이곳 하인츠 공립학교까지 왔건만 솔직히 선생인 클리니아를 제외하면 학생들도 그렇고 교과서도 전부 그저 그렇다라는 것이 답이다.

“후우!”

“왜 실망했냐?”

“아…… 선생님.”

한숨을 쉬면서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는 나를 보고 웃으면서 다가오는 클리니아. 그런 그녀를 보면서 쓴 웃음을 짓는 나였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밑도는 교육수준이었다. 배우는 것은 말 그대로 역사에서 유명한 전투 정도의 전술이 전부.

전술을 창의적으로 짤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모두들 그저 교과서에 있는 전술을 달달 외우는 수준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클릴리아 역시 그것이 답답했는지 수업하는 중간중간 자신의 견해를 섞어서 말해도 그저 교과서에 있는 전술을 이해하는데에만 몰두하는 학생들이었다.

“솔직히 나도 답답하기는 한데…… 가끔씩 음…… 전 거의 6학년을 통틀어서 1,2명씩 창의적인 녀석들이 나타나기 마련이거든. 음, 예를 들면 엘빈하고 콜슨 정도?”

“그 녀석들은 이번에…….

“재작년에 이곳에서 수업을 들었다가 실망하고 기사가 되기 위해 무과에 들어갔지.”

“아…….

확실히 나조차도 실망감을 느낄 정도인데 전술의 천재라고 불리는 엘빈과 콜슨 정도라면 그 실망감이 대단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클리니아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한 명 더 있긴 한데…… 그 녀석은 좀 독특해. 무과 녀석인데 검술실력은 그럭저럭 3-c반 정도에 머물고 있는 녀석이야. 근데 내가 가끔씩 하는 특강에 꼬박꼬박 참가해.”

“그게 이상한가요?”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얼마 전에 그 녀석이 모르고 놓고 간 전술표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지.”

“그게 뭔데요?”

내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보자 클리니아가 조용히 웃음 지었다. 생각만 해도 재밌다는 듯이 묘하게 웃음 짓는 클리니아의 모습에 더욱 궁금해지는 렌.

“내가 그때 두개의 산과 언덕을 두고 3곳에서 포위망을 좁혀오는 상황을 가정했어. 그리고 병력은 약 3배.”

“흠…… 그럼 병력을 나누어서 산악전을 통한 이득을 봐야겠군요. 정석대로라면 언덕 위 자리를 잡고 싸워야겠지만 포위망을 좁히는 상황이라면 힘들테니까요.”

“그렇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녀석은 달랐어. 병력을 셋으로 나누어서 3/1이 언덕에서 자리잡고 나머지 두 부대가 산에 숨어서 녀석들의 뒤를 친다는 거야.”

“예?”

내가 어이없다는 듯이 클리니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클리니아도 그런 내표정을 보고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론상으로도 불가능할 것 같아보이는 작전이다. 가뜩이나 없는 병력을 더 쪼개서 아무리 기습전을 가만한다고 하더라도 언덕위의 주 병력이 전멸하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언덕위에는 궁수와 장창병 그리고 바위를 모아두어서 최대한 버티고 언덕위로 포위를 하면서 올라올때 뒤에서 기습적으로 계속 치고빠지는 거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언덕위의 병력이 버티지 못할걸요?”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그 녀석은 언덕이 풀이라면 가능할거라고 생각했어.”

“설마…….

“그래……. 언덕위에 불을 질러버리고 우왕좌왕하는 적을 두 부대가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언덕위의 병력은 필사적으로 막아내는 거지. 뭐…… 그걸보면 아예 가능성이 없어 보이진 않더라고.”

클리니아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그 전략표를 생각하면서 웃었다. 나 역시도 약간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엘빈과 콜슨이 생각났다. 항상 기상천외한 작전으로 전생의 자신을 당황시켰던 천재전략가인 엘빈과 콜슨.

“아 그러고 보니 같은학년이었지? 아마 만나볼 수도 있겠네. 근데 그 녀석이 여자라서…… 볼 수 있을려나?”

“예?”

“켄틀리아라는 녀석인데 상당히 독특한 녀석이지. 여자답지 않게 고대 그랜드 마스터 템블리가 쓰던 제 3번 정형화 검식을 구사하는 녀석이야.”

