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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예상한 대로 10년을 잡아놓는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3년 반. 그 기간 동안 네크로맨서의 계획을 최대한 뭉개주겠어!”
렌이 어느새 자신감이 섞인 목소리로 네크로맨서들을 향한 복수심에 가득찬 표정으로 정령들에게 붙잡힌 네크로맨서를 바라보았다.
네크로맨서를 붙잡은 후에 그 녀석에게 실토하게 만든 정보는 의외로 상당했다. 일단 놀란 것은 5서클 급 이상으로 예상했던 나의 예상을 뭉게버렸다는 것. 무슨 마법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4서클 이상만 되면 데스나이트 하급정도를 어느 정도 부릴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3서클급 네크로맨서들은 다크나이트 상급이나 듀라한 정도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즉 익스퍼트 상급에서 슈페리얼급의 언데드 나이트를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네크로맨서에 한해서 그런 것이고 흑마법사들은 원래 그랬던 것처럼 5서클 마스터 이상만이 데스나이트 하급 이상을 다룰 수 있고 4서클 이상만이 다크나이트와 듀라한 하급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3서클 흑마법사는 사실 스켈레톤 나이트조차 제대로 다룰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워낙 죽은 자의 소환이 특이인 네크로맨서만이 최근에 들어서야 연구를 바탕으로 이룬 업적이라고 한다.
그 덕분에 지금 혹한의 대지에 몇천년간 모셔져 있던 죽은 자들의 유품과 뼈를 모아서 언데드로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그 수가 엄청나다고 한다.
“뭐…… 그거야 전생에 살아본 내가 더 잘아는 일이고…… 문제는 네크로맨서의 지위가 그리 높지 않아 헬 나이트의 정보까지는 얻지 못했다는 게 뼈아프군.”
뭐…… 어쨌든 정보를 알아낸 이상 네크로맨서를 더 이상 살려두지 않고 죽였다. 뭐……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만약 살아남아서 내 정보를 알린다면 여러모로 골치아프게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덕분에 지금 그 녀석의 정보를 바탕으로 매복을 해서 1명씩 1명씩 데스나이트를 끌고다니는 네크로맨서부터 다크나이트나 듀라한을 끌고다니는 하급 네크로맨서까지 차례차례 죽이고는 있는데…… 그들 역시 헬 나이트에 대해서는 모르는 듯한 눈치였다.
그리고 어느새 상당수의 네크로맨서들과 흑마법사들이 죽어가자 저들 역시 나의 존재에 대해서 눈치를 챈듯 데스나이트 3마리 이상 네크로맨서 7명 이상이 몰려다니기 시작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저정도는 순식간에 처리했겠지만 아쉽게도 이제 겨우 마스터 초급에서 중급으로 넘어가는 도중에 있는 나로써는 아직까지는 상급 데스나이트 한마리 처리하기도 힘든편이다.
“이게 한계인가?”
확실히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아무리 데스나이트를 상대로 실전을 쌓는다지만 이 정도가 한계인 것 같았다. 어느새 여기저기 네크로맨서들을 처리하다보니 혹한의 대지에 발을 들인지도 3년이 다되어가고 있었다.
뭐 가끔 혼자다니는 네크로맨서들이나 흑마법사들을 처리하고 어떻게 혹한의 대지에 발을 들인 것인지는 모르지만 네크로맨서들에게 묶여서 끌려오는 노예들을 풀어 주는 역할을 한지도 2년이 넘어간다는 애기였다.
사실 그들을 생각하면 이곳에 남아서 네크로맨서들을 최대한 저지해야 되는 것이 옳으나 이미 나혼자만의 힘으로 이들을 막기에는 한계에 다달았는 것을 최근들어서 느끼고 있었다.
“후,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어. 내가 그랜드 마스터라도 되지 않는 이상 저들을 완전히 소탕하기도 요원한 일이다.”
이제는 돌아가야 될 때가 왔음을…… 그리고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해서 다시 이곳에 와야 함을 깨달았다. 뭐 그렇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그렇게 돌아가야 함을 깨닫고 돌아갈 준비를 하려는데 갑자기 자신의 주위로 수많은 죽음의 기운이 나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함정이었나?”
자신을 미끼로 함으로써 죽은 네크로맨서 3명을 보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렌…… 어느새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데스나이트 7마리와 다크나이트 30마리 그리고 듀라한 20마리가 자신을 포위하고 있다.
“하아, 이거 참 난감하게 됐군. 네크로맨서만 20명인가? 예전이었다면 무난하게 뚫고 갔겠지만…… 지금은 무리군.”
함정에 걸려든 이상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렌. 다행히 헬 나이트를 만들었다던 그 네크로맨서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지금쯤 한창 헬 나이트를 만드는데에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을터…… 흑마기를 뿜어대는 마기로 보아서 대충 6서클 1명에 5서클 마법사만 6,7명쯤 되는 것 같았다. 나머지는 전부 4서클 마법사.
“나를 너무 얕보는데? 겨우 이 정도로 나를 잡으려 하다니 말이야.”
“큭큭, 곧 죽을 놈이 말이많군.”