“아!”

드디어 깨달았다. 켄틀리아…… 현재 몬스터에 멸망된 불운의 왕국 출신으로 나중에 자신의 왕국의 부활을 위해 애쓰던 여인이었다. 30대 중반에 마스터에 올라서면서 대륙 남부지역의 영웅으로 급부상하는 인물. 독특한 전법으로 수많은 전장을 이기며 그 자신조차 마스터에 이르러 주변왕국의 마스터들과 수많은 전투를 하던 인물이다.

과거 전장의 악몽이던 나와같이 전장의 영웅이라는 칭호로 대륙의 쌍벽이라고 불리던 인물이었다. 검술수준은 나보다 떨어질지 모르지만 항상 기상천외한 전술만큼은 나보다 한 수위라고 불리던 인물이다.

“알아?”

“들어본 적이 있어요.”

“그럴리가…….

“흠, 저를 무시하지 마시죠? 뭐 켄틀리아 그녀라면 멸망왕국 출신의 귀족출신이죠?”

“음…… 맞아.”

클리니아의 말에 조용히 웃음지을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켄틀리아 그녀에게 제대로된 스승만 있었다면 30대 중반이 아니라 20대 후반에 마스터를 노려볼 수 있을만큼 대단한 재능이 있었지만 스승의 부재로인해 30대 중반에야 마스터에 들어섰었다.

뭐…… 나 역시 제대로된 스승하나 없이 10대때부터 전장을 누비면서 미친 듯이 살검을 펼쳐왔기에 20대의 나이에 마스터에 올랐지만……

‘그러고보니 '살검'을 써본지도 오래됐네. 후후, 그동안 너무 클리포드 식에 얽매어 있었나?’

살검…… 마일드 제국의 섀도 나이츠라면 누구나 배우는 살검 마타르 검법. 고대언어로 죽이다라는 뜻을 가진 말 그대로 죽이기 위한 검법이다.

솔직히 30대에 이르러서 델몬트와 만났을 때도 클리포드 검법으로는 형편없이 밀렸을지 몰라도 마타르 검법을 사용하면서 미친 듯이 살기를 뿌렸을 때는 그 녀석에게도 가끔씩 치명상을 입힌 적이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검법이었다.

‘포스때문에 마타르 검법을 의도적으로 막아두고 있었는데…… 후우, 사용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 ’

살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포스…… 그리고 그런 살기를 미친 듯이 끌어올려서 극한의 살검을 추구하는 마타르 검법인 이상 포스와 반응하게 된다면 그것은 상상이상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단점이라면 언데드 녀석들…… 특히 데스나이트들한테는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게 아쉬웠다.

“흠…… 뭐 별로 재미없겠지만 그래도 수업을 꾸준히 듣다보면 나중에 뭔가 남는 것은 있을 거야. 아까 그 켄틀리아라는 녀석처럼 혼자 연습이라도 하던지…….

“에휴, 알겠습니다. 뭐…… 그래도 도서관은 커서 좋네요. 많은자료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에온 보람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네.”

클리니아가 쓴 웃음을 지으면서 말하자 렌 역시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 클리니아와 애기를 나누고 있을 때 엔빈과 콜슨이 도서관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도서관이라서 조용히 있어야만 하는 것이 답답했는지 나한테 나가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에휴, 알았어.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그래라.”

클리니아와 인사를 하고 난 후 도서관을 나오자마자 씨끄럽게 떠들기 시작하는 엘빈과 콜슨. 그리고 그런 두 녀석을 보면서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한참을 떠들고 있을 때 복도에서 여학생 몇명이 떠드는 것을 들었다.

“한 달 후에 있는 하인츠 베 무투대회는 델포트님이 우승하실까?”

“아니야. 빠른 세검이 특기인 멜릿 메이튼님이 우승하실걸?”

“그냥 둘이 공동우승 하면 안 되니?”

몇명의 여자들이 수다를 떠는 것을 듣는 나를 보면서 엘빈과 콜슨 역시 입을 다물었다. 엘빈과 콜빈 역시 비록 익스퍼트 중급으로 A반에서 가장 실력이 낮은 축에 속했지만 그들 역시 검사였다. 한번쯤은 무투대회에 나가보는 것이 소원일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그런 엘빈과 콜슨이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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