네크로맨서의 비웃음 섞인 말과 함께 곧바로 나를 향해 달려드는 데스나이트들…… 그리도 나의 퇴로를 차단하는 다크나이트와 듀라한들이었다.
“실피온,라이아넬 소환!”
콰아아앙!
“시간만 끌어! 이곳을 벗어나는 데 주력한다.”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력한 범위마법으로 시간을 끄는 두 정령들…… 그리고 나 역시 데스나이트들을 향해 포스와 오러를 최대한 끌어모아서 전력을 다해 퇴로를 열었다.
“우리를 잊은 것은 아니겠지? 본 프리즌!”
“데스필드!”
“다크 플레임 스톰!”
데스 나이트를 뚫고나가자마자 뼈로 된 감옥과 죽음의 기운이 넘실거리는 대지…… 그리고 어둠의 불꽃이 나를 덮쳤다. 저들 역시 마법사였다. 즉…… 자신을 견제할 만한 마법정도는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 한마디로 쉽사리 빠져 나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애기였다.
“와일드 포스!”
크와아아아앙.
순간적으로 뿜어내는 와일드 포스의 피어에 마법사들이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 때 전력을 다해 나의 오러 웨폰을 휘둘렀다. 전방을 막아서는 다크나이트와 듀라한들을 파괴해버렸다. 이곳에 모인 데스나이트는 전부 상급. 즉 오러 웨폰을 휘두른다고해도 효과가 거의 없을 거라는 거였다. 하지만 나를 포위한 다크나이트와 듀라한들 역시 그럴까? 그들은 나의 오러 웨폰을 막을 수단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일격필살. 한번의 휘두름으로 하나 이상을 반드시 저승으로 보내주는 나의 검술에 허둥지둥 다크나이트와 듀라한들을 물리는 마법사들……
“지금이야! 범위계열로 시간 끌어!”
-전격의 대지!
-폭풍의 공간!
콰과과광!
두 상급 정령이 뿌리는 강력한 범위계열에 마법사들이 전부 방어마법을 두르고 데스나이트들로 하여금 그 범위계열을 막는데에 온 신경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바로 그순간 내 앞을 가로막던 데스나이트 한기를 그대로 밀어 버리고 빠른 속도로 설산을 내려갔다. 내가 아는 네크로맨서들이라면 이렇게 간단하게 포위망을 만들리가 없었다. 물론 그들의 포위망이 약하지는 않았지만 네크로맨서들은 평생을 숨어다니는 녀석들…… 결코 이렇게 간단하게 파홰될 포위망은 애초에 만들지를 않는다. 그리고 내 예상을 불행하게도 적중했다.
“질로 안 되니 양으로 승부하는 거냐?”
하급 네크로맨서들 수십이 스켈레톤 시리즈 수백을 데리고 있었다. 스켈레톤 워리어부터 스켈레톤 아처와 스켈리온 나이트 스켈레톤 메이지까지 데리고 있는 놈들이었다. 도대체 자신들이 마법사면서 왜 메이지까지 데려온 걸까 의아했던 점은 곧 깨닫게 되었다.
“쳇…… 하급 마법들만 쏟아부을 생각이군.”
콰과과과광!
자신이 하급 네크로맨서들의 마법과 스켈레톤 시리즈에 막혀 있을 무렵 정신을 차린 상급 네크로맨서가 데스나이트들을 데리고 자신의 뒤를 쫓아오는 것이 보였다.
“데스나이트까지 합세하면 답이없어. 여기서 승부를 본다. 실피온, 라이아넬…… 정령마법 최대공격기로 저들의 포위망을 뚫어라. 난 네크로맨서들을 처리한다.”
-저멀리 하늘을 활개치는 번개의 힘이여 나의 분노가 되어 적을 섬멸하라! 번개의 분노!
-광활한 하늘이여 지금 나의 앞을 가로막는 적을 분쇄하소서…… 하늘의 심판!
콰아아아아아앙!
“클리포드류 - 세이버식- 폭풍의 참격!”
정령들의 공격에 스켈레톤 부대가 한순간에 쓸려버렸고 그 순간 발에 모든힘을 모아서 포스를 분사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한순간에 네크로맨서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 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나의 세이버식 검식. 폭풍의 참격으로 인해서 한순간에 하급 네크로맨서들 태반을 죽이고 나머지는 공황사태에 빠뜨렸다. 물론 그 덕분에 정령들과 나의 기력 대부분을 소진했지만…… 한순간 포위망을 뚫는데 성공하고 그 순간 지체없이 정령들을 역소환하고 산아래로 몸을 날렸다.
“제…… 젠장! 놓쳤다니!”
“어서 쫓아야 합니다.”
“이미 늦었다. 데스나이트 뿐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들을 소환한 우리가 저 속도를 쫓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제길…… 다음을 노려야겠습니다.”
“그래.”
6서클 네크로맨서가 침통한 표정으로 어느새 저멀리 사라져 있는 범죄자(?)를 바라보았다. 나름 회심의 한수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뚫어 버릴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바였다. 그만큼 저 사내가 생각이상으로 강력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알까? 이제 렌은 이곳을 떠난다는 사실을…….
“허억,허억, 젠장…… 더럽게 힘드네.”